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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 강남의 탄생 (한종수, 강희용)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강남 룸살롱 문화의 탄생 배경이나 예술의 전당 건설 비화 등등을 읽다 한국 현대사가 너무 기묘하고 우스꽝스러워 탄식하게 된다. 그 시절에는 그게 심각하고 진지한 일이었을 텐데. 공저자 중 한 사람이 시인이자 정치인인데 다소 편향적으로 느껴지는 서술도 없지 않다.

강남의 탄생
강남의 탄생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장강명 작가가 작심하고 쓴 출판계 비평서란 것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학교 도서관에 자주 오는 학생 중에 소설가를 지망하는, 적어도 글쓰기를 밥벌이로 생각하는 학수 때문이었다. 국문과나 문예창작과를 가고 싶다는 구체적인 생각을 중3 학생이 갖는 경우는 드믄데 또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 학수 때문에, 더구나 문학 소녀도 아니고 남학생이 진로진학에 도움이 될만한 책을 찾는다 하여 검색해 보니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란 책이 튀어 나왔다.

평소 장강명 작가를 좋아하기도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학수에게 권하기 전에 한 번 읽어보려고 펼쳐 들었다가 제2부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됐다. 진보적인 이상을 추구하는 줄 알았던 대형 출판사가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책씨앗'이라는 독서 플렛폼이 해킹 당해서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사과의 메일을 받았던, 그후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었고 한동안 이상한 문자들이 많이 왔었던, 바로 그 창비 출판사였다.

반면에 이 책을 진로 진학용으로 생각한 것은 책제목을 내맘대로 해석한 오류에서 비롯 된 것이구나 싶었다. 학수에게는 다른 책을 소개하기로 했다. 사실 밥벌이로서의 글쓰기가 이처럼 쉽지 않음을 너무 이른 나이에 알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모르는 게 약이다' 혹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란 마음으로 학수가 그 세계에 뛰어들길 바라는 심정이라, 이 책을 슬쩍 뒤로 감추고 싶다.

어쨌든 내이름으로 된 책도 출판한 나로서는 출판계에 이런 암운이 있는 줄 몰랐다는 게 부끄러울 지경이다. 글로써 밥벌이 할 생각을 아예 안했기에 어떤 기대나 바람이 없어서 무심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한겨레 신문에 인터뷰 글도 실리고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는 계기가 됐기에 불만이 없었던 것 같다. 만약에 두번째 책을 낸다면 출판계의 쓴맛을 나도 좀 느끼려나?

비록 이 책을 학수에게 소개하려는 마음은 접었지만 장강명 작가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마져 접은 것은 아니다. 그가 추앙하는 도스토옙스키 못지 않은 두고두고 읽히는 고전이 될 책을 집필하길 독자로서 무조건 바랄뿐이다. 어떤 경우에도 굴하지 않고 '글쓰기 중독'에서 벗어나지 않길...!!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너는 지금 사랑받고 싶어서 사랑받지 못할 방법만 쓰고 있는 거야 ! (미생 97수)

너는 지금 사랑받고 싶어서

사랑받지 못할 방법만 쓰고 있는 거야 !



                     - 미생 97수

미생 완간 세트
미생 완간 세트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 EBS 지식e2)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은


책 속에 깨알같은 글씨가 아니라

책을 쥔 손에 맺힌 작은 땀방울입니다


               - EBS 지식e2

지식 e - 시즌 2
지식 e - 시즌 2
거미줄 (정호승 시인)

거미줄

                   - 정호승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햇살에 맑게 빛날 때다

송이송이 소나기가 매달려 있을 때다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진실은 알지만 기다리고 있을 때다

진실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진실은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고

조용히 조용히 말하고 있을 때다 

중용 제23장 (영화 '역린' 중에서)

중용 제23장 (영화 '역린' 중에서)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순간의 꽃(고은 시인)

두사람이 마주앉아

밥을 먹는다 

 

흔하디 흔한 것

동시에

최고의 것 

 

가뢰되 사랑이더라 

 

                                 고은 시인 「순간의 꽃」 (29쪽) 

인생교훈 (최종훈교수)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마라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마라

줄까 말까 할 때는 줘라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 마라


(서울대 행정대학원 최종훈 교수의 인생교훈)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원태연 시인)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 원태연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평범한 연인들처럼

팝콘을 나누어 먹으며 영화를 보고

고속버스의 호젓함과

기차의 떠들썩함을 즐기며

하룻동안의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쓸쓸함의 석양을 본다던

어린왕자의 흉내도 내보고

언젠가 없어질 거라던 협괴열차도 타며

이 기분 그대로 첫눈오는날

만나자는 약속도 했습니다. 

 

우린 참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고양이 세수를 한다는 얘기에

얼굴을 찌푸리며 나무라기도 했고

수염이 잘 안나 일주일에

한번씩밖에 면도를 안한다는 말에

남자도 아니라며 웃음을

참지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하고 싶었던 일이 더 많았습니다.

이어폰을 한쪽씩 나누어 낀채

안장이 두개인 자전거를

같이 타고 싶었고

지난밤 술이 덜깬

당신을 위해 해장국을 끓이며

무슨술을 그렇게 많이 먹었냐는

투정도 하고 싶었습니다. 

 

여름이면 등목을 해주고 싶었고

늦저녁부터 눈이 온 겨울날이면

당신을 위해 대문앞

골목을 쓸고 싶었습니다. 

 

가장 아끼는 옷을 입고

시장어귀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

사진관 주인은 어쩌면

참 행복해 보인다는 이유로

우리 사진을 진열장에

전시할 지도 모르죠. 

 

토라지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고

몇번씩 헤어지기도 하면서

사랑을 튼튼하게

키워가는 상상도 했습니다. 

 

당신과 하고 싶었던

일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쉽지 않습니다.

그 시간은 내가 지내왔던

많은 날중에서 가장 행복했고

소중했던 시간이였으니까요. 

 

그래서 생각만으로도 웃음지어지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오는

아름다운 시간이였으니까요 

술 한잔 (정호승 시인)

술 한잔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정호승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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