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도 제목이 의문문이면 신경이 쓰이는 마당에, 무엇을 구매했길래 이런 제목인지 궁금해서 읽었다. 법으로 금지된 품목이면 책으로 낼 수 없을테니, 주술도구 풀세트라던가 한옥 대들보(집만 넓다면 하나 세워놓으면 매우 폼나지 않을...까?) 같은 걸 상상했는데 그런 방향은 아니었다. 표지도 귀엽고, 다뤄지는 대부분의 것들은 생활용품부터 수강료까지 흔하게 들려오는 것들이다. 금년 읽은 기후 관련 책들을 떠올리면 가볍게 지름신 이야기를 즐겨도 될까 죄책감이 든다만, 일단 책을 들었으면 읽어야하니 별 수 없다.
인터넷에서 상품 후기 찾을 때는 이거저거 따지느라 긴장도가 매우 높은데, 속편히 들여다볼 때 남의 쇼핑후기는 재미있는 것이구나...길냥이와의 컨택을 위해 츄르를 구매해 휴대한다는 발상은 아예 해본 적이 없어 대단히 신선. 접근하려면 이정도 사전준비가 필요한가! 개인적으로 학습이나 문화체험에 들인 돈은 충동구매라던가 망한 소비로 안 치기도 하고(정말 하고 싶은지 혹은 내가 그걸 더럽게 못하는지 해보지 않으면 알 길이 없으니까) 이분들의 성공적 학습 사례들을 보니 접어두었던 '언젠가 배워보고 싶은 것들' 리스트를 다시 꺼내고 싶다. '피아노가 가지고 싶어서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구절에서는 그냥 박장대소. 알콜 스왑은 나도 쓰고 있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며, 책선물 이야기에서는 '아무리 생각해서 사준 책이어도 상대방을 만족시킬 수 없을 때도 있음' 대목에 옛기억 소환하며 과몰입. 읽기 전부터 기합이 너무 들어가서 그렇지, 웃을 부분도 많고 나름 유용 아이템 정보들도 얻었다. 과도한 지름은 환경 문제와 생활고를 초래할 수 있다만, '가성비 넘치게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 '뽕을 뽑는 소비'를 할 수 있다면 생활의 질도 높아지지 않을까. 일단은 있는 물건들 부지런히 써서 한계까지 본전을 뽑는 걸로!
변화무쌍한 실질세계에서 잘 살아내기 위한 방법 하나.
예술이 자리 잡고 있는 여분세계의 시선 갖추기.
결국 밥 먹여 주는 예술의 힘은 현실과의 스며듦을 통해 발휘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스며듦을 자각하느냐 못 하느냐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을테고 그 여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테지요.
예술가는 태어나는 것일테지만 예술을 제대로 해석하여 얻는 진정한 앎의 능력은 배워서 얻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습에 따라 세상을 재단하는 2차 언어를 뒤집어 쓰고 있다해서, 모호함이 주는 긴 여운을 견디기 힘들다 해서 너무 쉽게 포기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사변으로는 결코 가 닿을 수 없는 세계에 도달하는 언어, 의미 없어 보이는 듯 하지만 터무니 없지 않은, 모든 예술이 사용한다는 그 언어, '원초언어' 습득을 위해 더 애써볼랍니다~
https://www.instagram.com/p/DA2Duwvzz6Y/?igsh=MXQzaXpmOWVzZHd2aQ==
교통수단 납치극은 꽤 흔하지만, 주먹질 형사나 스티븐 시걸이 아니라 직원들이 힘을 모아 극복하는 작품은 처음이다. 초반부터 외부의 조력이 있긴 하지만, '절대 등돌리지 않는' 또 하나의 가족들이 만신창이가 되어가며 힘내는 모습 굿. 이 끈끈함부터 인물들 모델이 다 근무경험과 실제 동료들에게서 나왔다는 작가의 말에 부러움이 밀려온다...'항공사에서는 동료가 가족'이라고 이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니. 하긴, 인간 관계는 주고 받는 거니 작가가 좋은 동료여서 그런 인연이 있었던 거겠지. 부러우면 도를 닦어야지...
한편으로 악역들의 동기가 울적하여, 뒷맛이 썩 씨원하지는 않음. 그래도 달려가는 주인공들 쫓아가며 잘 보았으니, 작가 다른 책도 구해봐야지.
좌절하고 일어선 이후 인생의 가능성에서 어른과 청소년의 차이는 참 크니, 이제 와서 성장소설을 들여다보기보다 현실 적응이나 잘 하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좌절이 크면 어찌할 바 모르다가, 가끔은 무식하게 고집 부리며 바보짓하는 건 애나 어른이나 다를 바가 없으니 날개 꺾인 꿈나무가 넘어지고 일어서는 모습에 과도하게 공감했다가 웃음도 지어보고 '아 제발...' 이러기도 하면서 잘 읽었다. 본인이 마르팡 증후군 진단을 받고 이 책을 쓰기까지 짤막한 경로를 밝힌 작가의 말을 보고 또 찡해지고...
마지막에 자기가 가진 유일한 '멍청이같은' 원피스를 입고 레아가 하는 말에 실수투성이 이력의 어른은 참 많은 생각을 한다. 꿈을 이룰 수 없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보냈던 시간들이 행복이고 별들을 스치는 행운이라는 말...이 삭막한 세상에 무슨 꿈같은 소리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아 일어날 수 없는 경우도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이런 세상이니 어른들이 더 많이 젊은 미래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도, 가버린 사람들과 같은 시간을 살았던 것이, 실패한 그 시간들이 별들을 스치는 엄청난 행운이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이라...
오늘 날씨 때문인가 과몰입 때문인가 별소리를 다 한다. 나중에 이불킥할까 싶어 이런 잡문은 스킵할까 했다가, 어차피 블로그 올린 글들 다 거기서 거긴데 못 올릴 건 또 뭐야. 이 글이 잡스러워 그렇지 좋은 책 잘 읽었는데 뭐...
현직 의사이며 개인 투자자가 쓴 주식 투자에 관한 뭔가 잡기술에 가까운 책. 뭔가 차트를 읽고 매수 매도 타이밍에 관한 내용 외에 2%룰 등 자금 관리의 측면에서 주식 투자를 접근하는 부분도 흥미 요소.
직장인 투자자 블로거의 블로그 주식 투자 관련 모음집. 최근 왜 이런 책들을 읽고 있는가 자문하게 되는데 피트니스에서 운동할 때 무지성으로 오디오북을 듣는다. 최근 알고리즘이 선정하는 책들이 이런 주식 투자 관련 오디오북.
2021년 출간된 책이라 현재 시장과 안 맞는데 당시 저자의 미래 예측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가쓰라 경부가 식사 대신 먹는 달콤한 빵과 카페오레만 생각난다. 맨날 야근하면서 이런 거만 먹다가는 가속노화로 조만간 의문사하실 듯.
웹드라마 작가인 김사라의 작법서. 그의 작품을 보지 못해서 모르겠는데 제목의 호들갑만큼이나 산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