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사회의 여러가지의 현실 가운데서,
비록 지금보다 13년전(2011년)에 초판이 나왔지만
이 책의 내용 가운데 나의 포지셔닝을 다시 생각하게 한 구절이다.
(여러번 소개하고 강조하고 다짐한 구절이다)
본인은 지금 디자이너의 삶을 살고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게 된다.
시작할 때는 아리스가와 아리스 스타일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 밀실 살인이 일어나고, 주변의 법학도들을 하나씩 털면서 마지막에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 뚜껑을 여니 야쿠마루 가쿠 쪽이었다. (예상해서 맞는 게 없다...) 무고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살인범까지 사회복귀시킬 가능성도 불사하겠다던 가오루의 계획은 소설 속 내용이라도 씁쓸하다. 무고의 증명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맹목성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동력이다만...마지막에 죗값에 대한 두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갈리는 건 읽고 생각 많이 하라 내는 숙제라고 작가가 옆에서 말하는 것 같아 살짝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법이 정해놓은 형 집행의 기준은 있지만, 그게 정말 충분한지, 죄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어째야 하는지는 바라는 답은 있어도 정답은 없으니...
더불어, 다시 시작할 수 없는 곳까지 몰아붙인 건 어른들인데, 괜찮으니 다시 시작하라고 하는 말을 어른이 꺼내는 것에 분노했던 미레이의 짧은 회상도. 괜히 어른인 나 자신의 무력함이나 무심함을 지적받는 것 같다. 과몰입이다만 반성은 해야겠지...어떻게 현업 변호사가 소설까지 쓸 수 있는지 참으로 놀랍다만(진짜 부럽다...), 그래서 무심한 독자의 피부에도 이리 와닿나보다.
애정하는 독서 팟캐스트, ‘YG와 JYP의 책걸상’에 출연해서 조너선 하이트의 신작 『불안 세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왔습니다. 팟캐스트에 나가서 제 책도 아닌 해외 저자의 책에 대해 이야기한 이유는 2번째 에피소드 끝부분에 나옵니다. ^^
#YG와JYP의책걸상 #책걸상 #독서팟캐스트 #불안세대 #조너선하이트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342/episodes/24995390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342/episodes/24996966
후지모토 타츠키의 초기 습작을 모아둔 단편집. 체인소 맨이라는 메인스트림 작품을 그리기 이전에 어떤 재능과 욕망과 시도들을 했었는지가 날것으로 드러난다.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세대의 트라우마가 있고 그것이 의식적인든 무의식적이든 따라다니는 것도 흥미로움. 작가는 재난 복구 작업에 자원했던 후기를 언급한다. 진흙을 치우고 치웠지만 아무리 치워도 변화가 없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다음날부터는 나가지 않았다고.
배우들에게는 감정선이라는 게 있다고 했다.
부여된 역할에 오롯이 집중하고자 감정을 몰입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나는 그 감각을 글을 쓸 때마다 자주 느낀다. 하나의 감정이 한껏 차오를 때면 수없이 많은 단어와 문장들이 머릿속에서 홱홱 쌓이고 사라지고, 쌓이고 사라지고를 반복한다. 빠르게 낚아채 글로 풀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럴 때면 꼭 도구가 없다. 시간이 지나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와도 이미 늦었다. 아무리 그때의 무드를 이어가려 노력해도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그때의 문장들, 장면들, 표정, 말투, 몸짓 하나하나가 이미 나를 떠나버렸다. 빈 화면을 멀거니 쳐다보며 한 글자도 적지 못 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노트북을 닫는다. 그리고 일어난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일상을 살아간다. 이렇게 반복. 그래서 오늘의 글도 마찬가지다. 처음 쓰려던 글은 이미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주절주절 상념이나 풀어놓으려 한다.
하나. 황정은 작가님의『계속해보겠습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 남은 페이지를 마저 읽고, 연인에게 짧은 감상을 전했다. 황정은 작가님은 연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님이다. 그분의 저서를 모두 읽은 연인은 그분의 문체를 좋아한다. 나는 그런 연인을 좋아한다. 그리고 연인은 오늘도 출근했다.
하나. 그동안은 적에도 명절만큼은 가족들을 만나러 갔었다. 아무리 관계가 틀어져도 1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만남인지라, '적어도 명절만큼은'이라는 꼬리표를 스스로에게 (억지로) 붙여줬었다. 그나마 나에게 부여된 하나의 도리였다. 그 꼬리표가 사라졌다. 명절에도 가족들을 만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음이 이토록 평온할 수가. 연락이 올까 두려운 것만 빼면 말이다. 엄마는 나에게 자꾸 노력하라고 말한다. 도대체 여기서 뭘 더 노력하라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일단 쉬고 싶다. 귀를 막고 싶다. 들러리가 익숙한 나에게 이제 와서 역할을 부여하려 드는 게 싫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나를 견디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더 이상 어떠한 죄책감도 갖지 않기로 한다.
하나. 내년이면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떠난다. 6년을 살았다. 처음 홀로 살이를 시작한 곳이었고,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어떤 동네는 아무리 오래 살아도 도무지 정이 붙지 않곤 하는데, 이 동네가 나에게 그랬다. 온갖 종류의 유흥업소가 즐비한 밤거리가 늘 무서웠다. 가끔은 끈적하게 따라오는 낯선 이들의 시선(몸이 따라올 때도 있고)도 역겨웠다. 이른 새벽의 산책도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새벽 4시부터 길에서 원숭이 소리를 내는 어떤 남성 때문에 잠에서 깼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고층인데도, 새벽의 고성은 꽤나 짱짱하게 귀에 박힌다. 평소에도 4시에 눈을 뜨는 나지만, 오늘은 휴일이잖아. 어우 제발... 조용히 귀를 막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의 울림은 꽤 오랫동안 지속됐다. 새벽에 경찰차 소리는 이제 익숙하다. 가끔은 출근길에도 건물 앞에 주차된 경찰차를 마주하곤 한다. 옆에서는 고성이 오간다. 다들 아침부터 기운도 좋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 글은 내년에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여러 후보지 중 한곳에 와서 쓰고 있다. 서울이 아닌 낯선 동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출퇴근이 힘들겠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몸의 안녕일지, 정신의 안녕일지.
하나. 어제는 거진 2년 반 만에 머리카락을 잘랐다. 어찌나 가볍고 좋던지. 내 머리카락은 원체 숱도 많고 두꺼워서 기부하기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다. 몇 년 전 동료들이 회사 게시판에 머리카락 기부 멤버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던 적이 있다. 당시에 나는 길이가 짧아 합류하지 못 했지만 그 기관의 이름을 기억해뒀다가 후에 혼자 기부를 했었다. 다만 한 가지, 직원들의 인증샷처럼 예쁘게 잘린 머리카락을 상상했으나 내 머리카락은 그런 모양이 아니었다. 숱이 너무 많아 흡사 뱀이 똬리를 튼 것마냥 크고 징그러웠다. 우편으로 보내기 전까지 보관하고 있는 동안, 나와 같은 공간에 그 뭉텅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무서웠다(네 머리라고 이 양반아). 다만 이번에는 기부를 할 수 없었다. 올여름 햇살이 유독 강하다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머리카락 끝이 햇볕에 잔뜩 타서 갈색이 되어버렸다. 거기다 결도 많이 상했다. 미용실 의자에 앉아 쑹덩쑹덩 잘려나가는 머리카락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한편으로는 아깝기도 했다. 길렀던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게 아까운 게 아니라 저 머리카락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아깝고 속상했다.
하나. 지난 연인들 중 나의 긴 머리를 유독 좋아했던 이가 있었다. 앞서 말했지만 내 머리카락은 숱도 많고 굵은 편이라 대체로 단발을 고수하는 편인데, 그를 만나고는 머리카락을 자를 수 없었다. "소유는 가장 악질적인 속박인걸요."라는 책 속 문장을 여러 번 떠올리게 하는 그였다. 내가 머리카락을 자르는 걸 마치 자신의 목이라도 잘려나가는 것마냥 싫어했다. 그것 말고도 그는 나의 모든 걸 소유하려 들었다. 그 모습에 질려가던 어느 날이었다. 보란 듯이 짧게, 아주 짧게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타났다. 여름이었고 너무 더웠으니까. 흰 티에 짧은 반바지, 그리고 단발. 그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자르지 말라고 했잖아.'
그는 변한 모습으로 나타난 나를 노려보듯이 가만히 응시하더니 꼭 일본 여고생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욕일까 칭찬일까 에라 모르겠다 싶어 씩 웃었다. 그해 가을이 되기 전에 그와 헤어졌다.
하나. 지난 주말「딸에 대하여」라는 영화를 봤다.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이 영화화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시기를 고르던 중이었다. 소설을 얼마나 각색한 것인지 원작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영화는 영화로, 소설은 소설로 보자고 마음을 비웠다. 살면서 내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두 주인공을 만났다. 내가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라고 해서 그들의 삶을 삶이 아니라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자신이 경험하고 상상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의 세계를, 저토록 선명하고 생생한 세계를 부정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감정을 억누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비웃을 수 있는 것일까. 누가 감히?
그저 같이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그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울려펴졌다. 보는 내내 가슴이 아렸다. 살아있는 감각을 억지로라도 죽이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정상이라는 말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인가. 인기 없는 영화관이라 사람이 적어 다행이었다. 관객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자꾸 눈물이 났다. 영화가 끝나고 다리에 힘이 풀려 한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하나. 늘 같은 시간, 같은 벤치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를 알고 있다. 노숙하시는 것 같지는 않고, 새벽부터 이른 저녁까지 그 벤치에 가만히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멀거니 쳐다보고 계신다. 벤치에서 식사를 하고 계실 때도 있고, 가끔은 알 수 없는 말을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신다. 출근길에 한 번, 퇴근길에 한 번. 그분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시선을 오래 두지는 않는다. 항상 큰 교회 앞 벤치에 계셨는데, 오늘 집을 나서면서는 그분이 다른 벤치에 계신 걸 처음 봤다. 우리 집과 조금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한 벤치였다. 그늘이 있는 곳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조용히 그분을 지나쳤다. 홀로 외롭게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이 깊어졌다. 입고 계신 옷과 여러 개의 짐 가방을 보면 집이 없는 분 같지는 않았다. 그저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분 같았다(눈치를 받는 사람일까, 눈치를 주는 사람일까).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하나. 추석이 이렇게 더웠던 적이 있었나. 작년 이 시기에 나는 홀로 창원에 있었다. 그때는 이렇게 덥지 않았다.
하나.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는 공육파트가 있다. 함께 공(共), 기를 육(育)자를 써서 함께 성장한다는 조직의 철학이 담긴 부서다. 매월 초 공육 소식지를 공지로 업로드 하는데 이번 소식지에 세상에나! <그믐>이 실렸다. 읽고도 내 눈을 의심했다. 다들 알게 모르게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이 가득 차 올랐다. 다만 조회수가 아직 151이라는 게 아쉬웠다. 몇 백 명이 있는 조직에 고작 151... 아니야, 점점 더 늘어날 거야. 나도 그믐을 더 널리 알리고 싶어졌다. 그 동료에게 조용히 다가가 우리만의 암호를 속삭이고 싶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다루는 주제는 현실적이지만 정작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사건은 비현실적이다. 1편에서 보여줬던 팀의 케미가 이번에는 축소되어 아쉽다.
아침달 시집 40 (240901~240924)
❝ 별점: ★★★★☆
❝ 한줄평: 일상이 시가 되고 시가 일상이 되는 사람의 시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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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외투』 리뷰에서 시인은 일상에서 내내 말과 단어, 언어에 대해 생각하며 시와 하나 되어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다고 썼었는데, 이번 시집은 일상이 시가 되고, 시가 일상이 되는 그런 모습들이 특히나 더 눈에 들어왔어요.
✦ 특별히 더 마음에 들었던 1부와 4부의 시들. 생각날 때마다 들여다보고 싶은 시들이 참 많았어요. 김은지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너무나 평범해서 특별함이라곤 도무지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나의 일상도 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요.
✦ 임지은 시인의 발문도 정말 정말 좋았어요. 시인의 발문 속 문장을 가져와 김은지 시인에게 하고 싶은 말. ‘그래서 나는 당신이 아주 오래 시를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 24/09/24]
(*구리인창도서관 시인과 함께 걷는 길, 시시때때로 필사 챌린지 참여자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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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경을 쓰고
파란 타일을 보며 물장구를 치고 있으면
상관없어져
잘 알지도 못하는 다른 사람의 생각 같은 거
“비행의 경험이 낯설던 당시에 파리 하늘을 지나며 이중의 무지개와 비구름을 기록한 산문이 있다”
수영한 날 읽는 문장은
검은색이지만 투명하고
수면의 빛처럼 흔들린다
/ 「수영하고 나서 읽는 문장」 부분 (p.26)
✴︎
회의를 마치면
나는 창 속으로 걸어 들어가
투명한 파도가 쏟아지는 하얀 모래를 밟거나
푸른 오로라가 쏟아지니까
반팔 티셔츠를 입고
반바지를 입었지만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차피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지 못할 거라면
우리는 어제
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 「오로라를 보러 간 사람」 부분 (p.58-59)
✴︎
생강홍차에 대한 시는 잘 써지지 않았다
오래 다시 썼다
생강홍차에 대한 시가 잘 써지지 않아서
계속 계속 고치다가
그해 겨울을 달고 따스하게 보냈다
/ 「퇴고 못해도」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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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상자의 크기처럼 소원의 크기도 골고루
✎ 「네 번 환승해서 탄 전철에는 웹툰 읽는 할머니」
✎ 「눈 조금 내릴 수 있을까요」
✎ 「따뜻한 꿀물을 주머니에 넣으면 천천히 식는다」 ⛤
✎ 「빔포인터」
✎ 「수영하고 나서 읽는 문장」 ⛤
✎ 「심장처럼 생긴 과일」 ⛤
✎ 「기적이 일어났는데도 모르고」
✎ 「기억 경쟁」
✎ 「개화 시기」 ⛤
✎ 「굴뚝빵」
2부 연둣빛 소설을 꺼냈다
✎ 「곰에게도 안경을 씌워주었다」 ⛤
✎ 「언니가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 「오로라를 보러 간 사람」 ⛤
✎ 「거대한 건물이 아이들을 위해 냉방을 가동하고 있지만」
✎ 「가방을 선물 준 친구」
✎ 「가까운 미래 공원」 ⛤
✎ 「우리」 ⛤
✎ 「가을 다음 여름」
3부 어떤 말은 잠깐만 비밀
✎ 「토마토 빙수」 ⛤
✎ 「굿즈 나눔」 ⛤
✎ 「게시물 보관」
✎ 「미움받을 용기 냈다가 진짜로 미움받을 때」
✎ 「저작권이 있는 패턴」
✎ 「고양이 등장시키기」 ⛤
4부 내가 전에 말했잖아요
✎ 「퇴고 못해도」 ⛤
✎ 「자꾸 쓰게 되는 우산」 ⛤
✎ 「며는」
✎ 「돌고래도 장미를 좋아할 것인가」 ⛤
✎ 「뒷모습을 천천히 용기 낼 시간」
✎ 「무릎 보호대」 ⛤
✎ 「쇼츠」
✎ 「접시」
✎ 「아주 커다란 잔에 맥주 마시기」
✎ 「입장권」 ⛤
✎ 「로봇 중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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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북클럽에서는 그믐이 엄선한 좋은 책을 끝까지 읽고 질문에 대답하며 사유하는 힘을 기르실 수 있습니다. 그믐에서 추천하는 책을 함께 읽으며,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시간을 나누기 원하시는 독자 30명을 초대합니다.
*그믐북클럽은 15기부터 교보문고 구독서비스 sam 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래잡이도 문화인가
시험관 고기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죽음은 개인의 권리인가
자발적 장기 매매는 정당한가
근친상간을 법으로 규정해야 하는가
돈이 많으면 행복한가
우울증은 왜 사회적 문제인가
『더 나은 세상』은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개인의 갈등과 전세계가 마주한 사회적 갈등에서 나타나는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위의 질문들은 책에서 가져온 몇 가지입니다. 피터 싱어 교수는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이자 현대 실천윤리학의 거장으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세계 석학들이 논평을 기고하는 《프로젝트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를 비롯한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등 다양한 언론 매체에 발표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그의 글을 모아 엮은 책이 바로 <더 나은 세상>입니다.
무려 83가지의 질문들로 이루어진 책이에요. 이 책에서 던지는 윤리적 물음은 우리가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지,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하기 위해 지금 실천한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생각의 범위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인생의 긍정적인 전환점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 신청 안내 ●
- 모집 기간: 8월 21일(수) ~ 9월 18일(수) 오후 2시까지 (sam이용권을 받으시려면 오후 2시까지 추가 정보를 입력하고 참여 신청 버튼을 누르셔야 합니다.)
- 모집 인원 : 30명 + a (교보문고 구독서비스 sam 무제한30일 이용권을 30분에게 증정합니다. 책을 따로 도서관에서 대여하시거나 별도 구매, 또는 이미 가지고 계신 분들은 ‘참여 신청’만 누르시면 됩니다.)
암은 남성의 경우 두 명 중 한 명이 걸리고 여성의 경우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걸린다. 그럼에도 치료법은 제한적이고 30년 전의 방사선과 화학적 치료가 아직까지 유효하게 활용되고 있다.
암과 관련해서 신약 개발이 쉽지 않은 이유는 암세포의 변칙성 때문에 쥐를 비롯한 여러 동물군에서 효과가 있었던 솔루션과 혁신적인 신약들이 인간에게 적용했을 시에 그다지 효과가 없는 탓이다.
저자가 임상에서 만났던 이들의 사례들로 각 챕터가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챕터는 저자의 남편 이름이다. 살면서 암과 마주할 확률은 높고 대처 방법은 난감하고 희망을 적정선에서 정리하는 철학이 필요할 거 같기도 하지만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관련된 문제라 쉽지 않다.
특수청소를 하시는 분들이 내신 책들을 읽었을 때는 사람이 꽤 숙연해지니,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이라면 굉장히 정적이고 무거울 것 같은데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이니 그럴 일은 없다. 당장 첫 챕터인 기도와 저주 편이 너무 소름끼쳐서 - 역시 귀신보다 인간의 삐딱함이 훨씬 무섭다 - 대체 뒤는 어떻게 되려나 겁났는데, 점점 뒷표지에 쓰인 '휴먼' 비중이 커져서 다행이었다...절망과 희망에서 시라이가 재능과 열등감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괜히 가슴이 시리고...고독사라고는 해도 임종의 순간에 혼자였다는 것과 아예 그와 관계된 인간관계가 없다는 것은 다른 말이니, 특수청소가 필요한 물리적인 흔적과 더불어 타인에게 아무런 흔적을 안 남길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 비중이나 호불호에 큰 차이가 있을지언정...
초반에 이오키베는 죽은 이들이 내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생각한다 말하는데, 아마 세상에 수도 없을 고독한 죽음의 애환을 이런 이야기로나마 애도하고 풀어주려 하는구나, 괜히 혼자 짐작하고 조금이나마 후련함도 느낀다. 하긴, 이것도 살아있는 사람 생각이지 간 사람들의 사연들이 소설 하나로 공양이 되겠냐마는...
이걸 읽고 나니 에세이 내셨던 분들이 얼마나 자신의 고생을 짤막하게 줄여 쓰셨는가 느껴져 더 존경스럽다. 주의할 게 얼마나 많고, 육체적으로 오는 부담이 얼마나 많은지만 쭉 써도 벽돌책을 몇 권을 내실텐데...이런 거 보면 불평 좀 덜 하고 살아야 하는데 연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이 마음가짐 유지될지 확신할 수 없는 나는 약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