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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국가 시스템이 후퇴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2023. 7. 24.


#참여가세상을바꾼다

#포기하지않는다면 #희망은있다


어제는 노회찬 의원님이

돌아가신 지 5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7.22)에는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추모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날짜에 맞춰서 작성하려고

계획했으나, 주말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바람에 하루 미뤄졌습니다.


그럼에도 의미를 되새기고자

기록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몇 번이고 생각했지만,

쉽사리 적지 못했던 주제로

글을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정치인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라고 제목을 먼저 달아봤습니다.


저는 예전에 썼던 여러 글들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전혀 정치에는

오래도록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정치색을 입혀본다면,

아주 약간 진보적인 성향을

띈 사람이었달까요..?


지금은 그때보다 진보적인

성향이 더 커졌습니다.


우리의 정치가 너무나 보수적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진보적으로 바꿨

다고 하겠습니다.


진보, 보수가 조금 난해하거나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분들을

위해 제가 생각하는 진보 보수의

짧은 정의를 적어보자면..


진보는 변화를 추구하고

보수는 변화를 거부하는

정도만 기본으로 깔고

생각하더라도..


이해가 쉽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진보적인 성향인

것과 별개로 인간 자체가 보수적

이라는 전제는 늘 두고 있습니다.

저 역시 보수적 성향을 지녔고요.


'손실회피 편향'

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같은 이익과 손실을 볼 경우에

이익으로 얻는 기쁨보다 손실로

보는 괴로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심리 상태를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 개념은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 제시했는데요.


사람들은 1만원의 이익을 보았을

때의 즐거움보다 1만원 손해를

보았을 때 상실감이 훨씬 크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직관적이면서 단순한 것 같은

이 이론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저는 우리가 정치인을 평가하는

기준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우익화가

보여지는 이유 또한 이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행동을 분석하고, 반복 실험을

통해 여러 경로로 들여다봤더니..


이익 보단 손실에 집중한다는

것이 증명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행동경제학이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 받습니다.

(기존 경제학의 전제, '인간은 경제적이다'

를 부쉈기 때문에, 적어도 저는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은 없어요.;;)


해당 이론은..

'기본적으로 인간은 모두 보수적'

이라는 결론과도 같다고 느껴집니다.


이건 단순하게 생각해 볼 때

'작심 삼일'만 생각해보더라도..

쉽게 이해가 됩니다.


변화는 기본적으로

무지 무지 어려운 것이죠.


너무 글이 길게 늘어졌네요.


아무튼, 이런 전개로 가면

행동경제학 찬양으로 끝이

나버릴 수 있으니..


제가 생각하는

희망을 적어 보겠습니다.


...


저는 결국 답은

사람에게 있는 게 맞지만..


사람에게만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 말은, 우리가 역사적 교훈을

새겨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그래서 저는 시스템을 세우려는

쪽을 더 지지하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런 노력을 하는 정치인은 지지하고,

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정치인을 배제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명한 우리들은 비록 늦은 감이

있기도 하지만, 결국 더 나은 길을

찾아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런 행보가 곳곳에

보이기 때문에 저는 계속..

포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늘 있으니까요.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스크롤을 내리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서 #우리가꿈꾸는나라 #노회찬의원

#노회찬사이다 #노회찬6411

#진정한정치인 #정치계의간달프

#정치개혁 #선거개혁 #국가시스템

#변화는정치에서시작된다

#두번째삶 #바닿늘

#무정부상태 #창비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변화는 정치에서 시작된다

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라면 쿠데타 등 폭력적인 방

식으로 자기 주장을 관찰할 수 있겠지만, 민주주

의 체제에서는 정치를 통해서만 사회가 변화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국회도 바꿔야 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국회가 애초에 제대로 구성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당연하지만 국회는 국민의 대변자 역할

을 합니다. 그런데 지금 국회의원 의석이 국민의

의사와 동일한 비율로 각 정당에 나뉘어 있습니

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본래 선거제도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나

라마다 조금씩 다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벨기

에,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이 나라들의 선거

제도에는 조금씩 다른 와중에도 공통점이 있습니

다. 바로 국민의 지지율이 5%인 정당은 의석수

도 5%만큼 갖는다는 겁니다. 지지율과 동일한

의석을 가져야 국민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선거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선거제도 개편은 시대의 추세입니다. 설사 대통령

제를 유지하고, 이원집정부제 같은 제도를 채택하

지 않더라도, 개헌을 하면 국회의 권한은 지금보

다 강화될 것입니다. 그 때문에 국민의 의사가 제

대로 반영되지 않는 지금의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

제로 유럽 국가 대부분은 민주주의가 성숙하는 과

정에서 선거제도 개편이라는 홍역을 치렀습니다.

어렵겠지만 우리도 비슷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

습니다. 그 결과, 정말로 민심을 대변하는 국회가

구성되어야 합니다. 저는 선거제도만 바꿔도 정

치에 굉장히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선거제도 개편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요?

진정한 의미로 진보와 보수가 공존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저는 정의당 소속이지만 정치에 진보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진


보만 있는게 그저 좋다고 볼 수도 없지요. 합리적

인 진보와 건강한 보수가 경쟁하고 싸우기도 하면

서 공존해야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

리나라 정치의 불행 중 하나는 보수가 그리 건강

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영국의 보수당을 보세요.

그 유명한 영국의 의료보장체계 NHS는 영국 보

수당이 함께했기에 지금까지 지켜질 수 있었습니

다. 보수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복지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복지제도

는 진보정당만의 공이 아니라 보수정당이 함께 노

력한 결과물입니다. 애초에 복지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들이 비스마르크를 필두로 한 독일

보수정당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당연한 일입니

다. 복지라면 덮어놓고 반대하고 재벌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은 결코 건강한 보수가 아닙니다.

선거제도를 개편하여 국회가 민심을 대변할 수

있게 되면 한국 정치가 발전할 것입니다. 그러면


전쟁으로 국민을 협박하거나 재벌을 비호하지 않

는, 건강한 보수가 등장할 수 있겠지요. 물론 진보

정당도 노력해야 합니다. 정의당만 해도 아직 발

전할 여지가 많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정의당에

대해 이야기하면 진보정당이면서 왜 그렇게 보수

적이냐는 물음을 듣기도 합니다. 자기네들의 중도

정당과 비슷하다고 하기도 하지요. 그만큼 우리나

라 진보 정당도 나아갈 여지가 많이 남아 있습니

다. 강조하지만, 선거제도 개편이 동반되지 않는

개헌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촛불을 겪으며 민심

은 요동치고 크게 바뀌었는데, 국회는 그런 민심

을 반영하고 있지 못합니다. 정치를 바꿔서 더 나

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선거제도 개편이 절실

하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참여가 세상을 바꾼다

민주주의란 시스템입니다. 사람들이 자기 생업 또

는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해도 시스템이 잘 작동하

면 나라가 문제없이 운영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없을 때 시민들은 뉴스에 댓글을 쓰고 청원에 지

지하는 정도로 자기 의사를 표현합니다. 촛불이

일어난 것은, 사람들이 생업과 학업을 내팽개치

고 주말을 반납하면서 광장에 나온 것은 시스템

이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잘못했고, 비

선실세가 부정하게 사욕을 채웠는데, 검찰도 경

찰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국정원은 뒤에서 댓

글만 쓰는 것 같고, 재판부는 죄다 집행유예로 풀

어주고, 국회는 손만 놓고 있고, 시스템이 전부 망

가진 듯했기에 촛불을 들고 모인 것입니다. 모여

서 무엇을 했습니까? 경찰과 충돌하고 청와대 담

을 넘었나요? 아니지요. 계속 외쳤습니다. 시스

템을 복구하라고 말입니다. 국민의 외침에 결국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광장에서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법원은

시민들이 청와대 턱밑까지 행진하는 것을 허가했

습니다. 시민들이 평화롭게 집회를 하니 경찰은

물대포를 쏘기는커녕 시민들을 호위했지요. 어떠

한 폭력 없이도 시민들은 엄청난 괴력을 발휘했습

니다. 꼼짝도 하지 않을 듯하던 권력기구, 헌법기

구들을 정상화했고, 결국 조기 대선까지 순조롭게

치러냈지요. 지난 촛불집회는 전세계 민주주의에

유례가 없는, 세계사에서 처음 있는 현상입니다.

한국 민주주의는 그렇게 더 튼튼해지며 격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

민들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은 비어 있지요. 그렇지만 촛불은 여전히 꺼

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속에 여전히 촛

불이 있지요. 언제든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

지 않는다면, 물론 그런 일이 또 있어서는 안되겠


습니다만, 국민들은 마음속의 촛불을 꺼내들 것입

니다. 그런 의미에서 촛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 생각합니다. 촛불 이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는 공정, 평등, 평화를 사회에 정착시키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987년에 미처

이뤄내지 못했던 일들이지요. 그리고 그 과제들을

풀기 위해 정치부터 바꿔야 합니다.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가장 중요하며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

요? 역시 촛불의 경험이 알려주지요. 국민의 참여

가 필요합니다. 무엇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

요? 일단 투표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외에도

다양한 참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강연 참석, 댓글

작성, 납득 가는 청원 찬성, 시민단체 가입, 후원

금 내기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역동적이

며 직접적인 참여는 무엇일까 요? 정당에 가입하

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정당에 가입하는 사람을

권력지향적이거나 권력에 매수당한 사람으로 오


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그렇기

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다릅니다. 달라지기 시작

했지요. 여러 사정 때문에 정당 가입이 힘들다면

후원금을 낼 수도 있습니다. 후원금을 정당에 내

는 게 꺼림칙하다면 좋은 일을 하는 시민단체를

도울수도 있지요. 저는 지금 이야기한 모든 일들

이 세상을 바꾸는 소중한 참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행히 세상은 점점 그렇게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언론이 욕을 많이 먹곤 하지요.

저도 언론 때문에 피해를 본 적이 있지만, 욕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

지만, 굳이 참여한다면 혼자 조용히 하기보다는

여러 사람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2017년 대선에

서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가, 정치 견해가 다르기

마련인 청년층과 노년층이 손을 잡고 함께 투표하

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조부모와 부모, 자녀가 함

께 투표 하러 가는 일도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


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직 시대가

바뀌었다고 실감하지 못합니다. 당연합니다. 시

대가 바뀐들 예전의 것들이 한꺼번에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막은 이미 열렸

습니다. 촛불의 힘으로 열었지요. 진보적이고 개

혁적인 방향으로 30년은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

래야 비로소 촛불이 원한 세상을 온전히 이뤄낼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10년 정도 갔다가 엎어지

면, 훨씬 더 뒤로 후퇴할 수도 있습니다. 후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의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선거제도를 개편하여 국민의 의사가

정치권에 제대로 반영된다면, 지금 우리 국민들의

정서, 수준, 지향점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20~30

년은 전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되리

라고 확신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꿈꾸는 나라
[역주행] 때로는 누군가에게 씻어낼 수 없는 낙인으로 작용하는 SNS에 대하여..

2023. 7. 25.


#우리는왜

#타인의욕망을욕망하는가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이런 책 제목이 있습니다.


아직 본 적은 없지만 나중에

볼 생각이 들 정도로 끌렸습니다.


(해당 책의 저자인 이현정 교수님의

유튜브 영상은 여러 경로를 통해

종종 보고 있습니다. 유튭 채널도

구독중이고요.)


해당 책 제목의 내용은 저 역시..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제는 조금 찾은 것 같습니다.


인간은 누가 뭐래도..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태생 직후부터 사회적인

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너무 당연하게 느낄 수 있지만..


사람 아기라면 다른 포유 동물들과

다르게 성인의 도움을 무조건적으로

필요로합니다. 게다가 오랫동안이요.


사회성은 필요에 의해 생겨났을

확률이 높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회성은 세대를 거듭하며

여러 형태로 변화해 왔을 것입니다.


생각나는대로 대충 적어보자면..

동굴 생활->초원 생활->움막 생활->

도시 생활 등등을 거치면서 계속..

변화해 왔을겁니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서는..

이러한 형태가 SNS로 확대

되었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누군가는

"SNS는 선택 아니냐?"

라고 말할 수도 있고..


SNS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지닌 사람의 경우..

"SNS는 인생의 낭비다."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SNS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뭘까요??


저는 사회적으로 연결되고 싶은

욕망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SNS를 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SNS를 저는 사회의 요구에 의해,

가장 최신 방식으로 사회에 연결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는 플랫폼이라고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역기능도 무척 큰 것이

사실인 걸 저도 잘 압니다.

(매우 역설적이게도 인스타그램을

메인 무대로 삼고 있는 저 입니다만;;

가장 싫어하는 기업인이 저커버그예요.

이유를 자세히 적진 않겠습니다. ㅎㅎ;;)


심지어 SNS에 대하여

강하게 비판하는 전문가나

책들도 점점 수요가 늘고 있죠.


우리는 어쩌면

SNS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과도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청소년기라고 해야겠죠.


...


이제 책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해당 책은 총 여섯 편의

학교 괴담을 담고 있는..

학교 괴담집인 동시에

성장 소설입니다.


저는 그 중 가장 끌렸던

한 편만 가져와서 깊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고민했던

부분과 내용이 맞닿아 있어서..

구체적으로 다루고 싶었어요.


해당 내용을 다루기에 앞서,

배경을 먼저 해설 방식으로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해당 이야기 <그런 애>는

예나의 친구 솔희를 말합니다.


배우가 꿈인 솔희는 SNS 계정에

은밀하게 올린 노출 사진이 친구들

에게 알려지며 '그런 애' 취급을 받고

조롱을 당합니다.


솔희의 절친 예나는 솔희를 조금 더

이해해보고 싶어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지니의 구멍을

찾습니다.


그리고 뒷 내용은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스터디위드X #공포성장소설

#청소년소설추천 #여름소설추천

#조진주작가 #그런애 #낙인효과

#스티그마효과 #SNS의순기능과역기능

#두번째삶 #바닿늘 #창비서포터즈

#도서협찬 #창비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그런 애

예나는 아이들의 눈을 피해 학교 뒤편으로 향했다.

구덩이를 덮고 있는 나무판자를 치우고, 그 앞에 쪼

그려 앉아 안을 들여다보았다. 선물을 바치면 소원

을 들어준다는 이야기는 귀여운 장난 같았지만, 그

에 얽힌 전설은 잔인했다. 그것은 오래 전, 만년 무

명이었지만 가수의 꿈을 포기할 수 없던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였다. 돈이 없어 연습실을 빌리지 못하

던 여자는 밤마다 학교 뒤편 공터에서 노래 연습을

했다. 매일 밤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에 여자의 상황

이 주변에 조금씩 알려진 모양이었다, 어느 날, 몇

몇 남자들이 공터를 찾아와 여자를 위협했고, 그들

을 피해 달아나던 여자는 미처 발밑의 구멍을 보지

못하고 추락하고 말았다. 끝내 구멍을 빠져 나오지

못한 채 목숨을 잃은 여자는 맺힌 한 때문에 그 자리

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억울하게 죽은 여자


가 왜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건지 예나로서

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구멍 안에 무언가를 던지곤 했다. 재작년에 반에

서10등 안에도 못 들던 선배가 구멍에 소원을 빌

고 서울 중위권 대학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나, 1반

의 고승우가 오디션 프로그램의 결승까지 올라간

것도 구멍 덕분이라는 소문 따위가 아이들에게 혹

시나 하는 마음을 품게 하는 모양이었다. 예나는

핸드폰 플래시를 켜 구멍 안쪽을 비추어 보았다.

잡동사니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 구덩이는 마

치 커다란 쓰레기통처럼 보였다. 인형, 캐릭터 펜,

링 모양의 귀걸이, 낡은 동전 지갑,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작은 상자……. 그 가운데 스

파이더맨 모양의 USB가 예나의 눈길을 끌었다.

예나가 솔희에게 선물했던 것과 같은 모델이었

다. 정말 솔희의 것이라면 그 안에는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영화가 담겨 있을 것이었다. 꺼내어 확


인해 보고 싶었지만 이리저리 손을 휘저어도 잡

히는 것은 어둠뿐이었다. 그냥 구멍일 뿐인데, 사

람들은 그 이상의 것을 기대했다. 그 너머에 자신

이 욕망하는 무언가가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토

끼를 쫓던 앨리스도, 판의 미로를 헤매던 오필리

아도, 버드나무 아래 도착한 해리포터도 그 안에

들어갔겠지. 예나는 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솔

희를 그려 보았다. 그곳에서 솔희는 무엇을 만날

수 있을까. 어느덧 해가 기울고 있었다. 사뭇 어

두워진 하늘을 올려다보던 예나는 문득 궁금해

졌다. 소중한 것을 버려야 소원이 잘 이루어진다

던데, 저 USB를 버렸다는 건 그만큼 그것이 솔희

에게 중요하다는 뜻일까, 이미 버렸으니 더는 중

요하지 않아진 걸까. 만약 지금 솔희의 손을 놓아

버린다면 나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결국에

는 다른 애들과 함께 그 애를 손가락질하게 될까.

어젯밤에도 예나는 트위터에 들어갔었다. 성을


전시하는 해시태그 종류는 다양했고, 게시물은

끝이 없었다. 솔희의 계정은 사라졌지만, 솔희가

올린 것보다 더 노골적인 영상과 사진이 아직 그

곳에 있었다. 예나는 부계정을 파고 트윗을 올려

보았다. '고등학생이고 노출 좋아해요.' 곧 좋아

요가 찍히는 횟수가 빠르게 올라갔다. 그날 밤,

예나는 수십 개의 메시지를 받았다.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예나를 향해 자신의 욕망을 발설했다.

스스로 구멍에 들어간 것은 예나이니, 예나가 모

든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듯이. 지니의 구멍에는

여러 규칙이 존재했다. 누군가를 해하는 소원을

빌면 그 화가 자신에게 돌아온다. 지나치게 허황

된 소원도 화를 부른다. 소원이 구멍 속 여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소원을 빈 사람은 여자가

느꼈던 고통을 느끼게 된다…. 자질구레한 세부

사항들은 아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때마다

하나씩 덧붙여졌을 거다. 그럼 솔희는 무엇을 빌


었기에 이런 일을 겪고 있나. 어젯밤 자신에게 메

시지를 보내던 사람들이 바라던 것보다 더 잘못

된 것이었다. 예나는 구멍 아래를 향해 제 몸을

기울이고 소리쳤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몰라도 그냥 솔희가 아프

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예전처럼 솔희와 웃고

떠들고 싶었다. 그것이 예나의 소원이었다. 예나

는 솔희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무작정 그의 집 앞

으로 갔다. "지금 너희 집 앞이야. 나올 때까지 기

다릴 거니까 나 길바닥에서 밤새우는 거 보고 싶

지 않으면 나와." 메시지 옆 숫자는 사라졌지만

답은 없었다. 예나는 근처 벤치에 앉아 초조한 마

음으로 연락을 기다렸다. 솔희가 끝내 자신을 밀

어낸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다행히 솔

희는 이십 분쯤 뒤에 나타났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사이에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던 예나는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솔희를 향해 렌즈를 들이밀었다.

얼굴을 찌푸린 솔희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 "뭐

해?" "카메라 앞에 서면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

며, 지금부터 나 보지 말고 이 카메라만 보고 말

해 봐. 녹화는 안 할 거니까 걱정 말고." "뭘 말

해?" "아무거나. 하고 싶은 말." "됐어. 그거 치

워." 예나는 카메라를 내리지 않았다. 그 앞에서

솔희는 고개를 숙이고 제 발끝만 내려다 볼 뿐이

었다. 예나가 말했다. "나 지니의 구멍에 갔었어.

근데 거기 네 USB랑 똑같은 게 떨어져 있더라."

솔희는 대답 대신 몹시 원망스럽다는 얼굴로 예

나를 바라보았다. 예나는 카메라의 라이브 뷰 화

면을 통해 솔희를 바라보았다. 화면에 비친 솔희

는 울상을 짓고 있어도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그

런 예나의 마음을 눈치라도 챈 듯 솔희가 물었다.

"내가 정말 예뻐?" "응?" "네가 그랬잖아. 내가

카메라 앞에서 빛난다고." "그랬지. 근데 그게


왜?" "너만 그렇게 말해줬단 말이야." "무슨 말

인지 모르겠으니까 좀 알기 쉽게 말해 봐." 길게

한숨을 내쉰 솔희는 조금 뜸을 들이다 말을 이었

다. "학원에 가면 난 아무것도 아니야. 잘난 애들

은 너무 많으니까. 선생님은 매일 내 몸에서 부족

한 점을 찾아내, 그럴 때마다 난 내가 마네킹이나

고깃덩이가 된거 같아." "다른 애들한테도 그래?

근데도 다들 가만히 있어?" "학원에서 연결해 주

는 오디션 기회를 얻으려면 평가 점수를 잘 받아

야 하니까. 암튼 나보고 얼굴에 색기는 있는데

그걸 표현해 내는게 부족하다. 좀 더 홀릴 줄 알아

야 한대. 근데 순수하면서도 섹시해 보여야 한다

는 건 대체 뭔 개소리냐?" "미친 거 아냐? 거기 말

고 학원 없어? 다른 데 알아봐. 원래 그런 데는 다

그런 거야?" "다 그렇진 않겠지. 아니, 다 그런가?

사실 잘 모르겠어. 근데 거기가 이 근처에선 제일

유명한 데란 말이야. 암튼 대체 그 홀리는 게 뭔지


모르겠어서 그런 사진을 찍어 봤거든. 그런데 사

진을 올리니까 관심이 쏟아지더라. 다들 예쁘다

고 하더라. 그게 좋은 말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듣고 싶었어. 내 몸을 칭찬하면 기분이 더러우면

서도 한편으로는 짜릿했어. 나 망한 거겠지? 나

중에 배우가 돼도 누가 소문내면 끝이잖아. 근데

그 사진들, 대부분은 나 아냐. 근데 또 일부는 맞

으니까. 이건 내가 맞고 이건 내가 아니고 하면서

구별하는 것도 웃기잖아." 예나는 살며시 솔희의

팔목을 잡았다. 어느덧 서쪽 하늘 끄트머리에 걸

려 있던 붉은빛도 사라져 가고 있었다. 예나는 맞

은편에 서 있는 단풍나무의 가지가 조금씩 흔들

리는 것을 보며 가지 사이를 통과하는 바람의 모

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바람을 연기하던 솔희가

얼마나 멋있었는지 말해 주었다. 가만히 이야기

를 듣던 솔희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나 지금 거

기 갈래, 지니의 구멍." "거긴 왜?" "USB 주워


오려고. 그걸 주워 와야겠어. 아무래도 소원을

잘못 빈 것 같단 말이야." "진짜로 지금 거길 가

려고? 대체 뭘 빌었기에 그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빌었

어." "너 지금도 충분히 매력 있어." "말도 안 되

는 소원이어서 벌 받나 봐. 취소하고 다시 빌고

싶어." "뭘 또 빌겠다는 건데?" "…내가 날 좀

좋아하게 해달라고."

스터디 위드 X
스터디 위드 X
[역주행] 몸과 마음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2023. 7. 26.


#고통의이분법

#몸과마음사이의관계에대하여


어제,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것도 재판관 9명의 '전원일치 의견'

으로 이와 같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어제부로 대한민국 사법부가 얼만큼

부패했는지 더 확신이 생겼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그에게 정치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법적

책임까지 묻기는 어렵다는 뉘앙스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기각 후, 직무 복귀를

하여 수해현장을 찾았습니다.

(마치.. 자기는 절대로 죽지

않는 불사조라도 된다는...

의도적 표현이 아니었을런지...)


...


여러 기사를 찾아

보면서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날, 행정과 안전에는 엄청난

문제점이 여럿 발견되었습니다.

(구멍이 뻥뻥 뚫려 있었죠..)


심지어 의도적으로 경찰 인력을 그곳에

배치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받습니다.

(대대적인 마약 단속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배치 하지 않았다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참사를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에서 나타났습니다.


해외 축제에 놀러가서 죽은 아이들이

문제라는 식의 뉴스와 애들을 그곳에

보낸 부모가 문제라는 뉴스가 난무했고..


참사는 사고로 표현되었고,

위패 없는 분향소가 설치 되었으며..


얼마 후 정부의 행태를 보다 못해 희생자

명단을 최초로 공개한 시민언론 민들레를

악마화 시킨 일 등등..

(악마화로 끝난 게 아니라 과도한

압수수색까지 견뎌내야 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최대한 빠르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참사를 지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책임져야 할 사람 중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심지어 꼬리 자르기로

희생시켰던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은 보석으로

풀려나기까지 했습니다.


...


저는 참사가 나기 전부터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으로 문제점을 계속 찾아

내고, 비록 영향력은 보잘것 없는 수준

이지만 그것을 조금이라도 알리고자

했습니다.


(제 과거 글이 증명합니다.

시간 될 때마다 #무정부상태

라는 해시태그를 달아서 한 곳에

모으고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법적 지식이 아니라 상식적인 지식 수준

에서 보더라도 정부가 너무나 엉망으로

느껴졌거든요.


결코 일어나선 안될 일이,

일어날 일이 일어날 거란

불안감 속에서 일어났기에..


더욱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참사에 대응하는 정부의

행태에 맞서, 여러 연대가 이뤄졌습니다.


이번 참사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국가의

피해자라고 여겨지는 많은 분들의 연대를

보면서 잠깐이나마 희망을 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맞닥뜨린 현실이 너무 참담해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질 지경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말해야겠습니다.


더 많은 고통이 연결된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존재 의미를 증명해 낼 절호의

기회라고..


존재 의미가 없는 정부를..

(심지어 사유화에만 몰두하는..)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라고

여기는 국민 주권 국가에서

계속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정말 집단 지성의

힘이 모여야 할 때입니다.


그것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이쯤 적겠습니다.


너무 쏟아내듯이 글을 쓰느라

해당 책과의 연결성을 잠깐 놓쳤습니다.


오늘 책에서 발췌한 내용은..

'고통의 이분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피드 사진을 넘겨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연결된고통 #이기병교수

#몸과마음사이의간극

#몸과마음증상의연결성

#이분법적사고 #이게나라냐

#해먹을결심 #국가사유화

#들키면백지화 카바 안되면..

#백지화를다시백지화

#국민이원하는건

#현정부의백지화

#권리만있고책임은없는정부

#아무도책임지지않는나라

#아무도행복하지않은나라

#두번째삶 #바닿늘

#도서협찬 #아몬드



더 많은 고통이 사회 구성원들과

연결되어, 건강한 '우리'가 되는..

그런 사회를 저는 꿈꿉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고통의 이분법

몸과 마음 사이의 간극과 관계에 대하여

세 번째 B와의 만남이다. B의 내시경이 예약되어

있었다. 위에서 상당히 심한 위축성 위염 소견이

보였다. 건강한 위장 점막은 분홍빛을 띤다. 그러

나 B는 위장 전체에 걸쳐 색이 변해 있었고 혈관

이 비쳤다. 위축성 위염은 위산의 분비가 줄어들

어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한편, 위벽 보호 기능도

줄어들어 위 점막에 염증과 궤양을 일으킨다. 실

제로 B의 위에는 몇 개의 작은 궤양들이 동시 다

발적으로 여러 부위에 걸쳐 퍼져 있었고 곳곳에

출혈 흔적도 있었다. 십이지장과 식도에도 염증

이 있었다. 나는 궤양 부위 두 곳에서 조직 검사

를 시행했다. 다발성 궤양인 경우 궤양이 일반적

으로 갖는 위암의 잠재적 가능성보다는 궤양 유

발 원인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고, B의 경우 감정

적 스트레스가 심했음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위축성 위염의 진행 상태를 보건데 만성적인 헬

리코박터균 감염을 의심해야 했고, 헬리코박터균

은 위염이나 위궤양뿐 아니라 위암을 일으키기는

주요 원인이기에 확인을 위한 조직 검사가 불가피

했다. 위장 곳곳을 살피며 검사를 마치려는데 위

아래쪽 전정 부위에서 궤양 하나를 스치듯 발견했

다. 궤양이 여기저기 퍼져 있는터라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으나 모양이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어 조직 검사를 한 번 더 진행했다(이런 경우 보통

'쎄한' 느낌이 들었다고 표현한다). B는 얼마 후..

다시 병원에 방문했다. 위장 증상은 한결 나아졌

으나 이따금씩 위부 불편감이 반복된다고 했다.

기분은 어떠냐는 말에 이전보다는 전반적으로 우

울감이 덜한데 일종의 '주기'가 있는 것 같다고 했

다. 감정이 괜찮았다가도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다시 가라앉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위장 증상이 더 나빠지는 것 같다고 했다.


직관적으로 나는 물었다. "두 증상이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데 위장 증상이 나빠지고 나

서 기분이 가라앉는 것 같나요. 아니면 그 반대인

가요?" B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가 위장 증상

이 먼저인 것 같기도 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다

지 상관이 없는 것 같다고 하며 말을 흐렸다. 나는

뭔가 찜찜했다. 예민해진 나머지 B에게 핀잔 섞인

잔소리를 내뱉었다. 아주 큰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나무라는 말투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미안합니

다." B는 민망한 듯 사과했다. B의 마음이 상했다

고 느낀 것은 눈시울이 약간 붉어졌을 때였다. 나

는 그제야 아차 싶었다. B는 가까스로 말을 이었

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이게 베스

트라고요. 주는 약 먹고 오라는 시간에 오고・・・・・・

사실 이것도 나한테는 되게 힘들거든요." "아…

… 네, 압니다. 그게…." 식은땀이 났다. B가 '가

까스로 버티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내가 B가 비교적 안정적인 것 같다

고 무심코 판정했던 순간에도 B의 감정은 살얼음

판에 한쪽 발을 디딘 채 경계면에서 이쪽과 저쪽

걷기를 반복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증상과 질병

을 둘러싼 온갖 패러다임을 통틀어 인과관계에 집

착하는 것은 의사들의 오랜 관습이자 의례다. 이

는 오랜 기간 훈련 받은 병태 생리학적 사고의 산

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인과관계의 체현자이

자 정보 제공자인 환자들은 막상 그런 사고의 훈

련을 받은 적이 없다.(나를 포함한 의사들은 자주

그 사실을 잊는다. 그래서 적어도 한 번쯤 아니면

그 이상으로 인과관계를 선명하게 이어줄 정보나

사건들의 기억을 왜 제대로 제공하지 않느냐면서

환자를 다그치곤 한다. 그러나 분명히 아픈 이들

에게 병태 생리학적 관점에 호응하는 적확한 응답

을 학습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 대한 의학적 이해와 설명력


있는 논거가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

나 그 모든 것보다 '환자' 자체가 더 중요하다. 불

행히도 당시의 나는 미숙했기에 곤혹스러운 시간

을 피할 수 없었다. 나는 B의 마음을 헤아리기는

커녕 수습하기에 바빴고 간신히 다음 진료 약속

을 잡고 보낼 수 있었다. (중략)

설마 했던 일이 간혹 현실이 될 때는 그것을 어느

정도의 확률로 예상했는지와 상관없이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해진다. 조직 검사 결과는 위암이었

다. 나는 B에게 내 책상 위에 꽂혀 있던 책에 나

오는 한 구절을 묵묵히 읽어 주었다. '용기란 두

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는 중

에도 고통을 감내하면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라는 내용이었다. 당시에 나는 B에게 용기를 북

돋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B는 이미 내가 요청

한 지점을 넘어서고 있었을 것이다. 우울감에 집

밖을 나서기조차 싫은 마음을 떨치고 정해진 시


간에 병원에 오는 일. 약속대로 약 잘 챙겨 먹으

며 생의 의지를 다잡으려 노력한 일. B는 여러 두

려움 속에서도 용기 내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디뎌

스스로 여기까지 왔다. 나는 B가 수술 준비를 하

면서 상급 병원으로 전원되는 시점에 군복무를

마치고 외노의원을 떠나게 되었다. 그래서 B의

예후를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내 후임으

로 근무하게 된 지인을 통해 무사히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준비중이며 우울증 치료도 그 병원

에서 병행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다행이었다.

이 다행한 일 앞에서, 나는 B의 치료에 얼마간 기

여했다는 기쁨을 느끼면서 동시에 나를 지배하는

이분법적 사고의 위력 앞에서 좌절했다. 나는 B가

호소한 위부 불편감 및 소화불량 증상과 우울감의

악화 사이에 인과관계를 찾고자 무심코 애썼다.

B의 위장관 증상과 우울감을 각각 원인과 결과로

분리하고 싶어 했던 것이다. 그 결과로 B의 몸과


마음도 자연스럽게 분리됐다. 몸의 증상인 위장

증상, 마음의 증상인 우울감 하는 식으로 말이다.

나는 몸과 마음, 몸의 증상과 마음의 증상이 서로

분리되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고 여기고자 애썼는

데, 다시 말해 몸과 마음을 이분법으로 가르지 않

으려 노력했는데, 실제로는 내가 생각하기 편한

대로 분리하는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앞서 살펴

보았듯 우리는 굉장히 오랜 시간 이런 이분법적

사고를 훈련 받아왔다. 학문의 체계가 정돈되고

이성을 중시하게 된 근대 이후로 주체와 객체, 자

아와 타자, 작용과 반작용, 신체와 정신, 원인과

결과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 체계가 지식 사회 전

반을 움직이는 구조의 동력이 었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 우리는 실제로 그런 도식으로 생각하

는 일에 익숙하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

세계는 그렇게 명료하게 둘로 나뉘지 않는다. B

의 증상도, 그의 몸과 마음도 물론 예외가 아니다.


말하자면 나는 고통의 총체성을 인정하지 못했다.

환자에게는 몸의 고통과 마음의 고통이 하나의 경

험 안에서 뒤섞여 있을 터인데 이를 내 입맛에 맞

게 재단해야 하는 생의학적 세계관이 여기서 드러

났던 것이다. 이런 '이분법적 사고' 다시 말해 '이

원론'에 문제의식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

이 아니다. 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브뤼노 라투르

는 어느 인터뷰에서 '미세 플라스틱'에 관한 이야

기로 이원론의 맹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는

우리가 '자연 (환경)'과 '사회(인간)' 를 이분법적

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일에 익숙하다고 꼬집었다.

자연이나 환경을 우리와 결합되어 있거나 우리가

속한 것(즉 '우리')으로 생각하지 않고 대상화해

서 우리 주위에 있거나 우리가 파괴 혹은 보호해

야 할 그 무엇(즉 '그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는 파괴되는 자연을 '우리'로 인식

하는 일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미세 플라스


틱은 어느 순간 짠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다. 우리

가 엄청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자연 속에서

분해되지 못한 채 떠돌다가 마침내 포화 상태에

이르러 눈에 보이게 된 것에 불과하다. 라투르는

그래서 자연과 사회, 인간과 환경, 주체와 객체를

나누는 이분법적 사유로 대표되는 '근대'란 사실

우리의 인식론적 허구의 세계에만 존재할 뿐, 실

상이 땅에 도래한 적이 없다고 천명한다. 또 오히

려 하나이나 이분법적 시도로 분리된 주체들 사

이에서 수많은 혼종들이 양산 되어 왔다는 것을

지적한다. 미세 플라스틱이 어느 새 우리 몸에 침

투해 있듯이, 다시 말해 우리의 몸은 몸이기도 하

고 일부 플라스틱이기도 하듯이 말이다.

연결된 고통
연결된 고통
구원 그 이후

민주주의 이후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듯, 구원 이후에도 성화 sanctification 과정이 필요하다. 교회를 다닌다고 해서, 신학대학원에 다닌다고 해서, 성직자가 되었다고 해서 before & after처럼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다고는 보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찾는이 사역 seeker ministry도 있고 굳이 말하자면 crossroad 사역이 설 자리도 찾아볼 수 있겠다. 이십년 전 ㅋ 제자반 때 선물받았던 저 책을 유투브의 발달로 이제 실물까지 영접하며 설교를 들을 수 있는데, 텍스트로 접했던 설교문들을 이런 음성과 표정으로 하셨구나 싶다.

구원 그 이후
구원 그 이후
[정주행] 세뇌를 피하는 지혜로운 방법에 대하여..

2023. 8. 18.


#세뇌를피하는방법


평소에 '헐'과 '대박'

감탄사는 너무 남용되는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만..


이건..

정말로 "헐, 대박.." 입니다.


그야말로..

완전 제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아마 이 책이..

저한테 온 거겠죠??


유난스럽게 오버 떨면서

시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만났기에..

아마 더 반가웠던 탓이겠지요.


잠깐 다른 세상에 들어갔다가..

겨우 빠져나온 경험을 했습니다.


...


평소 주제 넘는 것 같지만..

철학과 과학에 대해 한 번씩

책과 함께 제 생각을 나누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몇 번

어느 게시물에선가

적었던 것 같아요.


제가 철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둘 다 의심하고, 질문하라는

핵심 전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책도 그렇습니다.


아..

참고로 해당 도서는 현재 서점에서

판매되어지고 있는 도서가 아니라

아래 링크를 통해야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텀블벅)


https://tumblbug.com/brainrewashing?fbclid=PAAab8oWqOSJRbbXbPePbpNXGWt-rmK82juCJc7stdN5btRh0me3AnXxRhwk4


부디,

아주 많이 읽혔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서..


다음에 추가로 더 다뤄보겠습니다.


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스크롤을 내리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아, 참고로 제가 다룬 내용은..

발췌하여 수정하고 삭제한 내용들

이라 본문으로 직접 보시는 게 훨씬

더 와닿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이쯤 적을게요.


감사합니다.


#독서 #역세뇌 #서평단 #서평단리뷰

#책추천 #책소개 #철학 #과학

#넛지 #회의주의 #데카르트

#나는생각한다고로존재한다

#폴발레리

#생각하는대로살지않으면

#사는대로생각하게된다

#두번째삶 #바닿늘

#도서협찬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역세뇌(들어가는 글)

나는 데카르트의 회의주의를 감명깊게 본 뒤, 내

삶에 적용시켜 보기로 했다. 이때까지 교육 받았

던 가르침들이 옳았는지 되새기고, 미디어가 우

리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렇게 의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보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이전과는 다르

게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이 사람들을 세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까지도 들게 되었다.

의심이 의심을 만들게 되자, 오히려 잘못된 것은

대중이 아니라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삐뚤어진 세상을 똑바로 보

는 것인가, 아니면 똑바른 세상을 삐뚤어지게 보

는 것인가.'라는 의심이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여태껏 세상을 바라보았던 나

의 시선을 공유해, 사람들의 반응을 들어보고 싶

은 마음에 집필을 시작하게 되었다.


SNS가 세상을 망치고있다

혹자들은 SNS가 세상을 망치고 있다고 말한다.

웃기는 소리, 그 말은 어느새 틀린 말이 되어버렸

다. SNS는 이미 세상을 망쳤다. 그것도 아주 성공

적으로 말이다. 이런 말을 하면 주변 사람들이 궁

금해하며 질문한다. "SNS라고 단어를 정하면 범

위가 너무 넓은데, 어떤 플랫폼이 세상을 망친다

는 건데?"라며 말이다. 글쎄… 전부 다? 오늘날의

SNS는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허비하고, 사리사

욕을 과시하는 공간이라고 묘사하는 게 더 적합할

것이다. 많은 교수와 과학자들이 SNS에 대한 위

험을 경고해왔기에, 그 단점들은 너무나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SNS라는 공간이 단순히 단점들

로만 가득한 공간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SNS

에도 장점이 존재하긴 하는데, '먼거리에서도 서

로의 근황을 확인할 수 있다.' 라던지 '나라는 사

람을 브랜딩 하기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와


같은 것이 SNS의 순기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소한 장점들을 보고 SNS가

이롭다 하기에는 그 단점이 너무나 크고, 명확하

다. 깨끗한 물 몇 방울이 들어갔다고 해서, 어찌

흙탕물이 맑은 물이 될 수 있는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SNS가 세상을 망친다는 표현보다,

SNS가 일상을 망친다는 표현이 더 친숙할 것이

다. 온종일 핸드폰만 바라보아 일상을 망친다느

니, 남들의 멋진 모습과 초라한 자기 모습을 비교

하며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SNS의 단점들은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인데. 이들은 단

순히 개인과 일상을 망칠 뿐, 세상을 망친다는 주

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그렇다면

SNS가 세상을 망치는 요소와 그 이유는 무엇일

까?


Instant, Intensive, Attention

SNS가 세상을 망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즉

각적이고 강렬한 관심이다. 그렇다면 SNS의 즉시

성이 왜 심각한 부작용으로 여겨질까? 우리의 뇌

는 즉각적인 보상에 반응하도록 설계 되어있다.

특히 한국인들이 이러한 보상에 더욱 굶주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 사회 시스템

안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초등학

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12년의 긴 시간 동안 의

무 교육을 받는다. 이러한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

은 대학교 진학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

면, 우리가 교육 받는 세월은 12년 이라는 기간이

지나야만이 보상받을 수 있다고 달리 말해질 수

있을 것이다.(이러한 사회 구조는 '빨리 빨리'라

는 수식어가 붙은 대한민국 사람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 역설적이다.) 보상

에 대한 긴 기간을 경험했기 때문일까, 한국인들


은 적은 노력에 즉각적인 보상(좋아요)이 오는 것

들에 더 쉽게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게 특정

콘텐츠를 올리면 즉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SNS

는 인간의 도파민중독으로 이끌고, 그 속으로 더

빠져들게 만 든다. 이런 이유를 짚어보면, 어째서

우리가 유독 '좋아요'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알 것

만 같다. 이 글에서 다루는 단어와 내용들이 '좋아

요'와 'SNS' 이기에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는데. 도파민에 근거한 다른 중독들은 대표

적으로 마약, 자위로 알려져있다. 왜 우리는 이 두

가지는 심각한 문제라 여기지만, 실상 우리의 피

부에 가장 가까이 있는 SNS가 같은 결과를 초래

하는 마약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걸까?

두 번째 이유는, 스낵콘텐츠다. 스낵콘텐츠는 최

근 2022년을 기점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콘텐츠

종류인데, 틱톡, 인스타그램의 릴스, 유튜브 쇼츠

와 같이 극도로 짧은 시간으로 구성되, 간식처럼


소비하기 쉬운 1분가량의 콘텐츠를 말한다. 스낵

콘텐츠의 진정으로 무서운 면모는 바로 집중력을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스낵콘텐츠에 지속해서 노

출되는 것은 우리의 뇌를 스낵콘텐츠에 절이는 것

과 같다. 이렇게 극도로 짧은 스낵콘텐츠들에 노

출되게 되면, 우리의 뇌는 콘텐츠를 볼 때 1분 가

량의 집중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고, 다른 콘텐츠

를 볼 때도 이를 기본값으로 세팅하게 된다. 이 짧

고 강한 집중이 기본값으로 여겨진다면, 어떠한

일이 발생할까? 우리가 무언가에 집중할 때, 뇌

는 전구와 유사하다. 집중하면 불이 켜지고, 집중

하지 않으면 불이 꺼지는 전구와 같이 말이다.

스낵콘텐츠에 익숙해진 뇌는 생각을 했다. '1분

마다 전구가 껐다 켜지네. 전기를 아껴야 하니까

전구가 켜지면 30초만 켜지게 해야겠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바로 1시간을 켜놔야 할 전구

가 30초마다 꺼지는 것이다.


마지막 이유이자 가장 위험한 이유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진입장벽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것

이다. 다양한 콘텐츠들이 세상에 나올수록 사용

자들은 콘텐츠의 다채로움을 즐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콘텐츠 시장이 경쟁 시장

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모든 콘텐츠가 유

명해질 수는 없기에, 콘텐츠 제작자들 사이에서

경쟁은 당연하게 시작되었고, 이 경쟁이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켰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기존의

콘텐츠 사이에서 승리하고자, 더 많은 대중에게

노출되고자 하는 목적으로, 더 자극적인 콘텐츠

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누가 더 더 자극적

인가'에 대한 경쟁은 콘텐츠 자체의 본질을 해이

해지게 만들었고, 오히려 SNS 전체에 먹구름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아프리카TV 라는 플랫폼에

서 누구나 자신만의 방송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자, 발생했던 상황과 일치한다.


무지의 상대성

지식의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오히려 무지한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어째서일까? 지식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게 되자, 여태껏 지식을

갈망해왔던 사람들은 하나 둘 씩 낮아진 장벽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많은 지식을 학습하고, 자신

의 것으로 만들면서 그들은 점차 지식인으로 거듭

날 수 있었고, 이는 인류의 전반적인 지적 수준을

높이는 데에 일조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

상은 단지 지식습득에 적극적이었던 소수만의 이

야기였을 뿐, 지식을 습득함에 있어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진입장벽이 낮아졌음에도 그 어떠

한 행동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이 차이가

문제를 일으켰다. 적극적으로 지식을 쌓으려는 사

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서 '지적 수준의 간

극' 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래 전 원시시대 사회에서는 개인 간 존재했던


지식의 간극이 오늘날처럼 극명하지 않았을 것

이다. 모두가 수렵, 채집에 종사하던 아주 먼 옛

날은 지식을 습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 아니었

기 때문이다. 반면, 지금은 고등교육을 받은 인재

들이 끊임없이 세상에 배출되고 있고, 정보의 진

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인류 전반적인 지적 수

준의 평균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즉, 지식인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서의 지적 수준의 간극이

전과 달리 두드러지게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지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평가된다는 점

을 고려하면, 현재 지식을 쌓아가고 있지 않은 대

다수의 사람은 평균이 올라감에 따라, 매 순간 더

무지에 가까워 진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러

한 양극화 현상 덕분에, 오늘날의 우리는 인류 역

사상 가장 지적인 인류임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인

류역사상 가장 무지한 인류라는 두 타이틀을 전부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참으로 웃기지 않는가.

698. 먹고살고 글쓰고 (김현진 이서수 송승언 김혜나 정보라 전민식 조영주 김이듬 이원석)

소설가를 꿈꾸는 1인 출판사 대표가 소설가와 시인들에게 어떻게 일하고 돈을 벌면서 글을 썼는지 에세이를 청탁해서 모았다. 대학 강사나 편집자,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 같은 생업은 평범한 편이고 목장에서 말을 돌봤다거나 수목장에서 유골을 안치한 작가도 있다. 이원석 시인은 주짓수를 가르친다는데 글에 주짓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먹고살고 글쓰고
먹고살고 글쓰고
697. 나카노 교코의 서양기담 (나카노 교코)

딱히 무슨 테마나 일관성 같은 건 없이 어디서 한두 번 들어본 듯한 서양의 유명 괴담 21편을 모았다. 그래도 선을 넘지는 않고 과학적인 추정을 곁들여주기도 한다. 저자가 독문학자이고 서양화를 소개하는 책을 많이 썼던 터라 독일 배경의 이야기와 그림 자료가 많다.

나카노 교코의 서양기담
나카노 교코의 서양기담
#17. 로봇의 지배 - 마틴 포드

이 책, 상당히 재밌다!


처음부터 말하건데, 나는 AI에 대해선 거의 관심 없이 살아온 터라 이 책 4장. <인공 지능은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 에 대한 내용은 거의 모두 다 새로웠을 정도로 AI 의 발전 과정 따위는 모르고 살아왔다. 그러니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다고 온 세상이 시끌시끌했을 때도 그것이 얼만큼 대단한 일인지, Chat GPT로 또 한번 시끌시끌했던 작년 말에도 그저 또 메타버스 같은 거 나왔나보다... 하고 별 관심 없이 있었는데, 고작 작년 12월에서 지금까지 8달 사이에만도 세상은 엄청나게 바뀌어 있는 것 같다. (이미 바뀌어 있던 걸 그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몇달 사이에 어렴풋이 알아버렸으니 더욱 급작스럽게 느껴졌을수도... )


책 <로봇의 지배>는 쉬운 글과 적절한 예시로 AI 의 진화 과정이나 현재까지의 한계, 그리고 향후 미래 사회에 끼칠 영향까지 잘 설명해주는데 덕분에 나같은 AI 초보자가 읽기에도 딱 좋은 개론서 느낌이었다.

초반에 AI 를 전기와 같은 동력으로 비유하는 부분은 다소 과장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안정된 그리드 설치가 필요했던 전기와는 달리, AI 의 경우 이미 제반 환경이 거의 준비된것과 다름 없다는 설명에 대해서는 살짝 소름이 돋기도 했다. AI의 발전 속도가 얼마나 증폭될 수 있을지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설명이었기에.


AI 의 발전과정이나 과대포장 등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AI 관련 책을 읽으면서 '기본 소득'이나 '중국의 일대일로' 에 대한 내용을 접할 거라곤 미처 예상 못했는데 매우 새로웠다. 개인적으로 '기본 소득'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 작가의 의견에 동의하진 않지만, 한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나름의 해결책까지 제안하는 글이 반가웠달까. 특히나 이런 주제를 다루는 글의 경우 상당수가 우려나 경고 차원에만 머물 뿐 대안은 꽤나 거시적으로 또는 추상적으로 급하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 나름의 대안을 보는 글이 꽤나 반갑게도 느껴졌다. 그것도 기술 과학 서적에서!!

'일대일로' 관련해서도 그저 자원 개발이나 산업 투자에 대한 생각만 했을 뿐, 그 '산업' 안에 AI 관련 산업이 있을 거란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도 연결될 수 있구나 싶어 더더욱 다방면 주제에 대해 눈과 귀를 열고 있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출간된 게 2021년 9월이라 이미 2년이나 지났고 Chat GPT 가 상용화되기 전이라, 지금 현시점의 작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궁금하다. 작가가 예상한 것보다 일반인공지능이나 초인공지능의 등장 시점이 앞당겨질거라 예상할지, 아니면 여전히 몇 십년이 남은 일이라 생각할지.


책 제목이 왜 '로봇'의 지배인지 (AI가 아닌), 그것도 표지에 떡하니 서있는 로봇 때문에 이 책 내용을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싶어 제목과 표지가 유일한 오점이다 싶었는데, 아차차... 내가 미처 몰랐다. 저자의 전작인 <로봇의 부상>이 얼마나 유명한 책이었는지.

부디 나처럼 책 제목 때문에 잠재 독자층들이 오해하고 이 책을 놓치지 않으면 좋겠다. 워낙 글 자체를 잘 써서 영어 원서도 왠지 쉬운 영어로 간결하게 썼지 않을까 싶어 원서 읽기에 대한 도전도 스물 스물 올라오는데.. 이런 생각 들면 더 고민할 것도 없다. 자신있게 이 책 추천한다. (AI 초보자면서 관련 서적을 찾고 있는 독자라면)

로봇의 지배
로봇의 지배
[역주행] 공부를 혐오했던 제가 공부를 진짜 좋아하게 된 비결.

2023. 7. 27.


#공부를혐오했던제가

#공부를좋아하게된비결


예전에도 잠깐씩 제 글에서

언급했던 내용입니다만..


오늘은 아예 대놓고 그것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래도록 공부를 혐오했고,

나와는 상관 없는, 내 재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마음 속

한켠으로 일찍부터 미뤄두었습니다.


기억에 의존하여..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자면 이런겁니다.


첫 번째,

저는 지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 인지했지만 초등학교 5학년

무렵까지 특수반 생활을 했습니다.


지금으로 친다면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로 구성된 반이었겠지요.


실제로 작은 학교였기 때문에

한 학년의 반이 2개~3개 밖에

없었기에, 따로 반이 존재한다기

보단, 그룹만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곳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지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아마도..

중학교 입학 준비를 위해 테스트를

받은 다음, 일반 학급으로 5학년인가

6학년 무렵에 합류했던 것 같습니다.

(얼핏 기억하기로, 언제든 다시 합류

할 수 있었지만 미뤄뒀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저는 중학생 무렵에, 누구보다

시험 기간에 OMR 카드에 답을

빨리 마킹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이것도 되게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내세울 게 그것밖에 없었고,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심지어 쓸데 없이

효능감까지 느껴버려서..


OMR카드에 마킹하고 가장 먼저

책상에 엎드리는 것을 친구들이

보고, 쉬는 시간이 되어서..


"우와~~"라고 하는

호응에 반응이라도 해주듯..

그런 짓을 시험 기간마다 했죠.


그러다가 기억하기로..

중학교 2~3학년 무렵쯤에,

크게 사춘기를 겪게 됩니다.


얼핏 기억하기로..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첫 번째 시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물론, 그 이후로도 제 생활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못 변하죠..)


심지어, 당시에 PC가 한창 보급

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진학할 경우, 친구들처럼 당연히

저도 정보처리과에 갈 줄 알았으나..


그간 해온 저의 시험 기간 동안의

몹쓸 행태가 업보로 돌아오듯..

원하는 과에 가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시골이라 커트라인이

높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만,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았으니..


정말 수포자라는 단어를 마음대로

변형한 단어 '학포자'라는 단어가

그당시 저에게 딱 맞았습니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과목은..

화학 공학과.


여기서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학포자였던 제가..


모든 학포자가 모여진

그곳에서는 나름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진 겁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상위권에

고정 될 수 있을 정도로..


전체적인 '하향평준화'의

힘을 그때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모두 못하면 내가 잘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살면서 그때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지하가 마지막

지하가 아니라는 생각도 함께..)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기에는 부족함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물론 성적은 낼 수 있었지만..

(누군가는 놀랍게 느낄 수도

있을테지만.. 제가 다닌 학교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향편준화가 이뤄져 있는 그곳

에서의 시험은 무려.. 시험 기간

직전에 답을 알려줬습니다.)


...


어쩌다 보니, 그 그룹

중에서는 괜찮은 성적이 되었고..


고3 취업을 나갔다가

너무 힘든 생계를 겪은 뒤..

마음에도 없던 대학교

진학을 결정합니다.


당시 사별로 혼자가 되신지

얼마 되지 않은.. 어머니의

바램에 대한 호응도 약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삼남매 중에 공부는

누나가 제일 잘 했는디..


어쩌다 제가 대학생이 되었죠.


그런데 누가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했었던가요..


너무 당연하지만..

대학교에서는 시험 기간 전에

답을 알려주지 않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 번 시험 기간이

곤욕이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대학교에 왔나.."

하며 자괴감을 매번 느끼기도 했고..


뒤늦게 해보려는 공부는..

너무 기초가 바닥이었기 때문에

엄두조자 내지 못했고, 몇 번은

친구들을 붙잡고 가르쳐달라고

졸라 보기도 했으나..


너무 민폐임을 금새 깨닫고

그냥 졸업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시간이 흘러, 군대 다녀와서

복학까지 해가며 대학교를

어거지로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몇 몇 직장으로 이직에

이직을 경험한 다음, 결혼해서

아이 둘 낳고 아내와 티격태격

해가며 나름 잘 살고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는 듯 하여..

중간 과정은 기이이이일게 생략하고..)


그러다가..

허리 디스크가 터졌고,

시술과 수술을 3개월 간격

으로 경험한 다음..


지옥맛을 본 다음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결심으로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만화책이나 좋아했던 제가..


자기계발서로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깊이 있게 봤던 책을 한 권

꼽자면 그 첫 번째가..


<나는 말하듯이 쓴다>

였습니다.


강원국 작가님의 그 이전

책은 하나도 안봤습니다만..


몇 년 뒤 출간된 책,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도 추가로 사서 읽었습니다.


두 책에는 중복되는 내용도

꽤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훨씬 정리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책을

읽고 리뷰를 다루다 보니..

여러 책 리뷰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반가운 이름

강원국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


어쩌면 그렇게 매번

진화를 하시는지..


강원국 작가님은..

글쓰기에 있어서 만큼은

분명 저의 '롤 모델'입니다.


해당 내용은 제일 공감가는

내용으로 가져와서 다뤘으며..

(요즘 같은 혼란스러운 시기에

'공감'이라는 키워드는 반복해서

언급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생각을 담아서..)


다음에 천천히 추가로

리뷰를 다뤄보겠습니다.


...


어쩌면, 오늘 쓴 글에서 누군가에게

내놓기에 부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가

다소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제가 굳이 적는 이유는..


최근 들어서 든 생각이지만;;


"공부가 이렇게 재밌고 좋은데..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 자문에 대한 저의 자답입니다.


정말 말도 안되죠.


공부를 혐오했던 제가 이렇게나

공부를 좋아하게 될 줄이야..


아마도 그것에는, 책이 가장 큰

역할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넘기 힘든 벽,

실행의 트리거(방아쇠)가

되어준 것이 저에게는..

강원국 작가님이었던 셈이죠.


오늘 리뷰는 꽤나 오바

스러웠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수정 없이 올립니다.


누군가 단 한명에게라도 가닿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일도 없을 것 같거든요.


아.. 그리고 첫 해시태그를

너무 거창하게 붙인 것 같아서

마지막에 슬쩍 언급하자면..


공부를 혐오했던 제가

공부를 좋아하게 된 비결은..


적어도 저에게는 공부를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행복한 삶'

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두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각자의 행복은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관에 따라 다를테니까요.

즉, 다름의 영역이죠.


하지만 적어도,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고 경쟁하기를 부추기는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스스로가

"너무 끌려 다니며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은 한 번쯤 해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걸 깨닫는 데..

저는 너무 오래 걸렸어요.


하지만 늦게라도

알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쯤 줄이겠습니다.


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스크롤을 내리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서 #강원국의진짜공부 #강원국작가

#강원국 #청소년공부법 #공부법

#공부법추천 #어른답게말합니다

#자기계발 #나는말하듯이쓴다

#공감은지능이다 #공감의두가지

#첫번째삶 그리고 #두번째삶

#바닿늘 #도서협찬 #창비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나를 키우는 진짜 공부를 만나다

요즘 사는 게 행복합니다. 공부가 가장 재밌습니

다. 많은 사람이 그렇듯이 저도 살면서 가장 많이

한 것이 공부였습니다.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

학교 내내 공부했습니다. 직장 생활 25년 동안 글

공부, 말 공부, 사람 공부를 했지요. 요즘에는 강

의를 위해 공부합니다. 이처럼 평생 배우고 깨우

치는 게 우리의 삶인 것 같습니다. 2023년, 올해

로 강의 10년 차를 맞습니다. 가는 곳마다 공부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어떻게 하면 집중력

을 높일 수 있나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

르겠어요.", "딸 아이가 책 읽는 걸 싫어해서 걱정

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학원 가지 않

고 혼자 공부하는 방법 좀 알려 주세요." 이러한

질문들을 받으며 긴 시간 붙들고 있던 공부에 대

한 나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말하기, 쓰기 중심의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읽기, 듣기 위주의 공부에


서 벗어나야 합니다. 물론 말하고 쓰기 위해서는

읽고 들어야겠지요. 결국 공부는 읽고 들은 후 생

각해서 만든 것을 말하고 쓰는 과정이고, 읽고 듣

는 건 말하고 쓰기 위한 수단이지요. 말하고 쓰는

게 공부의 목적입니다. 목적에 충실한 공부가 되

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생님 한 사람이 말하

고 쓰고, 여러 사람이 듣고 읽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말하고 쓰고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듣고 읽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혼자 하는 공부,

경쟁하는 공부가 아니라 함께하는 공부, 협력하

는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각자 공부하고 서로 경

쟁하지 않고, 함께 모여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 돕는 과정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져야 합니

다. 소유를 늘리는 공부가 아니라 공유를 넓히는

공부여야 합니다. 내가 아는 것을 내 안에 쌓아 나

만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공부해서 남 주는' 보

람 있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나눔과 베풂의 즐거


움을 만끽하는 공부여야 합니다. 수동적인 공부

가 아니라 주도적인 공부를 해야 합니다. 외적 동

기보다는 내적 동기로 하는 공부가, 외면의 힘을

키우기 보다는 내면의 힘을 키우기 위해 하는 공

부가 지속력이 있고 결과도 좋습니다. 머리로만

하는 공부가 아니라 가슴과 손발로 하는 공부여

야 합니다. 지식보다는 지혜와 지성을 키우고, 영

리하고 똑똑한 사람보다는 착하고 진실한 사람을

만드는 공부가 되어야 합 니다. 학교 공부에서 그

치지 않고 평생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학창 시절

공부만 열심히 한 사람이 평생 떵떵거리고 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사는 동안 쉬지 않고 공부하

는 사람이 나이 들수록 더 행복해지는 시대가 됐

습니다. 성공만을 좇지 않고 행복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공감 능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람은 공감 능력을 갖고 태어납니다. '측은지심'

이라고 하죠?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말입니다.

우리 뇌에는 거울 신경 세포가 있어 다른 사람의

움직임을 흉내 내고 비슷한 반응을 보이려고 합니

다. 측은지심이 있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주변 사

람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어렵고 힘든 사람

에게 주목합니다. 단지 눈길만 주는 게 아니라 행

동합니다. 그런 사람을 도울 방도를 찾고, 그러기

위해 사람을 모읍니다. 그리고 정부나 관련 단체

에 도와줄 것을 촉구합니다. 한마디로 사람을 사

랑합니다. 나아가 자연을 아끼고 환경을 생각합니

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 역량도

공감 능력에 해당합니다. 남의 사정이나 입장, 심

정,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는 능력 말입니다. 누

군가 두 손에 무언가를 들고 문을 열려고 하면 다

섯 살만 되어도, 딱한 처지를 헤아려 문을 열어준


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역지사지 능력도 타

고나는 걸까요? 어느 정도는 그러하겠지만 이는

학습과 경험을 통해 발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편차도 크다고 해요. 공감력이 좋은 사

람은 '아량'도 있습니다. 배려하고 양보할 뿐 아니

라 용서와 포용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대화와 타

협과 협상이 가능합니다. 공감 능력이 있는 사람

은 '정의감'도 있습니다. 불의를 보면 분노합니다.

불이익을 감수하며 부당, 부조리, 불합리에 저항

합니다. 손을 들고 말하거나 앞에 나섭니다. 필요

하면 희생까지 불사합니다. 사람에게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지만, 자기중심적인 속성도

강하게 있지요. 이타적이면서도 매우 이기적입

니다. 서로 돕는 것이 생존에 유리한 측면이 있어

이타적이지만,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무임승

차할 수 있으면 수수방관하게 되지요. 하지만 아

내를 잘 만난 덕분에 나 역시 공감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나는 공감력을 크게 두 가지, 즉 '동의

적 공감력'과 '동감적 공감력'으로 나누고 싶습니

다. 동의적 공감력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입장

을 대하는 태도인데, 이는 다시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입장

을 이해하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나와 생각이

나 입장이 다르긴 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

는 단계입니다. 첫 번째 단계가 이해는 하지만 인

정하긴 어렵다는 수준이었다면,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지요. 세 번째는 다른 생각과 입장을

존중하여 자기 생각과 처지에 반영하는 단계입니

다. 이해도 되고 인정할 수도 있겠는데 도저히 받

아들이지는 못하겠다면, 존중하는 단계에까진 이

르지 못한 것입니다. 동감적 공감력은 다른 사람

의 감정이나 느낌을 대하는 태도인데, 이 또한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른 사람이

어떤 감정과 느낌을 갖고 있는지 아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런 감정과 느낌을 함께 느끼는 단계

인데, 감정 전이가 된 상태입니다. 이때 상대가

울면 자신도 따라 울고, 상대가 화를 내면 자신도

분노하게 되지요. 세 번째는 다른 사람의 감정과

느낌에 대해 연민이나 분노의 감정이 일어, 행동

하는 단계 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다른 사람의 감

정이나 느낌에 관심이 없어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알긴 아는데 그걸 무덤덤하게 받아

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예민하게 받아들이긴 하지만

자기 일처럼 움직이진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두 손 두 발 걷어붙이고 나서는 사람도 있지요. 이

건 모두 동감적 공감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봅

니다. 이런 공감력은 풍부하고 예민한 감수성에

기반을 둡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감성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에게 "저 친구는 감정적이

야", "당신은 왜 그렇게 감정이 앞서?"라는 낙인


을 찍습니다. 감정을 잘 감추고 억제할 수 있는 사

람이 인격 수양이 잘된 사람으로 인정 받습니다.

감정이 메마르고 냉철한 사람이 대접받습니다. 그

런 지성인(?)이 득세했고요. 그런데 이제는 이구

동성으로 공감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맞습

니다. 시대가 공감 능력을 요구합니다. 공감력은

창의력입니다. 사람들의 사정과 심정에 관심 없고

사람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사람을 위한 제품이

나 서비스, 제도나 정책을 만들 수 있을까요? 대

부분의 것들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

문에 그렇지 않을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감력

을 키울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에 관심을 가지고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소설을 읽으

며 작중 인물에 동화되어 보는 것도 좋고,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해 보는 것도 좋습

니다. 무엇보다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경험해 볼 필

요가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기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경청하는 것이죠. 지

위가 높아지고 나이를 먹을수록 경청이 잘되지

않아 공감력을 잃게 됩니다. 가르치고 규정하려

들지 말고, 상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

고, 상대의 의중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잘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신을 사랑하

지 않는 사람이 남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마찬

가지로 자기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남도 이해할

수 없을겁니다.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남보다 자

기에 더 관대하고 친절해야 합니다. 내 감정과 느

낌을 존중하고, 이를 통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감정조차 주

체하지 못하고 자기 생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다른 사람 말에 동의하고 다른 사람 마음

에 공감하긴 어렵지 않을까요?

강원국의 진짜 공부
강원국의 진짜 공부
696. 밸런스 게임 (김동식)

김동식 소설집 10권. 김동식 소설집은 10권으로 끝이라는데 작가가 글을 더 쓰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한다. 출판사와 계약한 분량이 종료되었다는 뜻일까? 「히어로와 빌런은 절대 서로를 죽이지 않는다」가 유쾌하면서 여운도 있었다. 같은 주제와 비슷한 소재를 다르게 변주한 「모두가 동의해야 탈출할 수 있다」와 「돈 나오는 버튼을 누를 것인가」로는 윤리학 토론을 벌여도 좋을 것 같다.

밸런스 게임
밸런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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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동물"을 읽습니다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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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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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라는 장르
[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오늘의 문장 - 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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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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