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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제주 슬라이스와 협재해수욕장

게스트하우스 2층에는 책장과 테이블이 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는데, 그 책장에는 의외로 뻔하지 않은 좋은 책들이 꽤 꽂혀 있었다. 나는 휴대폰으로 전자책을 읽었지만 HJ는 그 책장에서 책을 몇 권 꺼내 왔다. 그 중에 만화가 정우열의 『올드독의 맛있는 제주일기』가 있었고, 그 책은 함께 읽었다.

정우열 작가는 8년 전에 제주도로 이주해서 살고 있는데, 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제주 향토음식에 대한 웹툰을 포털 사이트에 연재했다. 그 만화들을 묶은 게 이 책이다. 모두 스무 가지 향토음식을 다뤘는데, 우리가 그 사이에 먹은 요리도 있고 못 먹어 본 것도 있었다. 남은 여행 기간 동안 고사리육개장, 몸국, 각재깃국, 옥돔구이, 보리빵, 빙떡을 먹어보자고 계획했다.

정작 협재해수욕장에 머무는 동안에는 제주 특산음식은 그다지 즐기지 않았다. 젊은 관광객들을 겨냥한 팬시한 식당에 가서 껌승, 반미, 상하이 파스타 같은 외국 요리를 맛보거나 매생이갈비탕, 맑은도가니탕 같은 다른 지역 음식들을 먹었다. 모든 가게들이 깔끔했고, 가격 대비 성능비가 만족스러웠다.

제주 향토음식 중에는 한치물회를 먹었다. 제주 물회가 포항 물회보다는 나은 것 같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물회라는 요리 자체가 자극적이고 얄팍한 음식인 것 같다. 정우열의 책에 나온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 먹은 물회는 정통 제주식이 아니라고 하지만. 오히려 함께 먹은 돼지애호박찌개는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고수나 박하, 혹은 홍어를 넣은 것처럼 알싸했다.

협재해수욕장 근처를 걷다가 카페에 들어가서 분위기를 살피고 괜찮아 보이면 거기서 시간을 보냈다. 계획 없이 찾아간 카페에서 뜻밖의 즐거움을 누리는 경험을 우리는 인생에 대한 비유로 여겼다. 이상하게 우리가 들어갈 때에는 손님이 없던 카페들이 우리가 앉아 있으면 곧 북적이게 되곤 했다. 우리가 손님을 몰고 다니나? 보틀샵에도 한번 더 들러 그레이엄 크래커 포터 캔맥주를 샀다.

게스트하우스의 공용 공간은 해가 지면 꽤 큰 스크린과 제법 좋은 좌석을 갖춘 극장으로 변신했다. 한쪽 벽에는 주인아저씨가 모은 VHS 비디오테이프가 가득 꽂혀 있었다. 거기서 하루는 한국에서 특히 인기를 모았다는 영화 《라라랜드》를, 다음날에는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을 보았다.

두 영화 모두 감명 깊게 보았으나 나는 《라라랜드》를, HJ는 《소울》을 좀 더 높이 샀다. 《소울》은 쉽게 풀어 쓴 인문 교양서 같은 느낌이 좀 났다. 반면 《라라랜드》는 박하게 평가한다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같다고 할 수 있었다. 주제보다는 시각적 스펙터클이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오랜 팬인 나는 그 스펙터클에 흠뻑 빠졌다.

공교롭게도 연이어 본 두 영화에는 공통점이 꽤 많았다. 남성 주인공들의 직업은 재즈 피아니스트였는데 그들은 예술적 인정을 받기 위해 분투하는 동시에 생계를 고민해야 했다. 영화의 톤은 전반적으로 동화적이었다. 무엇보다 흔한 할리우드 영화와는 달리, 꿈을 좇는다는 행위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런 회의감은 우리도 요즘 깊이 느끼는 바였다. 나보다 HJ가 더했다. 《라라랜드》를 보고 난 밤에도, 《소울》을 보고 난 밤에도, 우리는 침대에 누워 영화 내용과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오래 토론했다. 내 생각에는 목적이 이끄는 삶과 목적이 이끌지 않는 삶 양쪽 모두 추구하다 보면 논리적으로 막다른 지점에 이르게 된다.

《라라랜드》를 보고 난 다음날 오전에 앞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결심했다. 비장한 결정이라기보다는,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은 페이스북에 3일에 한 번씩 간단한 독서 후기를 올리고 있었다. 소셜미디어, 아니 속세 전체에 정나미가 떨어졌다.

《소울》을 보고 난 다음날 오전에 오디오북을 무단 발행한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해지하고 해당 책을 절판하기로 결심했다. 대신 출판사에 공개 사과문을 인터넷에 올리라고 요구했다(전에 요구한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한 달 넘게 기다렸지만 응답이 없었다). 이 공론화로 인해 나도 내키지 않는 일들을 이러저러하게 겪을 테지만, 그동안 너무 오래 참았다. 그 출판사에서 내게 달리 행동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

그렇게 절판 결심을 내리고 나니 후련했다.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앞으로는 말만 번드르르한 자칭 기획자들에게 절대 속지 않겠다. 그날 점심은 굶었고, 오후에는 제주맥주 양조장을 견학했다. 설명은 친절했고 공장 구경도 흥미로웠지만 투어 비용은 다소 비싼 것 같다.

견학을 마치면 샘플러 4종을 제공하는데, 양조장에서 마실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배럴 시리즈가 없어 아쉬웠다. 현대카드와 함께 만들었다는 아워 에일도 재고가 없다고 했다. 샘플러에는 제주 위트 에일,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스, 생활맥주 레드 라거가 있었고, 처음 마셔 보는 맥주는 없었다.

제주 슬라이스는 백향과 퓨레를 첨가한 가벼운 세션 에일이다. 과일 입자가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향과 맛은 무척 새콤하다. 내가 맛본 제주맥주 제품들은 모두 캔 디자인이 예뻤고, 바디감은 무척 가벼웠다. 이게 이 회사의 정체성인지, 배럴 시리즈의 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도 그럴지 궁금하다.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백 가지 향기를 내는 가벼운 삶

목적을 끝내 몰라도

 

HJ는 맥주에 대한 나의 관심을 궁금해 했다. 어떤 때에는 무척 진지해 보이고, 어떤 때에는 심드렁한 것 같다고. 나는 그냥 우표 수집 정도로 생각한다. 여러 종류의 맥주를 찾아 마신다고 무슨 통찰이 생길 리 없고, 맥주의 역사와 배경에 대해 아무리 공부한들 얻는 지식은 피상적이다. 독서와는 완전히 다르다.

제주맥주 양조장을 나와서는 협재해수욕장의 돈가스 전문 식당에 갔다. ‘뷰깡패’라는 간판이 있는 곳이었는데, HJ와 나는 그 표현이 너무 천박하다며 투덜거렸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과연 깡패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게 독보적인 전망을 지닌 가게였다. 창가 자리에서 해가 붉게 지는 모습을 넋을 잃고 보았다. 싸고 푸짐한 왕돈가스를 먹고 테라를 두 캔 마셨다.

게스트하우스로 오는 길에는 벨기에 수도원 맥주를 전문으로 취급한다는 펍에 들렀다. 뷰깡패 돈가스 식당과 달리 고급스러운 가게였고 술이나 안주 값도 다 비쌌다. 사과 주스를 넣은 밀맥주인 콜센동크 애플 화이트와 하이네켄을 마셨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전에는 여기서 저녁마다 재즈 공연도 했다는데, 멋있었을 것 같다.


602.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프란스 드 발)

동물의 사고능력, 그리고 동물학과 동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 인간 어린이와 유인원의 인지능력을 비교하는 실험이 그렇게 불공정하고 비과학적일 줄 몰랐다. ‘비인간’이라는 용어도 다시 생각해본다.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601.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창현 글, 유희 그림)

연재 초기에 지인이 너무 재미있다면서 추천해줘서 읽었는데 중간에 잠시 놓쳤다가 전자책으로 읽었다. 독서가들도 이제 거의 보호대상종인 거 같은데, 그들의 허세를 꼬집는 게 즐겁다는 사실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한 권으로 완결된 줄 알았는데 2편도 얼마 전 연재를 시작했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
그믐북클럽 5기를 모집합니다!

그믐북클럽 5기를 모집합니다! 


그동안 그믐북클럽에서는 그믐이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은 좋은 책을 선정해왔는데요, 이번 5기에서는 그 방식이 달랐습니다. 그믐북클럽 5기에서 함께 읽을 책을 고르는 모임을 열고, 여러분의 의견을 받았어요. 그중 가장 많은 분들이 선택해주신 책을 그믐북클럽 도서로 정해보았어요.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그 결과 그믐북클럽이 다섯 번째로 선정한 책은 존 폴 민다 심리학 교수가 쓴 <인지심리학> 입니다. 5월 말에 나온 따끈한 신간입니다! 


북클럽에 당첨되신 분들에게는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드리고, 그믐북클럽 5기에 초대합니다. 함께 읽으며, 깊이 있게 탐구하길 원하시는 독자 20명을 초대합니다.



이런 분들과 함께 읽고 싶어요!

• 인간의 마음과 행동 원리를 이해하고 싶은 분 

• 인지심리학의 전반적인 발전 과정을 살피고 관련 지식을 얻고 싶은 분  

• 그믐북클럽의 질문에 대답하고 다른 이들과 소통하며 보다 더 적극적으로 책을 읽고 싶은 분

• 29일 동안 꾸준하고 깊은 독서를 통해 책 읽는 습관을 체화하고 싶은 분



- 모집 기간: 6월 9일(금) ~ 6월 19일(월) 오후 6시까지

(*6월 19일 오후 6시까지 추가 정보 입력 및 참여 신청 버튼 누른 자에 한함)


- 활동 기간: 6월 20일(화)~7월 18일(화) 29일간

당첨자 발표일: 6월 20일

- 모집 인원 : 20명

*제공 가능한 책의 숫자가 한정되어 있어 20분께만 도서 증정이 가능합니다.

*‘참여 신청’ 은 필수! ‘추가 정보 입력’은 책이 필요하신 분들만!



그믐북클럽5기 참여 신청하기




그믐북클럽 활동은 이렇게 해요!

• 그믐과 <인지심리학>을 함께 읽고 모임지기의 질문에 답변을 남겨주세요.

• 모임지기가 던지는 질문 중 최소 5개 이상의 질문에 답글을 남기며 대화에 참여합니다.

• 활동 기간 중 모임에 관한 소식을 그믐 레터(이메일)와 문자로 안내 드립니다.

• 모든 질문에 답글을 달아 주신 분들께는 활동 기간이 끝난 후 ‘그믐북클럽 수료증’을 발급해드립니다.


※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광고 소재나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궁금한 사항은 ‘모임 전 수다’ 아래 대화 창에 남겨 주세요.

600.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처음에는 《소년탐정 김전일》의 세련된 대학생 버전 정도인 줄 알았는데, 어안이 벙벙해지게 장르가 섞인다. 나는 장르 혼합은 거의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이 작품도 간혹 헛웃음을 지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분개하는 독자도 있는 걸 보고 좀 놀랐다.

시인장의 살인
시인장의 살인
599. 우연의 설계 (마이클 브룩스 엮음)

실력 있는 과학저술가들이 우주, 뇌, 진화, 정수론에서 인간 사회와 도박에 이르기까지 우연을 주제로 최신 이론과 가설을 소개한다. 빅뱅에서 인류의 탄생까지를 말하는 1장, ‘우연을 활용하기’라는 제목이 붙은 6장이 아주 흥미진진하다.

우연의 설계
우연의 설계
태평양The Pacific

The Pacific

-Sillicon Chips and Surfboard, Coral Reefs and Atom Bombs, Brutal Dictators and Fading Empires.


미국에서 2015년 10월에 출판되고 한국에서는 2017년 9월에 ‘태평양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21세기북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미국에서 2015년 10월에 출판되고 한국에서는 2017년 9월에 ‘태평양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21세기북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책의 副題(부제)와 같은 내용으로 태평양과 관계된 10가지 주제로 구성되었다.


태평양은 한반도에 가장 인접한 대양이기 때문에 친숙하다는 선입견?은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바다에 대해서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은 대단히 일천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그 무지에 대해 약간의 자책도 하게 되었다. 아마존을 서핑하다 우연히 사이먼 윈체스터라는 작가를 만났는데 태평양이라는 주제 외에도 관심이 가는 다양한 내용의 책을 썼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러 책들이 있었지만 우선 ‘태평양’을 Pick!! 이 사람은 영국계 미국인인데 옥스포드 학부에서 지질학을 전공하고 우간다 구리 광산에서 일하다 작가로 전업轉業하기 위해 가디언 지 등에서 기자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아마도 이런 종류의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앵글로 색슨 제국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고서는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용 중 반 이상의 주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흥미진진興味津津하게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엘니뇨와 같은 기상현상에 대해서 즉, 지구의 날씨가 동태평양의 수온 변화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정보는 대단한 흡입력으로 나의 집중력을 빨아 들였던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기 직전까지 환경론자들의 주장은 탄소 원리주의자Carbon Fundamentalist, Carbon Thaleban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고 그 중 목소리가 가장 큰 세력은 대개 유럽의 백인들이라 이들이 환경을 구실로 21세기 헤게몬과 신제국주의를 꿈꾸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곤 했었다.


첫째 장은 ‘비키니 섬’하면 쉽게 연상되는 태평양의 작은 섬들에서의 핵실험으로 이야기를 시작 한다. 언뜻 최근에 우리 사회에 ‘핵무장’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져 가고 있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인류 최초로 원자폭탄이 실전에 사용되고 전쟁이 종결된 곳도 태평양에 연해 있는 동아시아의 한 국가였고 현재 핵폭탄과 같은 군비확장을 가장 활발한 곳도 역시 같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약 8년 전에 출간된 책이 갖는 현재적 시의성時宜性은 여전한 도입부였다.


둘째 장은 일본 Sony의 창업자 이부카에 대한 서사敍事다. 당연히 그 한 구성이 되어야 할 나라의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플라자 합의'이후 지난 수십년을 생각하면 다소 식상하게 느껴졌다. 


셋째, 서핑Surfing은 원래 하와이 왕족들이 즐기던 레저였고 19세기의 영국의 엘리트들이 은밀히 자기들만의 귀족 스포츠로 즐겼다고 한다. 20세기 들어 영국, 혹은 미국의 언론에서 언급이 되고 50년대 미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지며 이것이 뉴욕 타임즈의 어느 영화평론가에 의해서 기사화 되면서 특히 앵글로 색슨 제국의 대중적 스포츠가 되었다는 에피소드를 쓰고 있다.


넷째는 북한이 주인공이다. 1967년 부에블로 호 납치 사건, 김신조 청와대 기습사건,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그리고 전두환 시절 미얀마 양곤에서의 테러 등에 대해서 쓰고 있다. 저자 사이먼 윈체스터는 ‘한국’이란 표제의 책도 쓰고 실제로 북한을 여행하기도 한 이력을 갖고 있다. 북한 사회의 압제와 폭력을 보면서 우리는 도대체 어떤 성격, 어떤 종류의 민족일까 하는 상념에 잠기게 된다.


다섯 번째는 수백년에 걸친 베트남의 항쟁과 독립의 근현대사에 대해서 쓰고 있다. 베트남은 동아시아 전통 사회에서는 ‘안남安南’이라고 알려진 나라였고 조선사회와 비슷하게 유교 문화의 영향 아래, 남다른 소중화小中華의식의 세계관을 갖고 있던 나라였다. 아시아 국가 중 그 누구보다 서양 제국주의의 침탈로 인한 고통이 가장 컸던 나라였다.


여섯째는 태평양을 중심으로 기상현상에 대해서 쓰고 있다. 엘니뇨, 라니나 뿐만 아니라 ENSO, Hadley Cell, Ferrel Cell, Polar Cell 등 다양한 용어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고 사막이 왜 전세계적으로 거의 같은 위도에서만 형성이 되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지구의 날씨는 太陽(태양), 大洋(대양), 지구의 自轉(자전), 그리고 지구축軸의 경사傾斜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태평양은 지구 표면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육지보다 태양 에너지를 더 오래 보관하고 그것이 대기의 대류와 상호 작용하면서 Walker’s Circulation과 같이 지구 한쪽의 기상현상은 다른 곳에서는 상쇄되는 대칭을 이루면서 지구환경이 균형을 이룬다고 한다. 


일곱 번째는 호주. 1972년에 호주 노동당 출신으로 3년간 수상으로 재직했던 Gough Whilam의 개혁 정책과 그 좌절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Gough Whilam은 수상에 취임하자 마자 베트남에서의 철군, 여성에 대한 남성과의 동일 임금 적용, 영연방으로부터의 탈퇴, 호주 원주민Aborigin에 대한 권리 회복 등 상당히 급진적인 정책을 시행하지만 영국과 보수 세력의 견제에 좌절하게 된다. 영국과 한 통속이었던 보수 세력은 노동당 내각의 뇌물 스캔들을 빌미로 호주 국민들이 뽑은 의회 의원에 의해 선출된 수상을 영국이 임명한 ‘총독’이 파면? 또는 해임하며 실각한다. 이후 호주의 정치 시스템은 연방 정부의 힘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중앙집권화가 가속된다 . 최근 호주에서 노동당이 집권하게 된 배경의 일단락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호주라는 나라의 정치적 지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이 내용이 더욱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 밖에 시드니의 오페란 하우스 건축에 관한 사연도 재미있게 읽었다. 


여덟 번 째는 동태평양해령(the East Pacifif Rise東太平洋海嶺)! 바닷 속의 지형을 탐색하면서 이와 같은 해령海嶺(일종의 바닷 속 산맥과 같은 지형 그렇지만 산맥은 아니다)이 원래는 하나였던 초대륙이 점차 분리되어 현재와 같은 지구로 된 증거라는 1950년대 이후의 해저과학 연구를 소개한다. 지구는 오렌지나 야구공과 같은 형태가 아니라 수십개의 판plate이 뜨거운 마그마가 흐르는 맨틀 위에 떠서 불안정하게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불과 70년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홉번째 산호초와 환경 오염에 대해서…


열번 째는 아마도 이 책의 하이라이트… 중국의 부상과 태평양에서 미중의 패권경쟁을 아주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태평양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저자가 책을 쓰던 시점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도 아마 가장 뜨거운 주제는 중국의 부상과 동아시아 전쟁의 현실화인 것처럼 보인다. 지금 한국 사회도 어느새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에필로그: 태평양을 상대로 미중간의 경쟁은 치열하다. 사이먼 윈체스터는 서구 사회가 다른 문화, 문명을 존중하고 그 문화에 대한 효용성을 인정하고 그곳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서구가 제시하는 근대Modernity의 효용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의 타 문명, 문화에 대한 신중하고 겸손한 태도는 대단히 현명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서구사회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이들의 패권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굿바이 파라다이스

새벽에 깨어 오디오북으로 접한 책


지독한 현실이 알고보니 지옥이 었던 것

이제 지옥을 벗어나 다시 시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집안 형편이 어려워 여동생과 같이 만두집에 팔려와 노동을 착취당하다가


천성이 못된 연상의 여자를 만나, 병수발하다가

결국 자살을 했는데, 그곳이 지옥이었던 것.


결론만 보자면 블랙코미디 같은 스토리지만

알고보면 우린의 현실이 지옥이라는 패러디일지도.



굿바이 파라다이스
굿바이 파라다이스
드디어!

이제 교회랑 가까워질 수 있어! 😭

머나먼 교회 ⛪️ 다녀오는 길.

598. 보기왕이 온다 (사와무라 이치)

가사 노동을 무시하는 남편에게 천벌을. 앞부분은 흥미진진한데 뒷심은 다소 부족하다. 부기맨 괴담을 직접 언급하고 연관성도 뚜렷하다. 영화 《캔디맨》도 좀 생각난다.

보기왕이 온다
보기왕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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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세요? 길 잃은 직장인을 위한 책들 여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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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꼬프"[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 여러분의 마지막 편지는 언제인가요?
[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그믐밤] 6. 편지 읽고, 편지 쓰는 밤 @무슨서점[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가는군요](안온북스, 2022) 읽기 모임
🍵 따스한 녹차처럼 깊이 있는 독후감
종의 기원(동서문화사)브로카의 뇌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코스믹 컨넥션
딱 하루, 24시간만 열리는 모임
[온라인 번개] ‘책의 날’이 4월 23일인 이유! 이 사람들 이야기해 봐요![온라인 번개] 2회 도서관의 날 기념 도서관 수다
🌸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표지의 책 3
[책증정/굿즈] 소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을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블라섬 셰어하우스 같이 읽어 주세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이 별이 마음에 들어>김하율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왔어요.
[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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