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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 능력과 동기 사이의 이러한 연관성은 관계학이 발견한 불편한 사실을 설명해준다. 커플들은 관계 초반에 상대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점점 향상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를 이해하는 데 서툴러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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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상사와의 공감 정확도는 매우 높지만, 가정에 돌아오면 공감 정확도가 매우 낮아지는 남성들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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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산책을 좋아한다. 아무 이유 없이 거리를 구경하고 자연을 느끼며 걷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혼자 길을 나서 걷다 보면 머릿속에 두서없이 부유해 다니던 생각들이 가지런히 정리되는 것이 느껴진다. 산책을 단순한 운동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그러던 내 일상에 어느 순간부터 '산책'이 실종되었다. 그 정확한 시점은 아마 출산 후부터 일 것이다. 물론 아이들과 함께하는 산책도 즐겁다. 아이들과의 산책은 혼자만의 산책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다. 나의 시선에서 보이지 않던 많은 자연물들을 관찰할 수 있고 더불어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하지만 뭐랄까. 이전의 산책에 누릴 수 있었던 사유의 시간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차를 조심시키고 아이들을 챙기다 보면 머릿속에 먼지처럼 떠돌던 생각의 단편들이 강한 바람을 타고 흘러가버리게 된다. 그래서일까. 인생에 자식이라는 존재가 얹어진 시점부터 다른 생각을 떠올리기가 어려워졌다. 사유를 동반한 산책의 부재가 준 생활은 어쩐지 지나치게 명료하다. 정확하게는 명확히 답이 나와있는 것들만을 고려하게 된다. 사실상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만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출산 후, 나는 주어진 것들을 따르는 일상들이 나열된 날들을 살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내게 사유를 위한 방해물이 너무나 많았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주어진 틀에 나를 잘 재단하여 지난 몇 년을 살아왔구나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시간과 공간의 결핍 속에서 깊이 사유하지 못하고, 사물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일상들을 살고 있었음을 느꼈다. 나도 나만의 작은 방을 열망한다. 이제는 그 틀을 벗어나야 할 시간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에 익숙해지지 못 한 초반에는 '문장의 끝이 어디야.'하며 헤매는 일들이 있었다. 읽기 어렵다는 말이 내용이 아니라 문체를 이야기하는 것이구나 느끼며 차츰 의식의 흐름대로 풀어내는 문장에 익숙해져가니, 눈앞에 열변을 토하며 이야기하는 그녀가 있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이 책을 읽은 어느 분이 '연필을 세 번 깎았다.'라고 하셨는데 나 또한 홀린 것처럼 줄을 치며 읽어나갔다. 씨실이라는 시대의 역사와 날실이라는 개인의 역사가 얽히며 과거의 수많은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타인에 의한 자유 박탈과 불평등을 읽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여성'의 몸으로 혼자 하는 산책조차 '길거리의 여자'라 비하되며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를 살아온 여성들에게 절로 경의의 마음이 들었다. 무엇이 그녀들을 살게 했을까. 지금도 여전히 크고 작은 불평등이 도처에 널려있지만 적어도 내가 끼적이거나 생각하는 일들이 타인에 의해 비효율적이라며 지탄받지 않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다행인 걸까. 그 정도에 만족하며 살아야 할까. 아니, 나는 단연코 이 자유에 만족하지 못한다. 위 세대의 눈에 가시가 되더라도 나는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기성세대와 가부장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털어내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여성들이 지난 세기보다, 그리고 지금의 나보다 더 자유롭게 불합리한 것을 말하고 토론하고 또한 안전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결코 여자가 남자처럼 되며 얻어지는 것이 아니길 울프와 같은 마음으로 바란다. 여성이 가진 다양한 능력과 개인이 가진 개성으로 평등을 이루어 내기를 아주 오랫동안 소망하게 될 것 같다.


첫째 그들이 돈을 버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둘째 돈 버는 일이 가능했다 하더라도 자신들이 번 돈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혼 여성 제산 법'이 통과된 해는 1970년이다.) p38

한 성(性)의 안정과 번영, 다른 성의 가난과 불안정을 생각했고, 작가의 마음에 전통이 미치는 영향과 전통의 결핍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서, 마침내 그날의 논의와 인상들, 분노와 웃음과 함께 그날의 구겨진 껍질을 말아서 울타리 밖으로 내던져 버려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p40

양을 우리로 몰듯 물음들을 흐트러지지 않게 다독거려 곧장 해답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겠지요. p45

왜 여성은 가난한가? p45

우리의 나태함에서, 우시의 헛된 공상에서 가라앉았던 진실이 때로는 표면으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p51

어느 성에게나 삶은 힘들고 어려운 영속적인 투쟁입니다. 그것은 어마어마한 용기와 힘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우리 같이 환상을 지난 피조물에겐 그것은 아마 다른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필요로 할 겁니다. 자신감이 없다면 우리는 요람에 누운 아기와 마찬가지이지요. 이 측정할 수없이 가며 운, 그러나 무한한 가치가 있는 자질을 어떻게 해야 가장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을까요? p55

여성은 지금까지 수 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실제 크기의 두 배로 확대 반사하는 유쾌한 마력을 지난 거울 노릇을 해 왔습니다. p56

또한 돈을 벌어 그 돈에만 의존해서 사는 어려움도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어쩌면 여러분도 애를 써 보았을 테니까요. 그러나 그런 것보다 더한 고통이라고 지금도 여겨지는 것은 그 당시 내 마음속에서 싹튼 두려움과 쓰라림의 독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원하지 않는 일을 늘 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항상 부득이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고 또 모험을 하기에는 너무 큰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에 노예처럼 아부하고 아양을 떨며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그것이 드러내지 않으면 죽는 것이나 다름없는 단 하나의 재능이(작은 것이지만 소유자에게는 중요한) 소멸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나 자신, 나의 영혼도 소멸하고 있다는 생각, 이 모든 것들이 나무의 생명을 고갈시키며 봄날의 개화를 잠식하는 녹과 같았습니다. (중략) 그 당시의 쓰라림을 기억하건대, 고정된 수입이 사람의 기질을 엄청나게 변화시킨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요. (중략) 그러므로 노력과 노동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증오심과 쓰라림도 끝나게 됩니다. 나는 누구도 미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도 나에게 해를 끼칠 수 없으니까요. (중략) 이렇게 하여 나는 스스로 인류의 다른 절반에 대해 아주 미세하나마 새로운 태도를 취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중략) 이런 본능은 삶의 조건에서 다시 말해 문명의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들이라고요. 내가 이러한 결함들을 인식하게 됨에 따라 두려움과 쓰라림은 점차 완화되어 연민과 관용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리고 일이 년이 지나자 연만과 관용도 사라지고 가장 커다란 해방, 즉 사물을 그 자체로 생각하는 자유가 생겨났습니다. p60

누군가 어느 순간에 어떤 재능의 가치를 말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 가치들은 변화할 것입니다. 백 년이 지나면 이 가치들은 완전히 변하겠지요. (중략) 여성은 보호받는 성이기를 그만둘 것입니다. 필연적으로 그들은 한때 자신들에게 허용되지 않았던 모든 활동과 힘든 직업에 참여할 것입니다. p 63

픽션은 거미집과 같아서 아주 미세하게라도 구석구석 현실의 삶에 부착되어 있습니다. p66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량의 정보입니다. p71

16세기에 태어난 위대한 재능을 가진 여성은 틀림없이 미치거나 총으로 자살하거나 또는 마을 변두리의 외딴 우두 막아서 절반은 마녀 절반은 요술쟁이로 공포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 일생을 끝나쳤을 거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적 재능을 발휘해 보려고 시도한 천부적 재능을 지난 여성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방해받고 지지되었으며 자기 내면에서 상충하는 충동들로 고통받고 갈가리 찢겨서 틀림없이 건강과 온전한 정신을 잃었을 거라고, 심리학에 대한 지식의 거의 없어도 확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 78

커러 벨, 조지 엘리엇, 조르주 상드, 이들의 작품이 입증하듯이 이 내면적 투쟁의 희생자들은 남성의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비효과적으로나마 자신을 베일로 가리려 애썼습니다. (중략) 익명성이 여성의 핏줄에 흐르고 있습니다. p79

위대한 작품이 작가의 마음에서 완전하고 총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거스르는 것들이 도처에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물적 환경이 그것에 적대적이지요. p81

세상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 보상을 치르지 않겠지요. p81

여성이 월등하기보다는 남성이 우월하기를 바라는 뿌리 깊은 욕망으로서, 남성을 예술의 전면뿐 아니라 도처에 서 있게 함으로써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가로막도록 합니다. p86

문학은 사리 분별을 넘어설 정도로 타인의 의견에 신경 쓴 사람들이 파멸한 잔해로 온통 뒤덮여 있습니다. (중략) 자기 속에 내재한 작품을 흠 없이 완전하게 풀어놓으려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서 셰익스피어의 마음처럼 작열해야 합니다. p88

슬프게도! 펜을 드는 여성은 주제넘은 동물이라 간주되어 어떤 미덕으로도 그 결함은 구제될 수 없다네. p91

그녀는 남편의 죽음과 몇 가지 불행한 사건들로 인해서 자신의 기지로 생계를 꾸려 가야만 했습니다. 그녀는 남자들과 대등하게 일해야 했지요. 열심히 일함으로써 그녀는 먹고 살 만큼 충분히 벌었습니다. 그러한 사실이 지니는 중요성은 그녀가 실제로 쓴 것들 <수천의 순교자들을 만들었네>와 <사랑은 환상적 승리 안에 앉았지>같은 그 빛나는 작품들보다 더욱 귀중한 것입니다. p98

"그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언제나 책임감만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p99

"여성에게는 자기만의 것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이 채 삼 십분도 되지 않는다." 여성은 언제나 방해를 받았지요. p103

삶은 삶이 아닌 어떤 것과 갈등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그것이 부분적으로는 삶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삶으로 판단합니다. p110

나는 과수원에 나뒹구는 얽은 자국이 있는 작은 사과들처럼 런던의 중고 서점에 산재한 여성들의 소설을 생각했습니다. 그것들을 썩게 한 것은 중심에 존재하는 바로 그 흠집입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경의를 표하려 자신의 가치를 변절시켰던 것입니다. (중략) 순전한 가부장제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그런 비판에 직면하여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이 본 그대로의 사물을 고집하는 일은 대단한 재능과 성실성을 요구했겠지요. 그 일을 해낸 것은 오직 제인 오스틴과 에밀리 브론테뿐이었습니다. p114

나는 비록 당신이 교구 관리라 해도 나를 잔디밭에서 쫓아내도록 용인치 않겠어. 그리고 싫다면 당신의 도서관을 잠그라고, 그러나 당신은 내 자유로운 마음에 문이나 자물쇠, 빗장 따위를 달 수는 없어 p116

여성의 정확한 크기를 잴 수 있는 벽 위의 눈금도 없습니다. 훌륭한 어머니의 자질이나 딸의 헌신, 누이의 신의, 또는 가정주부의 능력을 젤 수 있는, 1인치보다 더 작은 눈금으로 세밀하게 구분된 야드 자도 없습니다. 아직까지도 대학에서 평가를 받아 본 여성이 거의 없습니다. 육군, 해군, 무역, 정치, 외교 등 전문직의 위대한 시련은 여성을 시험해 본 적이 거의 없지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은 거의 분류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p131

여성이 남성처럼 글을 쓰거나 남성과 같은 생활을 하거나 또는 남성처럼 보인다면, 그것도 천만번 유감스러운 일이지요. 세계의 광대함과 다양함을 고려해 볼 때 두 가지 성으로 너무나 불충분할진대, 하나의 성만 가지고 어떻게 해 나갈 수 있겠습니까? 교육은 유사성보다는 차이점을 이끌어 내고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p134

무한히 불명료한 이 모든 삶을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나는 메리 카마이클이 내 앞에 있기라도 하듯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p136

무엇보다도 당신은 당신 영혼의 깊은 곳과 얕은 곳을, 그것의 허영과 관대함을 밝혀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름다움 혹은 평범한 용모가 당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조 대리석이 깔린 포목점들 옆 약국의 약병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냄새 속에서 위아래로 흔들리는 장갑, 구두, 잡동사니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와 당신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야기해야 합니다. p137

나는 마음의 재능이나 성격의 특징이 설탕과 버터처럼 무게를 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p159

칭찬은 비난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아니,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아무리 즐거운 소일거리라 하더라도 그것은 더없이 무익한 일이며, 가치를 측정하는 사람들의 규정에 복종하는 것은 가장 굴욕적인 태도입니다. 여러분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 그것만이 중요한 일입니다. (중략)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를 든 어떤 교수님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당신의 비전을 머리카락 한 올만큼이라도, 그 빛깔의 미묘한 색조라도 희생시킨다면, 그것은 가장 비굴한 변적입니다. 이에 비교하면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이라 일컬어지는 재산과 정조의 희생은 그저 사소한 고통일 뿐이지요. p161

우리는 입으로는 민주주의에 대해 말하지만, 실제로 영국의 가난한 집 아이들은 위대한 작품을 산출하는 지적 자유로 해방될 희망이 아테네 노예의 아들만큼이나 없는 것이다.(중략) 지적 자유는 물질적인 것들에 달려 있습니다. (중략) 이러한 이유로 나는 돈과 자기만의 방을 그토록 강조한 것입니다. p162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리 사소하고 아무리 광범위한 주제라도 망설이지 말고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쓰기를 원하고 싶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성찰하고 책을 읽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강 속 싶이 담글 수 있기에 여러분 스스로 충분한 돈을 소유하게 되기 바랍니다. 나는 여러분을 픽션에만 한정하는 것이 결코 아니니니까요. p164

여성이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습관을 가졌기 때문에 그들이 존재하게 되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를 위한 전주곡으로라도 여러분의 그러한 행위는 무한한 가치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p165

작가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풍부하게 이러한 리얼리티 속에서 생활할 시회를 갖게 됩니다. 리얼리티를 찾아내어 수집하고 그것을 여태의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이지요. (중략) 리얼하지 않은 것과 반목하며 사는 사람은 부러워할 만한 사람들입니다. (중략) 내가 여러분에게 돈을 벌고 자기만의 방을 가지기를 권할 때, 나는 여러분이 리얼리티에 직면하여 활기 넘치는 삶을 영위하라고 조언하는 겁니다. p166

나는 그저 다른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간단하게 그리고 단조롭게 중얼거릴 뿐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겠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오. 하고 말할 겁니다. (중략) 오로지 사물을 그 자체로 생각하십시오. p167

존 랭던 데이비스 씨는 "아이가 전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나이가 될 때, 여성도 전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존재가 된다."라고 여성들에게 경고합니다. 여러분이 이것을 기록해 두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자신의 일에 매진하라고 이 이상으로 격려를 할 수 있을까요? p168

이 강연의 중간에서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었다고 여러분에게 말했지요. 그러나 시드리 리 경의 시인전에서 그녀를 찾지 마십시오. 그녀는 젊어서 죽었고 슬프레도 글 한 줄 쓰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지금 엘리펀트 앤 캐슬 맞은편 버스가 정류하는 곳에 묻혀 있지요. 이제 나의 신념은 글 한 줄 쓰지 못한 채 교차로에 묻힌 이 시인의 아직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여러분 속에 그리고 내 속에, 또 오늘 밤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을 재우느라 이곳에 오지 못한 많은 여성들 속에 살아 있습니다. (중략) 우리가 앞으로 백 년 정도 살게 되고 각자가 연간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을 가진다면,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유의 습성을 가지게 된다면, 우리가 공동의 거실에서 조금 탈출하여 인간을 서로에 대한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리얼리티와 관련하여 본다면, 그리고 하늘이건 나무이건 그 밖의 무엇이건 간에 사물을 그 자체로 보게 된다면 (중략) 매달릴 팔이 없으므로 홀로 나아가야 하고 남자와 여자의 세계만이 아니라 리얼리티의 세계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그때에 그 기회가 도래하고 셰익스피어의 누이였던 그 죽은 시인이 종종 스스로 내던졌던 육체를 걸치게 될 것입니다. p171

자기만의 방
자기만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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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책 읽는 우리들이 더욱더 많아지는 그날까지, 저는 또 새로운 정보를 들고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

티 수업
호시절(행운을 찾아서)

‘운이 좋다’는 말을 자주 듣던 때가 있었다. 주로 수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무언가에 ‘당첨’ 되거나 단 기간 내에 큰 성과를 거두는 흔치 않은 경우였다. 당시에 사람들은 운이 좋다고 했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운보다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간절했고 노력했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여전히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며 살지만 전처럼 쉽게 운이 따라주진 않는다.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흔치 않은 행운이 함께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왔음을 잘 풀리지 않을 때 깨달았다. 노력하지 않았다면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노력한다고 늘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살면서 ‘좋은 운’을 타며 ‘좋은 때’를 지난다는 것은 생의 특별한 호시절을 지나고 있는 셈일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나쁜 때를 지난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또한 받아들여야만 하는 한 시기를 견디는 것이다.

 

가끔 반대로 바람이 불곤 합니다.

그럴 때면 지나치게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되지요.

 

책에는 행운씨와 불운씨의 이야기가 각각 진행된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행운씨의 여행은 순항 그 자체다. 안 풀리는듯 싶다가도 그 위기는 매번 기회와 행운으로 이어진다. 반면 불운씨의 여행은 불행 그 자체이다. 실직으로 인해 떠나게 된 여행은 사고와 소동, 후회와 원망의 연속일 뿐이다. 불운씨의 이야기가 끝나기 전까지 그가 겪는 모든 일은 불행으로 이어진다.


언뜻 이들의 이야기는 삶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다룬 것처럼 보인다. 행운씨는 어긋난 계획 속에서 ‘오히려 좋아’를 외치는 인물이었으니까. 책 속에서 그는 늘 당당하고 여유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데 그 표정을 거둬내고 보면 결국 같지 않을까. 모든 일이 잘 풀리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자신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행운씨의 이야기는 다음의 문장으로 시작됐다. 가끔 순한 바람이 불곤 합니다. 바람이 부는 대로 따라가야 할 때지요. 행운이 따르는데 걱정과 근심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반면 불운씨의 경우는 정반대다. 실직으로 떠나게 된 여행에서 그가 마주치는 건 사고와 소동의 연속이다. 철저하게 준비해 떠난 여행에서 그는 버스를 놓치고, 여행 가방을 도둑맞고, 폭우를 온몸으로 견뎌내야만 한다. 그 상황 속에서 긍정 회로를 돌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이야기를 낙관적 자세와 비관적 자세로 나누어보고 싶진 않다. 어떠한 상황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기에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니 늘 긍정적으로 결과를 받아들여야, 라는 말이 시련을 겪는 이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 대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것이다. 작은 노력이 큰 결실로 돌아오는 때도 있듯이 가끔은 아무리 노력해도 잘 풀리지 않는 때도 있다고. 누구나 나쁜 일들이 반복되면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그리고 그런 때도 결국엔 지나기 마련이라고.


삶의 무게는 같지 않다. 같은 상황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행운씨와 불운씨는 같은 상황을 다르게 지나친다. 행운씨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불운씨가 미소 지을 수 없었던 이유는 결국 같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불운씨의 이야기에도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도저히 행운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날들을 보낸 불운씨에게는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이 남아있다. 그리고 여행을 즐길 시간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그의 남은 이야기에 행운이 깃들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다. 


행운을 찾아서
행운을 찾아서
다가오는 폭풍과 새로운 미국의 세기

트럼프 당선 시점에 미국의 미래를 조망한 책. 표지 디자인이 살짝 촌스러워서 편견을 갖게 하는 책이었는데 한국 이외에 가장 나의 삶에 가장 크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인 미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단시간에 체크하기에 용이한 듯.

다가오는 폭풍과 새로운 미국의 세기
다가오는 폭풍과 새로운 미국의 세기
#11. 언러키 스타트업 - 정지음

햇살을 받고 집 밖에서 몸을 움직여야 (정확히는 땀을 흘릴만큼 걸어야;;) 에너지를 얻는 사람인터라, 요즘처럼 비가 오는 기간이 길어지면 몸도 마음도 다운된다. 모처럼 깔깔대며 웃고 싶어 고른 "언러키 스타트업"


'좋좋소'보다 눈물겹고 '술꾼 도시 여자들'만큼 유쾌하다!


워낙 인상적으로 봤던 '좋좋소'를 과감히 이용한 소개글에 바로 집어 들었는데, 흠... 기대가 컸던 탓인지 생각만큼 눈물겹거나 깔깔대며 배꼽잡고 웃지는 않았다.


좋아하는 평론가도 분명 엄청 웃겼다고 정신 없이 읽었다고 했는데, 나도 이제 감이 다 떨어진건가.. 그냥 더이상 이제 이런 이야기가 재미나게 읽히지 않을 만큼 기성 세대가 되어 버린 건가 싶기도 하고.


물론 '박국제'가 짠하다거나 공감될만큼 내가 이상해진건 아니지만, 글쎄.. 꼰대의 감정을 느껴서가 아니라, 조금은 더 안정적인 자리에서 조금은 더 가진게 많은 사람의 시각으로 내가 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었다. 책에 빠져서 주인공 입장이 되어 읽기보단, 한걸음 옆에서 뒷짐지고 어디보자~ 하며 읽은 느낌.


웃고 싶어 읽은 책인데, 어째 읽고 나니 기분이 묘하다.

그러고 보면 '좋좋소'가 진짜 잘 만든 컨텐츠다. 그 모든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이 다 된걸 보면.

사장님도, 조충범 사원도, 이과장도, 하다못해 백차장한테까지 연민이 느껴졌으니.


아.. 진짜 배꼽잡으며 깔깔대며 웃을 책이 필요하다.


언러키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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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것은 가짜 평화다 열 올리며 의견 대립을 하는 커플과 팀이 더 행복하다. 갈등은 사람들을 더욱 가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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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책 증정] <고전 스캔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5기 [책 증정] [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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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립도서관] 2024년 성북구 비문학 한 책을 추천해주세요. (~5/12)
<장르살롱>이 시즌2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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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사상가 조너선 하이트의 책, 지금 함께 읽을 사람 모집 중!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5. <나쁜 교육>[그믐북클럽Xsam] 15. <바른 마음> 읽고 답해요
이 계절 그리고 지난 계절에 주목할 만한 장편소설 with 6인의 평론가들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2
윤석헌 번역가와 함께 읽는 프랑스 문학
[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레모]이렌 네미롭스키 <6월의 폭풍> 출간 기념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
직장인이세요? 길 잃은 직장인을 위한 책들 여기 있어요.
[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직장인토크] 완생 향해 가는 직장인분들 우리 미생 얘기해요! | 우수참여자 미생 대본집🎈[생각의힘] 어렵지 않아요! 마케터와 함께 읽기 《커리어 그리고 가정》
어서 오세요. 연극 보고 이야기하는 모임은 처음이시죠?
[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꼬프"[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 따스한 녹차처럼 깊이 있는 독후감
종의 기원(동서문화사)브로카의 뇌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코스믹 컨넥션
딱 하루, 24시간만 열리는 모임
[온라인 번개] ‘책의 날’이 4월 23일인 이유! 이 사람들 이야기해 봐요![온라인 번개] 2회 도서관의 날 기념 도서관 수다
🌸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표지의 책 3
[책증정/굿즈] 소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을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블라섬 셰어하우스 같이 읽어 주세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이 별이 마음에 들어>김하율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왔어요.
[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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