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근대사
岡本 隆司오카모토 타카시, 2013년 치쿠미출판사 발행
우리 민족은 隋唐수당 전쟁을 거쳐 몽골의 침략과 그에 맞서 피비린내 나는 항쟁 뒤, 조선조가 들어서면 결정적으로 중국 대륙세력에 대한 무력 대결을 회피하는 事大主義사대주의(말 그대로 큰 것을 섬긴다는 의미) 외교노선을 선택한다. 존재론적 위협 앞에서 생존을 위해 ‘자주성’을 일정 부분 양도하는 현실과의 타협이었을 것이다. 이때, 明朝명조는 주자학이라는 통치 이데올로기를 선택하는데 이는 이민족 金과 元에 연속적으로 짓밟힌 열등감을 극복하고 중화민족의 자존을 회복하고자 하는 전근대적 민족주의였던 것처럼 보인다. 조선사회는 명조에 대한 사대가 생존을 위한 전략적 타협이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小中華소중화라는 자기催眠최면 내지 자기洗腦세뇌에 빠져 변화하는 세계질서에 눈을 감고 있다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다.
인도가 영국의 동인도 회사 3만명이 되지 않는 인원에 의해 정복된 것과 마찬가지로 청조 역시 아편전쟁, 청일전쟁, 내전, 중일전쟁 등을 거치며 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큰 혼란을 겪게 된다. 아마도,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은 이같은 혼란을 수습하는 역사적 변곡점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 이후에도 중국공산당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라는 또다른 혼란과 도전에 직면해야만 했다. 이후, 중국은 미국과의 데땅트, 그리고 등소평의 개혁개방을 통해 착실히 G2국가로 성장했다.
중국이라는 대륙국가의 체급, 덩치는 항상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우리 민족을 왜소하게 만들고 위축시킨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냉정하고 차분하게 중국이라는 나라의 실체를 세밀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저들의 약점과 강점을 날카롭게 파헤쳐 우리의 생존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21세기 우리민족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생각된다.
岡本 隆司오카모토 사카시의 중국근대사는 ‘社會經濟史사회경제사’적 관점에서 중국을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자연환경은 黃河황하와 長江장강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중국 전통사회의 경제 역시 이 두 강의 흐름과 함께 파악이 되어야만 한다. 황하는 중국의 고대 문명과 역사를 가능하게 했던 원천이다. 하지만, 황하는 수시로 범람하는 天井川(천정천; 퇴적물로 인해 강의 밑바닥이 강주변보다 더 높은 상태로 되는 강)이었고 치수가 대단히 어려웠다. 역설적으로 그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인간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자 했던 지난한 노력이 중국의 고대 문명으로 현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황하 유역의 생산성은 한계에 부닥치게 되고 그 활로를 남쪽 장강(양자강)의 개발에서 찾게 된다.
장강개발의 역사는 위진남북조 시기에 시작된다. 10세기 들어 금나라와 대치하고 있던 북송은 강남지역, 특히 하류의 델타지역을 본격적으로 개발하면서 중국의 경제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며 소위 상업혁명이 이때 일어나게 된다. 또한, 동시에 전통적 華北화북지역과 신흥 강남지역의 괴리, 이질성의 시원이 여기에 있다고 한다.
이어 등장한 몽골의 원제국은 이와같이 고도로 업그레이드 된 중국의 경제력을 유럽과 연결시키는 무역을 독점하며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은을 기반으로 한 종이화폐 등을 유통시키며 인류 최초로 대규모 화폐경제를 발전시키게 된다. (통상적으로 중국과 유럽의 무역을 중개했던 것은 이슬람 세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몽골의 유라시아 제국은 ‘寒冷化한랭화’라고 하는 기후변화에 의해 좌절, 몰락하게 된다.
여기서 저자, 오카모토 타카시는 중국왕조의 흥망성쇠를 기후의 한랭화로 설명한다. 후한말, 원명교체기, 명청교체기가 그것이다.
원나라에 이어 등장한 명조는 재정수입 즉 세금을 화폐가 아니라 現物현물로 받는 ‘현물주의 財政재정’을 실시한다. 명조의 건국 직후, 長城장성 이북의 몽골세력은 여전히 강성했기 때문에 남경에서 수도를 북으로 옮기게 된다. 특히, 재정의 현물주의는 이와같은 북방의 군사적 수요를 위해서 절실한 것이었다고 한다. 남경에서 북경으로의 수도 이전은 지리적, 문화적, 정서적으로 분리된 화북과 강남의 연결, 통합의 시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통합의 과정에서 명 태조, 洪武帝홍무제 朱元璋주원장과 그의 아들 영락제는 만명 단위에 해당하는 강남의 부유층을 처형하는 강권적 전제군주제의 통치를 한다. 이 때, 강남 사람들의 화북, 또는 중앙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상당히 깊어져 갔다고 한다.
明朝명조가 건국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가 안정 되고 경제력이 다시 상승함에 따라 화폐유통이 요구되지만 이를 무시한 명조의 경제정책은 지역경제를 벗어난, 서구사회와 같이 전국적인 규모의 화폐 유통경제를 만들지 못한다. 정치경제적으로 명조의 통치는 異民族이민족 金금과 元원의 지배로 인한 피해의식 때문에 원나라의 국제성을 포기하고 농업중심의 경직된 자급자족 경제Autarky에 집착했다. 중국공산당이 현재 주변국들을 향해 전랑외교와 같은 공격적 행태를 보이는 이유는 이민족의 중국 지배에 대한 두려움이 중국인의 의식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편, 사회적으로 송대 이후, 생산력이 증가하면서, 士(사)계층이 증가하는 데 이들은 두가지 부류로 나뉘게 된다. 관직에 진출하는 이들과 과거에 합격했으나 그냥 향촌 또는 도시지역에 남아 지역자치와 상업활동에 지배적 역할을 하는 신흥 엘리트 계층이다. 이들을 郷紳향신,紳董향동,紳商신상이라 한다. 明淸期명청기 신대륙으로 부터 수입된 고구마, 옥수수 등의 재배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중국 중앙정부의 행정력이 직접적으로 미치지 못하는 지역 역시 크게 늘어난다. 이들 지역에 대한 통치는 이들 郷紳향신,紳董향동,紳商신상에게 위탁되는 형태의 이원적 사회구조가 상당히 광범위 해진다.
이들은 중앙정부에 우호적인 세력과 적대적 세력으로 구분이 되는데 한편으로 무장한 비밀결사 조직으로 발전하기도 하며 농업과 상업의 경제적 단위로 기능하게 된다. 이러한 조직을 동향출신들끼리의 ‘幇방’이라고 표현한다. ‘상하이방’이라고 할 때 그 방이 이 幇이다. 중국근대사에 등장하는 이홍장, 원세개, 손문, 장개석, 군벌 등 모두가 이와 같은 幇방과 같은 조직에 근거한 지역 세력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대다수 농민들을 제외한 채 지역적, 한정적 세력 범위만을 대표하는 한계가 있었고 중국공산당은 전체 인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농민들을 적극적으로 그들의 혁명 안에 포섭시키면서 집권에 성공, 통일 국가를 수립하게 한다.
중국은 진시황에 의한 통일 이후 군현제를 실시해 강력한 중앙집권적 형태의 국가운영을 해왔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것과는 상반되는 역사적 사실이었다. 또, 아편무역은 아편전쟁이후에도 해결되지 않고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할 때까지 중국의 무역비중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품목이었는데 이들 국가에 대해 독립적인 세력들이 중국 국내에서 아편무역의 유통구조를 장악하고 아편을 유통시키며 돈을 벌고 있었기 때문이다. 買辦資本매판자본이라는 개념이 여기에서 유래한다. 이 같은 사실은 중국이 반식민지로 전락해야만 했던 원인이 서구와 일본 제국주의와 같은 외부적 요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중화제국 내부에 몰락의 원인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오!(Mea Culpa, Mea Maxima Culpa)"를 외쳐야 하는 대목이다. 아무튼, 이 幇방이 중국 근대사를 읽는 키워드라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요지인 것처럼 보인다.
後記후기(あとがき)에서 오카모토 타카시는 중국공산당이 토지개혁과 幣制폐제개혁을 통해 중국대륙을 정치경제적으로 통일시켰다고 한다 . 아편전쟁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되기 까지 10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것은 그만큼 중국이라는 나라의 대륙국가적 특성과 다양성으로 인한 분열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한 권의 책이지만 중국에 대한 이해를 상당히 높여주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20년 7월에 3쇄를 찍어낸 책이니 초판이 발행된지 10년이 넘었어도 중국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 여전히 중요한 틀을 제공해 주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음에 틀림 없다. 왜 이런 책이 한국에서 번역이 안되는지 아쉬움을 넘어 크게 낙담이 되었다.
<In Love : A Memoir of Love and Loss>
원서의 제목과 부제를 키보드로 입력하면서 새삼 다시 깨닫는다. 모든 사랑은 결국 상실을 동반한다는 것을. 그것이 관계에 대한 마음의 변화든, 시간의 흐름 탓이든.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은 마음 만큼이나 생의 후반부에 대한 생각도 꽤나 자주 한다.
- 누군가의 도움 필요 없이 내 몸을 쓸 수 있을 만큼 건강할 것
- 생존이 아닌 지금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그리고 언제든지 결정과 동시에 훌륭한 요양 시설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경제력이 준비되어 있을 것
- 감각 기능과 인지 기능의 퇴화가 심하지 않을 것
이 모든 내용은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라는 필수 조건을 동반하는데 아무리 생의 후반부에 대한 생각을 골똘히 하더라도 이 조건을 벗어난 시나리오가 내겐 아직 없다.
또한 가장 중요한 '마지막의 순간'을 과연 어느 시점으로 봐야 하는지.. 심장 기능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순간인지, 연명 치료만 남은 순간인지, 혹은 나의 인지 기능이 더 이상 전과 같지 않고 퇴화하는 시간만 남았다고 판단되는 순간인지.
이 책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편이 자신의 모습을 더 잃기 전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결정을 하고 그 마지막까지 옆에서 지켜봐준 저자의 이야기이다. 불치병 진단 과정부터 조력자살을 도와주는 스위스 취리히까지 함께하는 약 반 년간의 기록이며 존엄한 삶이 무엇인지,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과정이 어떤 것인지 읽는 내내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 생각하도록 만든다.
일반적인 질병과 달리, 사랑하는 사람이 서서히 무너져 가는 것을 보는 것, 언제까지 어떤 속도로 진행되는지도 모른 채 그 과정을 옆에서 함께 하며 살아낸다는 건 감히 상상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나는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내게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건 '그는 어떤 선택을 원하는 것인가'의 문제이다. 서서히 무너져서 자신의 모습이 아닌 순간이 더 길어지더라도 생을 이어가고 싶어할지, 혹은 저자의 남편처럼 다른 선택을 원할지.. 나는 단지 그가 나를 위한다는 이유로 삶과 마지막의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나의 경우엔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드니까… 아무리 내가 스러져도 삶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는 생각. 조금이라도 더 그와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
우리 나라 법과 의료 체계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등 추가로 확인해 보고 싶은 내용이 있는데, 차마 검색할 자신이 없다. 키보드로 입력하는 순간 이상한 마법이라도 걸릴 것처럼 두려운 마음 때문에.
p.33
나는 브라이언에게 이 호텔이 우리가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묵었던 근사한 호텔과 약간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가 그 여행을, 호텔을 기억하지 못할까봐 두렵다. 기억하지 못해도 기억하는 척할까봐, 그래서 그가 진짜 기억하는지 못하는지 내가 알 수 없을까봐 무섭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니면 그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내가 알아차릴까봐 무섭고, 이 또한 끔찍하다.
p.241
내 의외의 챔피언이자 스물다섯의 나이에 다섯 살도 안 된 아이 넷을 키운 이 여성은 막내 폴의 죽음 이후 이제 소중한 아들을 또 잃게 될 것이었다. 나는 시어머니를 사랑하고, 브라이언 역시 필라델피아의 일가는 떠나기로 결정했을 때도 여전히 자신의 어머니를 사랑했다. 그녀의 회복력과 결단력은 존경해 마지않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명언을 자주 인용했다. "우린 오래 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여기 있는 것이다."
p.258
하지만 지금 브라이언과 함께 있을 때는 가끔 외로움보다 더한 고통을 느낀다. 그의 마음속 풍경에 나는 없다. 어느 순간 뿌리째 뽑혀서가 아니라 그저 거기 없을 뿐이고, 있었던 적도 없다. 이 순간들이 정말 끔찍하다. 브라이언에게 나도 사람이라고 소리치는 대신, 나는 꿀을 크게 한 숟갈 탄 차 한 잔을 위층에 가져다 준다. 그는 눈을 뜨고 미소 지으며 말한다. 고마워. 나는 부재하는 것만큼이나 존재하는 것도 지독하는 걸 알게 된다.
파킨슨병은 진행성 질환 입니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나온것으 없습니다
약물 치료를 통해서 우선 진행을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본 챕터. 에서는 판킨슨병이 진행 되가는 단계별 증상에 대해
알아본다
한겨레신문에서 소설가 10명이 한국 교육 현실을 소재로 한 초단편 10편을 격주로 연재하는 기획을 시작합니다. 저는 1회에 원고를 실었습니다. 제목은 「킬러 문항 킬러 킬러」라고 합니다.
이 시리즈에는 정진영 주원규 한은형 최영 정아은 지영 염기원 서윤빈 서유미 작가님이 참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063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