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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9 | 개브리얼 제빈,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문학동네 (230902~230910)


❝ 별점: ★★★★

❝ 한줄평: 비극과 절망 후에도 반드시 내일은 오고, 사랑의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

❝ 키워드: #세상 #게임 #인생 #선택 #문 #우정 #사랑 #고통 #오해 #화해 

❝ 추천: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


❝ 그러나 인생은 끊임없이 다다르는 것이다. 지나야 할 또다른 문이 어김없이 있다. (물론, 더이상 없을 때까지.) ❞


🌊 시작하는 말: 

세상엔 오직 사랑뿐

우리가 사랑에 대해 아는 거라곤 그것뿐 

한데 그걸로 됐어, 화물열차의 무게는 

레일이 골고루 나누어 져야지

— 에밀리 디킨슨


🌊 첫 문장: 메이저가 스스로를 메이저라 칭하기 전에는 샘슨 메이저였고, 샘슨 메이저Mazer이기 전에는 샘슨 매서Masur였으며 — 단 두 글자를 바꿈으로써 겉보기에 멀쩡한 유대계 청년에서 세계 창조 전문가로 변신했다 — 어린 시절에는 샘이었고, 할아버지 가게에 있는 <동키콩> 오락기 속 명예의 전당에는 S.A.M.으로 올랐지만, 어쨌든 대체로는 샘이었다. (p.13)


📝 (23/09/11) 어린 시절 게임을 통해 친구가 되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사이가 멀어졌던 샘과 세이디. 각자 하버드와 MIT로 진학한 두 사람은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마주치게 되고, 그 만남을 계기로 함께 게임을 만들기로 한다. 그리고 든든한 조력자 마크스와 함께 그들은 <이치고: 바다의 아이>라는 게임을 만들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하지만 그 후 다른 게임을 만들며 샘과 세이디는 계속해서 갈등을 겪고, 결국 게임을 함께 만들지 않게 되기도 하며, 수술, 사랑, 그리고 총기사건 등 엄청난 사건에 직면하기도 한다.


  샘과 세이디 모두 그들이 만드는 게임에 자신들의 이야기, 자신들이 그리는 이상향 등을 담는다. <이치고>는 고통과 흉터에서 자유롭고 싶은 샘의 소망이 담긴 캐릭터 이치고가 길을 잃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이치고의 어머니가 자식을 잃은 것처럼 세이디가 아이를 잃은 경험이 담긴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계의 양면>의 메이플타운은 샘이 과거에 겪은,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고통에 관한 이야기다. <마스터 오브 더 레블스>은 게임을 예술로 승화할 수 있다는 세이디의 믿음이 담긴 게임이다. 하지만 더 나아가 샘은 절망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세이디가 게임을 플레이할 모습을 그려보며, 그리고 그녀가 다시 한번 문지방을 넘을 수 있기를 바라며 <개척자>라는 게임을 만들어낸다.


🖋️ 게임을 디자인하는 일은 결국 그 게임을 플레이할 사람을 그려보는 일이다. (p.45)


———······———······———


  개인적으로는 샘과 세이디의 사랑, 샘과 마크스의 사랑, 세이디와 마크스의 사랑의 형태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꼭 로맨틱한 관계만이 사랑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어느 누가 샘과 세이디의 사랑, 샘과 마크스의 사랑을 사랑이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히 샘과 세이디의 사랑은 이 소설 전체에서 아주 중요한 주제다. 서로를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샘과 세이디는 사실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꽤 많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의 빛과 어둠을 다 보았다고 생각하지만 각자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끔 서로를 오해하고, 상처를 주는 심한 막말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서로를 염려하고, 사랑한다. 그리고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한다.


🖋️ (...) 세이디는 샘에 대한 사랑과 염려가 북받쳐올랐다 — 둘에 결국 무슨 차이가 있을까?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염려할 가치가 없었다. 그리고 염려하지 않는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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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을 읽으며 ‘선택’에 관해 끊임없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만약 샘이 다치지 않아 병원에서 세이디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만약 둘이 우연히 만나지 못했더라면? 만약 둘이 함께 게임을 만들겠다고 결심하지 않았다면? 만약 오퍼스가 아닌 셀러도어를 선택했더라면? 만약 그들이 캘리포니아로 떠나지 않았더라면? 만약 세이디와 마크스가 함께 일본으로 떠나지 않았더라면? 마크스가 로비에 응대를 하러 가지 않았더라면? 세이디가 매직아이 책을 샘에게 보내지 않았더라면? 책 속 인물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은 수많은 문 앞에서 선택을 하고, 할 수 있다고 믿지만, 어쩌면 많은 것들이 우연과 운명에 좌우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이디는 샘에게 ‘그들이 만날 수 있는 다른 길은 무한히 있었고, 결국 샘의 인생 게임에 다른 식으로 어떻게든 나타났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이디의 말처럼, 그들이 정말 인연이고, 운명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그들이 만나게 될 순간은 반드시 찾아왔을까? 그랬을 거라고 믿고 싶어 진다.


———······———······———


  김병운 작가님의 단편소설 「한밤에 두고 온 것」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내일은 오늘이 되었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결국 ‘오늘 또 오늘 또 오늘’이 될 것이다. 내일이 오늘이 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비극과 절망 후에도 반드시 내일은 오고, 사랑의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


  다시 맨 처음 에밀리 디킨슨의 시로 돌아가 본다. 

  세상엔 오직 사랑뿐이고, 우리가 사랑에 대해 아는 건 그것뿐이라는 화자의 말.

  그러나 살아가고 사랑하면서 겪는 비극과 절망, 고통과 삶의 무게는 한 사람만의 몫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이 모두 골고루 나누어져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내일이 된 오늘, 사랑의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출판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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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내일 또 내일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더 게임 오리진

학습만화의 컬러감과 텐션 떨어지는 밈들에 움찔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RPG의 기본 상식을 가볍게 훑어보기에 나쁘지 않다.

더 게임 오리진
더 게임 오리진
AI 전쟁

AI라는 소재가 6개월만 지나면 이미 유통 기한이 지나 낡아버리기 마련. 그럼에도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태도가 괜찮아서 읽을만 하다. 재직자의 특성상 기승전 네이버로 끝나는 건 아쉬운 부분

AI 전쟁
AI 전쟁
세계의 끝 여자친구

나는 말하자면 친구라는 뜻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친구면 친구라고 말하면 되는데 왜 말하자면 친구일까? 궁금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서로 어색하지만 조금조금씩 말하는 사이, 대가 없이 서로에게 서로의 언어를 알려주면서 도와주는 사이, 완전 남도 아닌 서로 친해지는 단계에 놓여 있는 사이, 말하자면 친구사이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되었다.

그제야
그제야
23-028 | 정보라, 호

읻다 넘나리 1기 (230909~230910)


❝ 별점: ★★★★☆

❝ 한줄평: 결말을 알면서도 택할 수밖에 없는 사랑이란

❝ 키워드: #구미호 #사람 #사랑 #인연 #이승 #저승 #꿈 #약속 #대가 #기억 

❝ 추천: 삶을 통째로 뒤흔들 정도로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찾고 있는 사람


🌙 첫 문장: 늦은 밤이었다. (p.9)


📝 (23/09/11) 


  인연(因緣).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 또는 사람이 상황이나 일, 사물과 맺어지는 관계. 혹은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인 인(因)과 간접적인 원인인 연(緣)을 아울러 이르는 말.


  최기준은 어쩌다가 황지은과, 황지은은 어쩌다가 최기준과 인연이 닿아 사랑에 빠지게 된 걸까? 지은이 사람이 아닌 존재인 것, 그리고 기준이 사람인 것은 적어도 두 사람에게는 서로를 사랑하는데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기준은 지은에게 두 가지 약속을 한다. ‘평생 다른 사람들한테 지은의 얘기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그리고 ‘자신의 100퍼센트를 줄 것’. 지은은 과거의 경험으로 이 약속이 헛된 것임을 알고, 그런 약속은 함부로 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퍼센트 전부를 준다는 기준의 달콤한 사탕발림에 지은은 다시 한번 속아 본다. 


  그러나 구미호로부터 기준을 지키려는 할머니의 사랑, 그리고 뇌출혈로 쓰러진 할머니를 지키려는 기준의 사랑은 안타깝게도 기준에게 대단히 ‘소중한 것’인 지은에 대한 기억을 앗아가 버린다. 기준이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지은은 몇 번이나 모습을 바꾸어 기준 앞에 나타난다. 사랑하는 이의 주위를 끊임없이 맴도는 것. 이게 과연 단순히 사람을 홀리는 걸까? 이걸 사랑이 아니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기준은 지은에게 했던 두 가지 약속 모두 지키지 못한다. 헛된 약속임을 알면서도 기꺼이 그 사탕발림에 속고자했던 지은은 또다시 약속을 저버리고 만 기준을 향한 마지막 고백을 남긴 후 사라진다.


🖋️ "이젠 끝이야."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당신을 위해서, 사람이 되고 싶었어. 해치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과 평생 같이 살고 같이 죽는 걸, 나도 해보고 싶었어, 그 사람이 당신이라서." (p.198)


  사람에게는 긴 세월이 구미호에게는 아주 짧은 시간이고, 사람은 너무 빨리 늙고 죽기 때문에 사람을 향한 지은의 사랑은 필연적으로 슬플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최선을 다해 주어진 생 안에서 남은 날들 동안 후회 없이 사랑해야 한다. 사실글의 대부분이 사람인 기준을 중심으로, 혹은 기준의 시점에서 서술되고 있기 때문에, 지은의 과거 이야기나 지은이 기준을 사랑하게 된 이야기 등이 정말 궁금해졌다. 어쩌면 신비스러운 존재고, 마술처럼 아름다운 지은의 캐릭터 유지를 위해서 그녀의 이야기는 물음표로 남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구미호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예전 드라마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여자주인공 구미호가 떠오르기도 했다.


  마지막, 학원의 괴짜 여자 선생님은 돌고 돌아 다시 기준의 곁을 맴도는 지은일까? 기준의 마지막 말이 의미심장하다.


🖋️ 인연이란 알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주어진 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p.207)


  우리 모두가 주어진 생을 살아가며, 인연을 만날 수 있기를,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 ☕️ 뜨겁고, 진하고, 향기로우며, 기묘하게 달짝지근한, 익숙한 맛의 커피는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해졌다!


(*읻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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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호
서울국제작가축제 <함께읽기 챌린지> 기부자의 벽에 그믐 회원들의 명단이 기재되었어요!

2023년 12회를 맞이한 서울국제작가축제가 9월 8일부터 열렸어요.


지난 7월과 8월 동안 그믐에서 <함께읽기 챌린지>가 진행되었는데요, 완독한만큼 책 기부가 이뤄지고 '기부자의 벽'에 명단이 기재되었어요.


다음은 그믐에서 <함께읽기 챌린지>를 해주신 분들이 기재된 ‘기부자의 벽’ 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기부자의 벽'에 기재된 그믐 회원들의 명단을 보실 수 있어요. 챌린지에 성공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서울국제작가축제는 문학을 통해 이주배경 주민들의 삶을 위로하고 우리 사회가 차별 없이 누구나 존엄하게, 공존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한국문학 도서를 이주민에게 기부하는 <함께읽기 챌린지>를 진행했습니다. 7월과 8월, 완독 인증된 수만큼 이주민의 모국으로 번역된 한국문학 도서를 기부하게 됐습니다.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올해 주제는 <언어의 다리를 건너>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작가 24인을 초청했습니다. 이번주 수요일인 13일까지, 서울의 중심 노들섬에서 대담, 토론,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집니다.


더 많은 소식은 서울국제작가축제 홈페이지인스타그램에서 보실 수 있어요!

 

 

[정주행] 사회학과 심리학의 교집합처럼 느껴지는.. 사회정의 상담.

2023. 9. 8.


#사회학과심리학의교집합

#사회정의상담


너무 감사하게도..

온라인에서 지속적으로 알고 지낸

작가님께서 신간이 나왔다며 책을

보내준다고 하셨습니다.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교수님께서 관심을 보내주셨기에

평소에 내심 고마움을 품고 있었으나..


그에 비해 제가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늦게나마 그간 강의하신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덕분에 잠깐 심리학과의

교육 분위기를 경험했지요.


...


나름 심리학 관련 서적을

여럿 봐왔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다른 책들과

결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간 읽은 책이 한 쪽으로

치우쳐 있었기에 든 생각일지도..)


그리고는 금방 제목에 왜..

'위로'와 '정의'가 키워드로

들어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직접 운영하시는 블로그도 들어가서

정체성을 조금 더 파악 했고요.


* 강의하는 노동자

* 상담하는 노동자

* 글 쓰는 노동자

* 치유하는 작가


직접 적은 해당 정체성이

더 친근감을 더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정혜신 박사님과

서천석 박사님. 그리고 얼마 전..


9.4(월) 오후 '공교육 멈춤의 날'

고 서이초 선생님 49재 추모집회에서

발언을 해주신 김현수 박사님이 함께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말씀 너무 공감하며 들었습니다.)


보다 약자들의 편에서 목소리를

내고 계시는 분들이라 아마도

함께 연상이 된 것 같습니다.


처음 해시태그에

사회학과 심리학의

교집합이라고 적었는데요.


이 책에서 제가 받은 인상입니다.


'사회정의 상담'이라는

분야를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여러모로 너무 좋았습니다.


기존 사회심리학에서 한 발 더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기울였다는

느낌을 전반적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다 써서..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스크롤을 내리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를위로하는정의 #독서

#강의하는노동자 #상담하는노동자

#글쓰는노동자 #치유하는작가

#상담심리전문가 #진명일 #심리학

#사회심리학 #사회정의상담

#법보다우선시되어야하는정의

#두번째삶 #바닿늘

#도서협찬 #진명일교수님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들어가는 글

고통을 통과하며, 평화의 문으로 나를 이끈 것은

심리상담 분야의 하나인 '사회정의 상담'이었다.

(이하부터 '사회정의'를 '정의'로 줄여 쓰겠다.)

고통이 진정한 사람이게 하는 길목에 정의가 버

티고 있었다. 우리들 옆에 늘 있었던 '약자'라는

사람들이 어렴풋하게나마 눈에 보여지기 시작했

다. 이들이 살아낸 세상이 흐릿하나마 보여지기

시작했다. 정의를 접할수록 감성과 사유의 변화

가 일어났다.(이것 때문에 딜레마도 많아졌지만.)

변화는 느리게, 급격하게, 뜨겁게 일어났다. 확실

한 건 시작되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람은 과학

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존재였다. 약자를

차별할 때, 그 순간 일어나는 화학적 감정이 나를

나쁜 괴로움으로 빠뜨렸다. 이들의 삶을 이해해

나갈 때, 삶은 뜨거움으로 반응하고 이 반응은 평

온의 길로 안내했다. 정의는, 근거 있는 위로였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왜 고된 노동을 하는데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

는 것일까. 이는 거대 자본 기업의 시스템과 국가

간 권력의 문제임을 조금만 자세히 봐도 알 수 있

다. 비싼 커피를 사먹는 사람은 있는데, 이것을 키

우고 수확한 노동자는 일평생을 가난과 싸우고 있

다. 이상하지 않은가? 주식, 부동산, 수 없는 금융

투자 상품 등도 마찬가지다. 자본을 굴리는 사람

과 손발 노동을 하는 사람의 격차가 돼지와 돼지

감자의 차이만큼 크다. 국제 곡물가, 광물 가격이

올라도 그것과 관련된 금융상품을 투자한 투자기

관이 돈을 번다. 실제 곡물을 키우는 사람, 광물을

캐는 사람은 변함없이 영혼이 털리는 노동을 지속

할 뿐이다. 사회학자인 오찬호 작가는 <나는 태어

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에서 이야기한다.


노예 제도는 사라졌지만, 흑인 노예들은 빈곤층이

되었을 뿐이다. 지금 그들은 노동의 대가를 제대

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명사로 통한다. 충성

의 정신으로 노동하는 남자들에게 헌신하는 아내

상이 필요했던 1960년대, 남성은 산업 현장에서

불만 없이 죽도록 하고, 여성은 집안일을 불만 없

이 책임져야지만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독재는

은폐된다. (…) 성실한 노동자는 자본주의의 발전

을 위해 너무 중요한 요소다. 불평등을 따지지 않

고 시키는 일만 죽어라 하는 노동자 덕택에 산업

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성실이 교훈이 되면 자본

주의는 탄탄대로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고?" 처음에는

제목에 이끌렸다. 나중에는 글에 이끌렸다. 콜럼

버스를 '신대륙의 발견자'라는 식의 인쇄된 글씨

는 위험하다. 그가 첫발을 내딘 신대륙의 원주민


들은 호의를 가지고 대하였으나, 콜럼버스 팀은

그들을 노예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원을 갈취하

기 위한 살인 같은 그림자를 말해주지는 않기 때

문이다. 착취자의 관점과 착취당한 사람의 시선

은 극과 극인데, 주류 권력자의 관점을 배워나간

다. 그래서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의 극빈층은 하루 일당이

1~2달러 정도라고 한다. 최저시급이라는 개념도

없이 어마어마한 돈을 받고 종일 영혼이 털리는

노동을 한다. 사탕수수 밭에서, 아보카도 농장에

서, 카카오 농장에서. 먹거리의 뿌리인 종자 산업

자본주의는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노예 국가를

만들었다. 개인은 은행에 저당 잡히고 또 그 국가

는 다른 강대국의 자본에 저당 잡히는 거대 제국

'화폐 노예 제국'이 되어버렸다.


노동중독으로 사람 죽이기

노동중독은 '일중독'으로 읽힌다. 보통 중독은 유

독 치료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노동중독은 중독이

라고 말하지 않는다. 노동중독을 치료의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시간외근무수당을 주면 다행이

기는 하나, 화폐를 위해 시간 외로 지속해서 일하

다 보면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 동반자, 친구, 동료, 반려 동물 같은..

노동중독은 사람과 관계하는 법, 사랑하는 법, 이

성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는 법, 배려하는 법, 마음

나누는 법, 노는 법, 유머하는 법을 '기억상실' 하

게 하는 중독이다. 노동을 멈추고 난 빈 공간에 나

를 채워 넣고, 다른 사람과 다른 생명을 채워 넣는

순서에 대해 기억상실을 한다. 이런 이유로 우울,

불안, 공황을 겪는다. 심하게는 제명에 살지 못한

다. 제명에 살더라도 산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노동에 중독되도록 장시간 노동을 설계한 자본주

의 착취 시스템에 반대한다. 장시간 노동을 하지

않아도 여유 있는 살림살이가 되도록 복지 지원이

되었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노동은 세상의 괴로움

을 잊게한다. 반복적인 노동으로 현실의 심란함을

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끝없이 반복하며 무

거운 돌을 정상까지 밀어 올리는 벌을 받은 '시지

프스'가 아니다. 우리는 그 벌을 받아야 하는 존재

가 아니다. 지혜로운 현자는 고행을 통해서 깨달

음을 얻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괴로움을 노동으

로 교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다. 잠시

지만 내 마음의 중심을 잡아줄 때, 효율적으로 쓸

수는 있다. 괴로움을 벗어내는 것에 노동이 아닌

운동이든 좋아하는 그 무엇이든 자기에게 잘 맞

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벌을 주는 법'이 아니라

'선물을 주는 법'으로 말이다. 자본가들이 직원들

의 마음건강을 위해 마음챙김 명상을 도입했다.


마음챙김이 얼마나 좋은지는 수행해본 사람들은

안다. 그러나 사람의 결을 손상시키는 나쁜 노동

에 마음챙김을 적용하는 것은 더 성능이 좋은 자

동차로 과속 질주하는 것과 같다. 근로 환경의 개

선 없이 단순 노동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게 하려

고, '마음챙김'이라는 선물을 악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본가들이 바라는 것은 노동자들이 마음

을 챙겨서 끝도 없이 (무릎이 성한 나이 때까지니

끝이 있긴 하다) 반복적으로 성실하게 일하는 것

이지만, 우리는 마음챙김을 통해서 성실하게 깨

어날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우리 모두는 이

러한 현상을 인지하여 타자와 연결감을 느끼고

타인을 해롭지 않게 하고 스스로를 깨어있게 해

야 한다. 대체로 건강하게 함께 숨 쉴 수 있도록..


착한 노동은 가능한가

노동을 할수록 비인간 생명체를 죽이거나 환경을

악화시키는가? 과학과 기술이 인간과 비인간 생

명체, 환경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는가? 이러한

일반화 한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긴 하지만. 컨베

이어 벨트로 상징되는 조립공정 속에서 기계의

속도를 따르려다 보면, 기계 속으로 인간의 삶이

흡수되는 것 같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피로함과 번아웃 되는 느낌을 겪는 열악한 상황에

서 착한 노동을 기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다. 장시간 노동은 자기를 챙기거나 뒤돌아볼 여

유가 없다. 긴 노동은 마음과 몸을 돌보도록 허락

하지 않는다. 내면의 고요를 느끼거나 사유할 시

간이 사라져 버린다. 오로지 생존을 위해 노동하

는데, 오히려 생존을 위협하는 노동으로 전복된

다. 인간이 물건처럼 소비되어 인간성을 잃어버

리는 절박한 시대에 내던져졌다.


차별은 괴물의 얼굴을 하고서,

대놓고 돌아다니지 않는다.


되려, 천사 같은 모습으로

가면을 쓰고 있다.


게다가 억압에 대항할 수

있는 분노도 숨겨야 한다.


거대 조직에서 착한 노동을

지키면서 사는 일이 쉽지

않은 이유다.

나를 위로하는 정의
나를 위로하는 정의
[정주행] 지금 뛰는 사람이 마라토너고, 지금 쓰는 사람이 작가다.

2023. 9. 6.


#지금뛰는사람이마라토너고

#지금쓰는사람이작가다


저는 괴테를 잘 모릅니다.


그리고 아직은..

잘 알고싶다는 생각도

크게 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알고싶어졌습니다.


괴테에 비해 김종원 작가님은

아주 조금은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조금이나마 읽어봤고,

강연을 조금이나마 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평소, 대상의 글과 말을

비교해보는 것을 즐기는 저로써는..


괴테보단 김종원 작가님이 훨씬 더

흥미로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저는..

괴테보단 김종원 작가님을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작가님을

조금씩 더 알아가다 보면..


괴테를 알고싶어 질거란

생각도 한편으로 들긴 합니다.


예전에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정모 관장님의 강연에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갈릴레오, 찰스 다윈이랑

저를 비교할 때 지식의 양이

누가 더 많을까요?


당연히 제가 더 많을겁니다."

(워딩은 틀렸을 수 있지만 이런

뉘앙스였다는 것만 참고해주세요.)


그럼에도 우리가 해당 과학자를

존경하고 공부하는 이유는, 당시에

낼 수 있는 최대치의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그들의 연구 결과만

받아들이기 보단,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연구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면 더 깊고 넓은 이해를 할 수 있기에

더 오랫동안 기억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습니다.


저는 저 스스로가 작가라는

정체성을 아직까지는 크게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책을 써야만 작가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자기검열이 심한 탓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잠깐..


"나도 작가인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책에서 딱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단정하듯 보여지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걸 수도 있지만..

그래야만 하는 삶은 없다고 평소에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당위성에 대한 저항이 있습니다.)


물론 오랜 과정 숙성된

작가님의 집필 철학이니 만큼..

그마저도 이유가 있을테죠? ㅎㅎ


요즘, 보면..

글쓰기, 말하기에 관련된 책들이

꾸준히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 속에 겹치는

내용들도 있을테지만..


각자의 글이 저마다 다를테니,

여러 관점을 참조한다는 생각으로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갑자기 든 생각인데요.


저도 나름 자주 글을 쓰는 편이라,

비슷한 내용을 또 쓰고 또 쓰고

할 때가 있고 스스로 또 쓰는 걸

인지하면 사람들이 중복이라

불편하면 어쩌나..


싶은 마음도 들어서

고민한 적도 있었으나..


요즘에는 마음이

조금 더 편해졌습니다.


늘 매번 새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 덕분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같은 작가의

다른 책들을 보다 보면..


비슷한 느낌이나 중복된

내용을 자주 발견하곤 합니다.


그걸 중복이라며 불평하는 사람도

있던데, 저는 과하지만 않다면..


오히려 반갑다고

느낄 때가 더 많습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스크롤을 내리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서 #글은어떻게삶이되는가 #김종원작가

#괴테 #괴테의글 #공감 #감정이입

#인문학 #자기계발 #글쓰기책

#쓰는일이곧사랑하는일이다

#말하는대로 #생각하는대로

#두번째삶 #바닿늘 #바닿늘작가 (???)

(아직은 어색하구먼유.. ㅎㅎ;;)

#도서협찬 #서사원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마음을 다해 쓰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기는 이유

괴테의 글을 살펴보면 이런 느낌을 만나게 된다.

1. 마치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2. 힘든 마음에 위로가 되는 글이다.

3. 다시 일어나 힘을 낼 수 있게 해준다.

글을 쓰는 괴테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면,

저절로 그 이유를 깨닫게 된다. 바로 이 마음이다.

"나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속삭이듯이 글을 쓴다.

사랑과 좋은 마음이 담긴 연애편지를 쓰듯 글을

쓰는 셈이다. 쓰는 일이 곧 사랑하는 일이다."

괴테의 삶에서 볼 수 있듯, 그는 베스트셀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20대 중반의 나이에 썼고, 이

를 통해서 자신이 사는 독일의 문화 수준을 높였으

며, 20대 후반의 나이에 귀족이라는 신분을 스스로

쟁취하여 바이마르 공국을 책임지는 재상이 된다.

이후에도 좋은 소식은 끊이지 않는다. 철학자 니체,

황제 나폴레옹, 음악가 리스트와 베토벤 등 수많은


분야의 최정상에 있는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

으며 평생 성장하는 현역으로 살았다. 그를 추종하

는 많은 대중의 탄생 역시 좋은 소식 중 하나였다.

자고 일어나면 짐작도 못 했던 좋은 소식이 선물처

럼 들려왔다. 이런 소식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결국 앞에서 소개한 3가지 지점을 다수의 대중이

느끼고 공감했기 때문이다. 괴테라서 가능한 게

아니라, 마음을 다해 글을 쓴다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여러분이 꼭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쓰는 일은 곧 사랑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일상에서 시작해야 한다. 잘 사는 사람이 잘 쓸 수

있다. 모든 일상에서 주변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안고 힘낼 수 있게 손을 잡는 일, 그리고

다치지 않고 예쁘게 살 수 있게 진실로 애쓰는 일,

그게 바로 글을 쓰는 사람이 보내면 좋은 일상이다.


매일 쓰고 쓴대로 살면 인생은 이렇게 달라진다

나는 언제나 내가 본 것에 대한 생각을 적는다.

주제는 인물, 상황, 물건 등 눈이 가는 모든 것이

라 매우 다양하다. 특이한 건, 내 글을 읽은 사람

들의 반응이다. 보통은 사람에 따라 반응이 이렇

게 예상되는 경우가 많다. "이 사람은 이렇게 반

응할 것 같다." "저 사람은 아마 이렇게 주장하

겠지?" 이렇게 세상에는 의견을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성향이 분명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사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서로

예를 들자면 이들은 같은 책을 읽고 거기에서 또

같은 문장에 줄 치는 사람들과 어울릴 가능성이

높고, 지적 판단에 필요한 생각은 아예 하지 않

고, 인물과 상황, 물건이 가진 가능성을 무시하

고 오직 자신의 성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만

선택하고 주장하며 살 가능성이 높다. 1000년

을 살아도 인생이 전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하루를 사는 것과 100년을 사는 것이 큰 차이가

없게 된다. 이유는 그들의 삶에 있다. 어떤 사람

도 1000번 내내 잘못할 수도, 반대로 1000번

내내 잘할 수도 없다. 하지만 특정 성향에 매몰

된 사람은, 어떻게든 자기 성향에 맞는 사람을 응

원한다. 거기에서 무리한 말과 행동이 시작되고,

다른 성향을 지지하는 사람들과의 다툼이 일어난

다. 나는 인물과 상황, 물건에 따라 전혀 다르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이 좋다. 그래야 성장

이 일어나고 변화도 시작되기 때문이다. 어떤 울

타리에도 기대지 않고, 오직 자기 판단과 생각에

의지해서 무언가를 선택하고, 유연한 의지로 무

언가를 지지하는 사람은 그걸 못하는 사람들보다

강하고 내면이 탄탄하다. 모든 것이 철저하게 본

인의 뜻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선택과 내일을

예측하지 못한다. 상황마다 다른 기준으로 생각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에게 기회가 찾아오길 간절하게 소망

한다. 하지만 나는 내게 기회가 찾아오길 바라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에게 내가 기회가 될 수 있기

를 소망한다. 나의 글과 나의 삶이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멋진 기회가 되기를 절실한 마음으로 바

란다. 그게 바로 내가 어제보다 오늘 더 열심히 쓰

고, 쓴 대로 실천하며 사는 이유다. 마음에 들지 않

으면, 마음에 들게 바꾸면 된다. 이게 바로 매일 본

것을 쓰고 쓴 대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허락된 특권

이다. 이제는 세상이 정한 기준을 갖지 않고 살아가

는 사람이 세상을 바꿀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세상

이다. 글쓰기를 통해서 선택과 기준을 예상할 수 있

는 사람의 삶에서 벗어나라. 매일 쓰고 쓴 대로 살

면 인생은 그렇게 달라진다.


글을 쓰면서 당신의 색은 더욱 진해진다

외부의 시선이나 움직임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내게

만 집중하며 전부를 투자하는 나날, 그게 나의 집필

철학이다. 그런 집필 철학을 세우면 이후의 삶이 달

라진다. 삶에 그 철학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

고 서서히 나의 색도 분명해지고 진해진다. 이후에

는 다음 두 단어와도 이별을 고하게 된다. 하나는

'통쾌하다'라는 말이고, 나머지 하나는 '후회'라는

말이다. 살다 보면 그냥 미운 사람이 생긴다. 하지

만 내게는 특별한 삶의 태도가 하나 있다. 그냥 밉

게 느껴지던 사람의 나쁜 소식에 통쾌함을 느끼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일상 속에서 어떤 후회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그냥 미운 사람조차 생기지 않

는다. 헛된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일상을 글 쓰는 삶에 최적화한다. 쓰면 쓸수록 우리

는 자유로워지며, 그 자유는 우리에게 선명한 색을

전해준다.


더 생각하고, 늘 생각하면, 언제나 쓸 수 있다

내가 SNS에 글을 올릴 때마다, 자주 듣는 이야기는

이런 반응들이다. "오, 그거 저도 생각했던 내용인

데. 제 마음을 글로 잘 풀어주셨네." 비슷한 내용을

예전에 생각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글로 정리해 주

셔서 반갑네요." 두 사람은 모두 내 글을 보고는 자

신도 생각했던 거라고 말하며, 내게 '풀어주었다'

혹은 '정리했다'라는 말을 들려주었다. 그렇다면,

생각만 한 사람과 그걸 글로 표현한 사람, 이 두 사

람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글을 바라

보는 시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생각한 것을 글로

쓰려면 '풀어내는 것'과 '정리하는 수준'으로는 아

주 많이 부족하다. 그런 시각으로 글쓰기를 대하면

끝을 맺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농

후하다. 그들이 생각한 것을 내가 글로 쓸 수 있었

던 건, 내가 그들과 '이것'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생각했지만 나는 더 생각했고, 그는 가끔 생각

했지만 나는 늘 생각했고, 그는 쉽게 자리를 떠났지

만, 나는 생각나지 않으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쯤에서 당신은 그저 생각만 하는 삶과 그걸 글로 선명하게 쓰는 삶이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격차

가 크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는

가치를 인지하면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

각한 것을 글로 쓸 수도 있고, 쓰지 않을 수도 있다.

원하는 글을 쓰지 못했다면, 당신은 재능이 없는 게

아니라 그저 쓰지 않는 것을 선택했을 뿐이다. 중요

한 건 재능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생각하고, 늘 생

각하고, 계속 생각하면 결국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선명하게 쓸 수 있다. 글쓰기는 마라톤이다.

원하는 표현이 생각나기 전에 멈추면 끝을 볼 수 없

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누가 먼저 도착했는가?'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순위도 물론 중요하지

만, 그럼에도 결승점을 통과하는 그 자체로 희열을

느끼는 마라톤처럼, 포기하지 않고 자꾸만 걸어가

면 쓰는 삶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지금 뛰는 사람이 마라토너고,

지금 쓰는 사람이 작가다."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정주행] 모여진 공감의 빛이 더 많은 어둠에 가닿길...

2023. 9. 5.


#모여진공감의빛이

#더많은어둠에가닿길..


아마도..

서평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읽기 않았을 장르인 성장 소설을

몇 차례 읽다 보니, 든 생각입니다만..


이야기의 힘을 정말 크게 느낍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누구나 겪어야

할 성장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이런 이야기의 힘은 정말 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10살 딸이, 더 자라서..

중학생쯤이 되면 모두 추천해 줄

계획입니다.


저는 솔직히 '그룹홈' 복지제도에

대해서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커져가는

요즘이라서 더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 이러한 어두운 그늘

속에서 자라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들도 성인이 되어,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권리는 잘

보장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도 함께 해봤습니다.


요즘 부쩍 이슈가 되는..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의

원인 중 하나로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층의 문제를 함께 다루는 방송을

몇 차례 봤습니다.


아마도.. '청년 고독사'도 이와

비슷한 원인이라고 저는 받아들입니다.


분노가 밖으로 향하면 이상동기 범죄가

되는 것이고, 안으로 향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거라고 받아들입니다.


...


책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이야기는 이 소설의 주인공

민서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민서가 자신을 버린 아빠에게서 받은

상처를 극복하고 해서, 솔, 그리고

세상에 나올 '완벽이'와 함께 그들만의

둥지를 꾸리는 이야기입니다.


불안하더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 맺으며 삶을 꾸려 가는

이 땅의 수많은 '민서'와 자립을 모색

중인 모든 이에게 이 작품은 찬란한

자기 성장기로 다가갈 것이라고..


이렇게 책 소개에 적혀 있습니다.


책 줄거리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적지 않겠습니다.


읽으면서 옛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여기에 쓰기가 솔직히

망설여지는 이야기지만..


조금만 적어보겠습니다.


저에게는 조카가 셋 있었습니다.

모두 친형의 딸이었고, 셋은 두 살

터울씩 나이 차이가 났습니다.


처음부터 함께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하게 된 형 가족은..


저와 어머니, 단 둘이 함께 살던

집으로 들어와서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얼핏 기억하기로 그 시기가,

제가 고등학생 중반 때부터 중간에

군대 다녀온 시기와 대학교에서

복학 후 자취 생활하던 시기까지

모두 포함하면 6년~7년 정도의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째 조카가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쯤이었나..


형수는 아이 셋을 모두

데리고 독립을 했습니다.


얼마 후 형과는 이혼을 했고,

한참 세월이 더 흐른 뒤에는..

아이들의 성을 바꾼다는 이야기를

어머니를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새 가정을 꾸렸다고 하더군요.


성까지 바꾼다고 할 때는..

아주 조금 미운 마음도 들었지만,


사실 저나 어머니나 형수를 미워할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간 형이 결혼생활에서 보여온

태도를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죠.


그렇게 세월은 더 지났고..

아이들은 모두 사회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재작년 쯤인가..

할머니가 보고싶다며 아이들이

직접 저희 어머니를 찾아오기도

했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물론, 친아버지인 형은 찾지 않았고요..


어머니는 그래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서 다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말씀을 들으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 조금 더 잘해줄 걸.."

하는 마음이 들게 되는 대상이

종종 있습니다.


물론, 저 또한 어렸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 핑계를

대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안하다고

말하고, 가능하다면..

늦었지만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고모인 우리 누나처럼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해주지 못해서

삼촌이 정말 미안하다고..


그때 혹시 상처가 된 게

있었다면 용서해 줄 수

있겠느냐고..


...


아이 둘을 키우면서..

종종 조카들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마다 늘..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다시금 올라옵니다.


...


부모를 직접 선택해서 태어날 수

있는 아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장 배경은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났는 지에 따라서..

무척이나 달라집니다.

(굳이 이동관, 정순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서 생겨나는

불평등은 과거에 비해 더 심해졌다는

것이 통계로도 쉽게 보여집니다.


해당 성장 소설을 읽고..

우리 사회에는 비슷한 불행을

겪으며 유년 시절을 보낸 아이들이

정말 많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을 그냥 운이 나빠서 마치,

그런 운명을 타고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씩 저출산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는데요..

저는 그때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있는 아이들도 잘 못지키면서

너무 비현실적인 논의 아닌가??"


...


요즘 사회적으로 약자가

더 고립되는 상황 같아서..


이런 말 하는 게 너무,

비현실적일 수 있겠지만..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건강한 사회를 바란다면..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을 담아서,

부끄럽지만 제 가정사를

조금 가져와서 적어봤습니다.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하여,


핵오염수 해양 투기 관련하여,


억울하게 돌아가신 여러

교사님들의 죽음과 관련하여,


모여지고 있는 공감의 빛이..


우리 사회 곳곳의 어두운

면을 함께 비춰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쯤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서 #청소년소설 #창비교육성장소설

#성장소설 #소설추천 #책추천

#완벽이온다 #이지애장편소설

#공감은지능이다 #공감의빛

#연결된고통 #공감의반경

#두번째삶 #바닿늘

#도서협찬 #창비 #미디어창비

완벽이 온다
완벽이 온다
[정주행] 저리스크, 고성장전략 '기업가형 인재' 되는 법.(With. 스티브 잡스 이야기)

2023. 9. 3.


#세컨드펭귄

#저리스크 #고성장전략


창업에 관심 있으신가요??


저는 한동안 어렴풋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리스크를 감수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성격상 고리스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책을 본격적으로

더 많이 읽게 되면서부터..


과도한 경쟁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불편해지면서..


더욱 돈을 많이 벌기 위한

창업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고부터..

과거에 즐겨서 찾아보던

자기계발과 관련하여 성장한

유튜브 채널은 상대적으로

덜 챙겨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기도 했기에, 그분들을 묶어서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함께

우리 사회가 너무 과도하게

경쟁에 찌들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 번씩

같이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과도한 경쟁은 오히려

우리 사회에 해가 되면 되었지

득이 될 게 크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기기 위한 경쟁 말고,

함께 잘 살기 위한 협력형 경쟁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과도한 경쟁에 대한

문제의식을 함께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까지 나가면 너무 유난스럽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저는 핵오염수 투기

역시 과도한 이기기 위한 경쟁이 불러온

결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간다면 핵전쟁까지

벌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


창업 이야기가 또 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버렸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저는 창업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요.


만약 창업 비슷한 걸

시도 할거라면..


'기업가형 인재' 가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제안 받았을 때,

제목과 제목이 뜻하는 바에

무척 끌렸는데..


역시, 받아서 읽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공한 사업가에 대해

추켜세운다는 느낌이

조금은 불편했지만..

(제가 예민한걸수도..)


그래도 대체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 이야기,

여러 경로로 접해서 대강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한 번도 제 글에서

제대로 다룬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


가져와서

다뤄봤습니다.


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스크롤을 내리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서 #퍼스트펭귄과세컨드펭귄

#창업자와기업가형인재

#스티브잡스 #반면교사 #진정성

#애플 #픽사 #공감은지능이다

#유저로부터거꾸로일하기

#스티브잡스모욕반응

#두번째삶 #바닿늘

#도서협찬 #서사원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창업자인가, 기업가형 인재인가?

"나는 창업자인가, 기업가형 인재인가?" 이는 양자

택일의 문제라기보다는 스펙트럼상의 위칫값에 관

한 것이고, 현재 나의 포지션과 관계없이 내 역량이

지향하는 방향성이다. 즉, 창업자이면서 기업가형

인재에 걸맞은 역량을 보유한 사람도 있고, 기업가

형 인재이면서 창업자로서 더 적합한 역량을 가지

고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현재 어떤 위

치에 있으며 어떤 역량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를 이해하고 그것을 옳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

는 것이다. 나 역시 비창업자로서 스타트업에 뛰어

들면서 기업가형 인재로 성장한 경우다. 사실 나에

게 "왜 본인이 직접 창업하지 않으세요?" 하고 묻

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고맙게도 누구가는 투자

를 하겠다며 창업을 종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

게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역량을 키우고 성장하

며 다양한 경험을 하는 지금이 매우 즐겁다.


충분히 역동적이며 주도적이고 도전적이다. 창업

도 항상 선택지로 가지고는 있었지만, 스타트업에

서 일하며 창업자를 돕는 역할이 내게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창업자보다 기업가형 인재로서 역

량을 키우고 성장해 나가는 것에 대부분의 시간과

자원을 투입했다. 대학에서 경영학 수업을 들은 학

생들은 '기업 경영'에 대해 배우지만 실상 그 중 전

문 경영인 또는 임원이 되는 경우는 1% 도 되지

않는다. 스타트업 세계도 마찬가지로 창업자는

1% 미만이고, 스타트업 멤버들이 99%를 차지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창업을 하는 것은 비현실

적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사회 전반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여기 기업가형 인재로 성장해 가

는 또 다른 길이 있다. 성공적인 스타트업에는 창

업자에 준하는 역할을 하며 주도적으로 회사의 성

장을 이끌어 내는 기업가형 인재가 도처에 있다.

이들은 종종 퇴사 후에 창업을 하기도 하지만, 더


많은 경우 실력을 쌓아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업과 필드에 가서 다시 탁월한 기업가형 인재로

서 눈부신 성과를 낸다. 이 길에는 많은 장점이 있

다. 창업자는 일단 기업을 세우고 나면 다른 기업

을 선택할 수 없지만, 기업가형 인재는 자신에게

맞는 산업이나 조직 구조, 문화를 가진 기업을 자

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커리어 목표에 맞

는 역량과 스킬을 갈고닦기 위해 특정 기업과 조

직에 합류해 성장해 나갈 수도 있다. 기업가형 인

재가 반드시 창업을 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창업

을 하고 싶다면 유사한 산업군 내 기업 중 참고할

만한 조직에 들어가서 일하면서 노하우를 쌓을 수

도 있다. 무엇보다 기업가형 인재는 적절하게 리스

크를 감수하면서 성공률을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

다. 만약 창업을 한다면 평균적으로 30% 미만으

로 생존하겠지만, 기업가형 인재는 그보다 훨씬

더 큰 확률로 역량을 키우며 나아갈 수 있다.


모든 퍼스트 펭귄은 두 번째가 필요하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인물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

는 듯하다. 하나는, 독선적이고 고집 세며 자기도취

적인 독재자다. 다른 한편으로는 제품 개발 및 디자

인에 있어 섬세한 감성과 창의적인 관점을 가지고

팀원들로 하여금 최상의 수준을 추구하도록 독려하

는 혁신과 창의의 아이콘이다. 그의 주도하에 세상

에 나온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시리즈는 애플

을 글로벌 시총 1위 기업으로 자리 잡게 하는데 주

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가지 면이

있겠지만, 그에 대한 두 가지 인물평은 너무나 극단

적이어서 이를 통합적으로 보는게 쉽지 않다. 이 차

이는 사실 시간 차이에서 온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

이 창업한 애플에서 해고되고 다시 창업한 넥스트

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시절부터, 망

해가던 애플의 CEO로 다시 복귀하는 12년 간 중대

한 변화가 있었다.


잡스가 처음 애플을 창업하고 성공시킨 제품은 애

플2 였다. 그러나 이후 출시한 애플3와 리사, 매킨

토시는 연달아 상업적으로 실패했다. 애플3의 출시

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가격은 사람들의 예상 보

다 훨씬 비쌌다. 잡스가 소음 문제로 냉각팬을 없애

야 한다고 고집했기 때문이다. 냉각팬 대신 알루미

늄 합금 주조로 본체를 만들어 방열판 역할을 하도

록 설계하다 보니 가격이 비싸진 것이다. 다시 말해

잡스는 자기 생각을 고집하다 상업적으로 철저하게

실패한 제품을 내놓고 만다. 그는 결국 이사회의 신

임을 완전히 잃고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해고되

었다. 잡스가 애플을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매달렸

던 프로젝트는 매킨토시였다. 잡스는 매킨토시를

개발하는 자신의 팀원들을 '해적들' 또는 '예술가

들'이라고 불렀고, 애플2 프랜차이즈를 개발 중이

던 팀들을 '지루한 해병'이라고 부르며 무시했다.

서로를 향한 불타는 적개심 때문에 두 팀이 각각


입주해 있던 건물 사이의 샛길은 '비무장지대' 라

고 불렸다. 같은 회사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리사

의 소프트웨어 부족으로 인한 실패를 번복하지 않

고자 잡스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찾아가 빌 게이츠

에게 매킨토시 전용 소프트웨 어를 만들 것을 요청

했다. 이에 더해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제록스의

팔로알토리서치센터가 개발한 마우스와 그래픽 유

저 인터페이스를 PC에 적용하는 혁신적인 시도를

했다. 하지만 애당초 애플2의 절반 가격인 500달

러에 출시하고자 했던 매킨토시는 결국 1955달러

에 출시되었고 고객의 외면을 받았다.

애플을 나와 넥스트를 창업한 잡스는 우연한 계기

로 픽사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게 되었다. 지금

이야 픽사가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하지만, 당시 픽

사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이미지 렌더링에 특화

된 하드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였다. 잡스

는 애플에 복수하고자 최고의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개인적인 이유만으로 픽사에 투자했다. 하지만 생

각보다 고가였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적절한

시장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었다. 악화하는 재정

으로 인해 잡스는 점점 더 많은 돈을 투자했고 결국

그의 총투자액은 5000만 달러에 달해 잡스는 회사

의 최대 주주가 되었다. 이후 거의 10년 동안 픽사

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투자금만 까먹었다. 잡스는

픽사의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픽사의

비전을 믿게 되었고 발전하는 컴퓨터 그래픽 애니

메이션이 결국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애니메이션이 그

유명한 <토이스토리> 입니다.) 애드 캣멀은 한 인

터뷰에서 잡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잡스는 스

스로를 완전히 바꿨습니다. 내가 볼 때 그는 공감

을 표현하는 능력이 조금 부족한 편이었어요. 그

러나 픽사에서 일하는 동안 점차 다른 사람 말에

귀기울이고, 공감하는 법을 익혔죠."


애플로의 복귀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후 얼마 되지 않은 1997년,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그는 한 참석자로부터

아래와 같은 공개적으로 모욕적인 질문을 받는다.

"당신은 논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며, 스스로 무

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게 명백하네요.

예를 들어 Java가 OpenDoc에 적용된 개념들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 말해보세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지난 7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

습니다." 약 10초간 죽음과도 같은 정적이 흐른

뒤 잡스가 답한 내용은 전설적이다. '스티브 잡스

모욕 반응(Steve Jobs Insult Response)'이라는

제목의 이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가 1200만 회를

넘었다. 잡스가 답한 4분 정도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변화를 추구할 때 어려운 점은 이분

과 같은 사람들의 말이 일부 맞다는 것입니다. 그

러나 진짜 어려운 것은 이러한 기술적 지적들을


어떻게 통합해서 위대한 제품을 만들 것인지입니

다. 내가 배운 것은 우리는 언제나 고객 경험으로

부터 시작해 역으로 기술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기술 개발을 먼저 하고 제품을 팔려고 하

면 안돼요. 애플 직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며 노력하고 있고, 비록 우

리가 완벽하지 않고 실수도 하겠지만, 나는 우리

가 결국 목표하는 곳에 도달할 것이라 믿습니다."

유저 경험에 대한 선구적 관점과 아마존 제프 베

조스의 '유저로부터 거꾸로 일하기'의 개념을 이

미 20년 전에 말하고 있는 통찰력은 차치하고서

라도, 그가 한 개인으로서 모욕적인 질문에 차분

하게 대답하는 태도를 보면 매우 놀랍다. 평범한

사람도 공개적인 무대에서 모욕적인 질문을 들으

면 쉽게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컨드 펭귄
세컨드 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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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동물"을 읽습니다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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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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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6기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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