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과 미모를 타고나 상처입고 사랑받으며 방랑하는 이방인 고아 소녀… 마지막에는 모성을 지니고 문명 밖 시원(始原)으로 돌아간다. 너무 편리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책 속 1960년대 서울의 젊은이들은 글로 접한 제정러시아 말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청년들과 비슷해 보였다. 우울하고, 관념적이고, 시간이 많고, 시나 소설을 쓰고, 자살을 꿈꾸고, 난폭하고, 야만적이고.
어제 운전을 하면서 헌책방 기담 수집가를 쓴 윤성근작가가 나온 팟캐스트를 들었다. 만약 내가 헌책방 기담 수집가에게 찾아가 책을 한 권 찾아달라고 부탁한다면, 그 책도 어쩌면 내 인생책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나는 1998년 여름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책을 읽었고 그 후 거의 10년간 여름마다 그 책을 닳도록 읽었다. 너무 좋아서 여러사람에게 빌려주곤 했는데 마지막에 누구에게 빌려주고 못 받았는지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
내가 가지고 있던 책은 파란색표지의 한양출판에서 나온 책이었는데 절판되었다.
팟캐스트 책걸상 추천으로 읽게 된 책. 번아웃에 빠진 변호사가 명상(과 살인)을 통해 마음의 평온을 찾아가는 이야기. 간간히 있는 유머가 마음에 든다. 주인공처럼 명상을 배우면 OOO와 XXX를 죽이고 평온하게 살 수 있을까?
한국 소설이 좋아서 2
‘한국 소설은 재미없다’ 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기획한 서평집 ‘한국 소설이 좋아서’의 두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재미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장편소설 30편을 추천합니다.
유머러스한 드라마, 극사실주의 사회고발 소설들이 있는가 하면 스릴러, 미스터리, 기후 SF에 ‘토속 오컬트’, ‘회귀 무협’까지 다채로운 장르가 소개되어 있어요.
작가, 기자, 편집자 등 한국 소설을 많이 또 깊이 읽는 필자들이 함께 쓴 서평집, 지금 무료로 다운로드 받으세요.
전자책 무료 다운로드 링크
『한국 소설이 좋아서 2』 작가와의 온라인 대화
동시대를 사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 소설가들을 만날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한국 소설이 좋아서 2』에 소개된 작가들을 그믐에 초대하여 단순 책 내용 뿐 아니라 구상 중인 신작 계획이나 한국에서 소설을 쓰는 데 대한 고민까지 들을 수 있는 귀한 자리입니다.
한 두 시간의 짧은 북토크에 쫓기지 말고 29일간 작가들과 온라인에서 천천히 글자로 소통하세요. 기존에 있었던 일방향의 강연이나 수업이 아니에요. 글쓰기에 관한 팁을 구할 수도 있고, 소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물어 보아도 좋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책을 읽지 않아도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합니다.
시즌 3
신청 기간 : 10/13~10/23 (아래 작가 이름을 클릭하신 뒤 ‘참여 신청’ 버튼 눌러주세요.)
모임 기간 : 10/24~11/21 (대화는 29일간 그믐에서 열립니다. ‘참여 신청’ 이후 그믐의 알림과 개인 이메일로 모임 진행 상황을 안내해 드립니다.)
고요한 소설가 충격적인 ‘이야기 레스토랑’으로 들어오세요. 첫 소설집 『사랑이 스테이크라니』와 첫 장편 『결혼은 세번쯤 하는게 좋아』를 냈습니다. 2022년『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으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윤해서 소설가 소설을 씁니다. 소설집 『코러스크로노스』, 소설 『0인칭의 자리』, 『암송』, 『그』, 『움푹한』을 펴냈습니다.
이희주 소설가 과거에 『환상통』, 『사랑의 세계』, 『성소년』을 썼습니다. 미래엔 일출과 일몰을 매일 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해원 소설가 소설 『슬픈 열대』, 『굿잡』, 웹툰 『복마전』의 스토리를 썼습니다. 매체를 가리지 않는 생계형 작가입니다.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전 시즌이 궁금하시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그믐의 홍보활동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참여 관련 궁금한 사항은 gmeum@gmeum.com 으로 문의 주세요.
p12
대부분의 채소는 중성에 가까운 알카리성땅에서 잘 자란다. 쇠뜨기나 질경이, 쑥, 제비꽃응 산성땅에서 잘 자라고, 강아지눈꽃(큰개불알풀)이나 광대나물은 중성에 가까운 땅에서 잘 자란다.
p19
모종을 심기전에 구덩이를 파고 물을 흠뻑준다. 이렇게 해야 채소가 물을 온전히 흡수할 수 맀다.
p22
한련화와 메리골드는 채소와 섞어짓는 대표 허브라 할 수 있다. 한련화는 채소에 생기는 진딧물을 자기 쪽으로 유인하고, 호박에 날라드는 해충이 싫어하는 성분을 가지고 있다. 메리골드는 뿌리채소에 샐기는 뿌리혹 선충을 쫓아내고, 독특항 냄새가 나기 때문에 진딧물이 싫어한다.
p65
딸기와 페츄니아를 같이 심으면 꽃밭인지 채소밭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아름답다.
딸기는 꽃가루받이를 하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데 패츄니아에 모여드는
2022년에 아직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술집.
내가 사랑하는 몇 안 되는 공간.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 (오경아)
한겨레에 소개된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영화를 사랑한지 꼭 6년이 되어간다. 너무나 사랑하면, 가끔 그것을 사랑했을 때가 언제인지 잊곤 한다. 그런 '초심'을 찾게 하는 책이 바로 '마음의 일렁임은 우리안에 머물고'다.
'당신의 첫 영화는 무엇인가요?'라는 물음을 가지고 마치 옴니버스 영화처럼 엮어낸 이 책은 서울 연희동의 한 책방에서 발견한 보물이다. 시인과 평론가, 소설가 등 각개 각층의 사람들이 처음 만났던 영화의 모양과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책으로 꽤나 흥미로웠다.
책 내에 조금 인상깊었던 부분을 정리해보자면
여전히 봄이어서 꽃 몸살을 앓는 너에게- 강수정
영화 페드라 (줄스 다신, 1962년)
마음을 훑고 지나는 강렬한 충격과 오래도록 이어지는 여진같은 울렁임. 첫사랑은 언제나 열병처럼 마음을 달뜨게하고, 뜨거웠던 첫 기억은 존재에 각인된다. 그토록 사랑했던 기억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자질구레하지만 하찮을 수 없는 일상에 밀려 한참을 돌아보지 못하더라도, 어딘가에는 반드시 남아있다. 오래전 어느 철없던 날에 새긴 타투처럼 간혹 색과 의미를 잃어 행여나 눈에 띌까 한숨 쉬며 외면하는 경우가 왜 없겠냐만, 어딘가에는 반드시 남아있다.
비장미 같은 건 없다고 해도, '디 엔드'가 뜰때까지 몰입할 수 있도록, 엔딩 크레디트가 풍성해지고 스페셜 땡스가 화면을 가득 메우도록, 쿠키 영상 하나쯤 숨겨 놓을 유머와 에너지를 간직할 수 있도록, 지금의 계절을 살아야한다. 어쩌면 그래야 다시 한번 첫사랑을, 그래야 지금의 사랑에게서 또 다시 첫사랑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읽고 첫사랑에게 목메달고 붙잡았던 나의 지난날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책의 끝에서, 나의 첫 영화는 무엇이었을까 떠올려본다. 가족과 극장에서 본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괴물', '해운대' 였는지. 아, 생각해보니 아마 '찰리와 초콜렛 공장'이었던 것 같다. 얼마전 팀버튼의 영화 '빅피쉬'를 보았는데 동일 감독이라는 부분에서 놀라기도 했다. 10대와 20대의 영화적 상상력을 극대화해주는 팀버튼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