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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브루도그 인디 페일에일과 기타 코드 연습기

토지문화재단에서 연락이 왔다. 신청한 대로 7월과 8월에 원주의 토지문화관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 7월 1일 오후 3시에 새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다고 한다. 명단에서 나와 같은 기간에 토지문화관에 머물 다른 작가들을 살펴봤는데 아는 이름은 하나도 없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입주 작가 발표가 나기도 전에 기타 코드 연습기라는 물건을 샀다. 30센티미터 정도 길이의 나무 막대기에 쇠줄을 여섯 개 달아 기타의 왼손 운지 연습을 할 수 있게 만든 물건이다. 소리는 나지 않지만 들고 다니기 편하다. 차도 없는 내가 원주까지 기타를 들고 가기는 힘들 것 같아서 묘수가 없을까 찾다가 발견한 물건이다.

인터넷쇼핑몰에서 주문해 막상 배송을 받아 보니 이걸로 과연 연습이 될지 의심스러웠다. 쇠줄과 나무판의 간격이 멀어서 기타를 잡을 때와 느낌이 상당히 달랐다. 오른손 핑거링 연습이야 그렇다 쳐도 코드를 잡거나 바꾸는 왼손 훈련도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지는 않을 듯했다. 그냥 원주로 기타를 들고 갈까……? 가는 날과 오는 날 그렇게 이틀만 고생하면 되는 것 아닌가……. 고민 중이다.

기타를 배우기로 한 건 참 잘한 일 같다. 전에 망설였던 게 바보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내가 이 악기에 재능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앞으로 계속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은 든다. 20년쯤 연습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아마추어 연주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전화 영어 수업도 만족스럽게 잘 받고 있다.

토지문화재단의 연락을 받은 다음날에는 집 바닥을 청소하고 헬스장에 가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앤솔로지 단편소설 원고를 최종 교정하고 출판사에 연락했다.

방송 출연료가 들어왔는데 약속했던 금액보다 60만 원이 적었다. 조금 망설이다가 담당 작가에게 문의했더니 착오가 있었다며 추가 입금해주겠다고 답장이 왔다. 다들 왜 이러냐, 진짜.

그러고 보니 올해 2월에는 강연 수입이 전혀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보다는 원래 강연 비수기라 그런 것 같다. 장부를 뒤져보니 지난해에도 2월에는 외부 강연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문학평론가 조너선 컬러의 『문학이론』을 읽었다. 컬러가 핍진성이라는 개념을 정교하게 더듬었다는 말을 듣고 그에 대해 관심이 생겨 찾아 읽은 책인데, 정작 책에 핍진성 얘기는 안 나왔다.

이날 저녁에는 브루도그 인디 페일에일과 수퍼 스윙 라거, 호가든, 스텔라 아르투아를 마셨다. 브루도그는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마케팅으로 유명해진 회사다. 푸틴의 얼굴을 라벨에 넣는다든가, 로드킬을 당해 죽은 다람쥐와 청설모 박제로 병을 만드는 식이다. 2010년 전후로는 독일의 브루어리인 쇼르쉬와 누가 더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를 만드는지 경쟁을 벌이면서 화제를 모았다.

악동 같은 회사 이미지와 달리 인디 페일에일은 그냥 무난한 페일에일이다. 인디아 페일에일을 떠올리도록 이름을 지었지만 실제로는 IPA가 아니라는 말장난이 약간 재미있달까. 가볍게 마시기에 괜찮다.

 

언제부터였을까

논쟁이 싫어진 게

타협도 싫지만

 

다음날 오전에는 HJ와 함께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받았다. 치위생사가 처치를 시작하기 전에 의사가 무척 상세하게 내 치아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병원에서 그렇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들어본 적도 거의 없는 것 같다. 내 잇몸뼈 일부가 약간 녹았다고 했다. 병원을 나오려는데 의사가 접수대로 나와 다시 말을 걸었다.

“스케일링을 1년에 몇 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네?”

의사는 자신은 작년에 스케일링을 12번도 넘게 받았다며, 치아는 클리닝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클리닝을 제대로 안 하면 나중에는 뽑는 수밖에 없다며. HJ와 달리 나는 이가 별로 좋지 않은 편이고 아마 이게 우리 집안 내력인 듯하다. 아버지도 임플란트를 여러 개 하셨고, 조카도 이가 안 좋다.

병원을 나오면서 앞으로 스케일링을 3개월에 한 번씩 받겠다고 말했더니 HJ는 고개를 갸웃했다. 정신과 의사의 지시는 멋대로 무시하면서 치과 의사의 한 마디는 그토록 무겁게 받아들이는 내가 스스로 생각해봐도 좀 웃기긴 하다.


356. 돈을 쫓는 사람 그를 쫓는 경찰 (김성수)

20년간 각종 사기범들을 잡은 현직 경찰의 경험담. 이 책도 『재수사』를 쓰는 동안 참고하기 위해 읽었다. 여러 에피소드 중 특히 전직 장관, 재벌 회장 부인, 기업인, 천주교 사제 등을 상대로 800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자매 이야기가 범죄영화 한 편을 보는 듯했다.

돈을 쫓는 사람 그를 쫓는 경찰
돈을 쫓는 사람 그를 쫓는 경찰
355. 나는 여경이 아니라 경찰관입니다 (장신모)

저자가 인간적으로 멋있고 글도 잘 쓴다. 여성 기동대원들 이야기는 여러모로 가슴 아팠다. 민원인들 얘기는 부끄럽고. 경찰이 건물 화장실 못 쓰게 하는 상인들은 좀 너무한 것 아닌가. 역시 『재수사』를 쓸 때 많은 참고가 되었다.

나는 여경이 아니라 경찰관입니다
나는 여경이 아니라 경찰관입니다
삼십대 시절

열심히 일했던 동네를 쏘다니며, 여기에는 뭐가 있었고 여기는 아직도 그대로 이고 여기는 뭐가 맛있고ㆍㆍ가이드인척.

폭풍수다에 밥먹고 차마시기 코스 세시간 반!

조심해야할 이유 덕분에^^ 오늘은 아쉽지만 여기까지~ 노래방 🎤 에서 불러제낄 노래 🎵 까지 선곡해갔는데 다음 기회에.

& flat white는 역시 soy milk보단 오리지널이 맛있음. 커피는 괜찮지만:)

354. 오늘 뭐 먹지? (권여선)

맛깔 나는 문장이라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신나 하며 쓴 게 느껴지는 글을 읽다 보니 독자도 덩달아 신이 난다. 삶에 대한 관조와 애정, 자학 개그가 맛있는 요리에 들어간 소금, 설탕, 후추처럼 간이 딱 맞다.

오늘 뭐 먹지?
오늘 뭐 먹지?
353. 열대야 (이인열)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한 달간 수사한 과정이 담긴 실화소설로, 저자는 30년 수사 경력의 전직 경찰. 안락의자 탐정들이 무시하는 탐문과 현장조사가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 느낄 수 있다. 『재수사』를 쓸 때 많은 참고가 되었다.

열대야
열대야
대표 메뉴인 전복멍게비빔밥이 최고, 제주해인물회

강릉역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숙소에 가는 길에 기사님께 여기 어디가 맛있어요 라고 여쭤보았더니 딱 두 군데를 추천해주셨다. 장안횟집과 제주해인물회.

장안횟집은 사진을 안 찍었는지 못 찾겠지만 아무튼 두 군데 다 갔다. 그리고 둘 다 추천.

장안횟집은 물회 전문, 제주해인물회는 전복멍게비빔밥 전문. 주소는 강원 강릉시 사천면 진리해변길 68-9

활어 전복은 완도에서 가져오신다고 한다.

주재료인 전복은 완도에서, 가게 이름은 제주해인, 가게 위치는 강원도 강릉.

뭔가 이상하지만 그냥 넘어가자.

비빔밥은 특별한 양념 없이 참기름과 김으로만 맛과 간을 내는데 너무 맛있다.

352. 실리콘 제국 (루시 그린)

문화, 언론, 라이프스타일, 공공서비스, 사회기반시설 등 여러 부문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사람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몇몇 기업가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건설하고 인류의 과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노골적으로 주장한다. 즉 그들은 엄연한 정치권력인데, 그 안에는 황당할 정도로 오만하고 과대망상적인 면모도 있다. 사상적인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서사는 무척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다. 거기에 열광하는 사람도 많다.


실리콘 제국
실리콘 제국
351. 문학이론 (조너선 컬러)

문학이 ‘항상 악의 문제를 다루고 자주 악을 포용하면서 그 유혹과 충동을 그려왔기 때문’에 ‘오도와 미혹 그리고 감정을 자극한다는 비난을 자주 받아왔다’는 문장에 밑줄.


문학이론
문학이론
스틸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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