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개관 15주년인 서강도서관과 그믐이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프로젝트 이름은 “우리동네 초대석”입니다.
마포 지역과 인연 있는 여럿 작가님들을 초대하여 온라인-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23년 한 해 동안 총 5회 초대석이 진행 될 예정입니다. 첫 번째로 모신 장강명 작가는 30대 중반의 6년을 서강도서관 일대에서 살았다고 하며 도서관과는 각별한 인연을 자랑합니다.
작가님의 따끈따끈한 신간 『아무튼, 현수동』으로 모임을 시작합니다. 현석동의 ‘현(玄)’과 신수동·구수동 ‘수(水)’를 합해 만들어진 작가의 상상 속 동네 ‘현수동’ 이야기. 그 속에서 광흥창역 일대의 다양한 과거와 역사를 만나보세요!
2,3,4,5회에는 마포와 어떤 재미있는 사연이 있는 작가님들이 초대될지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온라인 만남]
2023.1. 25 (수) ~ 2. 22(수) @그믐
한두 시간의 짧은 북토크에 쫓기지 말고 29일간 작가들과 온라인에서 천천히 글자로 소통하세요.
기존에 있었던 일방향의 강연이나 수업이 아니에요. 글쓰기에 관한 팁을 구할 수도 있고,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물어보아도 좋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오프라인 만남]
2023. 2. 15.(수) 19:00-21:00 @ 마포구립서강도서관
작가님과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활발히 참여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선물]
온라인 모임 참여자 중 열 분, 오프라인 만남에 참여하신 분들 중 다섯 분께 <아무튼,>시리즈 중 한 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광고 소재나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궁금한 사항은 gmeum@gmeum.com으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모두의 로망 겨울 바다.
강릉에 짧게 겨울 여행을 다녀왔다. 숙소는 강릉한눈에바다 펜션인데 펜션 사장님께서 같은 건물에서 커피숍까지 운영하신다. 강원 강릉시 사천면 진리해변길 93 1~2층
커피 공짜로 줄 테니까 오라고 하셔서 갔는데 커피도 맛있고 커피콩빵도 맛있었다. 사장님은 저녁에는 라이브카페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하셨다. 가볼까 잠깐 생각했지만 바다 보러 왔는데 시내에 있는 라이브카페까지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말았다.
늦은 그믐밤 후기가 찾아왔습니다. 모름지기 후기는 숙성시켜야 제 맛입니다. ^^
그믐밤은 이제 고작 6회째인데 참 어찌 이리 짠 것마냥 매번 다르게 진행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무슨 그믐밤은 처음으로 ‘낭독’을 도입해 보았어요. 여태 그믐밤 중에서는 참가 인원이 제일 작기도 했고요.
인원은 작았지만 다양성은 엄청났어요. 부부와 모녀, 남성과 여성, 각자 사는 곳도, 나이도 많이 달랐습니다. 심지어 인종도. 이 작은 모임 안에서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지 너무 신기했어요. 더 신기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점이에요.
책방지기님은 처음에 협소한 서점 공간을 걱정하셨는데, 그믐밤은 많은 참가 인원이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들이 그믐밤에 책 이야기하러 동네 책방에 모였다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책모임의 특성상 많으면 많은 대로 흥에 겹고 또 작으면 작은 대로 내밀하고 비밀스럽게 모두 다 좋지 아니한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믐밤 날 날씨가 엄청 추웠는데 옹기종기 둘러앉은 책방 안은 훈훈했습니다.
무슨사장님이 주제 도서를 골라주시고 새해를 맞아 편지를 써 보자는 콘셉트까지 기획을 해 주셔서 모든 일은 착착 진행이 되었어요.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가 18명의 예술가에게 두 시인이 편지를 쓰는 형식이라 오프라인 그믐밤도 처음엔 테마를 예술가들로 해서 각자 좋아하는 예술가 이야기를 깊게 해야 될까, 아니면 편지쓰기에 초점을 맞춰서 각자의 편지 관련 경험을 중심에 놓아야 할까 끝까지 고민하다가 그냥 거대한 주제를 가운데 놓기 보다는 각자 자신이 편한 대로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가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이 때 조금 걱정이 되었던 것은 이 경우, 어떤 한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 관련해서 너무 길게 풀어내시거나 아니면 반대로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아서 침묵만이 어색하게 감돌 수도 있는데요. 일단 그럴 때는 무슨 책방지기님 특유의 낮은 목소리가 듣기 좋으니 그냥 책방지기님이 쭈욱 낭독해주시고 우리들은 듣기만 해도 좋겠다는 백업 플랜도 남몰래 가지고 있었습니다.. ㅎㅎ
그러나 저의 걱정은 기우였고 다들 차분하고 조용하게 각자의 생각과 경험, 또 유용한 정보까지! 찬찬히 공유해 주셔서 1부는 너무 즐겁게 끝났습니다.
이어지는 2부는 엄선된 BGM과 함께 예쁜 편지지에 사각사각 나에게 편지를 썼고요, (스피커가 제 쪽에 가까이 있어서인지 음악 듣고 편지 쓰면서 너무 빠져들어 무언가 울컥 올라오는 느낌에 눈물 또르르 할 뻔하다 겨우 진정을 ㅎㅎ) 이때 쓴 편지는 책방에서 보관하셨다가 하지 때 보내주신다고 하네요.
친구에게 쓴 편지처럼 다정하고 꾹꾹 눌러 쓴 한 편의 시처럼 서정적이었던 1월의 그믐밤.
함께 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모두가 있어 잊지 못할 1월의 밤이 되었어요.
6월의 어느 날 우리는 갑작스레 다시 한번 이 시간을 떠올리게 되겠네요.
마무리는 박연준 시인이 쓰신 139쪽
<아비정전>에 흐르던 음악의 제목을 빌려 말할게요.
Always in my heart.
그리울 거예요, 오래.
강남역에서 혼밥할 일이 종종 있다. 여러가지 볼 일을 보러 종종 들르곤 하는데 여태까지는 혼밥할 때 주로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했다가 이번에는 식당을 가 보았다. 나처럼 혼밥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별로 눈치 보이지 않았다. 위치는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77길 9
9번출구점 말고 인근에 다른 지점도 있는 듯.
30대 후반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은 작가의 에세이. 작가가 문장에 비유법을 사용하고 있어서 놀랐는데, 해당 장애에 관한 개인적인 인식과 지식의 깊이가 그만큼 빈약한 탓.
지난해 가을에 촬영한 온라인 강연의 강연비가 들어오지 않아 중개업체에 돈이 왜 안 들어오느냐고 문의했다. 강연 중개업체에서는 회계 착오가 있었다며 이달 말까지 입금해주겠다고 답장해왔다.
“참 이상하단 말이야. 착오로 돈을 안 보내오는 곳은 많은데 착오로 돈을 더 보내오거나 중복 입금하는 곳은 없거든.”
HJ가 말했다.
출판사나 강연업체, 언론사로부터 돈을 떼어먹히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게 4년 전이었다. 그 뒤로 장부를 만들어 관리하는데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해는 한 해도 없었다. 이 주제로 칼럼을 쓴 적도 있다.
그러면서 보다 근본적인 의문이 생겼다. 과연 출판사에서 팔렸다고 보고하는 책의 부수 자체는 애초에 믿을 만한가? 과거처럼 인지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검증 수단이 없는 작가 입장에서는 무조건 출판사를 믿는 수밖에 없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있는 영화업계와 달리 출판계에는 전국적인 도서 판매 통계 자체가 없다.
친한 편집자에게 물었더니 별로 불편해 하는 기색도 없이 이렇게 답해주었다.
“속이려면 속이기 너무 쉬운 업종인 건 맞죠. 대표와 경리가 가족인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작은 출판사와 일하지 않으려는 작가들이 꽤 있어요. 큰 출판사라고 해도 개인 대표일 경우 성실하지 않은 회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출판사들은 규모도 작고 국가에서도 일종의 보호업종으로 보고 있어서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그 편집자가 다니는 회사도 수십 년 동안 세무조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푸념을 다른 소설가에게 했더니 그는 “출판사의 투명성 문제는 반만 믿는다. 작은 곳, 가족 껴있는 곳, 1인 출판사와는 절대 일 못하겠다”고 말했다.
루이즈 애런슨의 두툼한 벽돌책 『나이듦에 관하여』를 다 읽었고 토요일에 이웃 동네 도서관에 가서 반납했다. 집을 나설 때 가방에 수퍼 스윙 라거를 한 캔 넣고 나가서 가는 길에 마셨다.
지난번에 대기 줄이 길어서 가지 않았던 일본식 우동․소바 전문점에 이번에는 가보았다. 이번에도 입장하기까지 1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우리 앞에 대기하고 있는 팀이 한 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세 팀이었다. ‘그렇게 대단한 가게야?’ 하고 내심 툴툴거리며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어라? 분위기가 괜찮았고 무엇보다 음식 맛이 훌륭했다. 가격도 그만하면 합리적이었다. 시금치 소바 샐러드, 쌀 대신 소바를 넣은 초밥, 그리고 카쯔동을 주문했는데 다 맛있었다. 이만하면 기다려서 먹을 만한데,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메뉴판에는 자신들의 소바는 매장 내 제면실에서 100퍼센트 메밀로 만들고, 간장과 가츠오부시 등을 전부 일본 현지에서 가져온다고 적혀 있었다. 반일 감정이나 방사능 때문에 일본산 식재료를 피한다는 사람도 많은 시절인데, 대단한 자부심이었다.
식당에서는 프리미엄 에비스 생맥주를 마셨다. 역시 맛있었다. 일본에서 19세기부터 인기가 있었다는 유서 깊은 맥주이고, 도쿄에는 이 맥주 이름에서 따온 지명과 지하철역도 있지만, 역시 에비스 하면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떠오른다. 극중 인물인 카츠라기 미사토가 집에서 식사할 때마다 괴성에 가까운 탄성을 질러가며 마시는 맥주다.
미사토는 연상 미녀에 대한 십대 소년의 환상을 겨냥해 만든 캐릭터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보는 동안 이미 미사토보다 나이가 많았던 나는 이 인물 설정에 자주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에비스 맥주는 궁금해서 찾아 마셨다. 에반게리온 오타쿠가 주인공인 내 소설 『열광 금지, 에바로드』에도 에비스 맥주가 한번 언급된다.
멋진 도서관 옆에서
소년 애니메이션에 나오던 맥주
메밀면 먹으며 마셨네
이날 저녁에는 집에서 HJ와 닭가슴살 샌드위치를 함께 만들어 먹었다. 맥주도 또 마셨다.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낮에 부모님 댁에 갔다. 동생의 생일이라 간단히 가족이 간단히 파티를 하는 동안 강아지는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매제와 나는 부모님 댁 거실에 반려견용 안전 울타리를 설치했다. 부모님이 주무시거나 외출을 할 때 새롱이가 집 안에서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부모님은 침실에서, 나는 손님방에서, 강아지는 울타리 안에서 밤을 맞았다. 강아지는 한참 낑낑대며 앞발로 울타리를 긁고, 길고 구슬프게 울었다. 나는 자다가 몇 번이나 거실로 나와서 울타리 안에 손을 넣어 개를 쓰다듬었고 그 옆에서 누워 자기도 했다. 개가 울타리 안에서 잠이 든 걸 확인하고 나서 방으로 돌아왔다.
줄다리기라는 표현이 절묘하네. 모든 이가 ‘돈까쓰’라고 발음해도 옳은 표기법은 ‘돈가스’인 모순을 지적하는데, 듣고 보니 과연 그렇다. 이것도 짜장면-자장면의 전례를 따라 복수표준어로 만들어야 할까?
국내 유일의 이란 전문 통·번역회사 대표인 젊은 저자의 이야기. 이란이라는 나라, 회사를 차린 과정, 사업 초기 분투 모두 흥미로웠다. 어느 회사에서나 사장님들이 왜 그렇게 엄격한지 알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다 보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하기 싫은 일을 피하려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게 세상의 법칙인가 보다.
그믐 북클럽 1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괜찮은 독서모임에 참여 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다가 우연히 그믐을 발견하고 북클럽을 신청했는데 운좋게 책도 받게 되었다.
꾸준히 책을 읽었으면 2022년 마무리와 2023년 시작을 잘 했을텐데 아쉽게도 천문대 업무에 예상치 못한 복병들이 생겨서 독서와 기록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달래려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볼까한다.
천문학 전공자 입장에서 이 책에는 꽤 많은 과학적 오류, 번역의 오류, 인물 이름의 오류 등등이 보인다. 물론 큰 흐름에는 방해되는 것은 아니지만 잘못된 지식을 독자들이 가져갈까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북클럽은 오늘로 끝났지만 나는 여기 블로그에 챕터별로 내용을 정리해 볼까 한다. 이 책을 감명깊게 읽으신 분들은 내 블로그에서 오류들을 한번 체크하시고 댓글로 소통도 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일주일에 한 챕터씩 글을 올려보는 게 목표. 천문대 일이 독서와 기록에 방해만 하지 않기를!!!
유전공학과 나노공학,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조만간 기술이 현재의 인류가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설 것이고, 그 지점부터는 의식도, 문명도,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주장한다. 우스꽝스러운 과대망상인가, 아니면 묵시록과 같은 비전인가. 어느 쪽이건 압도적. 나는 꽤 설득되었다. 특이점 앞에서는 지금 의미를 두는 일들이 다 허망하게 느껴진다. 마천루 전망대에 올라갔다 내려온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