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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 고통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진찰기. 과거 하우스 MD 미드를 보는 것처럼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극적이다.

연결된 고통
연결된 고통
45. 맥파이 IPA와 가파도

제주도에 11년 만에 황사 경보가 발령된 날 배를 타고 가파도에 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계획에 없던 일정이었다. 뭐, 사실 우리의 제주 여행은 내내 거의 계획이 없긴 하다.

나는 마라도에 가보자고 제안하자 HJ는 얼마 뒤 가파도를 주장했다. 그녀는 『하멜 표류기』를 감명 깊게 읽었는데, 헨드릭 하멜이 표착한 곳이 가파도라는 설이 있다. 하멜이 그곳을 ‘케파트’라고 불렀다는 이유에서다. 내 입장에서는 가파도나 마라도나 아무 차이가 없었고, 예약 없이 운진항에서 당일 가파도행 표를 샀다.

기실 하멜 일행의 배가 난파되어 표착한 곳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모양이다. 기념비와 상선 모형은 용머리해안에 있는데, 보다 서쪽인 신도리 주민들은 당시 제주 목사의 일지를 근거로 자기 동네가 맞는다고 주장한다.

여객선 표는 왕복편으로 한 사람당 두 장을 묶어 팔았는데, 승객들이 섬에서 두 시간만 머물 수 있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섬이 작아서 두 시간이면 한 바퀴를 둘러볼 수 있었다. HJ는 뱃멀미를 걱정했으나 바다는 그야말로 고요하기 이를 데 없었고, 승선한지 10분 정도 만에 섬에 도착했다.

황사로 하늘이 뿌옇긴 했지만 가파도의 자랑은 청보리밭이었고, 그 풍경을 즐기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가파도 청보리는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가 절정이라고 한다. 최고봉이 해발 20미터밖에 안 되는 낮은 섬 면적의 3분의 2가량이 청보리밭이었다. 희뿌연 하늘 아래 선명한 녹색 청보리밭이 펼쳐졌고, 눈에 달리 걸리는 높은 건물이나 산이 없었다.

우리는 천천히 걸었다. 가파도를 가로지르는 작은 중앙 도로를 먼저 걷고, 해안 도로를 조금 걷고, 그 다음에 보리밭 사이를 걸었다. 중앙 도로에서는 한동안 우리 앞에 두 남녀가 걸어갔는데 카메라를 든 무리들이 그들을 쫓아가며 모든 움직임을 촬영했다. 방송사에서 나온 건지 브이로그를 만드는 유튜버인지 알 수 없었다.

길고양이가 많은 섬이었다. HJ는 가파초등학교를 보고 귀엽다며 좋아했다. 매년 졸업생이 한 명씩 나온다고 한다. 학교 옆에는 가파도에서 나온 독립운동가이자 국회의원을 기리는 비석이 있었다. 우리가 찾아가지는 않았지만 섬 동쪽에는 아티스트 레지던스가 있다. 김금희 소설가가 거기 머물렀다고 전해 들었는데,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 궁금했다.

제주도로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가파도에 딱 하나뿐이라는 편의점에 들어갔다. 말이 편의점이지 작은 구멍가게였다. HJ는 청보리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는데, 관광객 지갑을 노리는 뻔한 음식 같지 않고 제법 맛있다고 했다. 그녀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나는 냉장고를 둘러보다가 맥파이 IPA와 쾰쉬 캔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서울에서 몇 번 맛있게 마셨는데 좀처럼 이 맥주를 파는 매장을 볼 수 없었다.

맥파이는 이태원에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지방 양조장에 레시피를 주고 위탁 생산하는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다 제주의 감귤 선별 공장을 사들여 자체 양조장을 차렸다. 이들의 홍보 문구 중 하나가 ‘서울에서 태어났고 제주에서 양조하는(Born in Seoul, Brewed on Jeju)’이다.

이번에 제주에 온 김에 맥파이와 제스피 양조장 투어도 해볼까 했는데 두 곳 다 우리가 이동하는 코스와는 맞지 않았다. 그래도 제주도 술집에서는 맥파이나 제스피 맥주를 쉽게 마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뜻밖에도 가파도 편의점에서 맥파이 맥주를 보게 된 것이었다. 이 편의점에서 그 외에 파는 맥주가 국산 대기업 맥주와 칭따오 뿐이어서 더 신기했다.

편의점 주인아주머니가 유쾌한 분이었다. 내가 맥파이 IPA를 고르고 값을 치르려 하자 “그거 비싼 맥주예요” 하며 경고를 해주었다. 애초에 공급가가 비싼 것이지 자신이 과한 이윤을 취하는 게 아니라며, 맥파이 맥주를 팔 때마다 손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나는 흔쾌히 계산하자 주인아주머니는 함박 미소를 지었다.

“내가 중국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말을 걸었다. 관광객이 줄어서 장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인가? “맥주는 칭따오가 최고예요. 정말 맛있어.” 주인아주머니가 말했고, HJ와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주인아주머니는 맥파이가 가파도 청보리로 맥주를 만든다고 했다. 숙소에 와서 찾아보니 과연 맥파이의 제품 중 ‘봄마실’이라는 세종 맥주가 가파도 청보리와 제주 메밀을 사용한다고 한다. 아마 그렇게 한 제품에 가파도산 재료를 쓰다 보니 가파도 편의점에 캔맥주를 공급해야겠다고 결심한 게 아닌가 추정한다.

내가 만약 가파도에서 머물게 된다면 이 편의점에 일주일에 세 번씩은 오겠지. 제주도로도 자주 나가게 될까? 먼 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해 해일이 덮쳐 오면 어디로 피해야 할까? 건물 2층에 있으면 안전할까? 해발 20미터인 전망대로 모든 섬사람들이 모이나?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배를 기다렸다.

돌아올 때는 갈 때보다 바다가 더 잔잔했다. 제주도로 돌아와서는 운진항에 있는 커다란 카페에 들어갔는데 매장에 한때 유기견이었다는 골든 리트리버가 있었다. 확실히 펜션에 있는 개들보다 몸집이 작았고 웃는 표정이었고 애교도 많았다.

그날 저녁에 맥파이 IPA와 다른 맥주들을 마셨다. 맥파이 IPA는 적당히 무겁고 다소 씁쓸하고 홉 향이 강했다. 캔에는 까치(맥파이)가 그려져 있고 장난스럽게 ‘이파’라고 적혀 있다. 제주도에 온지 11일째 되는 날이었다.

 

작고 평평한 섬

기왕이면 청보리 여물 때

다시 오고 싶은데

 

483, 484. 죄와 벌 (상), (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라스콜리니코프보다 스비드리가일로프가 훨씬 더 문제적 인간이며, 이후 이 캐릭터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서 끼릴로프, 스따브로긴, 이반 까라마조프로 되풀이해서 나타나게 된다. 라스콜리니코프의 마지막 꿈속에서 인류는 영적 존재인 기생충에 감염되어 자신만이 진리를 안다고 믿고 서로를 증오하며 죽인다. 모두 혼란스러워하고, 모두 불안해하며,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도 의견을 합의할 수 없는 그런 악몽. 요즘 세상 같지 않나.

죄와 벌(상)(도스또예프스끼 전집 8)
죄와 벌(상)(도스또예프스끼 전집 8)
기타
작은 땅의 야수들
작은 땅의 야수들
482. 일 (스터즈 터클)

퓰리처상 수상자의 생생하고 감동적인 인터뷰집. 자기 일과 삶에 대해 말할 때면 누구나 조금씩 철학자가 되는 것 같다. 세상에 쉬운 직업은 없고, 사람은 돈만큼이나 존경과 의미도 절실히 원한다. 인터뷰어, 저널리스트 지망생들에게는 꼭 추천하는 책.

일
일
481. 안티프래질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잘 부서지는(fragile) 성질의 반대 특성은 무엇인가. 쉽게 무너지는 사람, 충격에 취약한 사회의 반대편에는 어떤 사람, 사회가 있는가. 개인의 삶에서 자본시장과 정치사회 영역까지, 실패와 충격을 통해 이익을 얻고 더 강해지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대담하고 참신한 주장. 근육은 정기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망가뜨릴수록’ 더 튼튼해진다. 안티프래질한 조직은 불확실성과 스트레스, 시행착오를 오히려 반긴다.

안티프래질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안티프래질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황비홍마라탕@구디역

몇 년 전에 마라탕을 처음 먹고 놀랐다. 맛있어서!

그 다음 얼마 있다 마라샹궈를 먹고 놀랐다. 더 맛있어서!


마라샹궈를 좋아해서 오뚜기 '마라샹궈면'이라는 라면도 즐겨 먹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품절. T.T


이처럼 마라샹궈를 좋아하지만 그리 자주 먹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마라샹궈는 한 번에 많이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폭식을 즐기는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측면이 있었던 거다. 먹다 보면 입 안은 화끈거리다 못해 쓰리고 뱃 속은 뜨끈 따끔한 것이 맛은 있지만 자극이 너무 심해 배부를 만큼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묘수를 발견했다. 바로 흰 쌀밥과 함께 먹는 것이다. 당연한 건가? 아무튼 여태 그걸 모르고 마라샹궈만 먹었던 거다. 김치찌개 시켜놓고 밥이랑 같이 안 먹고 김치찌개만 먹는 외국인 = 바로 나.


흰 밥이랑 같이 먹으면 마라의 풍미가 살면서 훨씬 덜 맵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밥 공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진을 세심히 의도하여 찍었다.

옥스퍼드 세계사 #2 - 제1부. 빙하의 자식들

제1부 빙하의 자식들: 인류의 전 세계적 확산과 문화적 발산의 시작 - 약 2만년 전부터 1만 2000년 전까지


1. 빙하 시대에 출현한 인류: 한 적응적 종의 출현과 확산


무엇이 전 지구적 확산을 가능케 했는가? 

: 기술 진전이 이루어지려면 새로운 목표를 상상할 수 있는 사회적 맥락이 필요하다. 네 가지 요소가 있었다.


1) 같은 세대와 다른 세대 연결 & 친족관계 범주들에 기반을 두는 사회 - 이를 통해 사회적 도달 범위를 시공간상 넓힐 수 있었다

2) 다른 시기에 사용하고 소비하기 위한 재료와 재화의 축적

3) 자원을 남성이 통제하는 사회

4) 자원 사용량을 늘려주고 전 지구적 정착민들에게 그들의 경관을 타지로 옮겨갈 기회를 제공하는 가정 경제


2. 빙하 속 마음. 농업 이전의 예술과 사고


지방이 풍부해 부피 단위당 열량이 굉장히 많은 사냥감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한랭환경 + 수렵채집인 => 여과시간이 많아져 예술 기록 시간이 충분했다. 

옥스퍼드 세계사
옥스퍼드 세계사
그믐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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