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과학이 서로를 기대어 만들어낸 거대한 삼각지 안에서 얼마나 풍요로운 문명이 만들었졌는지, 기대고 기댈 수록 우리를 상상하지 못한 미래로 데려다줄지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다고 생각하는 걸 쪼개고 쪼개, 다른 언어로 이야기 해준다. 적당히 감상적이며 적당히 경이로운 단어들. 구면 위에 살고 있는 인간이 절대로 알 수 없는 구를 시작했던 그 안의 점을 실감하며.
혼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많은 세포들과 공생하며 출렁이는 바다 위 파도에 몸을 맞겨 매일 멀미를 하는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순간적인 화학 반응에 불과한 작은 사건들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서사에 너무 큰 역할을 하곤 하지만, 작은 마음 하나 잡지 못하고 흔들릴때면 나는 여전히 매일 작은 사람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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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거창하지만, 작은 단편들을 가볍게 해석해 마음의 짐을 좀 덜게 해주는 에피소드들이었다. 바쁘게 살고, 서로 칭찬하고 칭찬을 받으며, 술을 마실꺼면 더 즐겁게 마시라는 교훈도.
세상의 금서들에 얽힌 이야기와 책 줄거리를 소개한다. 서점에 구경 나갔을 때부터 심상치 않은 냄새를 풍겼는데, 역시 우리학교 도서관에서도 인기 만점이어서 입수하기 힘들었다. 옌롄커부터 이문열, 사라마구, 조지오웰 등등 세계 곳곳의 작가들 금서를 소개받을 수 있다. 내가 소설책을 좋아하는 문학도라고 나름 자부했는데, 세상에 읽어야할 책들이 이렇게나 많다니,,,읽으면서 반성도 했다. '서랍 문학'이라 이름 붙이는 옌롄커의 '딩씨 마을의 꿈' 부분이 특히나 먹먹했다. 서랍 속에서 운명을 끝마칠 글들을 지어내는 옌롄커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럼에도 쓸 수 밖에 없었던 그의 마음을 상상하다가 울적해졌다.
영어 교재라기 보다는 오타니 화보집. 오타니 쇼헤이가 영어에 약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미리 밝히는데, 이 글은 시집 바깥 이야기가 더 많은 잡설이다.
그리고 나는 시를 잘 모르니 너무 진지하게 읽진 마시라.
시간은 2020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는 문학 담당 기자로 신춘문예와 관련한 크고 작은 업무를 맡고 있었다.
다른 신문사의 새해 첫 지면에 실린 당선작을 살피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그중 한국일보 지면에서 시인의 이름을 처음 봤다.
그땐 그냥 지나쳤던 이름인데, 얼마 후 그 이름이 여러 뉴스에 실려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인은 매년 신춘문예 당선작을 모아 펴내는 『신춘문예 당선시집』에 작품 싣기를 거부했다.
그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라면 절대 그렇게 못 했을 테다
당선작을 모아 내는 출판사 측 인사가 미투와 엮여있든 말든 일단 지면에 당선작을 실어 이름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나중에 시인은 원고료를 밝히지 않은 원고 청탁도 거절해 화제를 모았다.
자칫하면 까다로운 신인으로 찍혀서 청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유명 문학 출판사에서 시집을 출간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던 걸까.
닳고 닳은 나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용기다.
그 이후엔 내 코가 석자여서 시인의 이름을 잊고 살았다.
솔직히 시에는 별 관심이 없기도 했고.
그러다가 지난해 느닷없는 부고로 그 이름을 다시 들었다.
부고라니...
고작 20대 중반인데 세상을 떠나다니.
재능있는 청년이 꽃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때뿐이었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무슨.
그러다가 또 느닷없이 시인의 이름을 다시 접했다.
시인의 첫 시집이자 유작이 나온다는 소식으로.
그 소식을 듣고 떠올린 건 뜬금없지만 싱어송라이터 유재하의 첫 앨범이자 유작인 <사랑하기 때문에>였다.
시인의 첫 시집도 유재하의 첫 앨범처럼 대단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며 바로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시집을 넣었다.
이 시집에 관해 평가할 말은 별로 없다.
시도 모르는 놈이 무슨 말을 하겠는가.
다만 "나를 펼쳐주세요 나는 줄줄 흐르고 싶어요 강이 될래요 바다가 될래요 마그마가 될래요"(독서유예), "지옥에는 풀이 없다던데/지옥에는 햇빛이 없으니까/지옥에는 초록이 없으니까/그렇다면 내 방은 이미 지옥이구나"(그러나 풍경은 아름답다) 같은 문장을 읽었을 때 눈물이 머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바깥으로 흘러나왔다는 감상 정도는 남기고 싶다.
김기태 작가의 첫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과 더불어 올해 계속 여러 독자의 입에 오르내릴 책이 되지 않을까 예언한다.
보통 온라인으로 진행하는데
오프라인으로 독서 토론을 진행하면 안되는 그믐만의 법칙이 있나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나누고 싶은데
오프라인 모집은 안되는건가 궁금하네요
책의 내용이 너무 공감되서 오히려 두렵다. 무섭다.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려면 너무 심한 망상을 버려야하는데 못 버리고 있으니...
그 누구보다 중독자들은 이중생활을 한다. 그들은 좋은 평판을 받기 원하지만, 내심으로는 그런 대우를 받을만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고있다.
대체 이런 선정적인 제목이 다있나 싶지만 의외로 괜찮다. 단순 주식의 매매 전략을 다루는 게 아니라 인간 본성의 공포와 탐욕에 관해 이야기한다. 손절과 익절을 언제 어디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하는지에 관한 철학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관념들을 접하는 것과 그걸 실제 내 삶에서 실천에 옮기는 것 사이에는 깊은 골이 놓여있다.
후세 사람들은 환관과 외척을 황권을 위협하고 정치를 어지럽힌 존재로 기억한다. 그러나 실은 그들의 권력은 황제로부터 나온 것이며, 황제가 그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자기 남자 형제들과 신하들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측근 정치, 측근 경영의 위험성은 현대에도 여전히 존재하며, 한국 정치와 재계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