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특유의 산뜻하게 비꼬는 어투가 더 도드라지는 노생거 사원. 오만과 편견 이전에 쓰인 작품답게 문장은 조금 더 어질하고 주인공은 평범할정도로만 모자라다. 1부 34페이지까지 주인공에게서 리지양의 면모는 보이지않고, 되려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떠드는 화자에서 그의 잔상이 보인다.
아무튼간에 소설의 맥락과 관계 없이 쉼없이 떠들면 이루어진다는 문장이 맘에 들어 기록한다. 내 삶도 이렇게 풀렸음 싶어서.
하인라인의 소설에는 자유와 선택의 내용들이 자주 나온다.
우리는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얼마나 자유로울까.
우리는 우리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때론 사고와 가치판단의 방향성이 정해진다.
나 자신의 사회적 위치, 다른 사람과의 관계,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배운 도덕과 상식,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 등.
우리는 이런 것들에 의해 은근히 본심과는
다른 방향으로 행동하고 말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그런 요소들도 결국 절대적이지 않으며
상황과 시간과 장소에 따라 유동적이고 변한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면 세상에는 절대적인 건 없는 걸까?
유일하게 절대적인 것은 순수한 나 자신의
사고와 주관과 정의에 기반해 내려진 판단 뿐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처럼 오직
이 순간에 그것이 옳다고 믿는 나 자신의 의지만이 나에게 절대적인 존재다.
그 외의 모든 것은 '나'가 아니다.
작가는 무언가 옳다고 여겨져서, 맞다고 여겨져서,
남들이 그렇다고 해서가 아닌
나 자신의 양심과 사고와 도덕에 의해 옳다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만이 절대적이며
그 속에서 순수한 '나'와 자유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로고진의 집에는 죽은 그리스도의 그림이 있다. 그리고 그 그림에 오버랩되듯 ‘러시아의 그리스도’는 정신적 죽음을 맞이한다. 삶을 향한 정열도, 사회를 향한 순수함도 모두 빨아들이는 한여름의 어둠은 섬뜩하다. 그의 집은 곧 무덤과도 같다.
우리 사회가 합리성과 이성을 바탕으로 발달해온 것은 자연의 법칙인가, 그리고 그 끝은 초월적인 사랑과 연민도 무마시킬 정도로 어두울뿐인가? 책을 덮고난 뒤면 질문들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