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투자 관련 자기 개발서처럼 보이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주식 투자에 관한 의외로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주식과 펀드를 처음 운용해야한다면 괜한 유투브나 책들에 시간을 소진하지 말고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
저자 개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에피소드들을 비롯해 어느 날 목돈이 생겼다면 이걸 한꺼번에 주식에 투자하는 게 맞을까 아니면 시기를 나눠서 투자하는 게 맞을까와 같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요소들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러닝 중에 들었고 역시나 30%쯤은 흘려들었지만 유용했다.
개인적으로 오디오북을 듣고 있으면 30% 정도의 정보가 어디론가 휘발된다. 그래서 픽션은 듣기 힘들고 러닝할 때 주로 듣는 건 기이한 자기 개발서나 논픽션류. 그 가운데도 로버트 그린이 가장 적당하다. 분량이 길어서 1.7배속 재생에도 쉽게 끝나지 않으며 장거리 러닝에도 끝나지 않는다. 챕터 별로 끝맺고 전환할 때 러닝 템포 조절하기에도 용이한 부분도 있다. 인간 본성의 법칙은 언젠가 책으로 읽었던 거 같은데 오디오북으로 재독하다보면 어떤 부분은 기억나고 어떤 부분은 처음 듣는 것처럼 낯설다. 로버트 그린은 예시가 되는 인물별 에피소드들을 이야기꾼의 솜씨를 빌려 잘 각색해 넣는다. 페리클레스, 마틴 루터 킹, 플래너리 오코너 이야기가 좋았다.
장르물의 장인, 차무진 작가의
여덟 세계 속 Life & Death
죄송스럽게도 이전의 나에게 장르물이란 그냥 가벼운 팝콘 소설과 비슷한 느낌이었고 그래서 선뜻 읽히지 않았다( 그 시간에 차라리 ott영상물을 보지!!)
<아폴론 저축은행>을 쓴 차무진 작가님은 이런 나의 장르물의 편견을 깨뜨렸다 솔직히 처음에는 <회색인간>으로 이미 유명해진 김동식 작가2를 지향하는 작가님인가 싶었다~ 하지만 첫 단편 <봄밤>을 읽으면서 부터 이 예상은 빗나간다 그리고 독자와의 소통에 진심이신 작가님의 답변들과 작품들을 읽다보면 그가 작품을 쓰는데 얼마나 많은 세밀한 고증과 연구를 하는지에 놀랍다!!
그리고 여기에 실린 여덟 단편들은 각각의 다른 색깔을 뽐내며 매료시킨다 단순한 반전 스릴러물이라 예상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마지막 반전에 놀라는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애잔한 작가의 시선에 가슴이 저릿해지는 나자신에게 놀라게 된다
<마포대교의 노파>에서는 익숙한 공간의 낯선 공포를 느낄 수 있고 <상사화당>에서는 차작가님 특유의 한국적 고유의 스토리와 인간적 슬픔에 푹 빠질 수 있다 모든 작품들이 다 좋지만 나는 차작가님의 색깔과 매력은 <상사화당>에서 가장 돋보인다 생각한다
장르물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차무진 작가를 만나다면 그 예상은 빗나간다 왠만한 독서력으로는 그의 참된 매력을 완전히 느끼기가 힘들다 이 점은 차작가님의 강점이자 약점이라 생각한다 장인의 작품처럼 작품을 창작하는 차작가님의 작품을 재미있게 읽자면 독자의 안목도 어느정도 높아야 한다 하지만 난 앞으로 차작가님이 본인의 강점과 약점을 얼마나 잘 다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그 점에서 <아폴론 저축은행>은 차무진 작가님의 입문서로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현대문학 (240717~240723)
❝ 별점: ★★★★☆
❝ 한줄평: 시간과 인간, 그 사이를 연결하는 시들
❝ 키워드: 영혼 | 마음 | 영원 | 음악 | 슬픔 | 상처 | 흉터 | 꿈 | 기분 | 사랑 | 꽃 | 우주 | 밤 | 달 | 빛 | 말 | 노래 | 목소리 | 죽음 |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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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 정말 좋았지만 특히나 에세이가 좋았던 시집이었어요. 급박함, 위태로움, 고통스러움, 두려움. 그럼에도 ‘잊혀지고 싶지 않기에, 존재하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에, 견디고 지속하고 나아가는 일’(에세이, p.106). 시인의 일은 ‘사이들을 기억하고 연결하는 일’(에세이, p.109). 그래서 ‘시라는 글자가 환하게 비추는 조명으로부터 조금 빗겨 서 있는 사람으로도 보인다’(에세이, p.112)는, 빛에서 조금 빗겨 서 있는 시인의 곁 가까이에 함께 있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이혜미 시인의 시는 음악 같아요. 구절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생생히 만져질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이 시집에 실린 시인의 에세이가 정말 좋아서 시인의 에세이 『식탁 위의 고백들』을 꼭 읽어보고 싶어 졌어요. [📝 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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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영수증을 주워 펼치면 음용 시 주의사항이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지 ; 오늘의 감정에는 오늘의 책임이 필요합니다
/ 「원테이크」 부분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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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통증으로부터 흘러나와
점차 흉터가 되어가는 중이지
부푸는 것을 설렘이라 믿으며
구워지는 쿠키들처럼
/ 「흉터 쿠키」 부분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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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요 만약 어젯밤 꿈에 두고 온 영혼이 있다면 수상하고 달콤한 도넛 속에 웅크려 당신을 기다린다는 거
/ 「도넛 구멍 속의 잠」 부분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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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라는 글자는 환하게 비추는 조명으로부터 조금 빗겨 서 있는 사람으로도 보인다.
빛 곁에서.
빛 없이도.
/ 에세이: 흰 페이지를 열고 무대 위로 나아가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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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 「원테이크」 ⛤
✎ 「음」 ⛤
✎ 「흉터 쿠키」 ⛤
✎ 「여름 자두 깨물면서」 ⛤
✎ 「하필이면 여름」
✎ 「전생기념관」
2부
✎ 「ㅇㅇ」
✎ 「고양이를 기다리며」
✎ 「스파클 다이브」 ⛤
✎ 「움」
✎ 「달사람」
3부
✎ 「비가 물의 결심이라면」
✎ 「비문 사이로」 ⛤
✎ 「숨은 새」 ⛤
✎ 「우리에겐 아직 약간의 날개가 있으니까요」
✎ 「달 속으로 무지개 회오리 깃들 때」 ⛤
✎ 「도넛 구멍 속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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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관 프로그래머였고 현직 배우인 저자가 독립영화를 소재로 쓴 칼럼 모음집. GV 에피소드 같은 소소한 디테일들이 재미있고, 사채를 빌리는 영화인들의 현실은 안타깝다.
세상에는 이 책을 흥미롭게 읽는 독자, 역겨워 하는 독자, 양쪽 다인 독자가 있을 텐데, 나는 첫 번째 부류다. 작중 표현을 빌리자면, ‘호암아트홀 풍의 진부한 휴먼 드라마’보다는 아직 위악이 좋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