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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지

독실한 개신교 지인이 그리 좋지 않은 경제 형편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기독교 대안 학교에 보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부 지원이 없기 때문에 연간 학비가 1500만원 정도 소요.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정규 교육 과정에서 진화론을 가르치기 때문.


이건 어떤 의미에서 자식을 향한 부모의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신앙과 신념을 떠나서 아이는 유년기의 대부분을 진화론이라는 개념이 부재한 세계에서 성장해야하기 때문이다. 진화론은 단순히 생물학의 영역에만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등 인간의 존재 자체를 이해하기 위한 어떤 기준점의 하나가 된다.


클루지는 인간이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얼마나 대충 생성된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불완전하다는 상식적인 명제가 아니라 샤브샤브를 먹은 이후 대충 조리한 볶음밥처럼 서툴게 짜 맞춰진 조직이라는 것. 창조론의 주장처럼 인간이 신의 형상을 닮게 만들어졌다면 신의 존재 자체를 혐오하게 되는 지점이다.


개신교 지인의 창조론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진화론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눴다. 이야기를 거듭할 수록 지인은 분노하기 시작했고 결국 빡이 치고 말았다. 나는 그의 분노에 대해 회개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마치 십자군 전쟁에 참전한 사자왕 리처드처럼 이교도인 나를 처단하기라도 할 태세였다. 난 중세 시아파의 암살 조직 어사신처럼 조용히 자리를 떴다.

클루지 (리커버 에디션) - 생각의 발견을 뒤집는 기막힌 발견
클루지 (리커버 에디션) - 생각의 발견을 뒤집는 기막힌 발견
엔도슈사쿠 탄생 100주년

일본에서는 작가가 무려 cf도 찍는다고^^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등장하신 세 편의 광고도 보고~ 스펙트럼이 넓으셔서 대표작이신 침묵 외 종교작품을 넘어 생활소설 등 가벼운 작품들도 쓰시고 이 중에는 교과서에도 실렸다는 이평춘 번역가님 말씀.

동네책방에서 책을 사면 직접 빚으신 초콜렛도 주시는 초콜렛 🍫 책방 대표님과 의기투합하여 독서모임을 진행 중이신 망원베이스의 김혜나 작가님까지 모두 한 큐에 뵈어서 좋았던 그믐 참여자 1인:)

[책처방] 4. 독서모임에서, 누구나 읽어도 공감할 문학 작품이 무엇이 있을까요?

[책처방] 4. 독서모임에서, 누구나 읽어도 공감할 문학 작품이 무엇이 있을까요?



"책을 좋아하여 독서 모임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다만 제가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문학인데요, 저는 지금까지 읽은 책의 9할이 비문학 서적입니다. 전문서나 원서나 지식을 깊이 요구하는 분야의 서적은 아주 친숙하고 좋아하는데 (모르더라도) 제가 문학적인 부분에 무지하여 책 선정이나 모임의 실질적인 활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읽을 좋은 문학작품이 무엇이 있을까요?"



그믐책처방은 책을 추천하고 추천받는 그믐의 상설 이벤트입니다. 그믐에서 책처방을 받고 싶은 분들은 사연을 적어서 contact@gmeum.com으로 보내주세요.


그믐약국에서 29일간 모임을 열고 지금 당신이 읽으면 좋을 책을 그믐 회원들로부터 추천 받습니다. 사연 외에 다른 정보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개인 정보


[책처방] 3.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고민이 많을 때

[책처방] 3.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고민이 많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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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일본 유학 체험기. 익숙한 대학원의 풍경이 일본 대학을 배경으로 똑같이 펼쳐진다.

당신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당신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믐×초콜렛 책방

침묵을 읽으신 후 평생의 키워드로 엔도 슈사쿠의 문학과 함께하신 이평춘 번역가님과 작년 <깊은 강> 모임을 열어주셨던 김혜나 작가님 콜라보로 1부는 책으로 다과와 직접 빚으신 술과 함께한 2부는 수다로♡ 감사한 저녁!


@ 신촌 어귀

17. 세계 철학사 (한스 요아힘 슈퇴리히)

자음과모음 출판사는 설립 이후 20년 동안 책을 3000종 이상 펴냈는데, 그 중 가장 두꺼운 책이 오늘 소개할 이 책, 한스 요아힘 슈퇴리히의 『세계 철학사』라고 한다. 『세계 철학사』는 자음과모음에서 절판하지 않고 현재 판매 중인 단행본 중 가장 비싼 책이기도 하다. 정가는 3만9900원.

1208쪽이면 동서양 철학의 역사를 요약 정리하기에 넉넉한 분량일까? 동양철학 부분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은 할 수 있겠다. 중국철학 전체를 다룬 분량이 이마누엘 칸트 한 사람이 차지한 페이지 수에 못 미치니 말이다. 그러나 내용이 헐겁다는 얘기는 못한다. 서양 저자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색다른 관찰도 눈길을 끄는데, 예컨대 모든 중국철학은 정치학 또는 사회철학이라는 진단이나, 정치사상가로서 맹자를 루소에 비유하는 대목 등이 그렇다.

서양철학 부분에서도 그런 날카로운 평가와 비판이 재미있다. 많은 철학 입문서들이 한 사조(思潮)의 한계를 논할 때 바로 다음 세대 철학자의 주장을 빌려오곤 한다. 『세계 철학사』는 그런 쉬운 접근방식을 지양하고, 대상이 되는 학자의 시대 안에서 한번, 그리고 독자가 있는 현대의 관점으로 다시 한번 그 사상을 살핀다.

어떻게 보면 책의 구성 자체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과 조금 닮았다. 예를 들어 플라톤의 사상을 소개한 뒤 이렇게 묻는 식이다. 플라톤은 도덕적인 양자택일에 몰두해 찬란했던 고대 그리스 문화와 예술을 무시했던 것 아닌가? 플라톤이 꿈꾼 ‘전능한 국가’는 전체주의의 시조 아닐까? 저자는 따로 설명하지 않으며, 독자가 답변을 궁리하는 동안 이 책은 ‘철학사 서적’에서 ‘철학 서적’이 된다.

말미에 이르면 책의 질문은 철학과 철학사 자체를 향한다. 지금 철학은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여태까지의 모든 윤리학은 인간중심적이었던 것 아닐까? 이제 우리에게는 동물이나 환경에 대한 책임도 있지 않을까? 신경과학과 컴퓨터공학이 인간 의식이라는 수수께끼에 맹렬하게 달려드는 시대에, 논리학과 인식론의 몫은 뭘까?

어려운 주제들이 마술처럼 쉬운 언어에 실려 있다. 철학박사이면서 출판 편집자로 오래 일한 저자의 이력 덕분인 듯하다. 본국인 독일에서는 60만 부가 팔린 스테디셀러이고, 20개국으로 번역됐다. 한국에서도 누적 판매량이 2만 부가 넘는다고. 매끄러운 번역과 함께 만화풍의 친근한 일러스트가 그려진 한국판 표지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세계 철학사
세계 철학사
622.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김동조)

‘인생은 한 방이다’라는 부제가 붙은 ‘성공의 속성’ 챕터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교 평준화, 실력주의는 차별을 없애지만 불평등을 강화한다는 주장과 ‘전략적일 수 없다면 철학적이기라도 해야 한다’는 문구도 인상적이었다. 내가 책을 읽고 얼마 뒤 저자는 정치에 뛰어들었고, 대통령비서관이 되었다. 좀 뜻밖이긴 했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621. 시일야방성대학 (고광률)

부실 판정을 받은 지방 사립대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 굉장히 독한 소설이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정말 현실이 이런가’ 하고 여러 번 중얼거렸다. 모르고는 쓸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구체적이고 저자가 지방대에서 교직원으로 오래 근무한 경력이 있는 터라 안 믿을 수가 없긴 하다.

시일야방성대학
시일야방성대학
매일 읽겠습니다 - 황보름

이 책이 주제도서였던 그믐 모임에서 심금을 울리는 명언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뒤늦게나마 개인적으로 손에 잡았다.


https://www.gmeum.com/meet/423


베스트셀러 저자로만 알았는데 실은 이 에세이가 먼저라고 한다.

책에 진심인 저자의 53편의 에세이.

생각만 해도 지루한 게 책인데, 책에 관해 50개가 넘는 이야기 거리가 나온다고?

저자는 머리를 드라이어로 잠깐 말리는 순간에조차 책을 눈에서 떼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이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언제나 궁금해 한다.


다른 건 모르겠고, 저자의 책에 대한 사랑이 정말 찐이라는 그 사실은 내가 알겠다.






매일 읽겠습니다(에세이 에디션)
매일 읽겠습니다(에세이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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