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정세현이 누군지 잘 모른다. 책의 내용에도 나오는데 이승만의 유세를 직접 목격한 세대. 통찰이라고 하기엔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언어로 국제 정세를 이야기한다. 약간 오래된 호프집 술자리에서 안주를 집어먹으며 으르신의 정치 경제 이야기를 듣는 느낌. 적당히 호응하면 술값은 으르신이 낼 터이니 부담은 없다.
유키 하루오의 페이지터너 소설. 그의 방주를 읽었다면 십계를 읽고 싶어졌을 거 같은데 반대로 십계를 읽고나서 방주까지 읽고 싶어지진 않을 거 같다.
이 책 구절들을 몇몇 지인들에게 보냈다. ‘난 다 잘 될 거니까 대충 살아야지’라는 말은 긍정의 말이 아니다. 긍정의 자세로 살려면 철학과 강인함이 필요하다. 세상의 그림자들을 왜 피할 수 없는지 이해해야 하며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니까. 그런 얘기를 하는 책이다. 작가가 너무 솔직하게 자기가 겪은 그림자들을 털어놓아서 가슴이 저릿했다. 책 다 읽고 유유출판사에 말들 시리즈는 어떤 형식으로 써야 하느냐고 문의함. 이게 긍정의 힘이다!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인터뷰어와 티벳불교 스님 인터뷰이의 문답집. 스님이 젊을 때 대출 받아서 스포츠카까지 포함해서 차 두 대 몰고 다니셨다는 이야기에 뭐 이래, 하고 툴툴거렸는데 고생도 많이 하셨더라. 답이라고 꼭 답인 것만은 아니고 질문이라고 꼭 질문인 것만은 아니다. SNS는 불행의 지름길이라는 건 이제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
네이버웹툰이 내 소설들의 2차 저작권을 관리해준다. 네이버웹툰에서 나를 맡았던 담당자가 출산 휴가를 떠나게 된다고 하여 새 담당자와 함께 만났다. 인사를 나누고 나서 웹툰과 웹소설 업계 돌아가는 이야기에 대해 들었다. 시장이 몇 년 전과는 또 다르게 엄청난 규모로 커지는 중인 것 같았다.
요즘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소설 플랫폼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문피아는 예상 인수 금액이 3000억 원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가 문피아를 정말로 그 가격에 사들이게 되면 문피아 대표는 천억 대 자산가가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물었더니 네이버웹툰 팀장은 그럴 거 같다고 대답했다.
문피아 대표는 무협 소설가 금강(金剛)인데, 이 매각이 성사되면 한국에서 문학으로 가장 큰 돈을 번 사람이 되는 거 아닌가 싶다. 한국의 웹툰이 일본에서 종이 만화를 몰아내고 있다는 이야기,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인 카카오재팬의 기업 가치가 웹툰 덕분에 8조 원으로 인정받았다는 얘기도 신기했다. 현기증 나는 세상이다.
웹 예능과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에 대해 팀장이 들려준 분석도 흥미로웠다. 지상파 TV에서 케이블 TV로, 거기서 다시 스트리밍 서비스로, 그리고 웹 예능물로 주도권이 옮겨가는 것 같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후자로 갈수록 제약이 없어서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다는 것. 장안의 화제인 웹 예능 《머니게임》 제작에 그 팀장이 간여했다.
이날 HJ는 어느 외국계 회사와 화상 면접을 치렀다. 그 시간에 나는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부모님 댁에 갔다. 가보니 어머니가 저녁밥을 짓고 설거지를 해야 하는 일상에 넌더리를 내고 계셨다. 그래서 근처의 베트남 음식점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나갔고, 밖에 계시던 아버지도 그리로 불렀다. 거기서 월남쌈과 튀김 샘플러를 먹었다.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을 다 읽었다. 1권에서는 청각 장애,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중증 장애를 겪는 환자 가족을 다뤘는데, 읽기가 정말 괴로웠다. 책이 나쁘거나 지루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저자가 인터뷰한 가족들의 고통이 정말 생생하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 환자 부모의 삶은 지옥 같았다. 자식을 살해하는 이들의 심정도 이해가 갔다. 2권에서는 신동, 강간 피해자, 범죄자, 트랜스젠더 가족을 다룬다. 역시 고통스러웠지만 1권보다는 조금 덜했다.
이 책을 읽고 수평적 정체성이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진정한 걸작이고 모든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집필에 무려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짧은 시간에 시시한 책 여러 권을 쓰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훌륭한 작품을 한 편 남기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주말에 부모님이 친구 부부와 여행을 가셨다. 부모님 댁에서 2박 3일 동안 혼자 지내며 새롱이를 봐주었다. 토요일 오전에는 근처 공원으로 개를 데리고 나가 HJ와 장모님을 만났다. 여태 몰랐는데 장모님도 나처럼 엄청나게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새롱이를 보고 싶어 했다.
HJ가 장모님 옆에서 목줄을 잡고, 내가 뒤를 따라갔다. 새롱이는 뭐 누가 자기 목줄을 잡든 봄날에 밖에 나와 있는 게 좋아서 그저 신나 있었다. 동네 도서관까지 걸어갔다. HJ가 장모님과 함께 도서관에 들어가 책을 빌리는 동안 나는 개와 밖에서 기다렸다. 장모님이 김밥을 싸 오셔서 그걸 점심으로 먹었다.
이날 저녁에는 W를 부모님 댁으로 불렀다. 제주도에서 올라오면 다시 만나 맥주를 한 잔 하기로 했었다. 술집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 댁에서 마셔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더니 W는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다. 나야 당연히 술집보다 부모님 댁에서 마시는 게 편하다. 그래서 배달 치킨을 주문하고 찬 맥주를 여러 종류 준비해서 W를 기다렸다.
W는 대학 같은 과 동기이고 HJ는 같은 과 후배라서 W와 HJ도 서로 잘 안다. 우리는 거의 20년 동안 같이 술을 마셨고 밥을 먹었고 영화를 봤고 서로의 집에 갔다. 더블데이트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HJ를 부르지 않았는데, 우울증 초기 증세를 겪고 있었던 W가 HJ 앞에서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 지레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W는 이번에도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 우울증은 다 나았다고 덧붙였다. 나나 HJ보다 회복탄력성이 뛰어난 녀석이었다. 우리는 치킨과 장모님이 싸주신 김밥을 안주로 먹으며 맥주를 여러 캔 마셨다. W는 라거가 아닌 맥주는 마시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기네스 엑스트라 스타우트는 내가 마셨다.
기네스 엑스트라 스타우트는 기네스 드래프트와 달리 질소가 아니라 탄산을 사용한다. 쓴 맛도 좀 더 강조되어 있다. 나는 그 커피 풍미와 톡 쏘는 느낌을 좋아한다. 많은 맥주 애호가들이 그 ‘목 넘김’을 비웃지만 나는 좋은 걸.
그렇게 이 검은 맥주를 마실 때까지
그 뒤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 못했지
어쩌면 운명이었는지도 몰라
그날 낮에 만났던 네이버웹툰 직원들처럼 W도 요즘 인터넷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나하나 흥미롭고 모르던 얘기라 귀를 기울이며 재미있게 들었다. 그러다가 커뮤니티 커머스라는 개념을 듣고 머릿속에서 이상한 상상이 폭발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HJ에게 할 얘기가 있다고 당장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W에게도 HJ를 만나러 가자고 강권했다. W에게도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술기운이 더해져서였겠지. 놀랍게도 HJ도 W도 내 말을 따랐다. 설득이 불가능할 정도로 취해 보여서였을까.
처음에는 우리 집과 부모님 댁 중간에서 만나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하려 했는데 HJ가 그냥 우리 집에서 얘기하자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나는 우리 집에 새롱이까지 데려갔다. 다행히 새롱이는 우리 집에서도 어색해하지 않고 신이 나서 거실과 현관을 뛰어다녔다.
제주도 한달 살기를 할 때부터 HJ는 독서 운동에 대해 구상하고 있었다.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독서 운동 혹은 이주 여성을 돕는 일 둘 중 하나를 하고 싶다고 했다. 독서 운동은 자기가 책을 좋아해서, 이주 여성을 돕는 일은 처제가 스위스에 있는 이주 여성이고, HJ 본인도 한때 호주에서 이주 여성이었기에.
HJ는 내가 『책, 이게 뭐라고』에 썼던 독서공동체, 『책 한번 써봅시다』에 썼던 ‘책이 중심이 되는 사회’, 『당선, 합격, 계급』에서 지적했던 서평 문화의 부재에 대해 자기 의견이 확고했다. 트레바리와 굿리즈, 최근의 살롱 문화 유행에 대해서도 살피고 혼자 분석하기도 했다. W의 이야기를 들은 HJ는 자기가 구상하던 온라인 플랫폼을 실현할 방안이 이것임을 깨달았다.
같이 회사를 세우자. 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자. 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자! 그 무게중심이자 길잡이로 책만큼 좋은 것은 없다. 하지만 독서 모임 이상의, 지식공동체를 만들자. 책 말고 영화, 음악, 정치 이야기도 할 수 있는. 회사 이름은 ‘그믐’으로 하면 어떨까 해. 짧고 외우기도 쉽고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도 좋고 ‘ㄱ’으로 시작하니까. 영어로는 ‘gmm’이라고만 쓰면 되니까. 암흑기에 처한 우리 문명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는 사람들은 그믐달처럼 미약하고 사라지는 신세니까. HJ와 내가 번갈아 그런 이야기를 했다.
놀랍게도 W는 단박에 우리 이야기를 알아들었다. 게다가 꽤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았다. W는 우리가 펼치는 주장에 대해 이런저런 반론을 제기했는데 그믐 아이디어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여서였다.
나는 밤에 부모님 댁으로 돌아왔고, 다음날 아침이 되었을 때에는 자신감이 많이 준 상태였다. 숙취에 시달리며 HJ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될 거 같아? 하고 싶어?” 내가 물었다. HJ는 그믐이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전날 이미 우리는 회사 대표는 HJ가 맡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상태였다. HJ는 자기가 진심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보다 더 책을 좋아하고, 책 읽는 사람들이 감소하는 현실도 가슴 아프게 여겼다. 그래서 이 일을 소명으로 여기고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W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다시 의사를 묻지는 않았다. W는 그믐을 할 마음이 있었다. 여태까지 자신이 해 온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에 대해 그는 “보배로 만들기 위해 구슬을 꿰는 작업들을 했는데 구슬이 우리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 구슬들을 확보하기 위해 큰 자금을 들여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독서 모임이라는 분야는 비록 큰 시장은 아니라도 그런 구슬들을 쉽게 모을 수 있다고 W는 설명했다. 한번 해보지, 하다 안 되면 접지 뭐. W도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다.
HJ는 그날 낮에 그믐 구상을 토론할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었다. 나는 저녁에 혼자 새롱이를 산책시켰다. 걸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그믐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A 출판사 건을 마무리 지은 데 대해서도 생각하고, 지겹게 오래 붙들고 있는 장편소설 원고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밤에 새롱이는 거실의 제 집에서 낑낑대며 나를 불렀다. 부모님하고만 있을 때에는 혼자 잘 자는데, 조카들이 오면 그렇게 밤에 옆에 있어달라고 어리광을 부리고 보챈다고 들었다. 자다가 몇 번씩이나 깨서 거실로 가서 달랬는데, 잠잠해지는 건 그때뿐이었다. 그 바람에 나는 그날 밤 잠을 거의 못 잤다. 결국 새벽에 방에서 나와 거실 소파에서 눈을 붙였다.
80년대 소설이지만,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우주로 나가는 이 시대에 읽어도, 궤변으로 사람들의 기대고 싶은 마음을 파고들어 골수까지 파먹으려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 똑같아서...그리고 뒤늦게 깨달아도, 자신의 그동안의 행적을 부정할 수 없어서 결국 계속 눈감고 싶어하는 모습들도.
미술관 옆 동물원
서서히 물 들어가는 추상을 상징하는 미술관과 현장에서 생동감을 직시할 수 있는 동물원을 사이에 두고 갈림길에 선다. 한 사람은 왼쪽으로 미술관을, 다른 사람은 오른쪽으로 동물원을 향한다. 서로의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 같지만, 둥근 지구 위에 사는 이상 길은 다시 연결된다. 저쪽이 싫다고 이쪽을 선택해 걷다 보면 그 끝은 내가 눈길도 주지 않았던 저쪽의 시작이다. 저쪽을 알고자 하는 마음이 움트는 순간 사랑은 시작된다.
이해하기 힘든 장면을 만나면, 사람들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낯설게 바라보려고 한다. 이해되지 않는 그림처럼,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눈앞에 보이는 것에 매몰되지 않고,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삼독(三讀)이 있다. 그림을 읽는다면 화삼독(畵三讀)이다. 그림을 읽고, 작가와 그 시대를 읽고, 마지막으로 나를 읽는 것이다.
그림을 세 번 읽다 보면 미술관인데 동물원에 온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 미술관에서 만난 그림은 파울 클레(Paul Klee, 1879~1940)의 <황금물고기>다. 동화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그림이다. 클레는 꿈과 동심의 세계를 환상적 색채로 표현한 화가다. 클레가 황금물고기를 그린 배경을 밝히지 않아서 어떤 의도로 그렸는지를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전체 기사는 아래 신문 기사를 읽어주세요.
http://www.newswel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63
#나는사랑을걱정하지않는다
#화삼독
#강태운
<김범준의 물리 장난감>, 김범준
플라스틱 새의 부리를 손가락 위에 올리면, 까딱까딱 움직이면서도 한쪽으로 넘어가지 않고 평형을 유지하는 장난감이 있다. 흔들리면서도 혼자 중심을 잡는 새를 보고 있으면 신기하고 기특하다. 오른쪽으로 쏠린 시계추는 왼쪽으로 당기는 힘을 받는 법이다. 흔들림을 통해 새는 중심을 잡아간다.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좌우 날개를 쓰지 않고, 중심을 무겁게 하는 건 어떨까? 무게 중심은 잡히겠지만 시계추의 진자 운동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중심이 무거워진 순간 떨림은 사라진다. 시대와 상황이 바뀌어도 별 떨림 없이 자리를 지킬 뿐이다. 나는 시계추가 멈춘 시계를 믿지 않는다.
질량이 있는 줄의 양 끝을 잡고 늘어뜨려 역학적 평형을 이룬 상태를 만들 때, 줄이 보여주는 곡선을 현수선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 골든게이트와 부산 광안대교는 대표적인 현수교다. 아래로 드리워진 현수선이 제자리에서 역학적 평형을 이루는 이유는, 중력과 줄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는 힘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물체에 작용하는 모든 힘을 더해서 그 총합이 0이 되면, 물체는 계속 그 위치에 머문다.
역학적 평형 상태는 하나의 위치에 고정된 정지 상태와는 다르다. 외부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떨림을 이어가며 무게 중심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팽이의 회전이 정점에 이르러 가장 꼿꼿이 서 있는 때를 일컬어 졸고 있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리학에서는 Sleeping Top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김범준의 물리 장난감>에는 일상 속 장난감에서 찾은 신기한 과학 원리 25가지가 쉽고도 제대로 소개되어 있다. 생각해 보면 장난감을 손에 쥐었던 그 시절 나는 진지했고, 열심이었고, 재밌었다. 나이가 들면서 내 손은 먼지와 때가 묻고 녹슬었다. 다시 만난 물리 장난감. 무엇보다도 저자 김범준은 물리 원리가 적용된 간단한 장난감을 모아 교탁 위에 올려놓고 수업을 하고, 작은 전시회를 열었다.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장난감 컬렉셔너 김범준은 그 시절 나를 되살려주었다. <김범준의 물리 장난감>, 아이들과 함께 만들고 실험하고 장난치며 읽었다.
#김범준의물리장난감
#김범준
평소 살아오면서 섹소폰을 부는 중년 남성만큼이나 괴테 이야기를 하는 이들에 관한 좋지 않은 편견이 있다. 저자는 일 년에 100권씩 책을 읽다가 15년 전부터는 일 년에 괴테의 책 한 권씩만 읽는다고 한다.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보통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문장의 비문이 잘 티가 안 난다. 그럼에도 이상한 문장이 귀에 들리는 신기한 책.
단순 지엽적인 문장력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글쓰기 책이지만 정작 저자가 글을 못 쓴다. 글쓰기와 자기 개발서를 섞으려는 의도를 가진 듯 보이지만 여러 가지로 괴랄한 책.
함께 읽기 모집 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최소 1주일에서 최대 2주일 정도가 적당해요!
온라인 독서 모임에서 사람을 모으는 모집 기간은 이렇게 정하세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어요." 라고 말하고 나서 모집 기간을 달랑 1,2일만 하고 바로 독서 모임을 시작하는 분들이 있으세요. 독서는 적어도 서너시간의 헌신이 필요한 활동입니다. 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작업으로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하는 만큼 좋은 책을 읽고 싶어해요.
모임지기인 나는 그 책이 너무너무 좋아서 이미 읽으려는 결심을 완료한 상태이지만 아직 그 책의 매력을 전혀 모르는 이들은 요모조모 책을 살펴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심지어는 "그래! 나도 읽어야지." 라고 결심한 다음에도 어떻게 이 책을 구해야 할지 고민하는 단계가 뒤따르고요. 종이책을 살까? 산다면 온라인 대형 서점? 아니면 우리 동네 책방에서? 전자책으로도 나와 있을까?
혹시 내가 예전에 이미 사 놓은 책은 아닌지 먼지 쌓인 책장을 뒤져보기도 하고, 가까운 도서관이 이 책을 구비해 놓았는지 검색도 해봅니다. 이렇게 책을 준비하는 시간만 해도 일 주일 정도가 걸릴 수 있어요. 자주 찾는 도서관에 책이 없는 경우는 희망도서나 상호대차를 신청해야 해서 시간이 더 필요하기도 합니다.
"아하, 그렇다면 책을 구할 시간을 아주 넉넉하게 주면 되겠네요." 3주, 4주 모집을 하게 되면 마음 준비, 책 준비, 모두 시간이 넉넉해서 좋긴 해요. 하지만 이 경우는 독서 모임을 신청하시고선 신청자 본인이 이 사실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모임지기의 책 소개글을 읽고 "이 책 너무 좋다, 반드시 읽고 말겠어." 라며 이글이글 불태웠던 책에 대한 열정이 조금 사라질 수도 있고요. 그러니 적당한 긴장감과 관심을 잃지 않는 선에서 함께 읽기 모집 기간을 설정하면 좋겠지요.
대략 2주가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모집 기간은 책의 특성에 따라, 또 함께 하는 이들에 따라 각각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책이라면 모집기간을 조금 더 길게, 신간 홍보로 빠른 입소문을 원한다면 약간 타이트한 것도 괜찮아요. 많은 이와 함께 하기보다는 오히려 소규모 모임이 좋은 경우, 또 함께 읽을 이들이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전부 내 지인들이라면 모집기간도 길 필요가 없겠죠.
이렇게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함께 할 이를 모으는 기간에 대해 알아봤어요.
앞으로도 좋은 독서모임을 위한 꿀팁들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