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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알고리즘의 과학 - 박규하

책 내용 간단히 요약 정리해 본다.


메타데이터 : 콘텐츠를 구성하는 객관적 데이터. 예를 들자면, 한국 영화, 송강호 주연, 2시간 10분 상영 시간 등

사용자 기반 협업 필터링 : 비슷한 사용자가 좋아한 제품을 추천

아이템 기반 협업 필터링 : 좋아한 아이템과 비슷한 아이템을 추천

필터버블 (매일 똑같은 것만 추천)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가끔 이질적인 것도 섞어놓는다. (보통은 베스트셀러)


알고리즘 계산은 행렬로 이루어지며 이 때 유용한 것이 GPU

추천에서는 시간도 주요 고려 요소.

과연 10년 동안 그 사람은 변하지 않았을까?

최근 데이터는 언제나 가중치가 높다.


추천 알고리즘의 과학
추천 알고리즘의 과학
452.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 (홍성욱)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의 관점으로 보는 인간, 기계, 과학과, 그들이 어떻게 복잡하게 얽히는지에 대한 이야기. 인간과 비인간의 연결을 과학도 인문학도 흔히 놓친다고 지적한다.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
451.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장쾌하고 낙관적이고 너무 낙관적이어서 도리어 심란하다. 읽다 보면 ‘특이점 논의’에 저절로 참여하게 된다. 저자는 ‘비판에 대한 반론’이라는 장까지 내놓는다. 그 반론이 기술지상주의의 한계에 갇혀 있기에 책장을 덮은 뒤에도 비판적 독서는 이어진다.

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450.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로버트 M. 피어시그)

저자 모터사이클에 올라 칸트를 비웃고 인도철학에 작별을 고하고 노자를 재해석하고 아리스토텔레스를 무너뜨리는 800쪽의 여정을 마치고 난 사람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매우 좁다. 동의든 거부든, 응답은 격렬하리라. 출간 40년이 지난 지금도 해외 인터넷에서는 재야 철학자들이 사이트를 만들어 이 책을 토론 중이다.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449. 빈 서판 (스티븐 핑커)

간혹 이 책을 ‘인간의 행동은 유전과 환경 양쪽으로부터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하는 글을 본다. 그보다는 ‘유전이 진짜 중요하다니까! 제발 아닌 척 하지 말자!’가 더 제대로 된 요약이다. 몇몇 대목에서는 거의 울분에 찬 것처럼 보일 정도다. 핑커의 비판 대상에는 엘리트 예술이나 포스트모더니즘도 있다.

빈 서판 - 인간은 본성을 타고나는가
빈 서판 - 인간은 본성을 타고나는가
GPT 제너레이션

최근 GPT 이슈를 타고 기획 출간된 여러 책들 가운데 사람이 쓴 분량이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 문과 출신 저자의 기술에 대한 막연한 낙관주의.

GPT 제너레이션: 챗GPT가 바꿀 우리 인류의 미래
GPT 제너레이션: 챗GPT가 바꿀 우리 인류의 미래
느린마을양조장 양재점@양재역

막걸리 전문점이라 그런지 내가 오랜만에 막걸리를 마셔서 그런 건지 맛있었다.

막걸리 무한리필이 한 사람에 1만2천원이니까 많이 안 마셔도 그냥 무한리필을 고르는 것이 좋겠다. 우린 모르고 그냥 단지로 마셨다. 한 단지는 약 1만원 정도인데 크기는 그냥 작은 주전자다.


안주도 맛있고 가게도 깔끔했지만 아주 간만에 불친절한 직원을 만나 일견 신선함마저 느껴졌다. 요즘도 이런 직원이 있다니... 아마 이 곳은 배상면주가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세에게 가는 길

정여울 작가님은 코로나 첫 해 가을 북토크에서 처음 뵈었다. 마스크를 쓰고 사인만 받은 것이므로 나만 간직하는 것이지만^^ 이후로 월간정여울 심야라방이라던가 줌을 통한 강좌들, 한겨레에서 하던 하루 인텐시브 글쓰기 강좌에 참여했었다. 나보고 욕심이 많다고 하시기도 ㅎㅎ

그러던 중 작가님 책 중 한 권은, 마침 언니와 작가님이 동갑이시기도 하고~ 언니에게 전에 동갑이라며 선물로 주기도 했었는데 이 책은 참여했던 줌강의 선물의 일환으로 받았던 책인듯. 몇 년은 묵히다 이제 읽는다. 펼치니 딱 지금 보고픈 이유가 있네! 지금에야 들어오는 말들이다. 헤세의 책들을 소개한 이 책에서 수만번 언급하셨던^^ 데미안 외에도 황야의 이리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은 마침 한 사년 전에 오프라인 글쓰기 수업을 들은 적 있던 김탁환 작가님께서 틈틈이 추천하셨던 책이었다. 이런 책이었구나~ 그러나 너는 뭐, 헤세의 책은 무려 데미안도 안 읽었고;; 수레바퀴 아래서는 청소년 기 읽다 말았었고 ㅠ 그나마 지와 사랑 정도만 다 보았다니ㆍㆍ 반성할지어다!

헤세
헤세
더쓰다: 012. 커피


그런 날이 있다. 몇 번을 묶어도 자꾸만 풀리는 운동화 끈,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엉키는 머리카락, 잔뜩 심혈을 기울인 정리가 무색하게 금새 헝클어진 가방 속, 눈물이 흐를 만큼 눈부신 햇살 같은 그런 날.

자주 찾던 까페, 늘 우리가 앉던 자리. 오늘도 어김없이 그 자리에 앉아 어딘가 통화를 하고 있는 너를 보며, 까페 문을 밀고 들어갔다. 따뜻한 까페 안 온기보다 짙고 무거운 커피향이 더 성급하게 마중 나온다. 커다란 유리로 만들어진 까페 문이 무척 무겁다. 힘겹게 온 몸을 기대며 안으로 한 발 더 발걸음을 들였다. 예나 지금이나 같은 무게의 문일 터인데, 오늘 내가 밀어내는 것은 이 문 만은 아닌 듯 하다. 어느새 내 몸을 한 바퀴 돌아 나온 커피향이 이미 제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바람결에 가볍게 흩어졌다.

너는 고개를 들어 나를 확인하고는 통화 중인 핸드폰을 살짝 흔들어 보인다. 괜찮다는 내 입 모양에 다시 테이블 위 수첩으로 급히 너의 고개가 돌아간다. 스치듯 건네는 짧은 눈 인사. 다정한 듯 다정하지 않은 너. 내가, 사랑하는 너.

긴 시간을 함께였다. 시작을 찾지 못할 정도로 오랜 옛날부터 늘 내 곁에 있던 너였다. 더없이 달콤했다. 세상에 있는 모든 따뜻함과 다정함을 끌어모아 생명체를 만든다면, 그건 바로 너 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자주 했다. 분명 그랬다.

커피 두 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언제 어느 때나,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같은 곳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던 우리 둘은 없다. 통화를 끝낸 네가 작은 티스푼으로 커피를 휘저었다. 눈치없이 예쁘게 그려진 하트 모양의 라떼아트가 일그러진다. 커피를 한 모금, 천천히 삼킨 너의 눈동자가 스르르 바깥을 향한다. 너의 까만 눈동자에 가득 담겨 찰랑거리던 나는, 이제 없다. 익숙한 정적이 흐른다.

"우리, 헤어지자."

숨을 내뱉듯 터져나온 익숙한 음성에 입을 다물었다. 어, 내가 한 말이라고, 지금, 이거?

너의 눈이 천천히 나를 향한다. 전혀 놀란 것 같지 않다. 오히려 평범한 인삿말이라도 들은 것처럼 태연하고 담담한 그 표정에 바짝 약이 오른다. 헤어지자, 내가, 이별을 고했다. 곪아버린 상처를 터뜨리는 일이었다. 우리 둘 다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를 상처. 그럼에도 누구 하나 나서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지도, 그렇다고 덮어놓고 무시하지도 않은 채 그저 공기 중에 꺼내어 내버려둔 상처. 곪을 만큼 곪아서 이제 작은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터져 흘러내릴 것만 같은 그런 상처.

언제 어느 때 만날 지, 어디를 갈 지, 무엇을 할 지, 무엇을 먹을 지, 심지어는 만남을 지속할지 말 지까지도. 그 모든 일을 결정하는 사람은 언제나 내가 아니라 너일 것이라는 암묵적 합의가 우리 사이에 있었으므로. 적어도 그 암묵적 룰을 깬 나의 이별 선언에 놀라는 척이라도, 내가 먼저 쏘아올린 이 불덩이를 어찌 받아내야 할 지 몰라 곤란한 척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 아니구나. 암묵적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나의 이별 선언을 받아들일 것인지 말 것인지, 결국 최종 결정 권한은 이미 너에게 넘어가 있다. 허탈한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아무래도 웃음보다 눈물샘이 먼저 터질 것 같았다. 그러니까 기다린 것 같잖아, 꼭. 참을성 없고 미숙하고 서투른 쪽은 또 내가 되어야만 하는 것처럼 이 마지막 순간마저도 너는 다 계획한 사람 같다.

너는, 끝까지,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구나.

식어버린 커피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네가 더 시리고 차갑다.

그런 날이 있다. 몇 번을 묶어도 자꾸만 풀리는 운동화 끈,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엉키는 머리카락, 잔뜩 심혈을 기울인 정리가 무색하게 금새 헝클어진 가방 속, 눈물이 흐를 만큼 눈부신 햇살 같은 그런 날.

내가 네게 먼저 이별을 꺼내는 날, 너와 내가 영영 헤어지는 그런 날. 내 생에 전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그런 날도, 있다.



더쓰다: 011. 노력


요즘 나의 최대 노력은 마음 속 짐 가방을 들고 내려놓는 일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간을 조금 과거로 돌려야만 한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사연일 지도 모르겠다.

대학교 4학년 시절, 고등학교로 한 달 간 교생 실습을 나갔다. 운 좋게도 모교로 배정이 되었다. 여전히 학교를 지키고 계신 선생님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내 추억이 켜켜이 쌓인 그 공간에 공식적으로 다시 오갈 수 있다는 점이 나를 가장 들뜨게 했다. 일면식 없는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니던 학교라는 공간에, 내가 입었던 것과 같은 교복을 입었다는 사실만으로 발끝부터 간지러운 사랑까지 샘솟았다.

교생 실습 2주 만에 나의 달뜬 마음은 산산조각났다. 힘들었다. 교생 실습 과정 자체가 어려울 것은 전혀 없었다. 여러 행정 업무와 수업은 오히려 내 적성에 맞는 일이었다. 그 시절, 나는 매일매일 마음이 힘들었다.

상담 교생 실습이었다. 국어, 영어, 수학 같은 특정 과목들과는 다르게 우리의 주 업무는 수업이 아니라 상담이었다. 각 학급을 부담임제로 배정받았고, 우리는 그들에게 지식을 들려주는 대신 그들의 마음을 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마음을 처음부터 편히 열어준 친구들도 있었고, 꽤 시간이 필요한 친구들도 있었다. 상담 과정이라던가 아이들과의 유대 관계가 힘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상담 그 이후였다. 상담이 끝나고 나면 나는 자꾸만 동굴로 기어 들어가 숨고싶은 시간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이 지고 있는 그 삶의 무게를 그대로 들고 버텨내기가 힘들었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대부분은 자신들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우리가 가진 마음의 짐이라는 것이 대부분 그런 형상이기는 하지만, 미성년자인 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그 짐의 무게가 훨씬 무겁고 가혹한 것이었다. 매일 파도처럼 내게 쏟아졌던 그 마음들은 이미 내가 예상했던 수위를 넘어선 것들이었고, 나는 그 파도를 맨 몸으로 받아내기가 몹시 벅찼다. 있는 힘을 다해 쏟아지는 이야기들을 들어주고, 수용해주고, 지지해주었다. 그러나 끝은 늘 씁쓸했다. 나와의 이 시간이 끝나고 나면 다시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조금도 달라진 것 없는 그 삶 속으로 터벅터벅 걸어들어가야 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속상했다.

물론 본질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상담자라고 해서 완벽한 해결사의 역할을 해 줄 필요도 없고, 대부분의 내담자들이 상담자에게 그런 것까지 바라지도 않는다는 것,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 끝나지 않는 파도들에 휩쓸려 휘청거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결국은 내 문제였다. 매일 옷자락에, 손발 끝에, 드나드는 숨결에, 머리카락에 아이들의 짐을 주렁주렁 하나씩 매달고 퇴근했다. 그들의 파도에 나의 일상이 잠식되고 있었다.

교생 실습 한 달 만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나는 상담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공식 선언을 했다. 한 편으로는 그제라도 나의 한계를 깨달아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상담 선생님이라는 옷은 생각보다 무거운 것이었다. 배운대로 상담을 잘 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나만의 지나친 착각이고 오만이었다. 그 전에 내가 한 인간으로써 더 단단한 사람이어야 했다. 나는 그럴 자신이 없었다.

그런 내가 다시 아이들을 만났다. 이번에는 학교 밖이었다. 나는 경찰서에서 아이들을 다시 맞이했다.

범죄심리사가 되었다. 경찰서에 입건되는 청소년들을 만나는 것이 나의 주 업무였다. 구조화된 질문지에 따라 그들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얻고, 심리검사를 수행하고, 그들의 행동 이면에 숨어있는 그림자를 찾아내는 일을 했다. 아이와 헤어지고 나면, 수집한 정보들을 모아 재비행 위험성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아이가 이후에 또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보고서였다. 검찰로 송치된 아이들이 재판에 회부되어 판결을 받을 때 참고하는 여러 자료 중 하나를 맡는 셈이었다. 그러니 엄연히 말하자면, 상담이 아니라 면담이었다.

처음에는 경찰서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잘 몰랐다. 수련생인 탓에 슈퍼비전을 받던 그 때는 보고서를 실수없이 잘 작성하는 일 자체에 매몰되어 이성적으로, 학문적으로, 기술적으로 접근했던 것도 같다. 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그만큼 보람을 느꼈던 것도 같다. 한 편으로는 1회성 만남이라는 것도 은근히 위안이 되었다. 두 세시간의 만남을 정리하고 심리검사를 분석해서 한 편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면 그걸로 끝인 관계였다.

범죄심리사 1급이 된 지 10년차. 경력이 쌓이는 만큼 나와 만난 아이들의 얼굴도 하나씩 쌓였다. 언제부터인가, 어딘가 익숙한 파도가 내 발목 근처까지 올라와 있음을 깨달았다.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범죄자이지만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한 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범죄가 아니라, 그 아이의 삶 자체가 여과없이 내게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이들의 미래를 정확히 판단하고 예측하려는 마음 대신, 아이들의 앞 날에 내가 두 번 다시 없는 사람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보고서를 쓰는 날이 늘었다.

20대의 싱글인 내가 바라보는 아이들과 30대의 엄마가 된 내가 바라보는 아이들은 달랐다. 아이들은 변함이 없었다. 가출을 일삼기도 하고,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거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기도 하고, 무면허 운전을 상습적으로 하거나, 일반 절도에서 특수 절도까지 다양한 유형의 절도를 행하고, 성관련 범죄도 성인과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범하며, 폭력의 수위도 천차만별에,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살기도 하는 아이들. 이전에는 그 아이들이 보이는 문제행동과 처한 환경, 이후 재비행 예측이 전부였다. 실로 이성적인 접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꾸만 그 아이들이 지나온 삶 전체가 내게로 다가와 흠뻑, 나를 젖게 만드는 것이었다. 다시, 또, 교생실습 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나는 요즘 가방을 들고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진짜 가방은 아니다. 아이들을 만나러 갈 때 마음 속 작은 가방을 하나 든다. 아이들을 만나는 동안 그 가방 안에 그들의 이야기와, 삶과, 고통과, 내면의 외침을 담는다. 짧은 시간 안에 한 아이의 인생이 가방에 무겁게 들어찬다. 집으로 돌아오면 그 가방을 손에서 내려놓는다. 보고서를 쓸 때를 제외하고는 그 가방을 저 멀리 떨어뜨려 놓는다. 보고서를 써야 하는 시간이면, 정갈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가방을 연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그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진심을 다해 보고서를 쓴다. 보고서 작성이 끝나면 가방을 비운다. 다음 아이를 위해 다시 빈 가방으로 다른 면담을 기다린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 아이들을 온전히 돌아보고, 또 나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노력이었다. 교생 실습 때처럼, 다시, 유약하게 나의 일상을 그들에게 내어줄 수 없다. 그렇다고 또 나의 일상을 지키느라 그 아이들을 외면할 수도 없다. 아이들과 헤어지는 순간 다짐하듯 인사한다.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약속해 줄 수 있지?" 평생, 다시는 만나지 않는 사이가 되자는 약속으로 이별을 맞는다.

핸드폰 전화가 울리고, 경찰서 이름이 뜨면, 다시 마음 속에서 빈 가방을 찾는다.

나와 그 아이들 모두를 위한 나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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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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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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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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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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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으로 그림 읽기!
[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6기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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