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비판적인 분석대상으로 견지하려는 자세가 반갑다. 대중문화비평이라는 문패를 달고 조야한 정치 교리문답을 펼치거나, 잡학으로 취향을 장식하거나, 팬덤에 어색하게 복무할 뿐인 글들을 그간 너무 많이 봤나 보다.
현역 연구자가 뇌공학의 최신 이슈를 쉽게 설명한다. ‘공부 머리는 타고 난다’는 게 신경과학계에서는 어느 정도 정설이지만, 이를 발표할 때에는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상당히 순화한다고.
결국 SF가 무엇인지 규정하지 않으며, 애초에 그 작업에는 욕심이 없는 비평서. 충돌하는 논의들을 소개하고 ‘생산적 긴장 상태’라는 표현으로 마무리한다.
저자가 필력이 좋아서 술술 부드럽게 읽힌다.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 책이냐고 묻는다면 뭐라 해야 할까. 어쨌든 나는 책을 참고 삼아 새 습관을 하나 들이기로 했다.
인기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오늘날 욕망의 대상은 사회적 지위로서의 인기라고 한다. 이는 호감도와는 다르며, 행복감을 주진 않지만 아주 중독적이라고.
정말 ‘악의 평범성’에 대한 책인가? 아이히만이 평범한가? 책이 묘사하는 아이히만은 기괴할 정도로 비겁하지 않은가? 평범한 사람들이 이 정도로 염치가 없나?
도덕적 딜레마나 법철학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저자가 변호사로 일하며 경험했다는 재미있는 일화 모음집이다. 가볍게 읽기 괜찮다.
사케동과 모듬초밥을 시켰다. 점심 시간이라 자리가 없을까 걱정하며 갔지만 자리는 의외로 널널했다. 주변에 큰 회사가 없어서 그런 지 점심 시간에 몰리지는 않나 보다. 외식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니 바깥에 나갈 때마다 사진을 기록해 보기로.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하층은 광교의 여천을 마주보고 있는 구조.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 전세냈다. 아마도 주말에는 자리가 전혀 없이 인기가 많은 곳일듯.
조용한 피아노 연주곡과 고풍스러운 실내 장식이 마음을 차분하 게 가라앉혀 주는 멋진 곳.
하루에 많게는 열명, 적게는 다섯 정도의 사람들을 만난다. 그 중 절반 이상은 내 앞에서 울거나 울분을 토하고 누군가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린다. 초면임에도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내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극적인지 설명한다. 이런 사람들을 응대하는 것은 경제적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행위로 그들을 기록하고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나의 직업이다. 그렇다. 돈을 벌기위한 수단. 사회에서는 나를 ‘감정 노동자’라 칭하고 동료와 서로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부른다. 칭호가 무엇이 되었건 나는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에 매우 지쳐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나를 가장 지옥으로 만들었던 것은 ‘사랑’에 실패를 느끼게 했던 그 사람. 내가 많이 사랑했던, 그래서 더 나를 쉽게 망가뜨릴 수 있었던 그 사람. 더이상 견딜수 없는 그 사람을 완전히 내 인생에서 분리하고 싶어졌다.
하루에 만나는 그 열명 중 한 명 처럼, 분노나 증오하는 감정조차 들지 않고 두번 다시 사랑하고 싶지 않은 그 지겨운 사람. 아직은 내 일상 구석구석 그 사람이 뚝뚝 묻어난다. 굳이 벗어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애쓰고 싶지 않다. 시간이 지나 아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라고 희미해 질때까지 그냥 한걸음 한걸음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