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 (240706~240706)
❝ 별점: ★★★★☆
❝ 한줄평: 사랑은 흘러오고 또 흘러간다
❝ 키워드: 아일랜드 | 막달레나 세탁소 | 아버지 | 운 | 사랑 | 삶 | 세상 | 수녀원 | 침묵 | 생각 | 고뇌 | 고통 | 두려움 | 설렘 | 용기 | 구원 |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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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펄롱이 보여준 사랑에 경의를 표하며.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많은 것을 보여주는 작가 클레어 키건. 어떤 사소함은 누군가에게 위대함일 수 있다는 것. [📝 2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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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펄롱은 알았다.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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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무엇 때문일까? 펄롱은 생각했다. 일 그리고 끝없는 걱정. 캄캄할 때 일어나서 작업장으로 출근해 날마다 하루종일 배달하고 캄캄할 때 집에 돌아와서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다가 어둠 속에서 잠에서 깨어 똑같은 것을또다시 마주하는 것. 아무것도 달라지지도 바뀌지도 새로워지지도 않는 걸까? 요즘 펄롱은 뭐가 중요한 걸까, 아일린과 딸들 말고 또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는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 같지도 뭔가 발전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때로 이 나날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p.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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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에 설렘과 함께,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반드시 맞닥뜨릴 것이 분명한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이 솟았다.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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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세계로의 모험, 혹은 책을 둘러싼 특수한 환경 속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많은 책덕들이 한 번은 꿈꿔보지 않았을까. 일단 끝없는 이야기라는 절대강자가 존재하는 분야다만, 멋진 책세계를 상상하는 이들이 있는 한 신간이 말라붙을 일도 없고, 계속 찾아 읽는 사람들도 있겠지.
고민하는 십대와 정체모를 동반자, 저주까지 거의 필수 요소는 다 등장한다. 책덕들이 나오는 책 치고는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 리스트가 줄줄이 나오는 잔재미는 없다만...이야기의 리듬은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궁극적으로는 독서의 즐거움을 논한다만, 사실 독서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놓고 '책을 안 좋아하던 주인공이 각성하는' 책을 손대지는 않을테고.(내가 뭘 안 좋아하거나 관심이 없는데, 누가 이 책을 보셔~ 너같은 주인공도 즐거움을 깨달아~ 라고 한다면...어이구) 작가가 살면서 표현하고 싶던 책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상상만 해본다. 주인공의 조모는 존경받기는 글러먹은 어른이긴 하지만, 뭐, 자기 콜렉션에 극도로 폐쇄적인 오덕이 책을 200권이나 잃어버리면 그 분노가 한 두 사람 대상으로 안 끝난다는 건 잘 보여주었다. 그래, 애초에 수집을 안 해야 해...정신 차리고 관리도 못하는 책은 처분허자...한 번만 더 읽고...아니 그 전에 끝없는 이야기부터 한 번 더...
일전에 책으로 읽었는데 윌라 오디오북에 등록이 되어있어서 재독하게 되었다. 매튜 룬 저자의 자전적인 스토리의 예시 덕분에 진정성이 보완되면서 스토리텔링에 관한 그럴 듯한 책이 한권 완성.
독서기간: 240701~0703
<추적>
추적은 미스테리컬한 스릴러에 가까운 분위기라서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고양이를 죽인 범인이 과연 누구일까?"
나 스스로도 유추를 해가며 속도감있게 전개된 흐름이 좋았고 미약한 어린아이들로 구성된 탐정단이 힘이 센 어른을 상대로 하는 순간들마다 아찔한 장면들이 상기되어 더욱 긴장감이 솟구쳤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작가님이 중간에 나름대로의 복선을 깔아두었던 것도 키포인트여서 마무리까지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었다.
<소음>
소음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생활 속 내용이라서 그런지 긴장감은 추적보다는 덜했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마지막 반전내용이 명쾌했고 우식이가 아버지와 앞으로 살아가는 상황이 애처로워 보였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실적인 관점이 때로는 불편한 현실로 작용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상흔>
상흔에서는 사전에 아무런 정보가 없는 '이레'의 등장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노심초사하며 읽어내려갔다.
영화에서 결말을 먼저 보여주고 다시 처음부분이 이어지는 방식인 플래시 포워드 연출이라고 하는데 상흔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을 취했음을 알 수 있었다.
처음 장면이 잘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쭉 이어 나갔는데 마지막까지 읽고나서야 모든 스토리 라인이 끼워 맞춰져 그제서야 이해됐다.
서두에 단서를 두고 이게 뭘 뜻하는 것인지 궁금증을 가지고 접근하게 함으로서 점차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구조와 여름철에도 긴팔옷만을 입고 늘 상처투성이인 이레의 숨겨진 사연을 찾아가는 과정이 좋았다.
<토끼>
처음에는 명호가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으로 충분히 시선을 끌었다.
흥미있게 전개되다가 귀신, 토끼에 대한 충호와 은기 각자의 추리로 풀어내다가 은기의 다른 추리로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 시선은 최고조에 이른다.
하지만 무당집에 누군가가 또 있을 거라는 생각이 기존의 추리력을 갈아엎을 만한 내용으로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뭔가 신선한 내용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 것과 달리 평범함이 아쉬웠던 '토끼'였다.
<코난>
작품 속 재미와 흥미요소보다는 정보제공에 초첨이 맞춰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둘 사이에 있었던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다.
초소년 전체작품 순서중에 다섯번째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독자가 왜 이들이 탐정놀이를 하게 되었는지? 은기가 왜 코난에 심취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어서 아주 적절한 배치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꼬마>
"처음부터 악마는 없었다".
"다만 우리가 그 악마를 만들어 냈을 뿐이다".
정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꼬마가 본다고 한들 '정말 무서운 건 우리 각자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선입견을 통해 바라보는 날이 선 듯한 차가운 시선...
성인사회도 적자생존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초등학생들끼리의 그 작은 사회도 그들끼리 얼마나 수많은 갈등과 야기 그리고 이기속에서 숨가쁘게 살아가는지를 느낄 수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이 영화 속의 장면이 연출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의 이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이동수단이 생겨나고 우리는 그것들을 이용하고 있다.
아주 어릴 적 과거에는 거의 반나절 가까이 걸리는 서울-부산간 거리도 KTX나 여객기를 이용해 2시간에서 2시간 반 남짓이면 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편의를 위해 만든 다양한 이동수단이 거미줄처럼 촘촘한 교통망속에서 우리를 서로 얽매고 있다.
우리가 편하자고 만든 것들인데 오히려 다양한 신호체계와 교통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점점 늙어간다.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라고 해도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생태계에서 미래에 어떤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우리를 맞이할지 모른다.
정희원 박사님이 언급하신 은행 오프라인 점포의 폐지나 여러 상점들의 키오스크 주문방식들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책에서 1994년~2014년 OECD 26개국의 평균 통근시간 도표가 나오는데 우리나라(58분, 2016년 통계자료 기준)가 월등하게 높았다.
이 조그마한 나라에서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게 의아할 수 있지만 그만큼 작은 이 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득찬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음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노년의학자와 이동철학자의 편지형식으로 총 9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과거에 쓰여진 글을 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저자의 양방향 토론을 라이브로 접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서로의 글에 대한 본인의 생각까지 더해져서 실감나게 신선한 방식으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교통과 그에 수반된 도시생활자의 건강, 삶의 질, 더 나아가 기후변화에 대한 거시적 측면까지 안내한다.
원래 난 환경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잠시 잊고 살았던 내 자신에게 경종을 울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지구온난화의 문제가 우리의 미래세대가 겪을 생존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무수하게 뿜어내는 탄소배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철저하게 우리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상황으로까지 다가왔음을 알 수 있었다.
따뜻한 대구에서 수확되던 사과가 과거 영하 20도 까지 내려가서 고생하던 군시절에 지냈던 강원도 지역에서 수확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나 혼자 바뀐다고 달라질 것이 없겠지만 우리에게 직면한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속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는 않은가...
서울에 갈 때는 기차나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편하게 느껴졌다.
수 많은 차량들에 휩싸여 정체된 도로에 묶여있는 그 고통을 경험한 이유에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앞으로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을 더욱 더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리고 가시적인 성과에 눈이 멀어 눈 앞에 있는 당면과제들만 해결해 나갈 것이 아니라 진취적으로 우리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는 지구 환경에 대한 정책들이 쏟아지기를 바라본다.
#책서평 #왜우리는매일거대도시로향하는가 #정희원 #전현우 #노년의학자 #이동철학자 #김영사 #기후위기 #지구가끓는시대 #그뭄 #북클럽
암 환자가 주인공이니 인생을 돌아보는 장면은 반드시 나오리라는 건 예상하더라도,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오렌지빛 과거 속에서 그렇게 아름다웠는가 알지 못했던 기억을 발견하고, 자신은 자신답게 잘 살았다는 걸 깨닫는 과정들이 추위에 떨고 들어온 날 아랫목에서 몸을 녹이는 것처럼 다가온다. 작가가 실제로 간호사여서 그런가 환자의 육체적 고통이나 간호와 관련된 부분이 알기 쉽고 실감난다. 그렇게 두꺼운 책도 아닌데 참 많은 것들이 녹아있었다.
"신문에 날 만큼의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하지 않고, 크게 눈에 띄는 일 없이 살아가고....... 산에 자라난,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인생이었다." 마지막 나날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삶을 살기는 정말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절히 소망한다.
2년 넘게 책을 못 읽은 사람과 독서가가 부산행 열차에서 만난다. 둘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벗어나려 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책을 선물한다. 독서가는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사람을 상상한다.
‘집시’라는 말이 멸칭이며, 이제는 ‘롬인’ 혹은 ‘로마니인’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의 조금 더 냉담하고 국제적인 버전 아닐까 생각하며 읽었지만, 자신은 없다. “여기까지 읽은 자에게 영광을!”
그믐은 회원 수 1만 2천명, 현재까지 개설된 독서모임 1,390개로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믐이 낯선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그믐이 어떤 곳인지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그믐은?
1.읽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읽고 싶다면 읽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오세요.
2.글자로 소통해요
감상과 생각을 글로 쌓으며 더욱 깊이 있는 독서 경험을 합니다.
3.나만의 속도대로 천천히
지금 당장 답해야 하는 질문은 없어요.
4.정해진 기간이 있어요
모든 모임은 언젠가 끝이 납니다.
5.내향인을 위한 공간
좋아요가 없어요. 그믐은 독자의 생각에 순위를 두지 않습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고 대형 프로젝트는 어떤 계획과 크런치에도 불구하고 예산과 일정 초과로 흐르기 마련이다. 해법은 길게 계획하고 빠른 실행하기인데 인간의 본성과 욕망과 편향은 대충 계획하고 길게 실행하다가 망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