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의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이 계절의 소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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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들은 많이 탄생하는 시대가 따로 있는 걸까요, 아니면 시간에 따라 꼬박꼬박 일정한 비율로 나오는 걸까요. 고전은 고립된 천재의 머릿속에서 어느 순간 뚝딱 튀어나와 갑자기 불멸의 지위를 얻는 걸까요, 아니면 창작자가 영감을 받고 작품이 발견되는 복잡한 비평공동체 안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걸까요.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답이 명확한 질문들입니다.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은 이렇게 던지게 됩니다. 지금 한국은 시간을 버틸 작품을 풍성하게 탄생시키는 사회인가요? 한국문학 독서공동체는 잠깐의 흥행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목표로 삼는 작가를 응원하고, 그들이 긴 호흡으로 쓴 작품을 시간을 들여 충분히 검토하고 있는지요? 소전문화재단은 2016년 12월 설립 이래 다양한 독서 장려 활동과 작가 지원 사업을 벌여 왔습니다. 특히 시대를 넘어서는 장편소설을 바라는 마음으로 장편을 쓰려는 작가들에게 창작지원금과 취재비, 특별 고료를 후원하는 〈문학과 친구들〉, 집필 공간을 제공하는 상주작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으며, 문학 레지던시도 설립 준비 중입니다. 이번에 시작하는 [이 계절의 소설]은 이 계절에 주목할 만한 장편소설을 고르고, 그에 대한 다양한 비평과 논의를 진행하고, 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6명의 평론가들이 모여 3개월마다 두 차례씩, 여기 그믐에서 독서모임을 열고 29일간 좌담을 벌입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작품에 대한 발견과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첫 번째 모임은 지난 3개월간 출간된 장편소설 중 다루고자하는 십여권의 소설을 정하고, 짧은 인상평과 전반적인 기대, 요즘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두 번째 모임에서 깊게 읽고 토론하고 싶은 2-3권의 책을 고릅니다. 두 번째 모임은 선정된 2-3권의 책을 같이 읽고, 그 소설에 대하여 6명의 평론가들이 깊은 비평과 논의를 진행합니다. 세 번째 모임은 앞선 두번의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독자들과 소통하는 오프라인 대담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금 출간되는 장편소설과 작가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고, 작품에 대한 논의를 풍성하게 키우고 싶습니다. 이런 활동이 시간을 버티는 작품을 쓰겠다고 다짐한 작가들에게 작은 응원이 되기 바랍니다. 당대 문학을 읽고 감상을 깊이 나누고픈 독자들의 열린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토대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안녕하세요, 박혜진입니다 ^^ 처음 경험해 보는 대화 방식이어서 조금 긴장되기도 하지만, 평소 글을 통해서만 알아 왔던 비평가님들, 그리고 기자 님과 같이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데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서로 좋은 정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늘부터 29일 동안 장편소설에 대한 대화들 시작할 텐데요. 이번 6월에는 지난 3개월 동안 출간된 장편소설 중 추천하고 싶은 책이나 읽어 보고 싶은 책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같이 읽을 최종 두어 권의 책을 추려 나가는 대화를 해 보아요. 추천하는 책을 중심으로, 예상할 수 없는 즐거운 대화를 시작해 보면 좋겠습니다. 먼저, 제가 먼저 한 권 꺼내 놓아 볼게요. 지난 5월에 출간된 문미순 작가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이라는 소설이에요. 제가 심사에 참여한 '세계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해서, 출간 전에 먼저 읽어 보고 출간을 많이 기다렸던 소설이기도 해요. 출간 후 나온 리뷰 기사 중에는 이 소설을 가리켜서 '간병 스릴러'라고도 했더라고요. 저는 이 소설이 1920년대에 발표된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의 다시쓰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00년 전의 단편소설에는 비참한 상황이 아이러니하고 강렬하게 제시되지만, 100년 후에 쓰인 이 소설에는 간병이라는 사각지대가 훨씬 정밀하게 묘사되고 (폐색감 짙게 묘사된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 안에서 궁지에 몰리는 인간의 다양한 내면들 역시 사실적이더라고요. 무엇보다 서스펜스와 감동이 있어서 끝까지 긴장하고 몰입하면서 읽었어요. 참고 목록에 이 책도 한번 넣어 주시면 좋겠네요.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보헤미안 랩소디』(정재민), 『저스티스맨』(도선우),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오수완),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고요한) 등 매해 걸출한 장편소설을 배출해온 세계문학상, 그 열아홉 번째 수상작인 문미순 작가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이 출간되었다. 185편의 응모작 가운데 심사위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이 작품은, 간병과 돌봄의 무게를 홀로 감당하는 두 주인공이 벼랑 끝에 내몰린 현실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의 빛을 찾아가는 잔혹
안녕하세요! 한국일보 한소범 기자입니다. 문화부에서 오랫동안 문학 기사를 썼고, 현재는 기획영상팀에서 다양한 영상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부를 나온 뒤에는 리뷰에 대한 부담 없이 읽고 싶은 책들만 내키는대로 읽으며 지냈는데, 이렇게 이계절의 소설에 초대되어서 갑자기 조금 긴장이 되네요. ㅎㅎ 저도 올해 상반기에는 장편소설을 많이 챙겨읽지 못했는데요, 함께 이 계절의 소설을 하면서 다양한 장편소설을 읽을 기회가 생길 것 같아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상반기에 에르난 디아스의 '트러스트'를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최근에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수상 전에도 화제작이긴 했지만, 수상 이후에 정말 안팎으로 많은 감상과 리뷰들이 나온 것 같아요. (저는 퓰리처상 수상 전에 읽었는데 수상 소식을 듣고 나니 어쩐지 '오..좀 이득(?)' 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ㅋㅋ 왠지 그렇지 않나요...퓰리처상 수상작...나는 이미 읽었는데~이런..ㅎㅎ) 책 줄거리와 구성에 대한 소개는 많이 나왔지만 그래도 간략히 요약해보자면, '트러스트'는 20세기 초 미국 월스트리트를 지배했던 앤드루 베벨이라는 거물을 둘러싼 이야기를 각각 소설, 자서전, 후기, 일기라는 네 가지 다른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인데요. 이야기라는 게 결국 쓰는 사람과 목적에 따라서 완전히 다르게 쓰여질 수 있고, 글로 옮겨지는 순간 어쩌면 완전한 '진실'에서는 영영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새삼 재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소설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주식도 전혀 하고 있지 않고 경제 분야는 무지하다시피 한 편이라서 ^_ㅠ 소설 속 미국 경제상황에 대한 디테일에 좀 압도되어서 수월하게 읽기는 버겁기는 했는데요. 진입장벽이 있는 소설인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장벽을 조금씩 견디고 넘겨가면서 끝까지 읽어냈을 때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게 장편소설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합니다. 높은 산 너머에 도대체 뭐가 있는지 모르지만 일단 기어올라보고, 그렇게 다 오른 뒤 정상에서 보게 되는 풍경이 더 멋지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그 여정을 끝마쳤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뿌듯함도 있을 테니까요. ㅎㅎ 그런 점에서 '트러스트'는 지나가는 사람 아무라도 붙잡고 "야 이거 진짜 재밌어 읽어봐" 이렇게 추천하기는 머뭇거려지지만, 그래도 이곳 '그믐'에 모여계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넘어볼만한 산인 것 같습니다. ㅎㅎ 쓰다보니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무튼, 앞으로 그믐에서 나누게 될 장펴소설에 관한 여러 대화들이 무척 기대가 됩니다. 일단은 박혜진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을 어서 읽어야 할 것 같고요. ㅎㅎ (앗 쓰다보니 퇴근시간이 되었네요 후후. 즐거운 불금~ 전 이만 퇴근해보겠습니닷)
트러스트1920년대 월 스트리트를 주요 배경으로 한 『트러스트』는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경제, 금융, 돈, 권력, 계급 등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트러스트>는 저도 지인 추천으로 읽었어요. 상반기에 출간된 외서 중에서 화제작이라 할 만한 소설을 꼽으라면 <트러스트>는 빠지지 않겠단 생각이 드네요. 때 맞춰 상까지 받았으니..! 미국 투자사에서 소외됐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발굴해 보려는 작가의 시선도 산뜻했고, 형식이 바뀔 때마다 소설의 공기가 확확 바뀌는 것도 소설적인 재미가 뭔지 보여 줬다고 생각해요. 전반부에서는 말이 너무 많아서 수다 과잉이란 생각도 들었는데, 뒤로 갈수록 전혀 다른 스타일이 나오니 앞서 가졌던 판단들은 무리없이 철회하게 되더라고요. 역동적인 독서였어요. 읽는 내내 한국 버전의 투자사 혹은 투기사를 다룬 소설이 있다면 어떨까, 딴생각도 많이 했는데, 그만큼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뜻이겠죠. 그나저나 첫 번째 글 쓰고 나서, 내가 왜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을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었는지 조금 더 생각해 보게 됐어요. 대뜸 2020년대의 '운수 좋은 날'이라고 비유부터 한 것 같아서.. 이 소설은 어릴 때부터 아픈 아버지를 돌보며 지금은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20대 청년과, 치매를 앓던 어머니가 사망한 후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연금을 계속 수령하기 위해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어머니를 미이라로 만드는 50대 여성, 두 이웃에 대한 이야기예요. 간병 살인, 돌봄 노동을 바라보는 시선과 사회적인 제도에 대해 말하는 책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제가 한 생각이 뭐였나면, '아, 이게 문학이지' 하는 거였어요. 현실의 한계를 보여 주고 분석하는 게 아니라, 그 상황을 돌파해 버리는 거요. 금기를 어기거나, 자신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버리는 식으로. 그런데, 제가 그동안 주변에 이런 추천을 정말 많이 했는데도, 아직 이 책을 읽었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소설 안 어두운데, 생각해 보니 '운수 좋은 날'이라는 비유는 하지 말걸 그랬나 봐요. 너무 비참한 소설에 비유한 걸 후회하고 있는 지금입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
안녕하세요 강보원입니다 ㅎㅎ 저는 이번 모임을 계기로 새로운 소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우선은 읽었던 책 중에 공유하고 싶은 책을 꼽는 것보다,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읽어보고 싶은 책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그렇게까지 큰 정보는 없이 책을 찾다보니까... 예전에 집에서 쉬면서 영화 한 편 보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서칭을 시작했다가 2시간 넘게 포스터랑 소개글만 잔뜩 보고 지쳐서 그냥 자고 그랬던 기억도 새삼 나고 그러네요 ㅎㅎ 그러다가 루이스 어드리크의 <밤의 경비원>이라는 소설을 보았는데요. 한소범 선생님 추천을 받고 <트러스트>를 찾아보다가 퓰리처상과 연관되어 마주치게 되었는데, 조금 보니까 굉장히 궁금하고 읽고 싶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제가 좋아하는 정지돈 작가의 <야간 경비원의 일기>랑 제목이 겹쳐서 반갑기도 했고요 (소설가와 야간 경비원의 관계는 무엇일까...?) 잠깐 읽어본 바로는 문체도 제 마음에 확 들어왔어요. 첫 장의 제목이 <터틀마운틴 보석베어링 공장>인데 이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냥 말이 뭔가 묘하고 궁금하다... 그리고 또 제가 공장을 좋아하거든요. 공장이 나오는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점에서도 계속 끌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퓰리처상을 받았다고 하니 조금 더 기본적인 신뢰가 가기도 하고요... 다른 한 편은 이시다 가호의 <나의 친구, 스미스>인데요. 얼마 전에 민음사에서 출간된 마이조 오타로의 <인간의 제로는 뼈>라는 소설을 정말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일본 소설쪽으로도 하나 찾아보다가 마찬가지로 제목에 끌려서 좀 더 들여다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일본 소설인데 친구가 스미스라고 하니까 뭔가 좀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이 있는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스미스는 헬스장에 가면 있는 '스미스 머신'을 이야기하는 건데, 헬스를 즐겨 하던 여성이 보디빌딩에 좀 더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겪는 일들이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우선 일본 소설 특유의 경쾌한 리듬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재밌고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앞으로 한 달 동안 이런 저런 책들을 찾아보고 읽어보며 정말 확실히 이걸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하는 책이 생기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과정들도 공유를 하고요 ㅎㅎ 잘 부탁드립니다!
밤의 경비원퓰리처상 소설 부문 2021년 수상작 『밤의 경비원』이 출간되었다. 루이스 어드리크는 전미도서상은 물론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도 두 차례나 수상할 만큼 오늘날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의 한 명이다. 빼어난 문체와 다채로운 캐릭터, 우아한 서사가 어우러져 “작가의 빛나는 최고작”인 『밤의 경비원』을 탄생시켰다. 1953년 미국 노스다코다주,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이른바 ‘종결’ 법안의 먹구름이 서서히 몰려오고 있다. 치페와족
나의 친구, 스미스동네 헬스장의 ‘스미스 머신’을 벗삼아 웨이트트레이닝에 몰두하는 7년 차 회사원. 좀더 체계적으로 단련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보디빌딩 대회에 도전하지만 주위 상황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여성의 몸이 가지는 젠더성, 현대사회의 루키즘과 페미니즘을 참신한 관점으로 재해석한 소설이다.
야간 경비원의 일기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스무 번째 소설선, 정지돈의 『야간 경비원의 일기』가 출간되었다. 〈젊은작가상〉 대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소설세계를 펼치고 있는 정지돈의 이번 작품은 2019년 『현대문학』 2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실패한 혁명가와 역사! 블로그 형식으로 꾸려나간 새로운 소설
안녕하세요, 소유정입니다. 이렇게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기뻐요. 저에게도 이런 모임이 꼭 필요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쩐지 장편소설은 단편소설을 읽을 때보다 굳게 마음을 먹어야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여러 편의 소설이 수록된 소설집의 경우는 어디론가 이동할 때 한 편, 자기 전에 한 편 나눠서 읽을 수가 있지만, 장편소설은 여러 호흡에 나눠 읽는 것보다 한 호흡으로 쭉 달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니까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렇게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물리적인 시간도 많이 들고, 그만큼 집중력도 요구되어서 장편소설은 늘 곁에 두지만 읽고자 마음 먹기까지는 언제나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ㅎㅎ 대신 누군가 '이 책 정말 재밌어, 빨리 읽어 봐'라고 할 때면 굼떴던 마음이 동해서 단숨에 읽어 나가기도 하고요. 여러분들께서 추천해주신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트러스트>, <밤의 경비원> 등도 모두 제 옆에 있지만 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었는데요, 나누신 대화를 보니 어서 읽어 보려 합니다ㅎㅎ 지난 봄 동안 저도 새로 나온 장편소설들을 몇 권 살펴 보았었는데요, 대부분 한국소설들이었어요. 현호정의 <고고의 구멍>, 천선란의 <이끼숲>, 조우리의 <오늘의 세리머니>가 있었고요. 현재는 백수린의 <눈부신 안부>를 읽고 있어요. 장편의 긴 서사 안에 작가들이 담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 중에 있어서 지금은 어느 한 권을 추천의 책으로 꺼내 놓지는 않을게요. 선생님들께서 추천해주신 책도 들춰보고, 제가 읽은 책들도 다시 살펴보면서 일독을 권할 책을 차례로 꽂아 보겠습니다 : ) 그러기 위해서는 서둘러 읽어야겠네요! !! 책 읽기 좋은 오후여요-*
고고의 구멍2022년 〈문지문학상〉, 2023년 〈젊은작가상〉에 호명된 “올해의 신인” 현호정의 첫 장편소설 『고고의 구멍』이 출간되었다. “설화를 구축하는 핵심 플롯이 ‘우연’이라면, ‘단명소녀 투쟁기’는 ‘투쟁기’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 의지와 행동으로 기어이 ‘필연’의 세계로 나아간다.”(구병모, 이기호, 정소현)는 심사평과 함께 2020년 제1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하며 우리 앞에 등장한 현호정. “소녀를 중심에 두고 기존의 신화를 전복하는 활달
이끼숲개의 파랑』(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에서, ‘목놓아 울다 문득 나무와 들풀이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누군가의 슬픔을 상상했던 날로부터 시작된 이야기 『나인』(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까지, 천선란의 이야기는 어떤 바람을 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바람에 공명하며, 독자들은 그를 ‘2022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로 선정한 것일 테다. 만일 당신이 지금 이 세계에 여전히 살아남아 있다면, ‘구하고 싶다’는 말
오늘의 세리머니일하고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는 여성과 퀴어의 삶을 그려온 조우리 작가의 첫 장편소설 《오늘의 세리머니》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작은 도시 하주시에서 일하는 벽장 레즈비언 공무원 ‘도선미’와 신규 레즈비언 공무원 ‘이가경’은 정부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레즈비언 부부에게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한다. 어느새 혼인신고를 마친 레즈비언은 101쌍에 이르고, 알려진 관광지도 지역 특산품도 없는 하주시는 레즈비언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오른다
눈부신 안부소설가 백수린의 장편소설. 2011년 데뷔한 이래 세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중편소설, 짧은 소설들과 산문을 발표하는 동안 조급해하지 않고 장편의 그릇에 담고 싶은 이야기를 기다린 그가 등단 12년 만에 펴내는 첫 장편소설이다.
안녕하세요 전기화입니다^^ 위의 대화에서 남겨진 책들을 구경하다보니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많아져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두느라 바빴습니다ㅎㅎ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박혜진 선생님 코멘트를 읽으니 읽고 싶어져 이 모임에서가 아니더라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밤의 경비원>은 강보원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과 같은 이유로 저도 읽어보고 싶었던 터라 반가웠습니다. 저도 선생님들과 어떤 책을 함께 읽으면 좋을까 생각하면서 지난 계절 출간된 장편소설들을 이리저리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그러다 운이 좋게도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키워드인 모녀관계와 관련하여 살펴볼 만한 책들이 여러 권 출간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라스트 휴먼>은 출판사의 책 소개만 본 상태이지만 “미쳐버린 케미스트리”라는 표현이 재미있어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ㅎㅎ 그리고 <설탕을 태우다>는 홍한별 번역가의 번역이라 눈에 들어왔는데요, 첫 문장이 상당히 인상적이니 한번 찾아봐주셔도 좋겠습니다(스포 방지를 위해 적지 않는 철저함^^;;) 지금은 조금씩 아껴 읽는 중인데, 이 책은 꼭 함께 읽고 싶다, 그런 마음이 커지면 다시 글을 남길게요. 일단은 저의 관심사를 반영한 책들을 적어보았는데, 장시간에 걸쳐 함께 대화를 나누며 읽기에 좋은 텍스트는 따로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아, 그리고 <취미는 사생활>은 재미있다는 추천을 받아 사두기만 했는데, 이 소설도 살펴보고 나중에 이야기 남겨보겠습니다. 장편소설에 재미란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거든요ㅎㅎ) 다른 책들도 뒤적여보고 선생님들 추천 리스트도 차근차근 살펴보며, 즐거운 고민의 시간 보내겠습니다.
라스트 휴먼외계인들에 둘러싸인 채로 인간임을 들켜선 안 되는 주인공의 비밀을 독자와 함께 공유함으로써 ‘공범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유머러스한 상황을 재기발랄하게 구성한다. 이렇듯 독자와 은밀한 ‘공범의식’을 공유하는 잭 조던의 코믹 소설, 『라스트 휴먼』은 2020년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데뷔 이전부터 ‘지능과 초지능 간의 싸움, 외계인 엄마와 인간 딸의 은하 모험기’라는 아이디어만으로 세간의 호평을 받고 여러 판권 계약을 성사시킨 책이다. 데뷔 이후로도 독자와 문단의
설탕을 태우다복잡하고도 유별난 엄마와 딸의 관계를 솔직하고도 가감없이 사실적으로 그려낸 강렬한 작품. 감정을 쓰리게 자극하는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기억에 각인될 통렬한 소설이다. 2020 부커상 심사위원단
취미는 사생활은행나무 노벨라를 이어 새로운 이름으로 단장한 시리즈 N°의 열다섯 번째 작품은 신예 소설가 장진영의 첫 장편소설 《취미는 사생활》이다. 201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장진영은 당시 “위험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소설”(권여선 소설가)이라는 평과 함께 데뷔했다. 당시 “더없이 뜨거운 에너지를 품은 채 전달되며 무언가를 찢어내고 있다”(강지희 문학평론가)라는 찬사를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1년 소설집 《마음만 먹으면》을 펴내 서스펜스
@강보원 영화 한편 보려다가 포스터랑 소개글만 잔뜩 찾아보다 지쳐서 잠들었단 강보원 선생님 경험 ㅎㅎ은 아마 요즘 사람들 다 경험하는 일일 것 같아요. 넷플릭스 들어가서 뭐 볼까 찾아보다 결국엔 예고편만 잔뜩 보고 나오는 걸 일컫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란 말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전 개인적으로 뭐 볼까 혹은 뭐 읽을까 고민하며 예고편이랑 소개글만 잔뜩 읽는 것도 다른 의미로 즐겁더라고요 ㅎㅎ 아 이 작가 신작 나왔구나, 아 이 감독 새로 영화 찍었구나 이런 근황 업데이트 하기도 좋고, 뭐랄까 본격적으로 수영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취향의 바다에 누워서 둥둥 떠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새도 책 읽고 싶은데 마음이 초조해서 읽을 시간 없을 땐 서점 들어가서 궁금한 책 보도자료만 읽기도 해요 ㅋ.ㅋ
백수린 작가 장편소설, 등단 이후 12년 만에 나오는 거네요. 소설집 <여름의 빌라> 읽으면서 질투심에 대해 정말 잘 쓴다고 생각했었어요. 어딘가에서 질투란, 내가 그 사람만큼 잘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망하는 걸 보고 싶은 파괴적인 마음이란 걸 읽은 적이 있는데, 백수린 소설이 그런 심리를 잘 포착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장편 소설 궁금하네요. 눈부신 안부라니, 제목도 좀 찬란한 느낌 ^^
안녕하세요, 조대한입니다. 늑장을 부리다 역시나 가장 늦어버렸네요... 늦된 인사라도 짤막하게 남겨둡니다. 일단 저 역시 매 계절 새로이 발표되는 장편 소설을 읽어나가는 이 모임에 함께하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선생님들께서 추천해주셨던 책들을 장바구니에 신나게 담는 와중에 흥미로웠던 점은 소설을 고르고 택하는 방식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장편 소설은 몰입의 시작과 중단이 용이한 단편 소설이나 짧은 영상들에 비해 그 출발에 더욱 신중하게 되는 서사콘텐츠인 것 같아요. 강보원, 한소범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듯 영화나 드라마 한 편을 보려고 재생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주저하게 되는 이들에게는 더욱더요. 일단 좋은 방법은 이렇게 믿음직한 주변 동료, 지인들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이겠지요. 취향 공동체 덕인지 개인적으로 그런 독서는 잘 실패하지 않더라고요. 혹은 앞서 언급된 퓰리처상처럼 어느 정도 믿음이 누적된 상이나 집단의 상징 가치에 기대는 방식도 좋겠고요. 하지만 역시나 최고의 방식은 자신이 즐겁게 읽었던 작가의 작품을 따라 읽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특정 배우나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정주행하는 것처럼요. 이미 많은 작가 분들의 신작이 언급되었는데요. 저는 김멜라와 필립 로스 두 분의 근작 <없는 층의 하이쎈스>와 <미국을 노린 음모>를 남겨둘게요. 두 분의 공통점이라면 그들의 단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작가들인 동시에 장편 소설은 이제 막 처음으로 출간되어 소개되는 작가들이라는 점일 거예요. 말씀해주신 백수린 작가 또한 그러하겠네요! 이 분들의 신작을 읽어가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것이 예정된 환호이든 뜻밖의 실망이든 왜 그런 감정들이 느껴졌는지를 이야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단편 소설과 구분되는 장편 소설의 특징들까지도 논의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여튼 틈틈이 읽다가 또 말씀 남기겠습니다.
이 모든 일은 10월의 한파특보에서 비롯되었다. 64년 만의 가을 한파였다.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노인들을 제외한다면 모두가 처음 겪는 기상이변이었다.
6인의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이 계절의 소설] #1 장진영, 취미는 사생활, p.7
다음 주에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 때문에 출판사들은 조금씩 분주하고 바쁘네요. 도서전은, 막상 나가면 유쾌하고 좋은데 그 전까지는 왜 그렇게 가기 싫은 마음이 드는지.. 예전에는 여름 방학, 여름 휴가 있는 8월이 가장 큰 '소설 시장'이었는데, 어느 새 요즘은 도서전 열리는 6월에 소위 '주력 도서'들이 대거 출간되는 것 같아요. 분주한 와중에 <취미는 사생활> 조금씩 들춰 보고 있는데 계속 읽어 보고 싶네요. 첫 문장뿐만 아니라 곳곳의 대사들도 다, 물 흘러 가는 듯이 읽히는데 돌아보면 의미심장한..!
나는 렉싱턴 애비뉴를 건너다가 구석의 신문가판대를 힐끗 보았다. "뉴욕 금융업자 앤드루 베벨, 심장마비로 사망" 서너 걸음을 걸어간 뒤에야 그 말을 이해하고 신문가판대로 돌아갔다. <뉴욕 타임스> 1면에 적힌 말이었다. 모든 신문의 1면에 비슷한 말이 적혀 있었다. <더 선>: "죽음이 앤드루 베벨을 데려가다" <아메리칸>: "위대한 금융업자 앤드루 베벨, 62세로 사망" <포스트>: "거대 은행 제국의 지배자 앤드루 베벨 사망" <일 프로그레소>:"앤드루 베벨 에 모르토" <월 스트리트 저널>: "앤드루 베벨 62세로 사망" <헤럴드>: "베벨, 죽다"
6인의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이 계절의 소설] #1 에르난 디아스, 트러스트
출판사 얘기 하셔서 문득 생각난 건데, 저는 드라마나 책에서 제가 몸담고 있는 업계 얘기가 나오면 왠지 흠칫하게 되는데요. ㅎㅎ 트러스트에서도 괜히 저 혼자 낄낄댔던 부분이 헤럴드 베벨 부고 소식을 전하는 매체들의 미묘하게 다른 톤이었어요 ㅋㅋㅋ 신문사별 정치 성향과 특성을 부고르 전하는 한줄 제목으로 보여준 게 재밌더라고요 ㅎㅎ
그런 점에서 요새 저는 정진영 작가의 '정치인'을 읽으면서도 자주 흠칫하는데요. 실제로 저자가 기자 생활을 오래 했던만큼 기자의 일이 이렇게 객관적으로(?) 그려지는 게 어쩐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해서요. ㅎㅎ 책 얘기를 좀 더 해보자면, '정치인'은 '침묵주의보' , '젠가'를 잇는 조직3부작의 세 번째 소설입니다. 세입자 보호를 위한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다 얼결에 정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주인공 '정치인'이 국회에 입성하며 겪는 일을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국내에선 정치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소설이 많지 않기도 하거니와, 그나마도 대부분 음모와 비리의 축으로 정치를 다루고 있다면 이 소설은 ‘입법’과 그 법안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의, 혹은 여야의, 야당 내부의 관계를 그립니다. 아무래도 '입법'의 과정을 상세히 그리고 있는 만큼 쉽게 몰입하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 정도로 정치 내부를 샅샅이 보여주는 본격 '정치 소설'이 잘 없다는 점에서 한번쯤 짚고 넘어가면 좋은 소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치인소설 《정치인》을 읽어야 할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두는 철저히 ‘법’안에서 살고 있다. 율사는 법안에서 세상을 재단하지만, 실제로 그 법을 만드는 사람은 시민이 뽑은 국회의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법이 만들어질 길이 본래 있는 것이다. 정치도 곧 인간이 하는 행위이므로 돈보다 무서운 권력이 자리한 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 삶과 다르지 않다. 기초적인 생활도 어렵다는
@범한소 정치한 소설은 많고, 정치적인 소설은 그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드물지 않은 것 같은데, '정치 소설'은 언제 읽었는지 까마득하네요. <정치인>은 제목이 너무 '정치인' 그 자체여서 모종의 '자극'을 못 받은 것 같아요. 그런데 '입법 과정'을 다룬다고 하니, 제목처럼 그 자체로서의 정치를 다룬 것 같네요. 재미랑 정보 중 어떤 쪽이 더 우세한지, 그런 것도 조금 궁금합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업계의 사정을 아는 사람 시선으로 읽으면서 재밌기도 하고 겸연쩍기도 한 소설은 <익명 소설>이었어요. 프랑스 소설이고, 5분의 1정도 봤는데, 상당히 '프랑스 소설' 스러운 지적 미스터리를 표방해요 ㅎㅎ 출판사에 투고된 익명의 소설이 너무 흥미로워 서면으로 계약하고 책을 내는데, 소설 속에 그려진 내용들이 현실에서 벌어져요. 작가는 좀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지고.. 그런데 제 킬링 포인트는, 출판사 원고 검토부에 가해지는 탈락자들의 증오와 저주, 그리고 그런 반응에 대한 편집자들의 시니컬한 반응들이었어요. 스티븐킹 원고 받으러 비행기 타고 '달려'가는 모습들도 재밌었더라고요.
익명 소설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잘나가는 신작에는 말 못할 비밀이 있었다. 바로 소설을 쓴 작가가 누군지 모른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작품의 내용과 현실의 살인 사건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주장하는 형사까지 나타나는데……. 《익명 소설》은 프랑스 현대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작가이자, 우리나라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기욤 뮈소 등의 뒤를 이을 프랑스 작가로 평가받는 앙투안 로랭의 스릴러 소설이다. 그는 이 소설을 두고 ‘단순한 탐정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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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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