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야심작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인간의 심연보다는 폭력 그 자체를 붙잡으려 하며, 그것은 작가의 스타일이 된다. 생존자와 사망자를 예상하기 어렵고, 퇴장의 타이밍은 꽤나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 그것은 작가적 고집이다.
마음챙김 명상 에 호기심도 있고 뇌과학자가 썼다고 하니 영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닐 것 같아서 집어 들었으나 책을 읽어도 잘 모르겠다. 마음챙김 명상은 몇 달쯤 시도하다 포기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본선은 커녕 2차도 아닌 무려 1차에서 광탈;
@ 새 동네
문학동네 (230915~230916)
❝ 별점: ★★★★
❝ 기대평: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이어 나갈 ‘느슨하고 다정한 관계’
❝ 키워드: #관찰 #비밀 #우정 #사랑 #애인 #외로움 #기다림 #이별 #곁 #그림자
❝ 추천: 여러 만남과 헤어짐의 결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
🔍 첫 문장: 우주는 방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p.11)
📝 (23/09/16) 아홉 살의 우주부터 스물일곱 살의 우주까지, 우주의 삶의 일부를 짧은 단편 영화로 엿본 듯한 느낌이 드는 글이었다.
관계를 ‘관찰’하고 ‘학습’해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뭔가를 관찰하고 원리를 파악하는 것을 좋아하는 우주는 자신에겐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는 데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지만 여자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은 어려워 그들을 관찰하고 기록해야 했다. 그렇지만 열여덟에 만난, 그냥 아무 말 없이 손을 잡고 같이 있기만해도 되는 아이, 선미. 그만 바래다줘도 된다고 한 후에도 버스 정류장에 먼저 도착해 자신을 기다리고, 야간자율학습이끝나면 우주가 먼저 버스에 오르는 것을 정류장에서 바라보는 선미. 다시 만난 그들의 관계는 바뀌어 이제는 우주가 선미의 방을 꾸며주고, 선미를 돕고, 선미와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어 한다.
우주와 선미 모두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해소하는 방식이 서로 달랐고,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달랐고, 그렇기에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실했을지라도 결국 언제가 됐든 둘의 관계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평생을 함께 다닌 그림자가 사라졌다는 걸 알아챈 순간처럼 스산해졌다. 우주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살아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처럼 그랬다. (p.82)
열여덟부터 스물일곱. 거의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한 우주와 선미. 우주는 ‘그림자’가 사라졌다는 걸 깨달은 순간, 낯설지만 익숙하다는 느낌, 그리고 오래도록 기다려왔던 장면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보통이라는 것이 잔인한 말일 수 있다는 것’, 이 소설을 읽으며 아프게 깨닫게 되었다. 이별도 하나의 결실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별도 누구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같이 해내야 하는 것이라는 사실. 헤어짐은 늘 아프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제든 겪을 수밖에 없는, 그래서 충분히 앓더라도 잘 견디고 마무리해서 떠나보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티저북이 소설의 제2부 「관찰의 끝」을 담고 있다고 해서 소설의 다른 인물들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티저북 인물소개에 언급됐던 인물들이 깜짝 선물처럼 등장해서 더 흥미로웠다.
우주는 미술전시에 함께 참여하게 된 이들이 말하고 싶으면 말할 수 있게 기다리고, 말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 않도록 하며 타인을 존중하는 것과, 때로는 곁에 그냥 서 있어 주는 방식으로 연대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 ‘느슨하지만 다정한 관계’라는 설명이 딱 맞는다고 느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나로 봐주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쩌면 이 소설의 인물들은 ‘광장 한복판에서 옆돌기를 하더라도 놀라거나 박수를 치거나 눈썹을 찡그리지 않고, 나무나 물을볼 때처럼 옆돌기를 오직 옆돌기로 볼 수 (p.94)’ 있지 않을까. 화영, 우주, 보라, 정수 네 명의 인물들이 소설을 통해 보여 줄 ‘느슨하지만 다정한 관계’가 무엇일지 정말 기대된다. 🫧
(*출판사 티저북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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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潮社사 2018년 발행
중일전쟁에 대해 부분적 파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이 전쟁의 성격과 진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중일전쟁이 태평양 전쟁의 직접적 계기였다는 사실과 함께 당시 일본은 중국 대륙과 태평양에서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진행하다 미국에 패전했다는 사실도 알수 있었다. 미국이 일본의 중국 獨食을 막으려 했던 이유는 태평양에서 미국의 헤게몬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미국의 개입이 없었다면 지금의 중국사는 倭가 지배하는 역사의 한 국면 또는 시대구분이 되어야 했을 것이다.
중일전쟁의 교훈을 바탕으로 21세기 동아시아 정세를 가늠하고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지역 패권세력을 지속적으로 제어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확대시키려는 전략을 펼 것이 분명해 보인다. 중국과 일본 중 어느 누구도 압도적인 실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한국은 동아시아 諸國 중에서 최약체에 해당한다. 중일러라고 하는 강대국 사이에 우리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한국은 항상 미국이라는 레버리지를 충분히 활용해야만 한다.
이 전쟁은 일본 군부 특히 육군의 호전성, 중국 대륙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지배욕먕이 일본 내각의 신중론을 항상 압도하면서 전개되어 나갔다. 일본이 사무라이적 호전성, 상무정신을 조금만 자제했어도 역사의 수레바퀴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정했을지도 모른다.
장개석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정치는 전쟁보다 중요하고 선전선동은 정치보다 중요하다.” 선전선동은 중국공산당의 전유물인줄 알았는데 중국 역대 왕조의 오랜 통치 경험에서 나온 중국 엘리트들의 전형적 대중지배 기술이라는 사실도 이해하게 되었다. 장개석은 의도적으로 일본과의 전쟁의 무대를 상해로 정한다. 그 이유는 상해는 서구 열강들의 조계지 등이 집결해 있는 장소였기 때문에 이곳을 일본이 공격하게 함으로써 국제여론을 중국에 동정적 호의적으로 만들려고 했다. 상해와 남경을 포기하고 사천성의 중경으로 수도를 옮기는 지구전과 국제여론전에 집중하는 두 가지를 일본과의 전쟁 전략으로 선택한다.
이렇게 보면 장개석의 대일전쟁 전략과 마오쩌둥의 혁명 전략은 일란성 쌍둥이들의 그것처럼 일종의 평행이론이 성립한다. 장개석이 중경으로 들어가면서 선택했던 지구전과 마찬가지로 중국공산당의 연안으로의 長征은 너무나 유명한 사건이다.
아무튼, 이와 같이 장개석은 일본과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카이로 회담의 당사자가 되고 국제연합의 상임이사국 자리도 차지하게 된다. 아마도 이것이 장개석을 중국현대사에 그 위치를 부여하게 만든 업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국대륙은 일본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이 차지하게 된다. 이것은 미국의 전략적 판단 착오였을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을 용인한 것일까? 키신저 외교에 의한 70년대 초반 미중 데땅트는 이러한 사전적 포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한 것이 중일전쟁에서 패배로까지 연결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현재까지 중일전쟁을 말하면서 누구도 일본을 패전국가, 중국을 승전국가라 선뜻 말하지 못하는 전쟁의 성격이 여기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미래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활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현재 자국국민들을 자극해 엄청난 반일공세를 펼치고 있다. 정작 중국의 힘이 압도적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일본을 압살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한다면 저렇게 대중들을 동원하는 식의 프로파갠더전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의 반일은 역설적으로 약자의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비명일지도 모른다.
먼지 가득 쌓인 명언을 주제별로 모아놨다. 아포리즘의 가벼움과 허망함을 체험할 수 있다.
픽사 출신 레이아웃 아티스트의 카메라, 편집 등 영상 작업에 관한 메모. 뭔가 대단한 비기를 담고있다기 보다는 상식적인 수준의 영상 문법을 101가지 모아놨다.
중년 이후 예고된 노년의 삶에 대한 자기 개발서. 행복의 조건을 돈, 연결(관계), 건강의 요소로 구분하고 온갖 액션 플랜을 구성한다. 그나저나 노년에 월 10만엔을 버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역시 일본은 물가가 싸서 10만엔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건가 싶음.
오펜하이머의 빅 웨이브가 지나간 자리에서 읽다가 포기. 영화 보기 전에 책을 집었더라면 텐션이 올랐을 거 같은데 인물에 대한 흥미가 소진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