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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 꽈배기의 멋 (최민석)

『꽈배기의 맛』보다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작가는 후기에서 “흰머리가 하나씩 생길수록 ‘유머의 모발’이 하나씩 줄어가는 기분”이라고 했는데, 나한테는 이 책의 유머 머리숱이면 딱 적당한 듯싶다.

꽈배기의 멋
꽈배기의 멋
'이 계절의 소설' 프로젝트를 알리는 기사를 소개합니다

소전문화재단과 그믐이 함께하는 '이 계절의 소설' 프로젝트를 알리는 기사를 소개합니다  


[문학뉴스] 2023.06.05 장편소설 생태계 구축 일환 ‘이 계절의 소설’ 선정


[노컷뉴스] 2023.06.07 소전문화재단, 장편 소설 생태계 구축 '이 계절의 소설' 선정


6인의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이 계절의 소설] #1



------ 기사 내용 ------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소전문화재단(素磚文化財團, 이사장 김원일)은 6월부터 '내일의 고전'을 쓰고자 하는 장편소설 작가, 깊이 읽는 독자들과 '장편소설 담론'의 장을 형성하기 위한 <이 계절의 소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 계절의 소설〉은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독자와 비평 담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으로 독자들의 주도로 매달 진행되는 '이달의 소설' 세션과 평론가들이 분기별 1회, 1년에 총 네 번 대화를 나누는 '이 계절의 소설' 등 두 가지로 진행된다.

 

2016년 12월 설립된 소전문화재단은 다양한 독서 장려 활동과 작가 지원 사업을 펼쳐 왔다. 특히 시대를 넘어서는 장편소설 집필을 독려하기 위해 창작지원금과 취재비, 특별 고료를 후원하는 〈문학과 친구들〉, 집필 공간을 제공하는 <상주작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으며, 문학 레지던시도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계절의 소설〉은 문학도서관 소전서림(관장 황보유미)과 독자들이 매달 선정하는 '이달의 소설' 세션과 1분기를 대상으로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이 계절의 소설' 두 파트로 진행된다. '이달의 소설'은 문학도서관 소전서림을 통해 이달의 소설 선발대 최대 100명을 모집, 이들에게 매달 한 권씩 1년에 12권의 신작 장편소설을 발송한다. 독자들은 소전서림이 매달 선정하는 신작 장편소설 10~20여 종 중 자신이 선정한 작품을 읽고, 다음 달까지 30자 정도의 짧은 감상문을 쓰고, 그 작품이 미래에 고전이 될 것인지 가늠하는 점수를 부여한다.

 

선정 기준은 해당 작품이 '미래에 고전이 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고전지수'를 주는 데 가장 큰 중점을 둔다. '고전지수'는 △주제의 보편성 △구성의 탁월함 △문체의 예술성 △인물, 사건의 문제성과 새로움 △다양한 해석의 가능 여부 등 5개 항목에서 각 1~5점을 부여한다.

 

'이 계절의 소설'을 진행하는 평론가 6인은 3개월마다 두 차례씩,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 '그믐'(대표 김혜정 www.gmeum.com)에서 좌담을 진행한다. △첫 모임은 지난 2일부터 29일 동안 열리며, 공유된 신작 장편소설들 목록에 대한 인상평과 트렌드에 대한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중 깊게 읽고 토론하고 싶은 작품을 선정해 '어떤 작품이 고전이 되는가', '장편소설의 미덕은 무엇인가'와 같은 논의도 같이 진행된다. △두 번째 모임도 29일 동안 열리며, 첫 번째 모임에서 고른 장편소설 2, 3권을 다 같이 읽고, 최종 토론을 통해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하며, 소전서림에서 오프라인 북토크를 진행한다.

 

'이 계절의 소설'에 참여한 평론가들 토론은 모두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별도 회원 가입 절차 없이도 누구나 인터넷으로 그믐 사이트에서 논의 과정을 볼 수 있고, 모임이 종료된 뒤에도 대화 내용은 모두 사이트에 남아 장편소설 비평 아카이브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계절의 장편'의 오프라인 북토크(박혜진-좌장, 강보원, 소유정, 조대한, 전기화, 한소범)는 8월 26일 오후 7시 소전서림에서 열리며 참여 신청은 소전서림 인스타그램을 참고하면 된다.


그것이 불법이라면 이 글은 합법인가?

조지 오웰은 1984에서 "이제 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법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니까."라고 하면서 전체주의 사회의 두려움을 경고하였다. 다행히 21세기가 되어 전체주의의 세력은 이전 시대보다 더욱 약화되었고 그리하여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권력자는 오늘도 불법을 엄벌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범죄자를 처벌해야 질서가 유지되어야한다고 말한다. 무슨 법률 위반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무죄 추정의 원칙도 말하지 않는다. 삼권분립의 원칙마저도 잊어버린듯하다. 그야말로 카프카적인 세상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모두 범죄자로 선고받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그리고 법정에 끌려가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법이 있기에, 이제 불법이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법률이라는 권력에 저항할 의지를 상실한 채 혼자서 외로워하며 두려워하고 타인의 호의를 뿌리치게 된다. 그리고 위정자들은 그러한 현상에 편승하며 이득을 얻어가고 썩어가는 창고에서 약자들의 물건을 갈취하며 자유롭게 살아간다.





"그런 무죄 판결이 물론 있었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확인하기는 무척 어려워요. 법원의 최종 판결은 공개되지 않고, 판사들조차 그것을 볼 수 없어서, 옛날의 판례에 대해서는 전설로만 전해 올 뿐이죠. 그 전설에는 실제적 무죄 판결의 예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그것을 믿을 수는 있어도 입증할 수는 없어요."


  • 소송, 199p(펭권북스)
소송(펭귄클래식 15)
소송(펭귄클래식 15)
596. 꽈배기의 맛 (최민석)

전체적으로 다 재미있었지만 살짝 더 진중한 뒷부분이 취향에 보다 맞았다. 먹는 얘기를 아주 맛있게 잘 쓰신다. 좋아하지도 않는 생선구이가 먹고 싶어졌다. 글 안 쓰는 작가는 변비 환자와 같다는 말에 동감.

꽈배기의 맛
꽈배기의 맛
595. 마르크스 (피터 싱어)

마르크스보다 싱어가 궁금해서 펼치게 된 책. 마르크스가 옳았는지, 여전히 유효한지를 말하는 10장, 11장이 핵심이다. 피케티의 분석과 마르크스의 주장을 비교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마르크스(전면개정판)(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28)
마르크스(전면개정판)(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28)
594.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 (피터 싱어 엮음)

기본적으로 동물권 신장에 찬성하는 독자를 대상으로 하며, ‘이유들’보다는 기본 개념과 실천 전략의 방향을 설명하는 부분의 비중이 높다. 세미 채식주의를 실천하면서, 종차별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거기에 ‘차별’이라는 말을 써도 되는 건지 계속 고민 중.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
593. 효율적 이타주의자 (피터 싱어)

즉흥적인 일회성 기부와 감성에 휘둘리는 이타주의를 벗어나 이성적으로 이타적인 행동을 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는 데에는 더없이 찬성. ‘무리하지 말고 실천하자, 의도보다 결과를 따지자’는 주장도 강력하다. 그런데 이게 어느 선을 넘어서면 궤변 같은 영역에 이른다. 그런 면에서 도덕적 직관도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싱어의 견해들에 무척 감화되었지만, 동시에 그의 주장이 아직 미완성이라고 여긴다.

효율적 이타주의자
효율적 이타주의자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_장강명

p.17p ★

 비유하자면, 아주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과 비슷해. 이미 내용은 다 알고, 그걸 바꿀 수도 없어. 하지만 그렇다 해도 매번 읽을 때마다, 중요한 대목에서 새로운 감흥을 느낄 수 있잖아. 주인공이 나중에 행복해진다는 걸 알아도 슬퍼질 수 있고, 사건 진행 속도를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있지. 원하는 속도로 읽으면 되는 거니까. 중간에 멈출 수도 이고, 어떤 페이지를 읽다가 다른 페이지로 건너뛸 수도 있고, 앞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 시간이란 게 책처럼 통째로 펼쳐져 있으니까.

 그럼 보통 사람들의 인생은 어떤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으로 보는 거랑 비슷한 건가? 여자가 다시 물었다. 앞으로 어떤 장면이 나올지도 모르고, 속도를 조절할 수도 없고. 중간에 멈출 수도 없는?

 아, 비유 좋네.


p.19 ★

 있잖아, 그러면. 그렇게 모든 순간을 동시에 사는 거라면. 여자가 말했다. 넌 네가 어떻게 죽는지도 알겠네?

 응. 알아. 

 어떻게 죽어?

 편안하게. 남자가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좋겠네. 편안하게 죽어서.

 죽는 순간에는 딱 그렇게 죽기를 바랐던 것 같아.


p.21

아무튼. 그 이름 바꾼 일이 보람이라는 이름 달고 한, 제일 보람 있었던 일이야. 그래서 그뒤로는 보람을 못 느끼는 걸까?


p.26 ★

작은 보람과는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름이 같은 아이와는 가급적 친해지고 싶지 않았다. 멋부리고 나가는 날마다 같은 옷을 입은 여자를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기분이었다.


p.29

여자는 큰 보람과 작은 보람을 만들고 난 재료로 자신을 만든 것 같다고 생각했다.


p.82 X

 도대체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내가 호치키스 같은 거라도 하나 발명하면 세상에 태어난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난 그런 것도 발명하지 못하잖아. 그냥 학습만화 말풍선의 위치를 잡고 오자를 교정하는 사람이잖아. 인류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내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삶이 나아진 사람이 있을까. 난 그냥 일벌 한 마리인 거야. 여왕벌을 위해 나무를 돌아다니며 열심히 꿀을 따지. 나 같은 게 천 마리, 만 마리, 십만 마리가 더 있어. 다른 일벌한테, 아니면 여왕벌한테, 내가 무슨 의미일까. 


p.87

 어떤 관계의 의미가 그 끝에 달려있는 거라면, 안 좋게 끝날 관계는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하는걸까? 그 끝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과정이 아름답고 행복하다 하더라도?

 우리가 안 좋게 끝나? 여자가 물었다.

 너는 어떤게 좋아? A, 약간 짧지만 완벽하게 기승전결이 되고 아련한 마음으로 헤어지는 인연. B, A하고 똑같은 기간을 보낸 다음에 조금 더 시간이 추가되는데 끝날 때 굉장히 안 좋게 끝나는 관계. 

 시간이 얼마나 추가되는데? 

 글쎄. 하루 정도라면?


p.99 ★

 너는 너랑 이름이 같았던, 그 중동 항공사에 다니는 동창 이야기를 들을 때 기분이 어땠어? 남자가 물었다.

 부럽지. 부럽고, 나는 왜 그렇게 살지 못할까, 그런 생각이 들지.

 난, 꼭 내가 두 사람이 된 것 같아. 또 한 사람의 내가 지금도 벌통을 실은 트럭을 몰고 있을 것만 같아. 아카시아니 유태치 싸리니 그런 꽃밭을 찾아서. 올해는 예년보다 날씨가 쌀쌀한데 그때 그 꽃밭에 꽃이 피었을까, 그런 걸 고민하면서. 아무도 이름을 묻지 않는 길 위에서. 


p.140 X

 그건 초승달이야. 초승달도 아침에 떠서 저녁에 지지만 그믐들이랑 미묘하게 뜨는 시각이 달라. 초승달은 해가 뜬 다음에 떠서, 해가 지고 나서 조금 있다가 져. 그때 볼 수 있는거지. 그믐달은 해가 지기 전에 사라져. 

 해가 지기 전에 사라져. 여자가 남자의 말을 반복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더 길어졌다.


p.144 ★

나한테 남은 문제는 이거였어. 네가 이 마지막 때문에 우리 관계를 온통 불행했던 것으로, 비극적인 것으로 기억하지 않을까? 보통의 시간 순서로 삶은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서사와 결말을 중시하잖아. 어린 시절 행복하고 노년에 불행한 것보다 그 반대를 선호하고, 수십 년을 기다린 아버지와 딸이 마지막에 잠시라도 꼭 만나야 하고.


p.148

지금까지 내가 해온 모든 거짓말들은 다 잊더라도, 이 말만은 기억해줬으면 해. 널 만나서 정말 기뻤어. 너와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들이었어. 난 그걸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 고마워. 진심으로. 

그러고 나서 남자는 화면을 보며 잠시 머뭇거렸다. 여자에게 하는 말이 너무 짧아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더 보탤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 말들은 거짓이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너무 잔인한 진실도 안 되었다.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같은 말들. 사실 남자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시공간 연속체 속에서 그 모든 일을 몇 번이고 다시 겪고 있는 중이었다.


p.161

여자는 땅에 붙어서 개미보다 작은 크기로 꾸물거리는 사람들과 도로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자동차, 그리고 멈춰버린 듯한 강물을 보다가 문득 자신의 소원을 깨달았다.

 훨훨 날아가고 싶어. 나의 시간을 살고 싶어.

 자유로워 지고 싶어. 





p.165 - 수상소감 중

제가 소설을 쓰는 첫 번째 이유가 돈인 것은 아닙니다. 세번째 이유쯤 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인생을 걸고 어떤 일을 할 때, 세번째 이유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 이 밥벌이의 싸움을 피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그것이 첫번째, 두번째 전장을 가벼이 여긴다는 의미가 아님을 잘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 계속 싸워서 글과 돈을 열심히 벌어보겠습니다. 쓰고 싶은 설을 다 써서 더이상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까지, 굶어죽지 않고 살아남겠습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번역가의 인생책 함께 읽기 ③

책으로 하는 세계 여행,

번역가의 가이드로 함께 떠나요.


<번역가의 인생책> 마지막 시간입니다. 송은주 번역가와 함께 데이비드 미첼의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읽어봅니다. 혹시 SF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2013) 보셨나요?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이 바로 이 책입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데이비드 미첼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서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묘하게 얽힌 여섯 개의 퍼즐 조각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흥미진진하지 않나요? 이 책을 번역한 송은주 번역가도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무척 좋아하신다고 해요. 


송은주 번역가와 함께 데이비드 미첼의 독창적이고 방대한 스토리의 세계로 떠나실 분! 지금 신청 해주세요 :) 참고로 이 책은 총 2권입니다. 읽고 싶었지만, 읽을 양이 방대해서 엄두가 안 나셨던 분들도 이번에 <번역가의 인생책>에서 함께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송은주 번역가와 <클라우드 아틀라스> 함께 읽기



신청 기간 6/13(화)까지 (위의 링크를 클릭하면 ‘참여 신청’ 하실 수 있습니다. 

모임 기간 : 6/14(수)~7/12(수) (모임은 29일간 열립니다. 참여 신청을 하시면 그믐의 알림과 개인 이메일로 모임 진행 상황을 안내해 드립니다.)


7월 6일에는 송은주 번역가와 함께하는 북토크가 열립니다. 북토크 신청은 초콜릿책방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하실 수 있습니다. 신청 관련해서 모임과 그믐 SNS를 통해서도 전달드릴게요. 

*오프라인 북토크 : 7월 6일(목) 저녁 7시, 초콜릿책방(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송은주 번역가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건국대,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광대 샬리마르』『공포의 헬멧』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모든 것이 밝혀졌다』 『미들섹스』 『순수의 시대』 『집으로 가는 길』 『종이로 만든 사람들』 등이 있다.



번역가와 ‘함께 읽기’란!

-각자 읽을 책을 준비합니다. 

-모임지기인 송은주 번역가가 이끄는 방식에 따라 29일 동안 책을 함께 읽습니다.

-번역가가 던지는 책에 관한 질문에 답해봅니다.

-그날 읽은 분량에 대한 소감을 남기거나, 좋았던 문장을 공유합니다. 다른 참여자들의 단상을 읽고 내 생각을 보탭니다.

-책에 관해 깊고, 맥락 있는 대화를 서로 나눕니다.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그믐의 홍보 활동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참여 관련 궁금한 사항은 gmeum@gmeum.com으로 문의 주세요

[9] 열외인종 잔혹사 - 주원규 (2023. 2)

읽을 당시 일본에 두 세달 체류하고 있었다. 낡고 좁은 일본 지하철에서 오며가며 잘 읽었다. 일어를 전혀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사회로부터 열외된 자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읽었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노숙자, 인턴사원, 자퇴청소년, 애국보수 어르신으로 우리 주변에서 종종 뵙는 분들이다. 소설에서 이들은 사회로부터 열외된 존재로 표상된다. 소설은 이들이 종말론에 근거한 일종의 종교적 축제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르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장르소설로 분류할 정도는 아니다. 작가의 의도인지 알 길이 없으나 이러한 중간 정도의 장르적 성격이 나는 조금 아쉬웠다. 장르적 성격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이 서로 더 얽혀서 복잡한 플롯을 구성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음 근데 그랬다면 작품의 의도와는 많이 멀어질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반대방향으로 인물의 수를 줄이고 개별 인물들의 이야기를 좀 더 비중있게 다뤄서 사회비판적 성격을 강화하면 어땠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인턴사원 윤마리아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었다.) 아무튼 나로서는 양쪽 다 조금씩 덜채워졌다고 느꼈다. 물론 그런 성격이 이 소설을 독특하고 매력적이게 만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아마 그런 점이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여러 이유 중 하나일 거라 본다.


실제로 순문학 / 장르문학의 구분이 흐려지는 경향이기도 하고, 두 구분이 항상 충돌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체로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이 소설을 읽을 때는 두 구분을 다시금 떠올리고 한 쪽을 더 강하게 밀고가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다.


아쉽다고 많이 썼지만 사실 술술 넘어가는 재밌는 책이다. 다 읽고 나서는 호기심이 생겨 작가의 이력이나 인터뷰 몇개를 찾아보기도 했다. 소설의 적나라한 묘사나 블랙코미디스러운 분위기를 생각하면 작가가 온화한 인상의 목사라는 점은 놀랍다.


여담으로 소설 속 데이비드교의 축제는 종말론에 심취한 다윗교도들이 1993년에 벌인 웨이코 공방전을 떠올리게 한다.

열외인종 잔혹사
열외인종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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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번개] ‘책의 날’이 4월 23일인 이유! 이 사람들 이야기해 봐요![온라인 번개] 2회 도서관의 날 기념 도서관 수다
🌸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표지의 책 3
[책증정/굿즈] 소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을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블라섬 셰어하우스 같이 읽어 주세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이 별이 마음에 들어>김하율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왔어요.
[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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