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흥행했던 영화인데 늦게 봤다.
아무도 죽지 않고 갈등을 해결하고 미션은 완수하고 사랑을 얻고 오해를 푼다. (설마 이게 스포이려나?)
한 마디로 판타지다. 세상이 꽃밭으로 묘사되는 이런 류의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탑건은 왠지 싫지 않았다. 사실 눈물까지 흘리면서 봤다. ㅎㅎ
왜 흥행이 되었는지도 얼핏 이해가 되었다.
언젠가 파일럿이 없어지는 날이 올거야. 먹고 자고 싸고 명령에도 불복종하는 파일럿들.
책 읽는 사람은 사라지게 될 걸세.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TopGun 그믐 ver.)
헤르만 헤세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100여 년 전, 독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도 엄연히 일어나고 있다. 궁극적으로 소위 명문대 진학을 위해 혹은 의대 진학만을 목표로 아이의 적성과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력질주하는 현실, 그리고 정서 발달은 고려하지 않고 공부밖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 위로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비정한 학교생활이 대한민국 한 귀퉁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의 한스와 마찬가지로 헤세 역시 신학교에서 적응 못했고 일반계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시인이 되고자 했던 감수성 예민한 헤세는 학교의 엄격한 규율과 통제에 불응했으며 심지어 자살을 기도했다. 이 때문에 정신과 병원에 두 달 정도 입원했었고 이후로도 정신적 방황으로 힘들어했다.
하지만 한스와 헤르만 헤세가 크게 다른 점은, 헤세에게는 아들을 이해해 주는 어머니가 계셨다는 점이다. 만약에 한스에게도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그의 운명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보다 자세한 독후감은 아래 블로그에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lovemom94/223111532766
사뭇 선정적인 표지의 단편집 모음. 현재 시점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데, 덕분에 일본 특유의 갈라파고스적인 모멘트들이 포착된다.
"일본 서점 직원들로부터 터져 나온 감탄과 찬사!"라는 광고 문구가 책의 뒷표지에 실려있다. 일본 서점 직원들은 대체로 책을 열심히 읽나 싶은 생각이. 서브웨이 샌드위치 알바생이 스텝밀을 먹고 조합 메뉴를 추천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인 듯.
신약성서에서 예수가 던진 질문들을 주로 다루지만, 현대 기독교의 위상도 주요 주제다. 현대인이 종교를 통해 얻으려는 ‘영성’은 소속감이라기보다는 자기 삶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그에 따른 변화라고.
구약에서 신이 던진 질문들을 살핀다. 이삭을 죽이려는 아브라함을 묘사한 화가들의 그림에 대한 해석이 흥미진진하다. 카라바조는 그 일화에서 광기와 폭력을 읽었고, 샤갈은 울부짖는 어머니를 상상했다.
12가지 문제들이 다 흥미진진한데, 양자역학이나 초끈이론에 대한 설명보다 뱀장어들이 알을 어디에 낳는지, 전신마취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같은 작은 이야기들이 더 재미있었다. ‘소파 옮기기 문제’의 답을 아직 과학과 수학이 풀 수 없다니!
뇌과학과 예술, 전통과 현대의 공학기술이 만나는 ‘음악연주과학’이라는 현장. 모든 것이 새로운, 흥미진진한 미개척지다. 지금 뇌과학 연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 중 하나가 예술가의 뇌라는데, 머지않아 문학도 이런 연구 대상이 되겠지. 흥분해야 할 일인지 두려워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인류가 생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피지컬도 엉망이 되었고 멘탈적으로도 오류가 한가득. 신이라는 생명체가 있다면 직립 보행도 아니고 무리 생활도 하지 않을 듯. 생존에도 집착하지 않고. 기독교 이외의 종교에서 출현하는 신수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다음 그믐북클럽에서 읽을 책을 함께 골라요.
안녕하세요, 그믐클럽지기입니다. 다가오는 7월, 6기 그믐북클럽을 시작하려 합니다.
지난 그믐북클럽 5기를 시작하기 전, 함께 읽을 책을 투표로 정해달라는 모임을 열었는데요, 그때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그동안 그믐에서 좋은 책을 선정했었는데,여러분이 직접 선택한다는 점에 대해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6기에서도 여러분과 함께 읽을 책을 같이 정해볼게요.1순위로 제일 많이 골라 주신 책을 최종 선정하고 같이 읽겠습니다.
이번 6기에서는 책과함께 출판사에서 그믐북클럽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세 권을 추천했어요.
①번 <게토의 저항자들 - 유대인 여성 레지스탕스 투쟁기>(주디 버탤리언, 2023, 736쪽)
②번 <구멍가게 이야기 - 마트와 편의점에는 없는, 우리의 추억과 마을의 이야기가 모여 있는 곳>(박혜진・심우장, 2021, 488쪽)
③번 <실크로드 - 전 세계 석학 80여 명이 참여한 실크로드 인문학의 결정판>(수전 휫필드 외, 2019, 480쪽)
책과함께는 역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문서를 만드는 출판사입니다. 다음은 책과함께 출판사 소개 중 일부예요.
역사는 인간이 문자로 기록을 남기면서 시작되었고, 인쇄술의 발달로 책이 대중화되면서 민주주의가 싹텄습니다. 이처럼 인류의 진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글과 책, 그 정신을 이어 나가려는 마음을 ‘책과함께’라는 출판사 이름에 담았습니다.
출판사만의 특색이 확실하죠? :) 그래서 이번에 후보로 올라온 세 권의 책도 모두 역사에 관한 책이에요. 하지만 또 굉장히 다양한 시대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답니다. 여성사와 전쟁사, 공간에 대한 인문학, 실크로드에 대한 역사까지. 세 권의 책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책이 매우 두껍습니다! 그래서 소개 옆에 페이지를 적어두었어요. 736쪽, 488쪽, 480쪽…! 제일 얇은(!) 책이 480쪽이에요. 어떤 책을 고르시든 두꺼운 편이니, 아래 모임 링크에서 책 소개도 보시고, 의견 편하게 남겨주세요.
■ 투표 참여 방법 :
그믐 모임에서 댓글로 선호하는 책 번호와 의견을 남겨주시면 됩니다.
▷투표 모임 바로 가기 : [그믐북클럽] 6기에서 함께 읽을 책을 골라주세요 (클릭하시면 연결됩니다)
예) 1번 / <게토의 저항자들>을 함께 읽어보고 싶어요. 책 소개글만 봐도 솔깃하고요, 잘 모르던 세계라 공부하는 마음으로 잘 읽어보고 싶어요. 그믐북클럽에서 같이 본다면 736페이지도 완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공지사항이 아닌, 그믐 투표 모임에서 답글을 달아주세요***
가택연금형을 받은 저자는 너무 무료한 나머지 글을 쓰기 시작했고 주제는 자기 방을 여행하는 방법이었다. 깊이보다는 재치가 있다. 이 저자가 21세기에 활약했다면 소셜미디어 스타가 되지 않았으려나. 그런데 18세기 유럽 하인들은 주인이 급료를 주지 않으면 그저 기다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