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3부작’의 둘째 편. ‘데이터베이스 소설’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시스템의 특징이며, 데이터베이스는 시스템을 드러내고 그 힘을 활용하는 한 가지 접근방식이다.
유사한 설정으로 비슷한 시기에 나온 김언수의 『설계자들』과 비교하면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설계자들』은 행동대장들 이야기이며, 『컨설턴트』야말로 설계와 구조에 대한 이야기다.
여태까지 읽은 생존 소설가의 자전 에세이 중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매우 추천. 사랑스럽기도 하고.
포틀랜드, 방콕, 말라가 여행보다 연남동 저녁 산책이 더 부럽다. 빛에 따라 눈동자 색이 달라지는 시베리안 허스키와 산책할 줄 아는 고양이들. 사랑하는 동네에서 산다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인가.
다 읽는 데 오래 걸렸다. 여행이나 출장 갈 때 들고 다니며 '여기가 더블린보다는 낫네' 하고 생각했다.
살인적인 폭설에 파묻힌 소도시와 인간 군상의 묘사가 흥미롭다. 한데 이야기는 발동이 너무 늦게 걸리는 것 같기도 하고. HJ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고 한다.
성실한 외부인이 증언하는 남과 북. 흥미진진하다. 주변국에게 남북한은 양쪽 모두 고집스러운 골칫덩이였다. 개인 숭배의 지속 비결을 묻는 소련 간부에게 김일성은 “유교 덕분”이라고 답했다.
전면전을 한번 더 일으키려는 김일성과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박정희를 중국, 소련, 미국이 뜯어 말렸다. YS도 퍽 위험한 인간이었다. 노태우의 북방외교는 높게 평가되고, 비자금 시인도 결단처럼 묘사된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위궤양을 일으키는 동시에 식도질환과 천식을 억제한다고. 이제 막 연구가 시작된, ‘인간 미생물군집’이라는 기이한 신세계.
‘도서판매업은 자본주의 원칙의 예외가 돼야 하나’라는 질문과 ‘소매업과 쇼핑은 단순한 경제활동에 불과한가’라는 반문. 답하기 쉽지 않은 문제를 균형감 있게 서술.
노동 빈곤층의 목소리를 듣고 옮겼다. ‘왜’에 대해 다소 피상적으로 접근한 꼭지도 있지만 분명 의미 있는 기획이고 노작이다. 비정규직 체육 코치와 빈곤 청소년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