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연극 본다고 세상과 단절하고 있다가 핸드폰을 다시 켜보니 피드에 온통 한강 작가님 얘기밖에 없었다. 노벨 문학상이라니! 나만 빼고 다 축제 분위기였다. 한강 작가님, 진짜 멋지심.
그런 의미에서 한강 작가님의 수상을 축하하며 올리는 한강 포스팅. 안타깝게도 나는 작가님을 뵌 적이 없다. 그래서 한강 공원을 대신!
가을 날씨가 좋아서 한강 공원을 찾았다. 겨울 되서 또 꽁꽁 얼어붙기 전에 작가님들과 가진 야외 힐링 타임.
<술, 맛, 멋>의 김혜나 작가님 <안주잡설>의 정진영 작가님 그리고 <굶어 죽지 않으려는 초보 사장의 식사 일기>의 어설픈 식도락가, 나도. ^^
다 함께 모여 한강 라면 (작가님 생각이 또 나네요. 죄송) 에 치킨, 피자까지 흡입했다. 2차는 분위기를 바꿔 라따뚜이와 감바스까지 우아하게 즐기고. 3차는 못 갔지만, 위스키로 멋지게 마무리하셨다고.
날씨가 흐려서 더 운치 있었던 하루! 다음 번엔 한강 공원에서 한강 작가님 읽는 모임이라도 진짜 기획해볼까 싶다.
참, 한강 공원 가는 길에 강동원 마주쳤다. 여전히 인기 많더구먼. 하핫
p.s 주의 : 오늘의 포스팅은 유난히 낚시가 많습니다
세 번째 수업.
공휴일이 화요일로 끼어있어서 2주에 한 번씩 모이고 있다.
낭독 강의가 없어서 긴장감도 풀어지고 오랜만에 하려니 자꾸 빨라지고 말을 더듬었다.
왔다 갔다하는 일정도 거의 마무리 돼가고, 여행 후유증도 사그라지고, 회사에 급한 일도 쳐냈다. 사실 낭독 수강을 멈춘 게 가장 큰 마음의 평안. 그치만 여유가 생기니 허하다. 잘못된 선택일까 싶은 걱정도 든다. 안과를 다녀온 후 책도 쉬고 있다. 눈을 덜 쓰려고 책을 놨는데 멍하게 영상을 더 본다. 나을 건 없겠다.
소곤님이 마지막에 낭독회 이야기도 해주셨다. 누리님 언제 해~~ 하시면서 기다리셨다는데 너무 귀여우시고 고마웠다. 그 날 낭독회 때 내 낭독은 자신감 있고 잘하셨다고 코멘트 해주셨다. 의외다. 그날은 그랬구나. 자신감이 있었구나. 그리고 낭독 강의를 1년 수강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닌데 1년을 해야 기회도 많이 오고 많이 배운다고 소곤님이 내가 수강을 안하시는 게 본인이 다 아쉽다고도 말씀하셨다. 흑흑. 그치. 끝까지 해내면 좋았을 텐데... 그런데 억지로 PT 수업 끊어 놓고 수업 때만 운동하러 가는 수강생이 된 것 같아서 멈췄다. 돈값을 못한다고 생각했다. 자꾸 비교하고 움츠러드는 내가 싫었다. 그래도 계속 했어야 했나? 모르겠다. 다시 책을 읽어볼까. 불안과 고민, 의심 없이 이입해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읽어도 될까. 어떤 태도로 책을 대해야 할지. 이것도 아직 모르겠다.
-
어서 편지를 쓰고 싶다. 편지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해야 할 답장이 있다.
-
📍 발음
저자거리 [저잗꺼리]
국회의원 [구쾨이원]
정신의학적 [정시니학쩍]
"온라인 북클럽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독서 모임을 만들고 싶은데,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온라인 북클럽에 관해 이런 질문들을 많이 받습니다. 마침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독서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
10월 23일(수),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제 2회 <2024 출판 인사이트 포럼>이 열립니다. '감소의 시대, 더 잘 읽히기 위한 읽기예보' 포럼 인데요, '읽기 예보'라니 작명 센스 재밌지 않나요?
포럼은 전영수 교수님과 김지원 기자님께서도 함께 하시어 출판과 읽기 문화에 대한 새로운 전망과 제안을 들려주신다고 합니다. 저도 온라인 북클럽 운영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해 주세요. 곧 뵙겠습니다!
'지금 깜빡한게 없는가?' 혹은 '잃어버린 것은 없는가'
30초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분명히 무언가를 놓치고 있을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늙어가고, 비슷한 시기에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몇몇은 불치의 병으로 20대에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고, 교통사고로 떠나기도, 스스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죽음 뿐만이 아니다. 연인이 생기고 결혼과 출산을 하면서 각자의 다른 세상으로 떠나버리기도 한다.
이렇듯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의 상실감은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을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인 이 책은 '노르웨이의 숲' 보다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서른 일곱의 와타나베는 비행기에서 첫사랑 나오코가 좋아했던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을 들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17살 때 주인공 와타나베와 나오코는 절친이자 연인인 기츠키의 자살을 경험한다. 대학에 입학하여 우연히 와타나베와 만난 나오코는 주인공과 1년의 시간을 보내며 가까워지고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같은 아픔을 공유한 와타나베를 통해서도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한 나오코는 심리치료를 위해 요양원에 들어가게 된다. 그녀와 사랑에 빠진 와타나베는 나오코가 치유되기를 희망하며 방학 때 종종 그녀를 찾아가며 기다린다. 그러나 결국 그녀 또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와타나베가 스스로의 위치를 혼란스러워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기츠키의 자살로 시작되서 나오코의 죽음으로 마무리 되는 이야기의 큰 흐름속에서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상실을 겪는다. 와타나베를 사랑하게 되는 미도리는 부모의 죽음을, 엘리트 상급생인 나가사와는 여자친구 하쓰미의 자살을 경험한다. 나오코의 정신적 지주인 중년 여성 레이코는 과거 프로연주자로서의 커리어와 레즈비언 사이코패스 소녀에 의해 단란했던 가정마저 잃어버리고 요양원에 들어갔다.
모두가 무엇인가를 잃어버린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찾아오는 방식은 다르다. 미도리처럼 부모가 갑자기 투병하다 죽는 것처럼 교통사고와 같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하쓰미처럼 이기적인 남자친구인 나가사와를 어쩔 수 없이 사랑하고, 그렇게 될지 알면서도 상실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고통은 한 개인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운명처럼 느껴진다. 전혀 예상할 수 없이 이상한 부분에서 불쑥 찾아오기도 하지만, 알면서도 저항할 수 없이 그러한 방향으로 떠밀리듯 흘러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한 운명에도 위로되는 것은 아픔을 공유하는 다른 인간의 사소한 배려일 것이다. 홀로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는 미도리를 위해 와타나베는 몇시간만 쉬다오라며 그녀를 대신한다. 이러한 배려를 가지고 있기에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그에게 마음을 연다. 도쿄대 법대의 엘리트로 계층의 차이가 있는 나가사와도, 성별이 다른 많은 여성들도, 20년의 나이차이가 있는 레이코도 모두 그를 특별한 존재로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린다는 상실은 또 다른 것을 얻는 출발이기도 하다. 와타나베는 나오코를 상실함으로써 미도리와 온전히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놓친다는 것은 빈손으로 다른 것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연인 레이코가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상실을 연달아 겪고 요양원으로 소외된다.(피아노 연주자로서의 능력과 가족의 상실) 그런 그녀는 나오코를 도움으로써 와타나베를 알게되고, 그로인해 다시 세상으로 나가가게 된다. 운명처럼 찾아온 불행에 상처입지만, 다른 인간과 도움을 주고 받음으로써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삶이란 끝없는 상실의 연속일지 모른다. 어느덧 지나버린 10대의 학창시절이나, 20대의 치기어린 젊음,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의기투합했던 그때, 당연하게 느껴졌던 건강은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잃어버리기도 하고 자연스레 놓치기도 한다. 모든 것이 아쉽고 안타까우며 측은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운명을 공유하고 위로하는 와타나베와 같은 친구가 있어서 우리는 또 다른 것을 얻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는 누구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며 함께 살아갈 것인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관한 비평(평범한 사실에 기반하고 새로울 것도 없지만 놀라운 스토리텔링 등등)이 이 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모건 하우절이 책을 재미있게 쓰는 것만큼은 인정.
달이 사그라지는 마지막 날, 여리지만 서정적인 단단함을 로고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엑스의 훵키클리닉 님이 우리의 의도를 정확하게 간파해 주셨다.
평소 '그믐'이라는 이름을 예쁘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한글날을 맞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하거나 투자 기회를 얻기 위해 서류를 제출할 때면, 우리 회사 이름이 참가 단체 중에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회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위해 또 세련된 느낌을 주기 위해 영어도 된 이름을 사용한다.
그믐도 해외 사용자를 아예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빔밥이 mixed rice 가 아니고 bibimbap으로 불리듯, '그믐'이라는 이름 역시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원래 생각했던 gmm.com 도메인을 놓친 것이 정말 아쉽다. ‘gmm’은 ‘그믐’을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도메인이었지만, 이미 다른 이가 선점하고 있어 고심 끝에 ‘gmeum’이라는 도메인을 골랐다.
제 소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 네이버웹툰에서 웹툰으로 만들어집니다. 제 저작권 에이전시가 네이버웹툰이기 때문에, 네이버웹툰을 통해 네이버웹툰에 판권을 판매한(웹툰 이용허락 계약을 맺은) 셈입니다.
<5년 만에 신혼여행>이 웹애니메이션과 에세이툰으로 만들어진 적은 있었는데, 소설이 웹툰이 되는 건 처음이네요. 어느 웹툰 작가님이 그려주시는지 지금은 공개할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다른 작가님들과 영화감독님, 제작자 분들과 함께 저작권 포럼에 패널로 참석 했었어요. 그때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해츨링 작가님이 하신 말씀을 듣고 놀라면서 부러워한 적이 있습니다. “웹툰 업계는 시장 규모가 커져서 영상화에 예전만큼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분야 원작 판권을 사서 웹툰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요(표현은 조금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해에 제가 그 덕을 보네요.
중간에서 애써주신 네이버웹툰, 문학동네 관계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웹툰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네요!
#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 #웹툰화
셰익스피어를 키워드 삼은 런던 문화기행. 해박한 지식에 재치 있고 생생한 설명, 편안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 무엇보다 저자의 셰익스피어 사랑, 연극 사랑 덕분에 기분 좋게 읽었다. 셰익스피어 덕후가 아니라도 재미있다. 나는 실제 런던 여행보다 이 책이 더 즐거웠다. 공연 기획자인 저자는 연극판에서 일하다 무작정 런던으로 떠나 셰익스피어가 걸었을 거리를 걸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