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례자가 될 줄이야.
우리가 가족이 아니라, 부모가 가족일때는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다.
'작가를 위한 싸움 사전'. 데이브 그로스먼 '전투의 심리학'의 작법서 버전. 저자가 작가이기 이전에 주짓수 파이터라 단순 자료 조사 이외에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디테일이 살아있다.
심리 대조, 습관 설계, 자기 효능, 마인드셋 등에 관한 뇌과학 다이제스트. 두어 시간이면 완독 가능한데 반쯤은 자기 개발서의 감각으로 쓰여졌기 때문일 듯. 타이틀 네이밍을 잘 해서 잘 팔릴 거 같다.
삶을 꼭 최선을 다해서 살 필요는 없다는 변명을 하고 싶다.
읻다 넘나리 1기 (230908~230908)
❝ 별점: ★★★★
❝ 한줄평: 역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
❝ 키워드: #자연 #사람 #기억 #흡수 #악몽 #불청객 #기계 #확률
❝ 추천: 매운맛 공포를 즐길 마음의 준비가 된 사람
📝 (23/09/08)
백민석, 「나는 나무다」
👻 소설 속 한 문장: 사람들은 너무 많은 진실은 원치 않았다. 그들은 자기들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진실만을 찾았다. 하지만 내가 모두 말해줄 수 있었다. 나는 나이테를 오백 개나 품은 나무다. 내가 모든 것을 봤고, 모든 것을 증언해 줄 수있다. (p.35)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소설 속 사람들은 끔찍하게 무서운 존재다. 사람들은 숲에서 다른 이들 앞에서는 절대 하지 못할 짓을 저지르고, 그곳에 묻어두면 영원히 잊힐 것이라고 여긴다. 또 조경 사업이라는 명목 하에 무자비한 방식으로 나무들을 학살하고 자연을 파괴한다.
그러나 나무인 ‘나’는 죽은 자들의 피와 살을 뿌리를 통해 자신의 온몸으로 흡수하고 나이테에 새긴다. 형제자매, 이웃나무들이 사라져도 자신만은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킨다. 쉽게 죽지 않아 오래도록 고통받는 나무. 500년이라는 긴 세월속 온갖 끔찍한 것을 보고 들은 산 증인. 그러나 그런 나무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또 다른 사람들이 또다른 끔찍한 일을 저지르러 숲에 올 것이고, 나무는 온몸으로 그 진실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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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형, 「절담」
👻 소설 속 한 문장: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흡수한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 ” (p.80-81)
진짜 이야기란 ‘전율하게 되는 것‘이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이 글을 다 읽은 후 엄청난 전율까지는 아니어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역시 인간이 제일 무섭다.
유심 스님은 과연 만나는 사람들의 장점만 흡수한 걸까? 다른 사람을 닮는 것도 아닌, 흡수한다는 것. 20년 전의 유심스님과 지금의 유심 스님은 정말 같은 사람이 맞는 걸까? 도대체 유심 스님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그 상자’를 화자는 과연 열었을까, 열지 않았을까? 다음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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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령, 「마구간에서 하룻밤」
👻 소설 속 한 문장: 문진은 집을 나가고 싶지 않았다. 끝까지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지어내고있는 사람들에게 맞서려면, 자꾸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p.125)
문진이 마주하게 된 악몽 같은 상황의 연속은 정말 현실이라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비정상적이다. 문진에게 사기를치고 꿔 간 돈도 갚지 않았으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나타나 문진의 집에서 제 집처럼 움직이는 순연, 25년 만에나타나 채무 이행 계약서를 들이미는 노부부. 모두가 원래 아는 사이인 것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집주인 문진은 불청객으로 느껴질 정도다. 선잠에서 깨어났는데도 떠나지 않은 불청객들. 이게 진짜 공포가 아니면 뭐가 공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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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나, 「아미고」
👻 소설 속 한 문장:
앞면? 뒷면?
묻는 듯 그것은 고요히 미소 짓는다. 내가 아닌 내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멈칫하다 액셀에 올린 발을 천천히 뗀다. (p.150)
야키마 H1은 로봇에게 친구라는 뜻의 ‘아미고(amigo)‘를 붙여주고 위선적으로 행동하는 죠의 동료들과는 달리 가식없이 솔직하게 그를 불편해했던 죠가 좋았던 걸까? ‘운명이 너무도 쉽게 저 온기 없는 손바닥 안에서 이리저리 뒤집히는것 같다’는 죠의 말처럼, 야키마 H1은 자신의 마지막조차 알고 있었던 걸까? 미래의 언젠가는 우리 모두 너무도 쉽게 대체 가능한 부품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 그리고 그런 상황에 무감하고 무관심한 이들. 그들을 과연 인간이라고 할수 있을까?
소설도 소설이지만, 작가의 말이 매우 섬뜩했다. 챗GPT의 예언이라니, 그리고 심지어 어느 정도 들어맞는 일들이 일어나다니!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불쑥 예언들이 떠오를 때면 엄청난 공포심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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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들을 다 읽고 난 후, ‘역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네 편의 다채로운 공포 이야기로늦여름 무더위가 싹 가시는 오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
+ 책 커버를 벗기면 나오는 귀여운 고양이에 심쿵했다 🐈
+ 순한맛과 매운맛으로 기담을 나눠서 출시한 것도, 표지도 완전 기발한 아이디어 같다💘
(*읻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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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하고 나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데
책의 표현 처럼 어디에는 뭐가 좋다더라 어떤거에는. 뭐가 좋다러라
이런 속설들이 퍼지면서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나에개 맞은 약인지 아니면 약물 인지도
팔펴 볼 필요는. 있다
[이 계절의 소설]이 두 번째 계절을 맞이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 계절에 주목할 만한 장편소설을 고르고, 그에 대한 다양한 비평과 논의를 진행하고, 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6명의 평론가/편집자/기자/작가 등 다양하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3개월마다 두 차례씩, 여기 그믐에서 독서모임을 열고 29일간 좌담을 벌입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작품에 대한 발견과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첫 번째 모임은 지난 3개월간 출간된 장편소설 중 다루고자하는 십여권의 소설을 정하고, 짧은 인상평과 전반적인 기대, 요즘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두 번째 모임에서 깊게 읽고 토론하고 싶은 2-3권의 책을 고릅니다.
두 번째 모임은 선정된 2-3권의 책을 같이 읽고, 그 소설에 대하여 6명이 깊은 비평과 논의를 진행합니다.
세 번째 모임은 앞선 두번의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독자들과 소통하는 오프라인 대담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 ‘그믐’에서 진행중인 <이 계절의 소설> 모임
ꔛ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두 번째 계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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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문화재단은 2016년 12월 설립 이래 다양한 독서 장려 활동과 작가 지원 사업을 벌여 왔습니다. 특히 시대를 넘어서는 장편소설을 바라는 마음으로 장편을 쓰려는 작가들에게 창작지원금과 취재비, 특별 고료를 후원하는 〈문학과 친구들〉, 집필 공간을 제공하는 상주작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으며, 문학 레지던시도 설립 준비 중입니다.
리더는 리더로 태어나는가 보다. Buck은 어디서나 리더가 됐어야 했던 것 같다. 본능적으로 그리고 지능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