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킹이니까 재미있고 무섭다. 다만 앞부분은 상당히 길고 지루하며, 클라이맥스에 굉장히 어이없고 불쾌한 설정이 있다. 15년 뒤에 낸 『드림캐처』는 이 소설의 자기복제로 봐도 될 듯. 나는 두 작품 모두 취향이 아니었다.
동물이 가진 이런저런 신기한 감각 능력에 대한 이야기들. 자기장 라인이라든가 전기신호, 편광 같은 것들에 대해 상상하며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제3세계의 기아가 끔찍한 범죄라는 데 두 말 없이 동의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범죄가 어떻게 벌어지는지에 대해 ‘나쁜 사람들과 나쁜 기업들이 힘이 세서’라고만 답한다.
전작인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도 비슷했다. 청소년용 책이라서 눈높이를 낮추다 보니 그렇게 쓰게 됐나 했는데, 저자에게는 처음부터 그 ‘왜’와 ‘어떻게’가 너무나 쉽고 명쾌한 문제였던 것 같다.
인터넷 시대의 지적재산권 문제를 다뤘다. 커뮤니케이션에는 유형(네트워크), 코드(언어), 콘텐츠의 세 층이 있고 각각의 층에서 소유와 통제 문제를 따로 논해야 한다고.
‘꼬투리잡기 저널리즘’이 정의감이 아니라 무력감의 결과라는 지적에 동의. 저자는 꼬투리잡기 저널리즘을 떠받치는 근거인 ‘권력의 감시자라는 역할’ 자체를 비판하는데, 역시 고민해 볼 문제다.
그런데 뉴스 산업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큼 손쉽고 진부한 일이 또 있을까. 세상 모든 문제의 해법과 내막을 빠르고 정확하게, 깊이 있게, 무료로 제시할 때까지 욕을 먹는 거다.
신무협 판타지 하드보일드 사이버펑크쯤 되려나. 초반에 진입 장벽이 있다. 의도한 장벽이라는 점에서는 작가의 배짱을 높이 사고 싶고, 그렇다 해도 너무 높게 설치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금 은 폐지된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 수상작. 설정 좋고, 스토리도 나쁘지 않은데, 스토리‘텔링’은 좀 아쉽다.
여기 나온 연습문제들을 다 해내는 사람은 뭔가 틀림없이 되긴 할 것 같다. 작가는 못 되더라도. 글쓰기에 대한 통념 몇 가지를 부숴주어서 개인적으로 고마운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평행우주 SF. ‘말도 안 된다’고 헛웃음 지으며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 동안에는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말은 안 되지만 엄청 재미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집어든 책이었는데, 다소 딱딱한 편.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교수가 언급되어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