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한겨레신문 기자가 창업컨설팅업체에 잠입해서 쓴 르포. 창업컨설팅업체라는 곳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세상 진짜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작정하고 속이려 드는데 거기에 걸려들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의사와 짜고 신도시 상가건물의 가격을 올리는 수법에 소름이 끼쳤다.
네 번째 그믐밤은 다같이 모여 앉아 함께 이야기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해 보았어요.
특히 ‘국자와주걱’은 이런 진행 방식에 완전 적합했습니다. 옛날 할머니 사랑방에 놀러온 듯 모두 신발 벗고 앉아서 따뜻한 뱅쇼 한 잔을 손에 들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처음에 이 곳의 조용함에 놀랐어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으면 엄청나게 고요해지는데요, 도시의 소음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먼저 처음 만나 뵌 분들 간에 약간의 어색함^^을 떨치기 위해 각자가 최근에 경험한 콘텐츠 중에 재밌었던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리한 리스트를 아래와 같이 공유하니 참고하세요.~
저는 마쓰모토 세이초 - 어느 고쿠라 일기전
장강명 작가님 : 안제이 사프콥스키 - 위처
챠우챠우님 : 하재영 -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챠우챠우님 인생지기 : 김수경 - 아내
김금숙 작가님: 세바스티앙 팔레티, 김은주 - 열한 살의 유서 / 드라마 황혼
국자와주걱 책방지기님 : 난쏘공 / 한국이 싫어서
송다영님 :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권혜선님 : 김승옥 수상문학상 작품집 (2022)
김미례 감독님 :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마쓰모토 세이초 - 검은 안개
수북강녕님 : 윤하- 사건의 지평선
외길수순님 : 장강명 - 재수사
써니워커님 : 박시백 - 조선왕조실록
위와 같이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받으니 30분이 흘렀습니다. ^^ 어쩌죠? 1부는 45분인데요,
원래 제가 준비한 독서토론 발제문을 소개합니다. 아래와 같이 알차게(?) 준비했는데, 아직 첫 번째 질문도 나누지 못하고 30분이 훌러덩. 이후 김현숙 책방지기님의 난쏘공 추천 이유와 지난 시간에 관해 들었습니다. 실제로 빈민운동, 탁아운동을 인천에서 하셨기에 난쏘공이 소설 속 일로만 다가오지 않으셨을텐데요, 이날 그믐밤에 자리했던 이들이 모두 가장 인상적으로 들었던 순간입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발제문>
1부 (45분)
1. 이 작품을 인생책으로 골라주신 김현숙 책방지기님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볼게요. 처음 읽으신 건 언제고 어떻게 인생책이 되었을까요?
2. 이 작품은 1978년에 나왔는데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이 있어요. 그 때와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1978 vs 2022
-작가는 몸집이 작고 발육이 안 좋은 난장이 아버지를 당시 사회에서 소외된 하층민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렸습니다. 지금 ‘난장이’에 해당하는 집단은 누구일까요?
-가장 공감 가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민중문학, 노동문학 지금 이 시대에도 필요할까요? 필요하다면 이들 문학에 담겨야 하는 내용은 무엇일까요? 노동자들의 위로와 연대, 지금 이 시대의 철저한 고증과 기록?
2부 (44분)
본격적으로 1978년과 2022년의 경제적 차이를 비교해 보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가 흥미롭게 읽은 구절들이 있어요.
‘칼날’에서 "물이 잘 나올 세상이 언젠가는 올걸요." 같은 부분
‘궤도 회전’에서 이런 문장들입니다.
'너의 잠자리는 늘 따뜻했지? 오십 년생 굴피나무까지 얼어터지게 한 지난 겨울, 네 방의 온도는 몇 도였지?'
'넌 겨울에도 반팔 옷을 입고 살았지? 목욕을 하고 싶으면 언제나 네 방에 딸린 목욕탕에서 목욕을 할 수 있었지? 너는 잠을 자다 춥고 배고파 깨 본 적이 없지? 그런데 은강방직 공장에 나가는 난장이 아저씨의 딸은 어땠는지 아니?'
지금 우리들은 그냥 수도꼭지에서 물이 잘 나오는 걸 넘어서서 따뜻한 물이 잘 나오는데요, 과연 그럼 그 만큼 행복해진걸까요?
[사이다, 포도, 라면, 빵, 사과, 계란, 고기, 쌀밥, 김.] 명희는 나의 손가락 하나를 마저 짚지 못했다. 그때의 명희에게는 그 이상의 것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3. 지금 당장 가지고 싶은 것 9가지 써 보세요.
그리고 2분을 드릴게요. 그 중에서 5개를 지우겠습니다.
남은 것 4가지 함께 발표해 볼게요.
4.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편에는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옵니다. ‘아버지가 그린 세상에서는 지나친 부의 축적을 사랑의 상실로 공인하고,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 집에 내리는 햇빛을 가려 버리고, 바람도 막아 버리고, 전기줄도 잘라 버리고, 수도선도 끊어 버린다.’ 지나친 부의 축적은 사랑의 상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지나친 부의 축적의 정의는 과연 얼만큼일까요? 아래 몇 번에 해당되시나요?
1. 많이 가지면 왜 사랑의 상실이 되는지?
2. 100억 이상의 부는 필요없다. 내 아래 3대 정도 먹고 살 재산 이외의 부의 축적은 잘못이다.
3 서울시내 중형 아파트 하나 정도만 있으면 된다. 그 이상 많이 가지면 죄가 된다.
4. 일 년 정도만 삶을 꾸려가면 된다. 그 이상 쌓아 놓지 말고 이웃에게 베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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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제가 준비한 독서모임 발제였는데요 과연 그믐밤에 저희들은 저 발제문의 어디까지 이야기했을까요? 상상은 여러분께 맡깁니다.
'국자와주걱' 은 여럿이 함께 먹는 요리를 준비할 때 사용하는 조리도구에서 책방 이름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4회 그믐밤은 넉넉한 인심의 이 곳 '국자와주걱'에서 참석해 주신 분들과 함께 밥 한 술 뜬 것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해 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선구자들의 일화와 더불어, 고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재미있게 소개. 관광 산업과의 갈등, 주민과 함께하는 발굴 등 현대의 과제도 흥미롭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쓴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신론자가 식도암에 걸린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용기, 자존심, 신랄함, 종교에 대한 적대감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글을 쓴다.
‘소설가의 인생책’ 함께 읽으며 한 해를 마무리해요.
지난 '소설가의 인생책 1'에 이어 5명의 소설가의 인생책 함께 읽기 두 번째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소설가이면서 든든한 소설 독자인 다섯 분과 손을 맞잡고 그들의 인생책을 함께 읽으며 한 해를 마무리해 보면 어떨까요? 이번에 함께해 주실 소설가는 김미월, 김혜나, 김의경, 우다영, 김지연 작가입니다.
지난 모임에 참여한 분들 후기 가운데 ‘29일 동안 책 한 권을 천천히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다른 이들과 나누다 보니 미처 몰랐던 감정도 알게 되었다’는 말이 인상 깊게 남습니다. 함께 읽기에 더욱 든든한 소설가와의 밀도 높은 대화에 참여해 보세요.
소설가와 ‘함께 읽기’ 란!
-책은 각자 준비합니다.
-모임지기인 소설가가 이끄는 방식에 따라 29일 동안 책을 함께 읽습니다.
-소설가가 던지는 책에 관한 질문에 답해봅니다.
-그날 읽은 분량에 대한 소감을 남기거나, 다른 참여자들의 단상을 읽고 내 생각을 보탭니다.
-책 한 권을 완독하는 동시에 책에 관해 깊고, 맥락 있는 대화를 서로 나눕니다.
신청 기간: 12/01~12/10 (아래 인생책 함께 읽기 링크 클릭하셔서 ‘참여 신청’ 하세요.)
모임 기간: 12/11~01/08 (모임은 29일간 열립니다. 참여 신청을 하시면 그믐의 알림과 개인 이메일로 모임 진행 상황을 안내해 드립니다.)
김미월 소설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네잎클로버를 백 개 이상 찾았다는 사실을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도 늘 운이 좋다.
김혜나 소설가
2010년 장편소설 『제리』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제리』 『정크』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 소설집 『청귤』 『깊은숨』 등이 있다.
김의경 소설가
장편소설 『청춘 파산』『콜센터』, 소설집 『쇼룸』이 있다.
우다영 소설가
최근에 친구들로부터 하얀 모래시계를 선물 받았는데요. 모래는 뒤집힌 삼각원뿔에서 새어나와 작은 아몬드 모양 공간에 잠시 고였다가 이내 맨 아래 삼각원뿔 속으로 남김없이 떨어집니다. 그러는데 30분이 걸리고, 그것을 뒤집으면 다시 30분의 시간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흘러가 어떤 곳에 고일까요?
김지연 소설가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빨간 모자』,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가 있다. 제12회, 제13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기획의 말_허희 평론가
뭉텅이로서의 세계와 감정. 이를 거부하는 사람이 소설 독자다. 그는 개별적인 세계와 단독적인 감정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단지 믿음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현실의 차원에서 작동한다. 소설 독자는 작품을 읽고, 이에 대하여 말하거나 쓴다. 그리하여 그는 뭉텅이로서의 세계와 감정에 조금씩 다성적인 균열을 낸다. 혼자보다 함께 라면 좋으리라. 가령 소설가이기도 한 든든한 소설 독자와 손을 맞잡으면 어떨까. 지식공동체 그믐은 ‘소설가의 인생책 1’에서 그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소설가의 인생책 2’를 통해 씨앗을 심으려 한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그 싹이 자랄 것이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그믐의 홍보활동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참여 관련 궁금한 사항은 gmeum@gmeum.com으로 문의 주세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하루였다. 새벽에도 잠이 오지 않아 한참 깨어 있었다. 글은 거의 쓰지 않았다. 그래도 새벽 6시 반에 일어났고, 바닥을 청소했고, 전화 영어 수업을 받았고, 기타를 연습했고, 근력 운동을 했다. 하강 나선을 그리며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런 일들을 했다. 그런 나를 조금은 칭찬해줘도 될 것 같다.
쓰고 있는 소설에서는 주인공 형사가 수상한 참고인을 만나러 지방에 내려갔다. 참고인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형사와의 만남을 피한다. 형사는 이 사내를 꼭 만나야 하는데……. 그 다음에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이 막혔다. 이런 때 진짜 형사라면 어떻게 하려나.
여태까지 쓴 원고 분량이 200자 원고지로 1700매가 넘었다. 요즘 기준으로는 단행본 두 권이 충분히 나올 양이다. 앞으로 써야 할 분량도 300매는 넘을 것 같다. 완성 원고가 2000매를 넘지 않는다면 출판사에 두툼한 한 권으로 내자고 요구해볼 참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분권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온갖 사변으로 가득한 두 권짜리 장편소설을 요즘 세상에 선뜻 집어 들 사람이 몇이나 되려나. 이게 팔릴 책인가. 쓸수록 자신이 없어진다.
기분이 싱숭생숭해서 오전에는 또 일본 추리소설을 한 권 읽었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안녕, 드뷔시』다. 피아니스트 탐정이 등장하는 시리즈라니, 책장을 펼칠 때에는 진지하게 들리지 않았는데 푹 빠져 읽었다. 앞뒤가 잘 맞아 떨어지는 웰메이드 추리소설이기도 했고, 음악소설이자 인간 드라마이기도 했다. 주인공이 겪는 고난이 가슴 아팠고 그녀의 노력이 감동적이기도 했다. 나도 저렇게 노력해야 하는데.
HJ도 요사이 몹시 우울해한다. 그 우울감의 원인 상당 부분은 나 때문이어서 많이 미안하다. 우울증은 마치 전염병처럼 곁에 있는 사람까지 우울하게 만든다. 한편으로는 그녀는 회사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에 있었고, 부동산 투자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 때문에도 괴로워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힘든가? 나도 HJ도 궁금해 했다. 이 우울감은 우리가 중년에 접어들었기 때문인가?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있거나 종교가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아니면 여기에 보다 근본적인 외부 요인이 있을까?
한국 사회, 더 나아가 세계 전체가 지금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불행해지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보람이 있는 일자리를 찾기는 더 어렵고, 노동으로 부자가 될 가능성도 희박해지는 세상이 시작된 것은 아닌가.
HJ는 요즘 경제 공부를 열심히 한다. 기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도 경제와 투자 관련 서적들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과연 정상인지, 지금이라도 영혼까지 끌어 모아 뛰어들어야 하는 건지, 이러다 버블이 터져서 장기 불황이 오는 건 아닌지 속 시원히 대답해주는 사람은 없다.
낮에는 마트에서 사 온 닭다리를 혼자 먹었고 저녁에는 남은 닭다리와 가래떡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셨다. 수퍼 스윙 라거, 칼스버그 대니쉬 필스너, 1866 블론드를 마셨다. 만사 심드렁하던 차에 아무 생각 없이 수퍼 스윙 라거를 한 모금 넘겼는데, 눈이 번쩍 떠질 정도로 맛있었다. 어, 이거 뭐야……. 덕분에 가라앉아 있던 기분도 조금 올라왔다.
수퍼 스윙 라거는 일산에 있는 한국 수제맥주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제품이다. 라거지만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홉 풍미를 강조해 인디아 페일 라거라고 부른다고 한다.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서 탄생한 신생 장르다. 전에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제품들을 몇 종류 마시고 별 인상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다음날에는 HJ가 재택근무를 했다. 나는 평소 사용하던 책상에서 작업하지 않고 HJ와 함께 식탁에 앉아 글을 썼다. 노트북으로 글이 잘 써지지 않는 것 같아 기분 전환 삼아 공책을 꺼내 거기에 볼펜으로 썼다.
각자 일을 하면서 가끔 잡담을 나누기도 했는데, 그러다 내가 현재 구상 중인 논픽션 두 편 중 한 편의 내용에 대해 HJ에게 설명했다. 한국 독자가 아니라 해외 독자들을 겨냥한 논픽션이었는데, 무모하다면 퍽 무모한 프로젝트였다. 크게 성공할 수도 있지만 끝내 해외에 소개되지 않고 국내에서 몇 부 팔리고 말 수도 있다.
HJ는 그 구상을 듣고 약간 감탄한 듯 보였다. 그 모습에 용기를 얻은 나는 다른 논픽션 구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더 황당하고 더 도박 같은 도전이었다.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전과는 차원이 다른 작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HJ는 이 단행본의 주제는 더 높이 평가했다.
“난 전부터 자기가 이상한 생각들을 하는 모습이 좋았어. 엄청나게 크고 얼토당토않은 꿈을 꾸고 그걸 추진하려는 태도가 멋있어 보였어. 요즘은 그런 생각 안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HJ가 말했다.
“우울증으로 고생할 때도 계속 이런 생각은 하고 있었어. 그리고 이 구상들 다 안 풀릴 수도 있어. 모 아니면 도야.”
“알아. 그래도 멋있어.”
이날 저녁에는 헬스장에 가서 달리기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수퍼 스윙 라거를 네 캔 사 왔다. 수퍼 스윙 라거도 냉장고에 늘 몇 캔 두면 좋겠다 싶었는데 밤에 혼자서 그 네 캔을 다 마셨다. HJ는 옆에서 버드와이저와 호가든을 마셨다.
안주로는 아구포와 납작만두를 먹었다. 처음 먹어 본 아구포는 쥐포와 거의 비슷한 맛이었는데 좀 더 살집이 있었다. 내가 꾸는 꿈을 이해하고, 그런 꿈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여인과 함께 살고 있다니, 나는 얼마나 운이 좋은가 생각했다.
스윙 스윙 스윙
인생의 작은 기쁨들을 되찾겠어
큰 꿈도 놓지 않겠어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무겁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통찰에 현장감 넘치는 르포와 인터뷰를 붙여 아주 술술 읽히게 썼다. 책의 통찰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극한 갈등의 수렁에 빠지게 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다. 보다 작고 사적인 갈등 상황을 다루는 데에도 유용할 것 같다.
무척 재미있는 책이고 또 귀한 책이기도 하다. 어마어마한 액수의 투기자본을 굴리는 이들의 집과 사무실, 머릿속을 구경할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이 무엇을 기회라고 보는지, 어디에 투자하는지, 어떤 술을 어디서 마시는지, 평범한 사람들을 어떻게 깔보는지 혹은 동정하는지. 그런데 그런 매크로 트레이더들조차 ‘지금의 금융시장은 완전히 미쳤다, 곧 붕괴가 온다’고 두려워한다. 자본시장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정신문화 영역에서까지 몰락의 징후를 본다고 한다.
노인의학의 필요성과 현 주소에서부터 시작해 병원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어떻게 더 노인친화적으로 만들 것인지 이야기한다. 좋은 질문과 고민거리를 무수히 던지는 책.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였다는 청소년 SF. 간결한 문장과 경제적인 묘사가 속도감을 주지만 무성의한 느낌도 든다. 그래도 기본 아이디어가 좋고, 결말은 감정선을 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