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스위스인과 결혼해서 아이를 셋 낳고 다문화 가정을 이뤘다. 이들은 지금은 스위스에서 살지만 한국에서도 1년 살았다. 제부와 나는 익숙지 않은 영어로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나라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다.
그렇게 스위스의 인터넷 직접 투표에 관해 배웠고 우리나라 못지 않은 높은 집값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제부는 한국 지하철의 짱팬이라 조카랑 지하철 타고 인왕산, 관악산 정상도 찍고 왔다. 놀이터가 곳곳에 많은 것도 너무 좋단다.
동생 가족이 올해도 한국을 찾았다. 제부에게 한국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알려 주고 싶은데 무슨 방법 없을까 싶던 찰나 생각난 이 책. <K를 팝니다> 는 여행에 조예가 깊은 '청년의사'의 박재영 주간이 최근에 낸 책이다.
"어떻게 한국에 대해 소개하는 책 중에 한국 사람이 쓴 책이 없냐" 라며 분기탱천해 썼다고. ^^ 책은 같은 내용이 한국어와 영어로 둘 다 실려있다. 제부에게 책이 너무 무거우면 (647쪽) 내가 국제우편으로 부쳐주겠다 했는데 괜찮다고 가져갔다.
딥페이크 피해학교 지도 (deepfakemap.xyz)
안동도 여중, 여고 중심으로 피해학교가 나와있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남녀가 평등하고 여자들이 과민하다고 할 수가 있나.
이번 주 독서모임 진행이고 회사고 뭐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일단은 집에 가서 <불안세대>부터 어서 읽고, 읽고, 읽은 다음에
읽은 다음에 다시
뭐라도 해야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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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위근우 칼럼리스트가 인스타에 남긴 글.
와닿아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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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딥페이크 음란물에 등장하는 개인 중 53%가 한국인으로 나타났습니다. 딥페이크 피해자 중 미국인이 20%로 두 번째로 많았고, 이어 일본 10%, 영국 6%, 중국 3%, 인도 2%, 대만 2%, 이스라엘 1% 순이었습니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781433&plink=COPYPASTE&cooper=SBSNEWSMOBEND
시소의 높이를 수평으로 맞추려는 노력을 자주 한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그 과정은 더 깊고 섬세해진다. 미세한 균열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다 구멍이 하나, 둘 뚫리고 '으악, 망했어. 망했어!'라고 연신 허둥거리다 툭. 관계를 끊어버린다. 의아한 상대가 '너 왜 그래?'라고 물었을 때, 답하기 어려웠다. 한쪽으로 기울어버린 시소를 지켜볼 자신이 없어 내가 먼저 시소에서 훌쩍 (뛰어) 내려와버렸다(고 말하고 싶지만 용기가 부족해 말을 삼킨다). 나의 이 말을 상대가 납득할 수 있을까. 끈기가 없다고 나무라지는 않을까.
관계란 지키는 게 아니라 누리는 거라던 문장이 떠오른다. 그런 마음으로 읽었다. 움츠러든 아름의 모습에서 가장 깊숙한 나를 봤고, 해든과 민아의 모습에서도 골고루 나를 겪었다. "그들이 이루는 삼각형은 각자가 선 자리에 따라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했다."라는 문장이 유독 아프게 다가온다. 나는 그 삼각형을 여러 사람과 나눠가지지 않으려 욕심을 부린다. 하나의 꼭짓점도 열어주지 않는 사람.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하는 그 선들이 골고루 다 나 같아서 애틋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그들의 관계에 쓴웃음이 났다. 혼자는 외롭고, 두 명은 찐득하고, 세 명은 미묘하다.
그럼 네 명은? 잘 모르겠다. 그냥 혼자 있자.
김화진 작가가 궁금해졌다. <나주에 대하여>를 읽어봐야겠다.
위스키를 찾는 사람들, 만드는 사람의 입장과 위스키 용어들, 브랜드와 맛 소개 등 많은 것들이 어우러진 작은 휴식같은 책이다. 작가분이 전문가니 부록으로 본문에 나온 위스키 칵테일들 레시피랑 테이스팅 노트까지 있다. 알콜소비대국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아니라니, 소주가 아니라서 그런가...
온더락의 얼음에 그런 숨은 고충이 있는지 몰라서 좀 숙연해지기도 하고, 피곤할 때 나도 저런 가게에 갔었다면 생각도 해본다. 술은 끊었어도, 조용한 분위기에서 한 잔이 주는 평화를 기억할 때가 있어서 오랜만에 활자와 상상으로나마 그런 시간을 맛보았다. "조용한 도서관 안 먼지가 잔뜩 붙은 책표지"의 이미지라는 글렌피딕의 소개에, 조용한 바 구석에서 책 보면서 한 모금 하는 상상을 해본다.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신경생물학자가 쓴 꿈에 대한 체계적인 기술. 자각몽부터 해몽까지 신비주의로 빠지기 쉬운 꿈이라는 주제를 과학적으로 풀어냈다. 흥미로웠던 점은 자각몽에서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인지하는 스킬인데 꿈에서는 손바닥이 제대로 묘사되지 않는다는 점. AI 이미지 생성에서 한동한 곤혹을 겪었던 게 바로 손가락 이미지 생성의 문제였다. 어쩌면 특이점은 이미 지나버린 걸 지도 모르겠다.
난민보다 난민을 거부했던 한국인들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런 이를 섭외해서 취재한 게 기자 저자의 장점. 교육청과 교육감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됐다. 중앙정부가 TF팀을 만들어서 울산시와 아프간 난민들을 도와줬어야 하지 않았나, 시스템이 해야 할 일을 개인에게 떠맡긴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조금 든다. 불법은 아닌 이슬람 관습이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통념과 충돌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세상 전체를 고향으로 여기고 싶고, 센처럼 따뜻한 마음씨와 반듯한 품성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그의 지성은 따라잡기 어려울 것 같고.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해보게 됐다. 현대 인도에 딱히 엄청난 호감을 품고 있지는 않은데, 그럼에도 이 나라의 사상적, 문화적 유산과 전통은 엄청나구나 하고 실감했다. 13장은 여태까지 내가 읽은 노동가치설을 옹호하는 글 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고, 덕분에 노동가치설에 대해 품고 있던 복잡한 감정도 조금 수그러들었다. 가격 이론으로서는 쓸 만하지 않고, 도덕 규범적 이론으로서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것.
Q.온라인 독서모임 모집할 때 어떤 내용을 미리 알리는 것이 좋을까요?
A. 모집글 쓰는 요령 알려드릴게요.
1. 함께 읽을 사람을 모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되는 주제 도서이겠지요. 정확한 책의 이름과 저자명을 알려주세요. 그렇다고 책의 내용을 너무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어요. 객관적인 정보는 사람들이 온라인 서점의 서지 정보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거든요. 책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온라인 서점 책 링크를 한 줄 걸어주시면 책 소개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2. 그보다 우리가 어필해야 할 부분은 우리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책은 종류가 참 많습니다. 좋은 책도 많고요. 소설도 에세이도 논픽션도 각 장르마다 쏟아져 나오는 책들이 한 두 권이 아닐 텐데요, 지금/ 우리는/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이 네 가지 포인트를 알려주세요. 어렵지 않아요. 모임지기님은 수많은 책 중에 왜 이 책을 고르셨나요? 모임지기님이 이 책을 고르게 된 계기가 있을텐데요, 그 이유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잘 전달해 주세요.
3. 앞으로 이 모임이 어떻게 흘러갈지 참가자들이 예상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책 읽는 습관을 기르기 위한 모임 일수도 있고요, 서로의 일상을 소소히 나누는 모임일 수도 있겠습니다. 엄격하게 데드라인을 정해 완독으로 달려가는 모임일 수도 있고요, 느슨한 모임인지 빡세게 미션을 수행하는 모임인지 독서 일정표나 모임의 목적 등을 통해 이렇게 진행될 거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 주세요.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모임의 분위기를 익히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 안심하게 됩니다.
4. 모임지기 개인의 매력 발산입니다. 나 모임지기는 이런 책들을 좋아하고 이런 모임을 운영해 왔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모임의 신뢰성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또, 혹시 아나요? 모임 책에는 원래 관심이 없었지만 모임지기님 개인의 톡톡 튀는 매력에 그닥 생각 없던 책을 집어 드는 분이 계실지요.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호기심과 관심으로도 우리의 독서공동체는 확장되어 나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독서모임을 위한 꿀팁들로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심화1반 8주차 완료/이번주 미션
📍 오늘 낭독한 <시와 산책> 4가지 에피소드를 녹음해주세요.
1. 책 타이틀+'산책이 시가 될 때'
2. 책 타이틀+'행복을 믿으세요?'
3. 책 타이틀+'11월의 푸가'
4. 책 타이틀+'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각각 낭독파일 녹음 후 셀프피드백과 함께 보내주세요.
(셀프피드백엔 자신의 낭독을 분석 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나아질 지 그에 대한 대안까지 있어야 해요)
ex. 발음이 잘 안 들리네요. 밑받침 음가까지 호흡을 책임지며 낭독을 연습할게요. 등등.
✅ 다음 주 수업까지 '묵독+낭독'으로 예독을 충분히 하기. <시와 산책> 진도를 훅훅 나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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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뚝 뚝 끊어 읽는다고 한다.
ㅇㅈㅎ 선생님과 비슷하다고 말씀하셨다. 근데 ㅇㅈㅎ 선생님 낭독이 뚝뚝 끊어 읽는 건 알겠는데 내껀 또 모르겠다.
기초반에서도 들었던 문제점인데 말이지.
문제 인지 자체가 안 되니 더더욱 개선이 안되는 듯..? 어렵네.
거두절미하고 재미있다.
동시에 무척 씁쓸하다.
그리고 미세하게 통쾌하다.
장류진 작가의 소설에서 씁쓸함의 농도를 확 끌어올리면 이런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책을 덮으니 드림카카오 82% 한 통을 입안에 털어놓고 우적우적 씹어먹은 듯한 기분이 든다.
상당히 독한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의 모음이다.
이 소설집에는 자만, 착각, 상심, 오만, 기대, 망각이라는 주제로 쓴 여섯 단편이 실려 있다.
마치 가톨릭이 규정하는 칠죄종(교만, 인색, 질투, 분노, 색욕, 탐욕, 나태)을 연상케 하는 콘셉트다.
단편마다 주제는 달라도 어떤 형태로든 일하는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은 같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해 봤거나 관련 직종에 관해 상세하게 취재한 작가가 아니면 쓸 수 없는 디테일이 가득하다.
자만으로 가득한 꼰대를 취재하는 기자를 그린 「이달의 인물」을 읽으면서 나도 다시 기자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느꼈다.
실제로 나는 이와 비슷한 일을 경험했고 소설을 읽으며 당시의 불쾌했던 감정을 생생하게 떠올렸다(여담인데 나중에 그 취재원은 나락 갔다).
주인공 심리와 주변 상황 묘사도 훌륭하다.
착각을 주제로 다룬 「폭력적인 호의」는 회사에서 상하 관계와 지위가 끼어든 고백 공격을 받은 주인공의 멘붕 심리를 상세하게 묘사해 읽는 내내 분통을 터트리게 한다.
상심을 주제로 다룬 「진로발달이론의 재해석」과 기대를 주제로 다룬 「불필요한 만남」는 어떤 형태로 조직이 청년 세대를 착취하는지 실감 나게 보여준다.
오만을 주제로 다룬 「물류센터에 있던 그 생수는 어디로」처럼 나름 사이다처럼 보이는 복수를 보여주는 주인공도 있는데, 그게 과연 정말 사이다일까.
읽는 내내 마음속에 수시로 파도가 쳤다.
소설이 대개 그러하듯 읽는다고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그저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음을 다각도로 보여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종종 본인도 몰랐던 문제가 무엇이고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소설이 알려줄 때도 있으니까.
덤으로 나만 구질구질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음을 알면 괜히 위안이 되지 않던가.
이 소설집의 제목을 수록 작품에서 따오지 않고 따로 지은 이유를 알겠다.
도망치고 싶을 때 읽으면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