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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그레이트 비트코인 - 인문학, 경제학, 과학을 아우르는 절대 지성의 세계관

비트코인이 고점을 향할 때마다 주기적으로 출간되는 책들 가운데 하나.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역사에 관한 내용을 절반쯤 복붙하고 현시점의 암호화폐 이슈들을 더하면 책이 한권 완성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승인이 예정된 시점에서 아무래도 고점인 듯 싶으니 팔아야할 듯.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 - 인문학, 경제학, 과학을 아우르는 절대 지성의 세계관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 - 인문학, 경제학, 과학을 아우르는 절대 지성의 세계관
긍정의 야구 - 실패는 철저히 버린다, 오효주와 이정후의 깊은 면담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급조한 책. 정치인들의 총선 출마를 앞두고 급조한 자서전같은 느낌이랄까. 이정후 화보집에 오효주의 팬심이 더해졌다.

긍정의 야구 - 실패는 철저히 버린다, 오효주와 이정후의 깊은 면담
긍정의 야구 - 실패는 철저히 버린다, 오효주와 이정후의 깊은 면담
24-003 | 김개미, 작은 신

문학동네시인선 190 (240107~240109)


❝ 별점: ★★★★☆

❝ 한줄평: 작은 나, 작은 신, 그리고 작은 희망

❝ 키워드: 천사 | 신 | 몬스터 | 고양이 | 죽음 | 유령 | 밤 | 사랑 | 희망 | 외로움

❝ 추천: ‘생의 동력이 되기도 하는 고통’에 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


❝ 도무지 근원을 알 수 없는 나의 태풍이

    도망칠 수 없을 만큼 가까이 와 있다 ❞

/ 「조용한 여름」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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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괴롭히는 건 칠할 벽이 아니라 칠한 벽’(「결국 수정액도 페인트 아니겠어?」, p.25)이고, ‘생각하지 않아도, 선택하지 않아도 되고, 모래가 아니어도 되는 모래를 부러워하고’(「모래의 형식」, p.41), ‘여기는 춥고 저기는 덥지 말고 온전히 춥고만 싶다’(「이상한 사람의 이상한 밤」, p.55)는 화자. ‘희망이란 하늘에 떠가는 비행기 같은 것이라 나를 구할 모든 것을 갖췄지만 나를 보지 못한다’(「숲속엔 저녁이 없어요」, p.66)며 희망을 품지 않고, ‘외로움이 외로움인지 몰라 외로움을 너무 오래 방치’(「빌라라는 세계」, p.86)해두기도 하며, 어떤 날은 ‘내가 카프카의 소설에 나오는 그 유명한 벌레 같아서 밥을 먹지 못하기’(「파란 빈백이 있는 집」, p.106)도 하는 화자.


✦ 그럼에도 ‘죽고 싶지 않지만 죽음에 대한 농담은 통쾌하니까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기’(「수국이 창문을 들이받으므로」, p.22)도 하고, ‘죽고 싶은 날이 많아 살고 싶은 날도 많은’(「모래의 형식」, p.40) 화자. ‘오늘의 나를 데려가 달려가고 날아가고 달아나자’(「버드나무 그림자가 떨리는 손으로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p.44)고 말하기도 하며, ‘살아있는 것들은 밤에 자란다니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이상한 사람의 이상한 말」, p.54)고 소망하기도 하고, ‘외로움의 힘말고도 모르는 사람들의 힘으로도 사는’(「빌라라는 세계」, p.87) 화자. 이런 화자가 나는 좋았다. 원래 사람은 하나의 마음만 품지 않으니까. 죽고 싶다가도 살고 싶고, 외롭지만 또 그 외로움의 힘으로 살아가기도 하며, 나를 미워하다가도 사랑하곤 하니까.


✦ 해설에서 임지훈 문학평론가는 ‘고통, 그것은 나를 괴롭게 만들지만 결코 죽이지는 못하는 생의 동력’(p.126)이라고 다르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묻고 있다. ‘무서운 곳에서도 나는 낙천적일 것’이고, ‘오늘의 나는 무엇이든 다 이룰 것 같고, 누구에게든 이해받을 것 같고, 언제까지나 들뜰 것 같다’(「버드나무 그림자가 떨리는 손으로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p.44)는 화자. 그런 화자라면 ‘도무지 근원을 알 수 없는 태풍이 도망칠 수 없을 만큼 가까이 와 있어도’(「조용한 여름」, p.51) 우울과 불안, 외로움과 괴로움, 공포와 고통과 혐오로 몸집을 키운 태풍에 잠식되지 않고 버텨낸 후 다시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 24/01/10]


(*문학동네 우필사 특별반 이벤트 당첨자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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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매일 아침

절벽 아래 떨어진

참혹한 인간을 발견한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무것도 아닌 인간

제로의 인간

내 얼굴을 한 물거품의 인간

기다림은 그의 전문이 아니지만

그가 할 일은 그것뿐이다


2023년 3월

김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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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눈이 보이지 않아서

  나는 아름다울 수 있었다

  아름다울 수 있어서

  착할 수도 있었다

/ 「몬스터 일기 1」 (p.32)


 

  무서운 곳에서도 나는 낙천적일 거예요

  오늘의 나는 무엇이든 다 이룰 것 같고

  누구에게든 이해받을 것 같고

  언제까지나 들뜰 것 같아요

/ 「버드나무 그림자가 떨리는 손으로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p.44)


 

  나는 두 가지 때문에 놀란다

  다시는 누구도 사랑하지 못할 것 같던 메마른 내게

  이토록 진하고 무한한 사랑이 있다는 것과

  결코 시간은 약이 아니라는 것

/ 「작은 동물의 방문」 (p.60)


 

  세상 어딘가에 머리통만한 장미꽃이 있다고 해도

  죽기 전에는 이 꽃이 생각날 거야

/ 「찔레꽃」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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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 화장실은 몰라도 해당화는 있어야지

✎ 「들판의 트레일러」

✎ 「파랑의 감각」 ⛤

✎ 「수국이 창문을 들이받으므로」

✎ 「결국 수정액도 페인트 아니겠어?」 ⛤

✎ 「몬스터 일기 1」 ⛤


2부 | 모래 옆에 모래 모래 옆에 모래

✎ 「모래의 형식」 ⛤

✎ 「버드나무 그림자가 떨리는 손으로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

✎ 「조용한 여름」

✎ 「이상한 사람의 이상한 밤」 ⛤

✎ 「아스팔트 위의 지렁이」


3부 | 사랑 고백이 그렇게 시시한 거였나

✎ 「작은 동물의 방문」

✎ 「틈새 일기」 ⛤

✎ 「숲속엔 저녁이 없어요」

✎ 「카카의 기차역」

✎ 「빌라라는 세계」 ⛤


4부 | 슬픔은 걱정보다 잔잔해서

✎ 「나는 여기 없어」

✎ 「금요일 밤의 정체」

✎ 「다리 밑의 눈」

✎ 「파란 빈백이 있는 집」 ⛤

✎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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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신
작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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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신 이주영 작가님의 에세이 트리플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작가님 말씀;)

다음 작품을 벌써부터 기다려봅니다 ㅎㅎ

이 책부터 읽어야죠~ 참^^;;

24-002 | 김화진, 공룡의 이동 경로

스위밍꿀 (231229~240106)


❝ 별점: ★★★★★

❝ 한줄평: 마음의 흐름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

❝ 키워드: 사랑, 슬픔 | 마음, 감정 | 이해, 감각 | 욕망, 궁금증 | 호기심, 움직임

❝ 추천: ‘마음들의 이동 경로’가 궁금한 사람


❝ 나는 언제나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관찰자를 원했다. 누군가가 너 지금 그렇구나, 하고 아주 정확하게 말해주길 바랐다. 소설을 쓰며,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 작가의 말 (p.22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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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으로 시작해 두려움과 불안, 슬픔이 찾아오지만, 결국 사랑의 마음으로 끝맺음한 완벽한 연작 소설. 보통 이런 소설집, 특히 연작 소설은 모든 단편이 고루 좋다고 느끼기 쉽지 않은데, 주희, 솔아, 지원, 현우, 그리고 피망이까지 모든 단편이 참 좋았다. 그래도 특히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읽은 첫 번째와 마지막 단편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들의 마음을 따라 나도 흘러 흘러 나의 마음을 바라보게 되었다.


✦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해야’ 하므로, 마음들의 관찰자가 되어 마음들의 흐름과 이동 경로를 가만히 바라보는 소설을 쓴 사람. 앞으로 김화진이 그려 나갈 마음들이 기대된다. [📝 2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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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신」 ⛤

: 사랑과 슬픔은 한 몸인 걸까


| 소음 속에서 사락사락 사랑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슬픔 곁에는 왜 항상 사랑이 맴돌까. 우리는 왜 비슷하게 슬퍼야만 감춰둔 사랑을 꺼내게 될까. 나는 이 이야기를 어째서 현우나 솔아 언니에게는 하지 못하고 지원 언니에게는 하게 된걸까. 슬픔은 슬픔을 어떻게 알아보는 걸까.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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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친구에게」

: 마음대로 왔다가 마음대로 가버리는 마음에 슬픈 사람


| 그러나 그것도, 그 마음이라는 것도 내가 움직여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마음은 언제나 혼자서 생겨서 혼자서 죽어버리고. 나는 그 감정이 나를 채우도록 내버려두고 흔드는 대로 흔들릴 뿐이다. 이겨본 적이 없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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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

: 나 여기 있어, 하고 말할 수 있는 마음


| 그 감각을 알았다. 나는 가고, 너는 여기 남겠구나. 누가 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가고 내가 남겨진 것이기도 하겠지. 그러나 그런 건 의미가 없고 그저 우리가 함께가 아닌 순간에 대한 예감만이 또렷했다. 나는 언제나 그 감각을 알았다. 그런 감각이 스미는 순간을 알았다. (p.11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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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 애인」

: 누군가의 구슬이 되고 싶은 마음이란


| 나는 주희의 구슬이 되고 싶었다. 나는 되고 싶은 게 별로 없었다. 아주 오랜만에, 거의 최초로 정확한 욕망이 들었다. 어느 면으로 보자면 주희도 나의 구슬이 된 셈이다. 구슬을 갖는 일은 뿌듯하면서도 조바심이 나는 일이다. 언제라도 잃게 될까 전전긍긍하게 되니까.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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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이동 경로」 ⛤

: 솔아 곁에 언제나 머무르고 있던 공룡의 이동 경로는


| 솔아의 팔은 너그러웠고 그곳에서 고독하고 묵묵하게 살 수 있었으나, 결론적으로 나는 그곳을 떠나왔다. 그건 아주 힘들었지만. 나는 괜한 것이 궁금했고 그걸 참지 못했고 결국 솔아의 눈꺼풀 뒤로 올라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솔아의 시선이 궁금했다. 나는 너무 작았고 작은 채로 솔아의 팔목 안쪽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주로 목소리들을 들었다. 솔아를 둘러싼 목소리들. 솔아는 가끔 어떤 목소리나 어떤 순간을 마주하면 슬퍼지는 것 같았다.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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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이동 경로
공룡의 이동 경로
858. 권력의 종말 (모이제스 나임)

정치, 경제, 금융, 미디어 등 모든 분야에서 지배 세력이었던 집단들의 영향력이 줄고 있는데, 저자는 그런 ‘권력 쇠퇴’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보진 않는다. 정치의 파편화와 그로 인한 무기력증, 선동적 단순주의자들과 ‘거부권 정치’의 득세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권력의 종말 - 다른 세상의 시작
권력의 종말 - 다른 세상의 시작
857.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앨릭스 코브, 커크 D. 스트로살, 리사 M. 샤브, 윌리엄 J. 너스, 패트리샤 J. 로빈슨)

‘무망감’이라는 단어를 새로 배웠다. 희망이 끊어졌다고 느끼는 절망감과는 다른 개념으로, 원치 않는 결과가 발생할 거라고 예상하면서 그걸 바꿀 방법이 아무 것도 없다고 믿는 상태라는데, 잘 아는 기분이다. 그리고 우울증에 좋다는 방법들을 다 실천하다 보면 시간이 부족해서 일을 못하게 될 것 같다.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 최고의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가장 과학적인 우울증 해결‘책’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 최고의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가장 과학적인 우울증 해결‘책’
비운의 도서관과 비운의 소설 구상,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지난해 서초구립양재도서관 사서 두 분과 시설직 담당자 선생님을 여러 차례 만나 취재했습니다. 양재도서관은 2022년 8월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날 침수되어 지하와 1층이 물에 잠겼고, 이후 몇 달간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이 도서관은 정말 비운의 도서관인데요, 2019년 11월에 개관했지만 몇 달 뒤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는 바람에 2년 이상 제대로 운영을 하지 못했고 코로나 사태가 끝나자 바로 수해를 입었습니다. 사서들 사이에서는 “개관할 때 고사를 안 지내서 그렇다”는 얘기까지 돌았다고 합니다.


이 도서관을 소재로 장편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뒤늦게 한 기사를 읽고 나서였습니다. 폭우로 도서관이 물에 잠겼다는 소식이 퍼지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서관에 찾아와 자원봉사를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물에 잠기지는 않았지만 습기를 먹어 곧 눅눅해질 책들을 사서들과 주민들이 함께 위층으로 올렸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기후위기가 한 동네에 몰고 온 재난과 거기에 맞선 주민들의 노력, 그리고 도서관의 중요성을 담은 휴먼드라마를 막연히 구상했습니다. 취재 뒤에 생각이 바뀌었어요. 침수된 건물을 복구하는 작업은 몹시 까다롭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습니다. 주민들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고, 주인공은 사서여야겠더군요.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 힐링 소설 트렌드의 아류로 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거다, 싶은 얘기가 있었습니다. 고인 물을 여러 날에 걸쳐 빼는 동안 도난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사서들이 밤을 새며 도서관을 지켜야했다는 얘기였습니다. 여러 사정상 한 사서 분이 거의 도맡아 그 일을 하시게 되었다고 하네요. 전기도 수도도 끊어진 커다란 건물. 책들이 가득한 서가 옆에서 혼자 보내는 밤들. 밤마다 쏟아지는 비. 더위와 습기. 낮밤이 바뀐 생활. 아래층에는 어두운 물이 고여 있고…. 그 당번 사서가 신경증이 있거나 말 못할 과거의 상처를 품은 사람이라면? 그가 황폐해지는 모습을 낮에 출근하는 사서가 눈치 챈다면? 밤에 서가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리거나 이상한 형체가 나타난다면? 새로 지어진 도서관에서 일하게 된 사서들이 서로를 잘 모르거나 사이가 좋지 않다면? 이 도서관에 벌어진 여러 불운들이 그저 우연이 아니었다면?


아주 근사한 호러 소설 소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목은 ‘도서관의 유령’이라고 붙였고요. 그렇게 한창 원고 작업을 하던 중… 며칠 전 아내가 기사를 하나 읽어보라며 링크를 보내주었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778340?sid=103 ). 문예지에 실리는 최신 단편소설을 소개하는 한국일보 문학면 연재 코너의 기사인데, 이번에는 대산문화 2023년 겨울호에 실린 정보라 작가님의 「도서관 물귀신」을 다뤘습니다. 비정규직 사서와 계약직 야간 경비가 도서관에 나타나는 물귀신의 정체를 추적한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정 작가님의 소설을 읽지는 못했지만 제가 쓰고 있는 ‘도서관의 유령’과 설정이 많이 겹치지요. 도서관이라는 장소에서 유령 혹은 물귀신이라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밤에 나타나고 도서관의 직원 두 사람이 그 비밀을 쫓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의 원고는 장편이고 2020년대 한국 도서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려는 반면 정 작가님의 소설은 단편이고 다소 가상적인 배경(도서관 전체가 노키즈 존이 됐으며 이용자가 줄어 지하 3층 한 층만을 쓰고 있음)에 물난리가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는 정도 차이점은 있는 듯합니다.


기사를 읽고 지금까지 계속 끙끙 앓고 있습니다. ‘도서관의 유령’을 그대로 쓰면 표절 논란이 생길 거 같아요. 저는 ‘구조 표절’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표절은 표현에만 적용된다는 의견이고, 그런 내용으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에 나옵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이 다르다는 것도 압니다. 영화 《도둑들》과 《오션스 일레븐》, 《제니, 주노》와 《주노》 표절 논란 등에 대해 저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여기지만, 그런 논란은 실제로 벌어집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뭐라 생각하건 내가 떳떳하면 그냥 간다는 주의였는데, 몇 번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다 보니 자세가 달라지더군요. 그리고 다른 글, 다른 논란도 아닌 장편소설의 표절 논란은 아무리 떳떳하더라도 제가 그 논란 자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원고를 접어야 할까요? 그냥 써도 될까요? 아니면 다른 묘수가 있을까요? 다른 분들, 특히 출판계 관계자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갈피를 못 잡겠네요. 특정 출판사와 제목이나 내용을 알려주고 계약을 한 건 아닙니다. 저로서는 취재에 들인 노력보다는 아이디어가 더 아쉬운데, 바로 그 아깝다는 생각 때문에 판단을 그르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1월 1일에 가족이 사고를 당해 갑자기 입원한 가운데 이 문제까지 생겨 연초가 참 심란하네요. 양재도서관에 서린 기운이 원고에까지 영향을 주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는 혼자 웃었습니다. (양재도서관 사서님들, 죄송합니다. 웃자고 하는 얘기입니다.) 당연한 말씀이지만 정보라 작가님께 원망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으며, 이 사연이 정 작가님께 폐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다시 말해서 반페미니즘적 반격은 여성들이 완전한 평등을 달성했을 때가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커졌을 때 터져 나왔다. 이는 여성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 공격이다. (45쪽) “그건 마치 큰 변화를 앞두고 위협을 느낄 때 반격의 선두 주자들이 변화의 공포를 이용하는 것 같다.”(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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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책 증정] <고전 스캔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5기 [책 증정] [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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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립도서관] 2024년 성북구 비문학 한 책을 추천해주세요. (~5/12)
<장르살롱>이 시즌2로 돌아왔다!
[책 증정] [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세계적 사상가 조너선 하이트의 책, 지금 함께 읽을 사람 모집 중!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5. <나쁜 교육>[그믐북클럽Xsam] 15. <바른 마음> 읽고 답해요
이 계절 그리고 지난 계절에 주목할 만한 장편소설 with 6인의 평론가들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2
윤석헌 번역가와 함께 읽는 프랑스 문학
[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레모]이렌 네미롭스키 <6월의 폭풍> 출간 기념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
직장인이세요? 길 잃은 직장인을 위한 책들 여기 있어요.
[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직장인토크] 완생 향해 가는 직장인분들 우리 미생 얘기해요! | 우수참여자 미생 대본집🎈[생각의힘] 어렵지 않아요! 마케터와 함께 읽기 《커리어 그리고 가정》
어서 오세요. 연극 보고 이야기하는 모임은 처음이시죠?
[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꼬프"[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 따스한 녹차처럼 깊이 있는 독후감
종의 기원(동서문화사)브로카의 뇌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코스믹 컨넥션
딱 하루, 24시간만 열리는 모임
[온라인 번개] ‘책의 날’이 4월 23일인 이유! 이 사람들 이야기해 봐요![온라인 번개] 2회 도서관의 날 기념 도서관 수다
🌸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표지의 책 3
[책증정/굿즈] 소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을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블라섬 셰어하우스 같이 읽어 주세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이 별이 마음에 들어>김하율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왔어요.
[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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