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뭇하거나 익살스럽거나 우아하거나 따뜻하거나 슬픈, 원대하거나 낭만적이거나 기묘하거나 사라졌거나 때로는 존재한 적조차 없었던 도서관들의 마법 같은 역사.
원제인 ‘What should I do with my life’와 번역 제목인 ‘내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는 뉘앙스가 다르고, 인생이라는 재료로 뭔가를 하기는 해야 한다는 원제의 어감이 더 와 닿는다. 이직과 구직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 그리고 뚜렷한 교훈이나 결론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 책 형식을 좀 더 발전시켜서 한국 버전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포기 상태.
이런 여행을 '워케이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특별한 일정 없이 낯선 장소로 떠나 그 곳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형태.
베트남 나트랑으로 4박 6일의 워케이션 떠나는 첫 날.
공항 내 미니 기차 타고 도착한 1터미널 탑승동에서 저녁 식사도 하고 좀 편안히 앉아 일도 할 만한 곳을 찾아보았는데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라그릴리아'
다른 데 더 좋은 곳도 있을 것 같아 옆에 푸드코트도 가봤는데 사람이 많 고 먹고 싶은 타코벨은 문을 닫아 남은 메뉴들은 그닥 땡기지 않았다.
다시 '라그릴리아'로 돌아가서 그냥 아무 자리에나 앉았는데 쓸쓸한 공항 전망도 좋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옆에 콘센트까지 있어서 잠깐 일도 하고, 저녁 식사도 맛있게 하고. 시작은 좋다.
그녀의 위트 넘치는 문장을 사랑한다.
재미있게 읽히는데도 메시지가 굵직해서, 그건 더 좋다.
부채 위기와 세계 고령화, 세계와 시대의 끝과 AI까지 현재 진행형의 위협들을 진단한다. 노스트라다무스의 공포가 그러하듯 그래서 이 위협을 어떻게 수습할지는 아무도 모름.
뇌과학자의 어떤 인사이트를 기대했지만 놀랍게도 그런 건 없다. 이걸 읽고 있는 것보다는 챗 GPT와 직접 대화를 5분이라도 하는 게 더 유익할 듯. 이슈가 식기 전에 서두르느라 책 작업에 영문 인간 번역자가 4명 참여한 건 아이러니.
책을 읽다가 발견한 구절
햄릿의 성에는 아무도, 아무 것도 없었다니
너무도 햄릿답다는 생각이.
6개의 단편을 모아 놓은 소설집.
하나하나가 다 베스트셀러 극장에 나올 법한 스토리인데 적당히 대중적이고 또 적당한 반전도 있고 두루두루 재미있다. 그 중 '남자 잡아먹는 여자' 라는 편이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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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질투를 받는 것, 야유를 듣는 것, 그리고 겉으로는 형식적인 축복과 칭찬을 받으면서 고립되는 것.
'종막' 중에서
그믐을 지나 반달로 보름으로 어둠 속에 걸었을 우리
지난해부턴 밝은 햇살 아래 나를 살피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출발~오롯이 나의 본성을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