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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쇳밥일지 (천현우)

‘지방 전문대졸 용접공의 삶’이라고만 적기에는 그가 용접공이 되기 전, 전문대에 가기 전의 가정사도 참 기구하다. 청년공은 이슬람 신자인 외국인 노동자와 경쟁하고, 노조가 투쟁해서 얻어낸 냉방 되는 휴게실은 하청업체 직원은 이용할 수 없다. 논픽션을 쓰러 거제도에 내려가는 저자를 응원한다.


쇳밥일지 - 청년공, 펜을 들다
쇳밥일지 - 청년공, 펜을 들다
20240612

2024.6.11.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나는 미움받지 않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미움받지 않는 것은 내 삶의 제일 목표다. 나는 개인에게 화살이 올 수 없는 글을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글을 쓰고 싶어도 참았다. 많은 것들을 목격하고 또 직접 당사자가 되어 겪었음에도 참았다. 몇몇 자질구레한 욕망을 참아내자 더 이상 욕망이 사라졌다. 비굴한 시한부가 찾아왔다. 조금만 수명을 연장해보고 싶었을까? 어차피 모든 것이 유한한데? 불편함, 불편함이 나의 정의와 신념을 모두 박살냈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여기저기 전시되는 일이 두렵다. 이것은 몰이해인가? 하지만 불편한 의도를 가지고 쓴 글은 내가 봐도 대단히 불편하다. 그렇게 불편한 글을 앞으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누군가 계속 불편하다고 하자 나도 불편해져버렸다. 문학의 불편함, 불온함을 찬탄하면서 막상 그 벽을 이제 나는 넘을 수가 없다. 궁지에 몰린 심정을 너무 잘 학습해버렸다. 불편하게 글을 쓴다면 일부는 이해하고, 일부는 비난하겠지. 그 일부의 비난도 감수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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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활은 이미 단순화된지 오래였다. 작년부터 일은 매우 힘들어졌다. 근무 시간이 늘어났고 인원이 줄어들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많은 것을 소진한 상태였다. 버티기가 어려워 업무와 관련된 일정이 아니면 거의 외출하지 않았고 어차피 일상을 줄일만큼 줄여놓았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는 같이 근무하는 인원 자체가 몽땅 없어져버렸다. 휴가도 없어졌다. 이것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어디 물어볼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직장은 대형병원 응급실이었고 아픈 사람들은 끝도 없이 많았고 환자의 이름이 명시되는 순간 내 책임이었고 다른 인력은 그대로였지만 의사는 나 혼자였다. 이건 어떤 특별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여기는 거대 도시 서울의 권역센터라고,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맞냐고, 그런데 몇 달 동안 나 혼자라고, 그래서 단순히 몇 곱절 힘든 근무를 해야 한다고, 이걸 이해할 수 있느냐고, 하지만 다들 아픈 사람들이니까, 다들 아프니까.


[출처] 2024.6.11.|작성자 남궁인

입학을 앞둔 하준이에게

안녕~ 하준.


내년이면 초등학교 입학한다니 먼저 축하해~

하준이는 멋진 친구일 것 같구나.

효영이모가 "인생자체가 길을 잘못 들었어요." 라는 말에

"에엑? 누나는 그럼 인생을 반송해야겠네!" 라고 해서 이모도 뜨악하고 놀랐어.

"인생을 반송한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 하준이가 부러웠어.

하준이는 책을 많이 읽고 감정을 잘 표현하는 친구지.


돌아보니 이모도 인생을 반송하고 싶은 시기가 있어.

30살부터 40살인 황금시기에 친구들과 여행도 많이 다니고 했지만, 뭔지 모를 부족함으로 채우지 못한 것들이 많았어.

하고 싶은것들은 시도를 했지만 꾸준하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했어.

10년이란 시간만 허비한것 같아서 하준이 말대로 10년간의 인생을 반송하고 싶어.

만일, 30살로 시계를 잠시 돌린다면, 영어와 스페인어를 더 열심히 해서 외국에서 일하면서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어. 책도 많이 있고 말이야.


하지만 지금은 아주 행복해.

왜냐하면 이모에겐 하준이 보다 4살 많은 형아가 있어.

하준이처럼 꽤 멋있거던. 만날 기회가 된다면 소개해줄께.


하준아~이모에게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줘서 고마워~



FROM. 하준이를 상상하는 이모가

편지 가게 글월
편지 가게 글월
새로운 세상의 문 앞에서(이송희일, 홍세화)

考 홍세화 씨와 이송희일 감독이 기후위기, 차별과 혐오, 노동, 진보정치, 교육, 언론 이 여섯 가지를 키워드 삼아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집의 제목이 '새로운 세상의 문 앞에서' 의미심장하다. 책을 읽고 나면 저 제목이 슬프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두 분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비관하지만 냉소하지 않는 삶의 자세를 견지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존경스럽다.


앞부분 저자의 말을 보면 이송희일 감독이 지난 몇 년 간 전국일주와 인터넷 탐사를 통해 소멸의 풍경들을 마주하며 많이 절망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1장(기후위기)에서는 이송희일 감독의 어조가 더 날이 서 있고 또 솔직하게 감정이 막 분출한다. (그래서 좀 재밌다.) 예를 들어보자면 이런 것.


나오미 클라인의 '재난 자본주의'를 한국적 상황에 적용하면, 코로나를 계기로 교묘하게 이재용은 풀어주고, 민주노총 위원장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잡아들이고. 재난을 핑계로 자본의 힘은 키워주고 대신 노동의 힘은 교묘하게 약화시키는 거죠. 그게 바로 재난 자본주의라고 지적했더니, 사람들이 웃더라고요. 웃든지 말든지... (50쪽, 이송희일)


맨날 하는 얘기인데 "너네 전기가 정말 그렇게 중요하면, 코드를 연결해서 전기를 처먹어라." 맨날 그 애기 하거든요. 반도체를 먹을 수 있으면... (51쪽, 이송희일)


한국이 1인당 탄소 배출량이 세계 6위예요. 정말 거의 정점에서 탄소를 뿜고 있는 나라거든요. 정말 악당이에요. 근데 줄이지도 않아, 아 미치겠다! (72쪽, 이송희일)


1장(기후위기)에서는 최근 몇 년 간 관련 강연에서 들었던 내용도 종종 나와 완전히 새롭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숲의 나라 코스타리카 이야기와 대비되는 한국 산림청의 작태(실적을 위해 탄소격리 능력이 더 큰 나무를 베고 새로 심는)는 이전에 얼핏 들었음에도 새삼 놀라워, 역시 겉으로 드러난 것만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고, 아이티 기후 난민 이야기와 더불어 아이티의 역사 이야기가 살짝 언급되는데 진짜 너무 기가 막혔다. 아이티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할 때 150년 동안 프랑스에 부채를 갚는다는 조건으로 독립했다던가? 해방값이라나... 세상에, 이 제국주의 깡패들.


2장(차별과 혐오)에서 이송 감독은 '어디로 시선을 돌려도 차별과 배제가 공기처럼 만연해 있는 것 같다'(104쪽)고 한다. 홍세화 씨는 '차별과 혐오는 맞물려 있다, 차별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해야 하니까 혐오 대상으로 삼는 거'(109쪽)라고 하며, 비교 본성을 지닌 인간이 성찰 이성이 결여되면 비교 우위를 통해 자기만족을 느끼려 하고 그것이 차별과 혐오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이 장에서 홍세화 씨가 'GDP 인종주의'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는데 직관적으로 확 와닿는 용어였다.


제가 'GDP 인종주의'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출신 외국인들에 대한 배타성과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물신주의 가치관이 결합돼 나타난 것이죠. (108쪽, 홍세화)


기후위기와 차별은 내가 관심이 많은 주제여서 그런지 익숙한 내용이 많아 줄은 별로 안 그었고, 뒤로 갈수록 오히려 줄 그을 부분이 많아졌다. 특히 정치 부분. 내가 좀 외면하고 있는 분야여서 어떤 사안들에 대해 대체 어떻게 생각해야 맞는 건가 감이 안 왔는데 홍세화 씨의 통찰력 있는 발언들이 나를 매우 반성케 했다.


3장(노동)

사람들의 그 집합적 슬픔과 분노에서 조금 더 나아가야 하는데, 고작 불매운동에서 멈추는 게 아닐까. 그런 마음들을 모아서 구슬 꿰듯이 꿰어 뭔가 하나의 유의미한 풍경으로 만들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145쪽, 이송희일)


최근에 문득 키오스크나 셀프 계산대가 절약한 인건비는 다 어디로 가는가? 우리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자본가만 배불리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송희일 감독님이 똑같이 이야기를 해서(151-153쪽) 더욱 공감이 됐다.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두 분의 논의를 통해 조금 더 깊이 알게 되고 입장도 정하게 됐다. 이송 감독이 백인 남성의 시각으로 노동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해서 기본소득에 대해 회의적이며 오히려 참여소득이 낫다고 하자, 홍세화 씨가 '기본소득이냐, 참여소득이냐를 놓고 다투기보다는 조세율도 높이고 조세 범위를 확장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자유의 확장을 위해'라고 말한다.(164쪽) 노동의 지위가 약화되는 지금 "대충 살면서 일 안 할래."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는 말에 웃음이 나면서 매우 찬성하고 싶었다. 노동은 중요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노동은 평가절하된 가운데 착취만 당하고 있지 않은가. 주4일제가 왜 어렵나, 주3일제도 가능할 거 같은데. 뒤틀린 경제구조만 아니라면.


4장(진보정치)에서는 한국에서 진보의식이 왜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의회도 중요하지만 의회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179쪽)는 이야기, 정체성 정치와 토크니즘(190쪽), 명분과 실리의 시차적 분할(193쪽) 등 현재 진보정치가 빠진 함정들을 들추어낸다.

홍세화 씨는 한국 진보정치 진영의 분열이 '서로 연대의 대상이 되어야 했는데 경쟁 대상이 되었고, 그 경쟁 대상에게 극복 대상보다 더 적대성을 보였던 타성이나 관성'(200쪽)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

이송희일 씨는 '한국 정당정치의 고질적 구색 맞추기'가 진보정치와 시민운동을 무너뜨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어떤 정치와 가치를 구현하느냐 보다 어떻게 구색을 갖췄느냐가 중요해진' 이것이 바로 '토크니즘'이라고 분석한다(189쪽). 특히 정체성 정치를 이야기한 부분은 나에게도 찔리는 점이었는데, 특정 모순에 몰입하는 순간 세계에 대한 해석이 빈곤해지는 것은 종종 나도 빠지는 함정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모순들이 상호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자신이 재현하고 있는 모순만이 주요 모순인 것처럼 세계를 단순하한다는 게 문제'인 것이다.(191쪽, 이송희일)

특히 홍세화 씨는 현대 한국에서 '자유'가 수구 보수세력에게 전유당함으로써 개인의 자유, 몸의 자유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시민성,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지적한다.

미 대선 때 나는 큰 관심이 없어 버니 샌더스에 대해 거의 이름밖에 몰랐는데, 이송 감독이 버니 샌더스가 유력한 대선 주자가 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을 읽으니 감동적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절망적이기도 했다.


'소유에서 관계로, 성장에서 성숙으로'라는 말이 진보의 주요 화두가 되어야 합니다. (231쪽, 홍세화)


자본주의와 기득권에 편향된 사회에선 각 주체들을 '이기적인 존재'와 '정치적 소비자'로 끊임없이 호명합니다. 그래야 관리가 편하니까요. (중략) '시민'이란 거저 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걸 자각하고, 서로 공통의 삶의 조건을 위해 연대할 때 비로소 시민이 출현합니다. (236쪽, 이송희일)


5장(교육)은... 정말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것이어서, 내가 책임이 있는 분야인 동시에 그래서 절망도 훨씬 깊이 느끼는 부분이어서 읽기 전부터 겁이 났다. 능력주의와 공정 담론에 대해 평소 내가 갖고 있던 인상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통찰을 만나서 매우 좋았고, 우리 교육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의 분석(홍세화 씨는 역사적 질곡과 제도적 질곡 두 측면에서 이야기한다, 265~270쪽)도 매우 탄복하며 읽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의 등급, 대학 서열화가 우리 내면을 어떻게 왜곡하는지가 새삼 와닿았다.


"나는 고등학교 때 3등급이었는데 지금 비정규직이야. 쟤는 4등급이었는데 어떻게 정규직이 돼?" 이런 논리의 속내가 공정이라는 것이에요. 서열화된 대학과 마찬가지로 등급이 내면화되어 있어요. (255쪽, 홍세화)


학생 대다수에게 학교는 긴 시간과 많은 돈을 들여서 자기를 배반하는 의식을 형성하는 곳. 자기 돈 들여서 자기를 배반하는 의식과 관성, 이런 것을 학습하는 게 한국의 교육.(261, 262쪽, 홍세화)


특히 이송희일 감독의 말을 읽다가 순간적으로 눈물이 확 쏟아질 뻔했는데 바로 아래 내용이다. 다시 봐도 눈물이 핑 돈다.


제가 그 영화를 찍게 됐던 배경이, 몇 년 전 대구에서 일어난 한 중학생의 자살 사건이었어요. 학교 폭력 때문에 생긴 비극이었죠. 그 학생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주저앉아서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는 CCTV 사진을 봤어요. 그 소년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대요. (262쪽, 이송희일)


학생들은 계층별로 서로 구별을 짓고, 공부만 잘하면 뭐든지 용서가 되는 능력주의가 횡행하고, 서로 약점과 차이점을 노려 차별을 일삼고, 그 와중에 할 줄 아는 건 폭력밖에 없는 아이들이 인정투쟁을 벌이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거죠. 그렇게 학교 폭력이 양성되는 공간이 학교에요. (263쪽, 이송희일)


한국의 교육에 답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교육 문제를 빼고는 아무것도 이야기할 수도, 나아질 수도 없다. '이리저리 생각해 봐도 생각하지 않은 교육이라는 문제를 극복하지 않는다면 많은 한계가 뚜렷'하다는 홍세화 씨의 말처럼.


마지막 장 '언론' 부분은 분량은 비교적 짧지만 역시 알찬 대담이 오간다. 정치권력 및 자본권력에 종속된 한국 언론의 현실, 1인 미디어의 발달로 야기된 공론장의 파괴, 피해자 정체성과 음모론, 여론조사 이데올로기 등에 대해 종횡무진 이야기가 오가며 '진실을 드러내 공익을 지향'하는 것이 언론의 소명이라고 확언한다.


한나 아렌트는 커먼 센스, 즉 '공동체적 감각', 우리가 타인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해와 감각, 그걸 계속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그 접점을 마련해 주는 게 공론장이고, 언론이고, 여론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 영역의 공공성을 포기할 수 없는 것 같아요. (320쪽, 이송희일)


우리는 두 정치세력에 포박당해 있는데, 하나는 '하면 안 되는 행위를 주로 저지르는 정치세력'이고, 다른 하나는 '해야 할 일을 거의 하지 않는 정치세력'이라는 생각이요. (...) 후자를 비판하면 바로 나오는 반응이 "너, 저쪽 편이구나!"예요. 이 오래된 질곡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이 과제를 위해, 교육혁명이 필요하듯이 언론도 탈바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324쪽, 홍세화)


이토록 비관적 통찰이 가득한 대화를 하고도 마지막에 두 사람은 이렇게 대화를 마무리한다.


이송희일: 천천히 느리게, 하지만 조금은 더 서둘러 시민의 재탄생도 독려해야겠고, 다 무너져 버린 공론장도 재구성해야 하고, 주먹만 하게 축소된 사회의 공공성도 더욱 확장할 방법을 계속 모색해야 하고. 갈 길이 멀죠. 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길이에요.

홍세화: 멀고 어려운 길이지만 가야 할 길은 가야죠.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가는 길이 어려운 게 아니라 어려운 길이므로 우리가 가야 한다."


새로운 세상의 문 앞에서 - 홍세화와 이송희일의 대화
새로운 세상의 문 앞에서 - 홍세화와 이송희일의 대화
20240611-낭독기초반-송정희성우-9

🚩9주차 완료/이번주 미션


📍 '나에게 낭독 1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파일로 올려주세요.

+앉은 자리에서 2~3개 에피소드는 가보기!


Q. 긴 호흡으로 낭독을 해봤어요. 어떠셨나요?


(다음주 월요일(6/17) 오후 3시전까지)

(수파자 홈페이지에서 오다시티 공부도 틈틈히 해보아요.)


📍수업내용


읽다: 익따

읽는: 잉는

눈빛을: 눈삐츨(눈삐슬 x)


-

📍수업 후 생각한 것들


Q. 긴 호흡으로 낭독을 해봤어요. 어떠셨나요?


A. 어려웠다.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졌고 자꾸 오독이 나고 말을 절어서 난감했다. 1장 내용은 공부했던 것들이라 내용이 확 와닿고 이입이 잘 되었으나 긴 호흡의 낭독은 쉽지 않았다. 낭독 과제를 밤늦게 시작했다가 1장 전체를 낭독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엄청나서 피로했다. 제발 미리미리 하자고 스스로 타박했다. 

-

녹음파일이 길어서 저도 제 것을 전부 들어보진 못했네요. 어떻게 꾸역꾸역 녹음 완료했습니다. 모자란 부분이 많아요. 이번엔 못했지만 다음엔 오다시티도 공부해서 편집도 해볼게요.


-

물결치듯이 이어서 낭독하자. 뚝뚝 끊어지고 중간에 끝음을 올리는 습관 줄이기. 명확하고 또렷하게 낭독하자. 자꾸 공기반 소리반 소리가 속 안에서 맴돌고 만다.

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행복이 구름님께

슬픔에서 행복이가 되고 싶은 구름님께

스크램블 만들기에 푹 빠진 구름님, 안녕하세요.

편지를 읽으며 행복한 명랑함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뭘 하고 계실지 궁금해요.^^

구름님, 저의 24년 반절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물으셨지요?

다행히 얼마 전 계획을 세웠답니다.

그런데, 이 편지를 쓰는 순간에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거라 더 당당히(?) 써야겠어요.

저는 시간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는 게 느립니다.

동작이 느린 편은 아닌데, 게으르다고 할까요?

마감에 맞춰 급히 해내거나(이 편지의 마감일은 어제였죠), 지각을 하곤 합니다.

시각을 촉박하게 다투며 쫓기듯 약속 장소로 가기 일쑤입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이렇게 살고 있네요.

올해는 이런 제 습관을 고쳐보려고 해요.

미리 준비해서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하기.

마감시간 전에 완료하기.

이게 목표예요.

저는 이 습관이 들면 더 여유로이 제 시간을 운용한다는 느낌이 들 거 같네요.

그리고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어떤가요?

구름님의 계획처럼 재미있진 않은데요, 이 계획 하나 떠올랐네요.

구름님, 저를 응원해 주세요!


편지 가게 글월
편지 가게 글월
24-055 | 이은규, 무해한 복숭아

아침달 시집 30 (240602~240616)


❝ 별점: ★★★★★

❝ 한줄평: 달콤한 과일과 디저트와 함께 아름다운 여름 나기

❝ 키워드: 다정 | 사랑 | 아름다움 | 온기 | 만남 | 이별 | 안부 | 편지 | 기억 |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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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여름 시집 한 권 더 찾았다 🍑💘 [📝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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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나는 도무지 어렵기만 해요 아름다움도 삶도 사랑도 마무리도, 웬일인지 그런 단어들을 떠올리면 괜히 마음이 뾰족해집니다

/ 「밤의 물체 주머니」 부분 (p.13)


✴︎

 어쩌면 우리의 슬픔은 사랑이 끝나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만 계속되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 「명랑한 달리기」 부분 (p.32)


✴︎

 물 속의 문장들이 하나둘씩 일렁이는데, 한 번역가가 사랑한다는 고백을 오늘 밤 달이 참 밝다라고 번역했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다


 워터프루프, 여름밤

/ 「워터프루프, 여름밤」 부분 (p.79)


✴︎

 무언가 갑자기 떠오른 사람처럼 한 사람이 자리를 떠났다 같은 생각을 떠올리지 않은 나는 자리를 지켰다 열두 번째 나무 아래 오래 서서 복숭아 열매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차오르는 생각 혹은 열매, 펜을 들고 있지 않았지만 복숭아 라이브 드로잉은 계속되었다 드로잉이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에 머물러야만 할 것 같았다 무해한 복숭아를 응원하기 위해 무럭무럭 차오르는, 물큰

/ 「복숭아 라이브 드로잉」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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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 「밤의 물체 주머니」 ⛤

✎ 「수박향, 은어」 ⛤

✎ 「살구」

✎ 「수국과 바람구두」

✎ 「카스텔라의 건축」

✎ 「밤의 하얀」

✎ 「당인리 발전소」

✎ 「명랑한 달리기」 ⛤


2부

✎ 「흰」

✎ 「천칭자리 스티커북」

✎ 「납작복숭아」 ⛤

✎ 「목화 씨앗 속삭임」 ⛤

✎ 「자몽망고튤립」

✎ 「밤의 포춘 쿠키」 ⛤

✎ 「수플레 팬케이크」


3부

✎ 「자작나무 모빌」

✎ 「청귤」

✎ 「춘분」 ⛤

✎ 「펠롱 에일」 ⛤

✎ 「밤의 크루아상과 토끼」 ⛤

✎ 「대신 쓰는 일기」

✎ 「워터프루프, 여름밤」 ⛤


4부

✎ 「봄편지」 ⛤

✎ 「찰리의 초콜릿 공장」

✎ 「알로하 알로하」

✎ 「복숭아 라이브 드로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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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 복숭아
무해한 복숭아
추억 여행을 하게 해준 고마운 하준이에게~~❤

하준아! 안녕^^

널 생각하니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누구에게나 붙임성 있게 다가가는 모습이 떠올라.

우리가 만난다면 1분 만에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이모도 잘 웃고 누구에게나 잘 다가가거든...^^



영화감독의 꿈을 포기한 효영 누나가 '인생 자체가 길을 잘 못들었다'고 말했을 때 "에엑? 누나는 그럼 인생을 반송해야겠네!"라고 네가 말했잖아.

효영 누나가 놀란 표정을 지을 만 했어.

그 말을 듣고 이모도 많이 놀랐단다.

도저히 일곱 살 아이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었거든...ㅎㅎㅎ



근데 그 말을 들으니 이모도 반송하고 싶었던 때가 언제였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어.

이모는 중학교 시절을 반송하고 싶어.

시골에서 태어난 이모는 중1 때 갑자기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됐는데...

태어날 때부터 초등학교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과 헤어져 낯선 도시에서 적응하는 건 너무 힘들었어.



전학 간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은 이모 자체보다 이모집이 부자인지 아닌지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거든.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를 어느 날 집으로 초대했는데 초라한 이모집을 보고나서는 그 다음날부터 이모를 멀리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힘들었지.

자꾸만 시골 친구들이 생각이 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친구가 없으니 외로웠고 혼자 울기도 많이 했단다.



그때부터 학교 도서관을 찾게 되었어.

책은 혼자 있는 이모에게 따뜻하고 재밌는 친구가 되어 주었지.

지금 이모가 책을 좋아하게 된 건 중학교 시절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네.

그러고 보면 중학교 시절을 통째로 반송하기 보다는 책을 좋아하고 책 속에서 놀았던 시간은 반송하고 싶지 않구나^^



우리 하준이도 곧 초등학생이 되겠네.

하준이는 성격이 밝고 활달해서 누구와도 금방 친해질 것 같아.

혹시 학교에서 이모처럼 외롭게 혼자 있는 친구가 있다면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가 보렴. 혹시 또 아니? 그 친구와 둘도 없는 친한 친구가 될지...^^



하준이 덕분에 오랜만에 추억 여행을 하고 왔구나.

고마워~~❤❤

그럼 우리 또 책에서 만나자. 안녕~~~😊




-2024. 6.10. 하준이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이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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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함께 읽는 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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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그림 읽으실 분을 기다립니다 ^^

(행복으로 바뀌고 싶은 구름님께) 호기심만으로 충분합니다.

슬픔에서 행복으로 바뀌고 싶은 구름님🌥

☁️님 편지를 보고 호기심이 가득한 분이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많은 질문과 요즘 상태, 고민과 계획등 다채로운 내용이 가득한 편지였거든요^^!


우선, 질문 하신 것에 하나하나 답부터 할께요🤭

골목 골목 걸어다니는 걸 좋아하신다고요. 저와 비슷하네요. 저는 자전거 타고 누비는 걸 좋아해요. 일본 나라 여행때 자전거를 대여해 골목 골목을 누볐죠. 봄이면 벚꽃비 내리는 거리를, 가을엔 바람 맞으며 2시간 라이딩을 즐기는데요. 🚴‍♀️ 🚴 씽씽 바람을 맞으며 달리고나면 쌓인 스트레스가 싹 풀린답니다.


디저트는 좋아하냐고 물으셨죠? 음..🤔 저는 그때 그때 조금 다르답니다. 에그타르트, 요거트, 과일이 먹고 싶을 때도 있고 식사와 커피만으로 만족할 때도 있고요. 요즘 저는 부척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 되었어요. 화창하게 갠 날은 활기차게 움직이다가, 습기 가득한 날엔 몸이 방전된 듯 힘겨워 쭉 늘어지죠. 올해 길고, 많은 장맛비가 예상된다는 데 걱정이에요🥹


구름님은 올해 요리에 빠지셨다고요?

최근 가장 만족한 요리가 뭐였는지 궁금하네요. 어느 곳으로 기차여행을 계획하셨는지도 궁금하고요🚂


저의 올해 계획은 글쓰기와 더 가까워지기, 성찰독서, 자산늘리기, 주위에 관심 기울이기, 일 좋아하기, 문장력키우기, 좋은 표정위해 노력하기...정도네요^^! 🗒

하고 있는 걸 한 단계 더 레벨업하여 심화단계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다른 해와 조금 다른 건, 일 좋아하기(?), 좋은 표정 갖기가 추가되었다는 건데요. 그동안 마지못해 일을 해왔어요. 그런데, 일은 제게 자산을 늘려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같은 일인데 생각을 바꾸니 마냥 하기 싫은 존재만은 아니더라고요😊 저는 오래 전부터 해맑은, 인자한 표정으로 나이들어가는 사람을 동경했어요. 더 늦기전에 저도 그런 표정으로 나이 들어가고 싶어 천천히 노력해볼 생각이랍니다.☺️


🌤님,

게으른게 고민이라고 하셨는데요. 게으른 분이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고, 다른 이에게 여러 질문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타인에게 관대하듯, 자신에게도 관대함이 필요한 것같아요. 게을러지고 싶을 땐 충분히 게을러지면 어떨까요? 💤💤


충분히 게을러진 적이 없어서, 모자람이 남아 내 마음이 '게으름'을 애타게 찾는 건 아닐까요? 🍳🎨✍️




2024. 6. 9

올해 더 깊어지고 싶은 리스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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