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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의 말들 - 김겨울

내가 책을 좋아하는 만큼, 누군가의 책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책들도 좋아한다. 첫번째 독서 기록이니, 책에 관한 책으로 시작.


스무 살 부터였을까, 서른 살 부터였을까.. 나이가 든다는 건 어느 순간부터, 나보다 어린 현명한 누군가를 자주 마주하게 되는 거라고 일찌감치 깨달았다.

SNS나 유튜브를 즐겨하지 않으니 유튜브를 통한 책 소개에도 괜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걸 전업으로 하는 청년이 있다니!

큰 기대없이 접했던 겨울 서점은 내 예상과는 달랐고, 무엇보다 김겨울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책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그 좋은 걸 얼마나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지는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완독하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선뜻 유튜브로 먼저 접하고 싶진 않은걸 보면, 난 역시나 아날로그적이다.


<책의 말들>을 읽고 다시 한번 느꼈다. 이거 봐... 아무리 겨울 서점이 재미나고 좋아도, <책의 말들>이 백배 더 좋잖아. 겨울 서점만 몇 번 보고 김겨울을 몰랐으면 어쩔 뻔 했어.


p117.

네모난 것을 생각한다. 네모난 것, 그 안이 검고 붉게 빽빽이 채워진 것, 작은 직선과 곡선으로 촘촘히 직조한 것을 생각한다. 나는 핀셋을 들어 종이에서 네모난 글 뭉치를 조심스럽게 분리해낸다. 살짝 흔들면 찰랑이는 글의 물결, 정갈한 글에서는 쉼표 하나 떨어지지 않는다. 페이지마다 분리해 낸 글을 모아 한편에 쌓고 재봉틀을 꺼낸다. 두 편의 글을 핀셋으로 가져와 재봉틀에 0.5센티미터 정도가 겹치게 놓아두고 두르륵, 박음질한다.

나는 돛을 지을 요량이다. 커다란 삼각돛을 지으려는 것이다. 뒤에서 불아오는 바람에는 몸을 싣고 앞에서 다가오는 바람에는 방향을 이리저리 틀어 가며 앞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잘 지어진 글은 아주 튼튼해서 나를 멀리 데려다준다. 돛을 믿고 먼 곳까지 나아갈 것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곳을 탐험하고 자주 다녔던 곳을 더 샅샅이 둘러보고 몰라던 파도를 맞고 알았던 맛을 볼 예정이다. 돌아온 뒤에는 돛을 떼어 잘 접어서 차곡차곡 쌓아 둘 생각이다. 그러면 그 탑을 바라볼 때마다 잊을 뻔했던 항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들려올 테다. 돛의 노래, 새로운 노래, 나를 바다로 던져 줄 노래, 노래가 들려온다.

책의 말들(문장시리즈)
책의 말들(문장시리즈)
영화 - 탑건 매버릭

꽤 흥행했던 영화인데 늦게 봤다.

아무도 죽지 않고 갈등을 해결하고 미션은 완수하고 사랑을 얻고 오해를 푼다. (설마 이게 스포이려나?)

한 마디로 판타지다. 세상이 꽃밭으로 묘사되는 이런 류의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탑건은 왠지 싫지 않았다. 사실 눈물까지 흘리면서 봤다. ㅎㅎ

왜 흥행이 되었는지도 얼핏 이해가 되었다.


언젠가 파일럿이 없어지는 날이 올거야. 먹고 자고 싸고 명령에도 불복종하는 파일럿들.



책 읽는 사람은 사라지게 될 걸세.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TopGun 그믐 ver.)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100여 년 전, 독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도 엄연히 일어나고 있다. 궁극적으로 소위 명문대 진학을 위해 혹은 의대 진학만을 목표로 아이의 적성과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력질주하는 현실, 그리고 정서 발달은 고려하지 않고 공부밖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 위로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비정한 학교생활이 대한민국 한 귀퉁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의 한스와 마찬가지로 헤세 역시 신학교에서 적응 못했고 일반계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시인이 되고자 했던 감수성 예민한 헤세는 학교의 엄격한 규율과 통제에 불응했으며 심지어 자살을 기도했다. 이 때문에 정신과 병원에 두 달 정도 입원했었고 이후로도 정신적 방황으로 힘들어했다.

하지만 한스와 헤르만 헤세가 크게 다른 점은, 헤세에게는 아들을 이해해 주는 어머니가 계셨다는 점이다. 만약에 한스에게도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그의 운명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보다 자세한 독후감은 아래 블로그에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lovemom94/223111532766




수레바퀴 아래서
수레바퀴 아래서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사뭇 선정적인 표지의 단편집 모음. 현재 시점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데, 덕분에 일본 특유의 갈라파고스적인 모멘트들이 포착된다.


"일본 서점 직원들로부터 터져 나온 감탄과 찬사!"라는 광고 문구가 책의 뒷표지에 실려있다. 일본 서점 직원들은 대체로 책을 열심히 읽나 싶은 생각이. 서브웨이 샌드위치 알바생이 스텝밀을 먹고 조합 메뉴를 추천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인 듯.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628. 인간의 위대한 질문 (배철현)

신약성서에서 예수가 던진 질문들을 주로 다루지만, 현대 기독교의 위상도 주요 주제다. 현대인이 종교를 통해 얻으려는 ‘영성’은 소속감이라기보다는 자기 삶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그에 따른 변화라고.

인간의 위대한 질문
인간의 위대한 질문
627. 신의 위대한 질문 (배철현)

구약에서 신이 던진 질문들을 살핀다. 이삭을 죽이려는 아브라함을 묘사한 화가들의 그림에 대한 해석이 흥미진진하다. 카라바조는 그 일화에서 광기와 폭력을 읽었고, 샤갈은 울부짖는 어머니를 상상했다.

신의 위대한 질문
신의 위대한 질문
626.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다케우치 가오루, 마루야마 아쓰시)

12가지 문제들이 다 흥미진진한데, 양자역학이나 초끈이론에 대한 설명보다 뱀장어들이 알을 어디에 낳는지, 전신마취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같은 작은 이야기들이 더 재미있었다. ‘소파 옮기기 문제’의 답을 아직 과학과 수학이 풀 수 없다니!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625. 피아니스트의 뇌 (후루야 신이치)

뇌과학과 예술, 전통과 현대의 공학기술이 만나는 ‘음악연주과학’이라는 현장. 모든 것이 새로운, 흥미진진한 미개척지다. 지금 뇌과학 연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 중 하나가 예술가의 뇌라는데, 머지않아 문학도 이런 연구 대상이 되겠지. 흥분해야 할 일인지 두려워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피아니스트의 뇌
피아니스트의 뇌
집단착각 : 인간 본능이 빚어낸 집단사고의 오류와 광기에 대하여

인류가 생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피지컬도 엉망이 되었고 멘탈적으로도 오류가 한가득. 신이라는 생명체가 있다면 직립 보행도 아니고 무리 생활도 하지 않을 듯. 생존에도 집착하지 않고. 기독교 이외의 종교에서 출현하는 신수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집단 착각
집단 착각
그믐북클럽 6기에서 함께 읽을 책을 골라주세요!

다음 그믐북클럽에서 읽을 책을 함께 골라요.

 

안녕하세요, 그믐클럽지기입니다. 다가오는 7월, 6기 그믐북클럽을 시작하려 합니다.

 

지난 그믐북클럽 5기를 시작하기 전, 함께 읽을 책을 투표로 정해달라는 모임을 열었는데요, 그때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그동안 그믐에서 좋은 책을 선정했었는데,여러분이 직접 선택한다는 점에 대해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6기에서도 여러분과 함께 읽을 책을 같이 정해볼게요.1순위로 제일 많이 골라 주신 책을 최종 선정하고 같이 읽겠습니다.


[그믐북클럽] 6기에서 함께 읽을 책을 골라주세요


이번 6기에서는 책과함께 출판사에서 그믐북클럽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세 권을 추천했어요.


①번 <게토의 저항자들 - 유대인 여성 레지스탕스 투쟁기>(주디 버탤리언, 2023, 736쪽)

 

②번 <구멍가게 이야기 - 마트와 편의점에는 없는, 우리의 추억과 마을의 이야기가 모여 있는 곳>(박혜진・심우장, 2021, 488쪽)

 

③번 <실크로드 - 전 세계 석학 80여 명이 참여한 실크로드 인문학의 결정판>(수전 휫필드 외, 2019, 480쪽)



책과함께는 역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문서를 만드는 출판사입니다. 다음은 책과함께 출판사 소개 중 일부예요.

 

역사는 인간이 문자로 기록을 남기면서 시작되었고, 인쇄술의 발달로 책이 대중화되면서 민주주의가 싹텄습니다. 이처럼 인류의 진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글과 책, 그 정신을 이어 나가려는 마음을 ‘책과함께’라는 출판사 이름에 담았습니다.

 

출판사만의 특색이 확실하죠? :) 그래서 이번에 후보로 올라온 세 권의 책도 모두 역사에 관한 책이에요. 하지만 또 굉장히 다양한 시대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답니다. 여성사와 전쟁사, 공간에 대한 인문학, 실크로드에 대한 역사까지. 세 권의 책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책이 매우 두껍습니다! 그래서 소개 옆에 페이지를 적어두었어요. 736쪽, 488쪽, 480쪽…! 제일 얇은(!) 책이 480쪽이에요. 어떤 책을 고르시든 두꺼운 편이니, 아래 모임 링크에서 책 소개도 보시고, 의견 편하게 남겨주세요.

 

 

■ 투표 참여 방법 :

그믐 모임에서 댓글로 선호하는 책 번호와 의견을 남겨주시면 됩니다.


▷투표 모임 바로 가기 : [그믐북클럽] 6기에서 함께 읽을 책을 골라주세요 (클릭하시면 연결됩니다)


예) 1번 / <게토의 저항자들>을 함께 읽어보고 싶어요. 책 소개글만 봐도 솔깃하고요, 잘 모르던 세계라 공부하는 마음으로 잘 읽어보고 싶어요. 그믐북클럽에서 같이 본다면 736페이지도 완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공지사항이 아닌, 그믐 투표 모임에서 답글을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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