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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바리 클럽장 활동을 합니다.

온라인 독서 공동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고민도 많고 막막하던 때가 있었어요. 이럴 때 제일 도움이 되는 건 이미 잘 하고 계신 분들에게 물어보는 것이죠. 감사하게도 커뮤니티를 만들어 이끌고 있는 선배님들 몇 분을 만나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트레바리의 윤수영 대표님도 그중 한 명이었어요. 트레바리는 오프라인 독서모임도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멋지게 증명하였죠. 강남 아지트와 안국 아지트를 근거지로 일주일에만도 수십 개의 클럽이 열리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트레바리에서 클럽장으로 활동할 기회를 주셔서 ‘선택’이라는 키워드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나에겐 아무런 ‘선택’할 일이 없다고요? 당장 오늘 점심 메뉴만 해도 우리는 볶음밥과 김치찌개 사이 더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했어요. 크고 작은 선택들이 모여서 결국 내 삶을 이룹니다. 클럽에서는 내가 선택한 것, 앞으로 내가 선택할 것, 또 내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나를 계속 따라다니는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두 사람은 계속 걸었고 펄롱이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을 더 마주쳤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아이를 데리고 걸으면서 펄롱은 얼마나 몸이 가볍고 당당한 느낌이던지. 가슴속에 새롭고 새삼스럽고 뭔지 모를 기쁨이 솟았다. 펄롱의 가장 좋은 부분이 빛을 내며 밖으로 나오고 있는 것일 수도 있을까? 펄롱은 자신의 어떤 부분이, 그걸 뭐라고 부르든ㅡ 거기 무슨 이름이 있나?ㅡ밖으로 마구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가를 치르게 될 테지만, 그래도 변변찮은 삶에서 펄롱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와 견줄 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펄롱은 대화에 끼지 않고 거리를 두면서 다른 생각을 했고 상상에 빠졌다. 그러다가 다른 손님들이 더 왔고, 긴 의자에서 옆으로 이동한 펄롱은 거울 앞에 앉아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똑바로 보며 네드와 닮은 데가 있는지 찾았다. 닮은 데가 보이기도 하고 안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윌슨네 집에 있던 여자가 둘이 친척이라고 여겨 닮았다고 착각한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것 같진 않았고 펄롱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네드가 심히 힘들어했던 것, 어머니와 네드가 늘 같이 미사에 가고 같이 식사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불가에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던 것을 생각하며 그게 무슨 의미일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펄롱으로 하여금 자기가 더 나은 혈통 출신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고서, 그 세월 내내 펄롱의 곁에서 변함없이 지켜보았던 네드의 행동이, 바로 나날의 은총이 아니었나. 펄롱의 구두를 닦아주고 구두끈을 매주고 첫 면도기를 사주고 면도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던 사람이다. 왜 가장 가까이 있는 게 가장 보기 어려운 걸까?
이처럼 사소한 것들
좋은 사람들이 있지, 펄롱은 차를 몰고 시내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주고받는 것을 적절하게 맞추어 균형 잡을 줄 알아야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사람들하고 잘 지낼 수 있단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특권임을 알았고 왜 어떤 집에서 받은 사탕 따위 선물을 다른 더 가난한 집 사람들에게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러듯 크리스마스는 사람들한테서 가장 좋은 면과 가장 나쁜 면 둘 다를 끌어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시 길로 나와 펄롱은 새로 생긴 걱정은 밀어놓고 수녀원에서 본 아이를 생각했다. 펄롱을 괴롭힌 것은 아이가 석탄 광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수녀원장의 태도도 아니었다. 펄롱이 거기에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었고 그애의 아기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ㅡ그 아이가 부탁한 단 한 가지 일인데ㅡ수녀원장이 준 돈을 받았고 텅 빈 식탁에 앉은 아이를 작은 카디건 아래에서 젖이 새서 블라우스에 얼룩이 지는 채로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었다.
다시
다시
이처럼 사소한 것들
아직 동이 트기 전이었고 펄롱은 검게 반짝이는 강을 내려다보았다. 강 표면에 불 켜진 마을이 똑같은 모습으로 반사되었다. 거리를 두고 멀리서 보면 훨씬 좋아 보이는게 참 많았다. 펄롱은 마을의 모습과 물에 비친 그림자 중에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는지 마음을 정할 수가 없었다.
아직
아직
이처럼 사소한 것들
"당신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건데." 아일린이 한 걸음 물러섰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것 잘 지키고 사람들하고 척지지 않고 부지런히 살면 우리 딸들이 그 애들이 겪는 일들을 겪을 일은 없어. 거기 있는 애들은 세상에 돌봐줄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그런 거야. 그 애들 부모는 애들을 멋대로 풀어놨다가, 문제가 생기니까 모른 척 등을 돌려버렸겠지. 자식이 있는 사람이 그렇게 무심해서는 안 되는 건데." "하지만 만약 우리 애가 그 중 하나라면?" 펄롱이 말했다. "내 말이 바로 그거야." 아일린이 다시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라고." "미시스 윌슨이 당신처럼 생각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 안 들어?" 펄롱이 아일린을 쳐다보았다. "그랬다면 우리 어머니는 어디로 갔을까?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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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 길로 가면 어디가 나오는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 "이 길?" 노인은 낫으로 땅을 짚고 손잡이에 기댄 채 펄롱을 빤히 보았다. "이 길로 어디든 자네가 원하는 데로 갈 수 있다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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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킨셀라 아주머니는 노란 비누와 세수수건, 머리빗을 준다. 물건을 하나하나 모으면서 나는 우리가 함께한 나날을, 우리가 물건을 샀던 곳과 이따금 나누었던 대화를, 그리고 거의 항상 빛나고 있던 태양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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