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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 | 천선란, 어떤 물질의 사랑

아작 (e-book, 231013~231014)


❝ 별점: ★★★★

❝ 한줄평: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외계인’일 수 있다는 것

❝ 키워드: 사막, 우주 | 인공자궁, 서약 | 사해(死海), 생명체 | 외계인, 사랑 | 공감, 재회 | 전쟁, 좀비 | 구멍, 욕망 | 기술, 감정

❝ 추천: 다양한 모양의 감정이 궁금한 사람


❝ 나 하나가 방향을 잡고 노를 젓는다고 해서 바뀔까? 내가 가는 방향은 옳은 방향일까? 이런 생각들을 언제나 하고 있지만, 결론은 하나다. 저어야 한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

/ 작가의 말


📝 (23/10/15) 표제작 「어떤 물질의 사랑」이 제일 좋았지만 좋았던 작품을 하나만 뽑기는 어려울 정도로 단편들의 여운이 짙었다. 특히나 소설집의 마지막 단편 「마지막 드라이브」가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모양의 감정들을 담고 있는 이 소설집은 우리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과 동시에 ‘우리 모두가 다 서로에게외계인’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공감과 이해, 연민과 연대, 그리고 더 나아가 사랑이라는 가치가 우리에게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작가의 말에서 나온 것처럼 나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나는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 내가 중요하다고 믿는 가치를 믿고 따라가면 된다.


———······———······———


「사막에서」

: 사막 저 너머 밤하늘을 넘어 우주 속으로


| 사랑과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만든 것은 인간이다. 이 땅을 외롭게 만든 것은 오롯이 인간의 짓이라는 걸 상기할 때마다나는 그저 이 행성을 떠나야만 그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


「너를 위해서」

: 너를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단 서약은


| 그는 둥그런 어항같이 생긴 인공자궁에 똬리를 튼, 쌀알처럼 아주 작은 자신의 ‘씨’를 바라봤다.


———······———


「레시」 ⛤

: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


| 때때로 말도 안 되는 직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테면 네가 죽지 않고 끊임없이 해수면 밑으로 떨어지고 있을 거라는 예감. 그러다 돌연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불가능의 확신. 우리의 이별이 지구에서만 일어난 일일 거라는, 스스로를 향한 같잖은 위안까지도.


———······———


「어떤 물질의 사랑」 ⛤

: 우주를 가로질러서라도 찾아올, 그런 사랑


| “(...) 이 지구에 같은 인간은 없어요. 모두가 다 서로에게 외계인인 걸, 모두가 같은 사람인 척하고 있을 뿐이라는 걸요.”


———······———


「그림자놀이」 ⛤

: 공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인가 비극인가


| 오직 그 존재에게 위로받고 공감받기 위해서.

  그거면 충분하다는 것을, 이 주인공은 먼 우주에 나와서야 깨닫는 것이다. 끊임없이 그 존재에게 돌아가는 상상을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부터, 상처뿐인 언어로부터 멀어진 우주에서 제 숨소리를 유일한 소음으로 삼으면서.


———······———


「두하나」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이 세상


| 물론 이 상황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다음에는 누군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세상이 다 그렇게 잔인하지 않다는 걸 누군가는 반드시 끈질기게 말해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다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


「검은색의 가면을 쓴 새」

: 희망과 두려움, 확신과 불확신, 구멍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 얼른 깨달으셨으면 좋겠어요. 기회가 아니에요. 돌파구인 줄 알았겠지만 결국 또 다른 터널에 지나지 않아요.


———······———


「마지막 드라이브」 ⛤

: 인간의 사랑, 그리고 로봇의 사랑


| “행복하면 인간은 어떻게 되나요?”

  한나는 오래도록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미래를 걱정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 적어도 그 순간에는 그래.”

  더미가 반짝이는 창밖의 도시를 바라보았다.

  “그게 뭔지 조금은 알 것 같네요.”


———······———······———

어떤 물질의 사랑
어떤 물질의 사랑
[모집] [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2023년 11월 12일(음력 그믐날) 열여섯 번째 그믐밤은 은평한옥마을 책방 수북강녕에서 열립니다.


이번 그믐밤은 하루키와 함께 해요. 그믐밤에서는 하루키의 최신간에 그치지 않고 그의 모든 작품을 아우르려 합니다.


오프라인 그믐밤에 앞서 먼저 열리는 온라인 그믐밤에서는 각자 하나씩 하루키 작품을 선택하고, 29일 동안 읽습니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도 좋고, 새롭게 읽어도 좋아요. 소설도 좋고 에세이도 좋습니다. 하나로 부족하시면 여러 권 읽으셔도 좋습니다. 각자의 진도에 따라 읽어나가며 문장 수집이든 감성 폭발이든, 무엇이든 자유롭게 맘껏 나누어 보면 좋겠습니다.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수북강녕 책방지기님이 게릴라 퀴즈도 많이 낼 예정이에요, 많이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믐밤을 통해 원래 하루키를 좋아하시던 분도, 이번 기회에 새로 만나시는 분도 모두 뜻깊은 시간 보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11월 12일에 열리는 오프라인 그믐밤에서는 하루키에 관한 저마다의 키워드를 가지고 자기 소개와 책 이야기를 나눌 텐데요. ‘내 청춘의 하루키’, ‘내 인생의 구원자’, ‘노벨상과 하루키’, ‘처음 만나는 하루키’ 등 저마다의 하루키를 소개해 주시면, 유쾌한 공감과 신선한 호기심으로 채워지는 모임이 될 거예요.


☾ 열여섯 번째 온라인 그믐밤


-모임 기간 : 10월 22일(일) ~ 11월 19일(일) (총 29일간)


[온라인 그믐밤 참여하기]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열여섯 번째 오프라인 그믐밤

*온라인 그믐밤에 참여하지 않으셔도 신청하실 수 있는 모임이에요!


-언제 : 11월 12일 (음력 그믐날) 일요일 저녁 7시 29분 (약 1시간 29분 진행 예상)

-인원 : 15명

-어디서 : 수북강녕 (서울 은평구 진관길 4 1층) https://naver.me/xjilI35I


-진행 방식

1) 하루키에 관한 자신만의 키워드를 준비해 주세요. 예시) ‘내 청춘의 하루키’, ‘나의 인생책 노르웨이의 숲’, ‘노벨상과 하루키’,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는 하루키’ 등

2) 키워드와 사연을 알려주시고 그의 책 중 가장 좋아하는 책 한 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해 주세요.


-참가 비용 : 10,000원

*16회 그믐밤 참가 비용 전액은 수북강녕에 전달됩니다. 참가비 1만원은 당일 책 구매하실 경우 적립금처럼 사용 가능해요. (예를들어 1만 5천원 도서 구매시 5천원에 책을 드려요. 환불은 어려우니 마음에 드시는 책을 골라 보세요~)


-신청 방법 : https://forms.gle/jCYQBut6QyHgnpVGA

그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관련해 공지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식공동체 그믐입니다.


그믐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 해킹으로 인해, 현재 접속할 수 없습니다.

그믐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그믐 임시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gmeum_29


계정이 복구될 때까지 그믐의 임시 인스타그램 계정과 다른 SNS 계정으로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그믐의 SNS 계정입니다.


*인스타그램(임시) https://www.instagram.com/gmeum_29/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meum

*트위터 https://twitter.com/gmeum29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믐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 다시 복구되면, 빠르게 소식 전하겠습니다.

그믐에 대한 문의사항은 contact@gmeum.com 로 메일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지식공동체 그믐 드림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밤이 깊어간다. 나는 외로움을 느낀다. 하루종일 사람 없는 바닷가에서 내가 내는 소리를 종일 듣고 사는데 제기랄, 어찌 안 그러겠는가. 이곳은 듣는 것으로 하루가 간다. 새벽에 일찍 깨어 바람 소릴 듣는다. 파도치는 소리도 들린다. 해가 뜨면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날이 좋으면 관광객들 지나가는 소리 또한 들린다. 그것 말고는 내가 내는 소리들뿐이다. 포장을 벗기면 똑같은 모양과 표정을 하고 있는 스무 개비의 담배처럼 하루하루가 그렇다.   이렇게 가만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는 것일까. 혼자 묻는다. 그리고 답한다. 글쎄, 이게 아니면 뭐겠어. 휼륭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안 하는 게 가장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냥 단순한 삶을 노련하게 사는 것만 있을 뿐이다.   최소한 이게 평화다. 전쟁이 나면 우리는 지난 시절의 무료한 일상을 평화였다고 말한다. 동화나 영화에서 "평화로운 마을이 있었습니다"라고 했을 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심심한 곳이라는 소리이다. 아주 평화로운 마을은 아주 따분한 곳이라는 소리도 된다. 그러니까 전쟁의 반대말은 일상이다. 우리가 행복과 쾌감을 느끼는 게 이 일상 속에서이다. 물론 당시는 모른다. 그게 깨진 다음에야 그 의미를 획득하는 것. 낚시도 비슷하다. 물고기를 낚아올리는 순간이 짜릿하다고는 하지만 말 그대로 순간이다. 조금 지난 다음 그때를 떠올려보며 그랬었지, 하게 된다. 이거, 어떤 면에서는 불행이다. 또 한잔 마신다. 오늘 잘 들어간다. ㅡ page 65   선수에 서다.   이곳에 오면 엔진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바람과 파도가 부드럽게 갈라지는 소리만 난다. 나는 물방울 행성의 얇은 껍질을 미끄러지고 있는 중이다. 내가 원하는 자유는 이 정도이다. 하늘을 날기 원하는 것도 아니고 돌고래처럼 수심을 제집으로 삼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바다와 허공의 경계인 얇은 막, 수면이면 거처로 충분하다.   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람 몸으로 최대한 높이 뛰어봐도 1.5m. 죽어서는 딱 그만큼의 구덩이를 판다. 두더지처럼 굴을 파고 살자는 것이 아니다. 땅과 허공의 접점인 지면, 거기가 삶의 터전이다.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에서 시베리아까지 걸어간다 하더라도 지표면 외에는 밟을 게 없다.   이렇게 이질적인 세상이 만나고 있는 접점에서 우리는 산다. 2차원적이다. 3차원을 인식하는 2차원적 생물. 그게 나다. 자유는 금기와 질서의 형태가 만들어진 상태에서 행하는 것. 더 이상의 자유는 불편이고 죽음이다. 물고기는 공기에서 익사하고 새는 물속에서 질식사하게 된다.   그러면서 두 세계의 경계는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고매한 신부님과 오찬을 나누고 나오는 길에 부랑자와 같이 쪼그려 앉아서 빠는 꽁초의 고소함. 콘크리트 타설 작업 뒤에 만나는 주모의 손. 오아시스가 보이는 모래언덕. 비 그친 뒤의 햇살. 단식과 식사. 감금과 탈출. 만남과 이별. 흑과 백. 농과 담. 그렇게 두 세계 사이에서의 진자 운동.   오늘 새벽 느닷없이 발기한 물건도 내 두 다리 사이에 있다. ㅡ page 105   오후에 휴게소에서 만난 선원은 술을 좋아할 것 같았다. 나는 말했다.   웬걸요. 저도 엔간히 마시고 살았습죠. 버릇처럼 손이 가고 거부당하지도 않고 새삼 덧붙일 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아직 붙어 산다는 점에서 저와 술은 그쪽분과 부인 같은 관계일 겁니다.   술, 하면 우선 비틀거리며 귀가하는 집안 어른에 대한 추억부터 떠올리쟎습니까? 그런 경우 손에 무언가 맛있는 게 들려 있곤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 집은 알코올과 친해보지 못한 이들이 대를 이어 왔길래 그런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었기에 제가 마시기 시작했죠. 저라도 마셔야 했죠. 술 마시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그게 집구석이겠어요? 감옥 아니면 수도원이지. 십대 후반부터 시작했으니 삼십 년 넘게 꾸준히 장복해 온 셈입니다. 그 부분만큼은 성실했죠. 좀 일찍 까진 편이었지만 지금에서야 따질 성질의 것은 아니죠. 술 담배 전혀 안 하고 착실하게 공부만 하던 친구 중에는 벌써 죽어 버린 애도 있으니까요.   일년 365일 중에서 안 마신 날 꼽아보면 손가락이 남아 돌 정도니 제가 들었던 잔의 횟수만 가지고도 고차원 수학방정식 몇 개 만들어낼 만할 겁니다. 이 정도면 환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주 회사에서 감사패 정도는 받을 만하지 않겠어요?   그러니 술과 관련된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철도 레일 따라 걸으며 깡소주 마시던 시절도 있었고 동네 거지 형님하고 비 맞으면서 밤새 나눴던 비닐 소주잔 풍경도 있었고 심지어 아예 포장마차를 하면서 술을 팔기도 했으니까요. 그 많은 사건과 장면들을 어떻게 다 말하겠어요.   어느 정도 가깝게 지냈는지는 소주가 없어져보니까 알겠습디다.  처음 외국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짐 부려놓고 부리나케 중국집으로 달려가 아줌마 짬뽕, 소주부터 먼저, 외치게 되더군요. 눈보다 무서운 게 입입디다. 허기도 그런 허기가 없지요.   근해이긴 했지만 어선을 타고 먼바다로 나간 게 20대 중반이었습니다. 혹시 어선도 타셨나요? 아, 바로 상선으로 오셨군요. 잘하셨습니다. 공연히 고생할 필요 없지요.   어선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더 험한 곳입니다. 배멀미, 좁아터진 선실, 깨끗한거라고는 단 한 톨도 없는 주변 환경, 끝없는 일, 거친 선원들, 자 어떻게 버틸까요.   먼저, 당연히 멀미합니다. 경험해보셨겠지만 몸에 병이 하나도 없는데 죽고 싶어질 때가 바로 멀미할 때입니다. 특히 풍랑속의 낡은 어선이라면 더 심각하죠. 약은 하납니다. 소주를 마시죠. 잔이나 종지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이런 바가지에 댓병 하나 가득 따르고 원샷을 억지로 시킵니다. 일은 해야 하니까 죽자 사자 마십니다. 좋아지거나 아주 나빠지거나 둘 중 하나죠.   일하다가 배고픕니다. 소주 마십니다. 외롭습니다. 소주 마십니다. 힘듭니다. 소주 마십니다. 일이 남았는데 잠 쏟아집니다. 소주 마십니다. 다칩니다. 소주로 씯어내고 소주 마십니다. 선장이 지랄 합니다. 소주 마십니다. 선장 저도 마십니다. 동료와 시비 붙습니다. 소주 마시면서 화해 합니다. 그러다 다시 싸우고 또 소주 마십니다. 여자 생각 간절합니다. 소주 마십니다. 고기가 잘 잡힙니다. 소주 마십니다. 고기가 안 잡힙니다. 소주 마십니다. 항구로 돌아옵니다. 소주 마십니다.   그곳에서는 술이 가진 기본 영역, 그러니까 관계형성과 에로티시즘을 넘어선 물리적인 치료약으로 쓰입니다. 물론 좀 극단적인 경우입니다만, 우리 일상에서도 술이 가진 파급효과는 팔백 쪽짜리 법전 보다도 크고 쎄죠.   살다보면 생기는 이런저런 문제를 가장 빨리 해결해 내는 것이 술 아니겠어요? 술 말고 무엇이 낯선 것을 곧바로 익숙하게 하고, 우울한 마음을 풀어주고, 아픈 것을 잊게 해주며 미운 것을 용서하게 해줄 수 있을까요. 무엇이 그 변화무쌍한 능력을 대신할 수 있겠어요.   그렇지만 그 반대에도 고스란히 존재합니다. 마시다 보면 익숙한 것이 낯설어지고, 용서한 사람을 다시 미워하게 되고, 괜챦았던 마음이 슬퍼지고, 나았던 몸이 다시 아프게 되기도 하죠. 물리학 이론 중에 '열역학 2법칙'이라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질서와 무질서는 같은 비율로 공존한다는 이론이쟎아요? 제 생각에는 술 마시다가 만들어낸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악마가 바쁠 때 술을 대신 보낸다고 합디다만 악마가 그렇게 떠벌리는 것을 직접 보았다는 증인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느닷없는 변화를 '소주 한 병의 무서움'이라고 부릅니다. 그럴 수밖에요. 때려 죽이고 싶은 놈하고 엉뚱하게도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게 되는가 하면 즐거웠던 분위기가 갑자기 살벌해지는 이 변신의 동기는 늘 소주 한 병입니다. 참 알쏭달쏭해요.   비슐라르라고 평생 끙끙대다가 늙어버린 철학자가 있었는데, 이 양반이 이른바 4대 원소라는 물 불 흙 공기에 대한 이미지 연구 중에 술 때문에 아주 곤욕을 치뤘답니다. 모양은 물이면서 성질은 불이라서요. 뭐,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약, 그런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 양반, 그런 고민도 한잔 마시며 했으면 쉬웠을지도 모르죠. 고민이 안 풀리면 마시는 게 또 술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술에 취했을 때 아름다운 사람을 최고로 칩니다. 흥취가 솟아났는데도 부드럽고 조심스럽다면 그 사람은 진짜입니다. 그런 사람은 꼭 붙들고 평생 친구로 지내야 합니다. 그런 친구 있나요? 저는 몇 명 있습니다.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그러니 어찌 함께 안 마실 수 있겠어요. 아름다운데.   내 이야기를 들은 그가 소주 세 병을 가져다주었다. ㅡ page 106~110   그런 바다가 나보다 먼저 있었다. 바다가 태어나고 수십억 년 뒤에 내가 태어났다. 파도도 나보다 먼저 있었다. 쉬지 않고 파도는 밀려 온다. 언젠가 나는 파도의 수를 세어보다가 그만 둔 적이 있다. 그것은 눈 깜박임이나 호흡의 수를 세는것 만큼이나 의미 없는 짓이었다. 바다와 나의 차이 만큼이나.   사람들이 묻는다. 그런 바다에서 계속 살 생각이 드느냐. 나는 되묻는다. 조부모나 부모가 입원했다가 죽어버린 그 병원으로 당신은 또 찾아가지 않는가. 사람이란 오랫동안 부모가 죽었던 집에서 자신의 죽음을 숙명적으로 기다리머 살아온 존재들 아니었던가.   또한 바다는 움직임을 멈추면 권태의 덩어리가 되는 존재이다. 여행 온 사람들은 바다가 보이는 창문에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하지만, 그런 방을 구하지 못한 가장은 무능력하다고 낙인찍히곤 하지만, 삼십 분만 지나면 아무도 창밖을 보지 않는다. 커튼 닫고 텔레비전이나 휴대폰을 바라본다. 저 변화 없는 수평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을 견디고 더 오래 바라보면 보통의 따분함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주 맑은 권태라서 저절로 바닷가에 눕게 된다. 누워서 옆으로 보는 바다. 바다와 같은 자세를 하다보면 마침내 내가 이것이 되어도 좋고 저것이 되어도 상관없는 지경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극한의 정적이 되면 움직이는 것은 시간 뿐이다. 그때 들리는 어떤 소리. 바다의 호흡일 수도 있고 시간 자체가 흘러가는 소리일 수도 있고 내 몸의 세포가 미세하게 늙어가고 있는 소리일 수도 있다. 뭐라고 해도 상관없다.   밤 깊어 달 떠오른다. 달빛이 수평선에 어른거린다.   숱한 배가 지나갔지만 저곳엔 아무 흔적이 없다. 바다는 흔적을 지우기 때문에 대상을 매 순간 독립체, 독자이자 고아로 만들어 버린다. 누구나 고스란히 한 존재가 된다. 달 하나에 나 하나. 그리고 수면의 달빛. 아름답다. 이 행성에서 인간이 독하게 살아 남은 이유는 이를테면 이런 풍경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간이면 갈매기와 살모사는 눈감고 자고 있다. 수달은 먹이 쫓느라 정신없을 것이다. 개와 고양이도 큰 차이 없다. 사람만 이 처연한 풍경을 사랑하는 것이다. 슬픔과 아름다움. 그건 삶을 인식하니 죽음도 인식할 수밖에 없는 능력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종교와 철학과 문학이 생겼다. 음악과 미술도. 그리고 짐작.   200년 전, 한 사람이 이 자리에서 지금의 나처럼 막연히 바다를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70년 전 어떤 사람도 이곳에서 이렇게 밤마다 달빛을 보았을 것이다. 지금은 내가 이러고 있다. 그들의 고민이나 한숨은 어디에도 흔적이 없다. 그러고 보면 바다와 시간은 닮아 있다. 사십년 뒤에 이 자리에서 이러고 있게 될 사람은 이제 막 가갸거겨를 배우기 시작했거나 아니면 아직도 우주를 유영하며 이 물방울 별로 흘러오고 있을 것이다.   나는 언젠가, 우주의 무한한 시간을 견디기 위해 릴레이 선수 처럼 대를 잇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자식을 낳는다고 말한 적 있다. 당장, 별의 수명과 인간의 그것이 워낙 차이가 나기 때문. 바다를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한 사람 생애로는 터무니 없이 짧아 순서대로 이렇게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나는 그중 한 명일뿐이라서 새로운 사람이 찾아오기 전에 이미 이 행성에서 사라져 있을 것이다. 죽음 뒤의 모습에 대하여 내 예감은 몇 번 바뀌었다. 아이들 장래희망처럼 말이다. 지금 이렇게 무언가를 생각하고 느끼는 스스로가 종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상상이 되지 않아 혼령으로나마 남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렇다면 그동안 지구에서 살다가 죽은 현생인류가 모두 990억 명이라는데 그들 혼은 모두 어디 가 있는 거지? 따져보다가 그런 것은 없겠군, 그냥 소멸하는 거겠군, 생각하기도 햇다.   이 행성에 스며들었을 때 나는 보이지도 않는 한 점이었다. 지금은 75킬로그램이다. 죽으면 이 몸무게는 사라지게 된다. 아마 나는 아주 작은 세포로 나뉘어서 흩어질 것이다. 우주에 떠 있는 별의 숫자만큼 쪼개져서 나무나 풀, 새와 물고기, 흙덩이나 다른 사람의 작은 부분이 될 것이다. 아주 먼 훗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재조립되기 전까지 그럴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들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달이 높아지자 수평선에서 이곳까지 수많은 잔파도가 달빛에 드러난다. 보기에 좋다. 나의 바다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배가 한 척 생긴다면 당신은 어떤 행로를 하겠는가. ㅡ page 344~347
밤이
밤이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

윌라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저자 직강 느낌으로 저자인 한석준 아나운서가 직접 낭독한다. 스피치를 소재로하는 자기 개발서.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
23-041 | 연여름, 리시안셔스

황금가지 (231001~231011)


❝ 별점: ★★★★☆

❝ 한줄평: ‘꿈같은 빛깔’의 아름다운 이야기 아홉 편

❝ 키워드: 인간성, 반려 | 상실, 극복 | 세탁, 얼룩 | 효율, 즐거움 | 초능력, 히어로 | 좀비, 사회 복귀 | 평행 세계, 차별 | 의식 불명, 이끼 | 고해성사, 기억

❝ 추천: ‘연여름 작가가 마음에 남기는 발자국’이 궁금한 사람


❝ 꿈같은 빛깔의 칵테일 한 잔이었다고 생각해 주세요. ❞

/ 「오프 더 레코드」 (p.384)


📝 (23/10/12) ‘마음에 발자국을 남기는 작가, 연여름이 던지는 인간에 관한 아홉 개의 질문들’이라는 책 표지의 소개처럼, 아홉 편의 단편은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며 고민해 볼 여러 질문들을 마음 한 구석에 가득 남긴다.


  때론 마음이 뭉클해질 정도로 아련하고 슬프지만, 때론 유쾌하고 발랄하다. 때론 꿈 같이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지만, 때론 우리의 현실을 닮아 있다. ‘꿈같은 빛깔의 칵테일’을 마신 듯한 몽환적이고도 환상적인 이야기들의 세계. 연여름 작가님이 그려낼 다른 세계들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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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안셔스」 ⛤

: 사랑의 기억만 안고 떠나갈 푸른 길


|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운이 좋다면 조금 더 오래 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규희는 없을 것이다. 나에게 꽃의 이름을 알려 주던 규희는. 나에게 새로운 두려움을 알게 한 규희는. 가끔은 밉거나 나를 슬프게 해도 그것들을 기꺼이 덮을 만한 애정을 갖게 한 규희는. 이런 상처마저도 감수하게 하는 규희는. (p.6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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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소테」 ⛤

: 망각할 수는 있어도 도려낼 수는 없는 소중한 기억


| 옵션은 상처 난 부분을 지울 뿐, 새로운 행복을 가져와 주는 도구는 아니다. 그건 미하도 이미 알고 있었다.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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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 마음의 얼룩도 흔적 없이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다면


| 의료진은 환자의 고통을, 휴인은 빨래의 오염을, 관리자는 휴인에게 불필요한 데이터를 제거한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탁조처럼, 병원은 얼룩을 지우는 반복 속에 있다.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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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오류는 아주 심각한 것 같아요」 ⛤

: 더없이 인간적이어서 슬픈 미레이의 마지막 말


| “즐거움은 효율로 계산할 수 없다고요. 이걸 만들면서 즐거웠잖아요. 미레이 씨도."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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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빙 라이트」

: 세상은 못 구해도 일상은 구할 수 있는 히어로


| 오늘밤 까지의 공포나 불안 같은 건 이 스파클라로 태워 보내기로 했다. 친애하는 트친님이자 존잘님과 함께. 짧고도 길었던 대정전을 끝내며.

  불붙일 라이터는 따로 필요 없을 것이다.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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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보호 구역」

: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도 또다시 어떻게든 돌아가는 세상


| "먹고 먹히는 세상이란 말, 좀비 사태 아닐 때도 있었잖아요.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많이 변한 건 아닐 거예요. 어쩌면.”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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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 패스파인더」 ⛤

: 더 나아질 세상을 위해 멈추지 말아야 할 노력


| "그런데도 도와준대?”

  "응."

  “왜?”

  “결국 우린 다 다른 곳에서 왔으니까?"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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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

: 기다리겠다던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의 일


| 기다리는 건 네가 아닌, 내가 되었다.

  네게 남은 나의 기억이 얼마나 될지, 답을 알 수 없는 나만 여기에 덩그러니 남았다.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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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더 레코드」 ⛤

: ‘꿈같은 빛깔의 칵테일 한 잔’과 함께 한 아련한 고해성사


| 맞아요. 아무리 두들겨도 결코 납작해지지 않는, 무뎌질 줄 모르는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죠.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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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안셔스
리시안셔스
23-040 | 구병모, 파쇄

위즈덤하우스 (e-book, 231010)


❝ 별점: ★★★★

❝ 한줄평: 돌이킬 수 없고, 돌아갈 수 없는

❝ 키워드: #훈련 #생각 #행동 #칼 #피 #킬러 

❝ 추천: 『파과』를 재미있게 읽었거나 읽고 싶었던 사람


❝ 일단 마음먹고 칼을 집었으면 뜸 들이지 마. ❞


🎯 첫 문장: 강선을 통과한 탄환이 일으키는 회전의 감각이 팔꿈치를 타고 나선형으로 흐른다. (p.5)


📝 (23/10/10) 장편소설 『파과』의 외전으로, 조각(爪角)이 어떻게 킬러가 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는 단편이다. 아직 『파과』를 읽지 않았는데 『파쇄』 -> 『파과』 순으로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이 작품을 먼저 읽게 되었다.


  ‘심장 한가운데 도달해보기는커녕 아직 피 한 방울 묻혀본 적도, 무언가를 썰거나 끊어본 적도 없는 깨끗한 칼날’(p.13) 같았던 어린 ‘조각’이 그를 가르치는 스승이 ‘지시하거나 재촉하는 대로 변해가며 그가 바로잡아야 하는 몸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그의 몸 자체가 되어’(p.33) 마지막에는 결국 ‘과녁 아닌 생명을 쏘며 약탈과 섬멸의 언어로밖에 표현할 길 없는 삶을 시작’(p.42)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은 『파과』의 60대 킬러 ‘조각’의 삶을 너무나도 궁금하게 만든다. 돌이킬 수 없는 한 번의 총성, 그리고 돌아갈 수 없는 이전의 삶. 『파쇄』와 『파과』 사이 ‘조각’의 삶에는 무수한 파괴가 있었을까? 그 사이 시간의 이야기도 문득 궁금해졌다.


  구병모 작가님의 다른 소설들처럼 이 소설의 문장들 역시 매우 감각적이고 유려하단 생각을 했다. 생생히 만져질 것 같은 문장들. 그건 내가 계속 구병모 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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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둘 다 아니다. 늘 생각하되, 생각에서 행동까지 시간이 걸리면 안 돼.

  생각은 매 순간 해야 하지만, 생각에 빠지면 죽어. (p.6)


| 앞으로의 일을 하기 위해 그녀가 되어야 하는 몸, 이룩해야 하는 몸을 부단히 주입시키며 존재 자체를 전지(剪枝)하여죽음의 과수원을 가꿀 것이다. (p.16)


| 손에 쥔 금속이 땀으로 미끈거린다. 그리고 어쩌면 기회는 한 번이다. (...)

  그녀는 두 개의 손 안에 한 세상을 움켜쥐고 부숴버린다. 세상은 불과 한 번의 총성으로 인해, 짓무른 과일처럼 간단히 부서진다. 그 파열음이 벼락처럼 귓전을 갈기지만 그녀는 소리에 무너지지 않는다. 눈앞이 맵다. 이걸로 그 무엇도 돌이킬 수 없고 어디로도 돌아갈 수 없다. (...) 손안에 쥔—애당초 쥔 게 있었던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과일과 같은 세상은 씨앗조차 남지 않고, 과육은 진작 분해가 끝난 시신과 같이 흔적도 없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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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쇄
파쇄
어셔가의 몰락

올해 저는 모 온라인 북클럽에, 동네 서점으로 참여를 했었습니다.

당시 진행했던 책은 [공포를 보여주마]였어요.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포의 임종 당시 그가 불렀다던 미지의 인물인 “레이놀즈”.

그 이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끝내 밝혀내지 못했어요.

작가는 여기에서 착안하여 포와 그의 가족, 지인들 그리고 레이놀즈를 등장 시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무섭거나 호러블 하지는 않아요.


북클럽에서 포와 관련된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그 때에는 왓챠에 “어셔가의 몰락”.

이 한 편 뿐이라 날짜와 시간을 정해 왓챠 파티로 함께 봤어요.

(그 외 OTT는 파티로 보는게 안 되거나 아니면 포 관련 드라마, 영화가 없었어요)

1920년대 후반 아방가르드 예술 영화로 칭송 받던 영화로, 영상미는 몹시 훌륭했으나 사실 좀 어려운 영화이기는 했어요. (웃음)(프랑스 예술 영화니 뭐…네…)

흑백 필름으로 촬영 되어 대사도 몇 줄 없었지만 꽤나 고딕 호러적이며 으스스했었죠.


이 이야기를 왜하냐면요.

오늘 (10월 12일) 넷플릭스에 [어셔가의 몰락]이 8부작으로 공개 되었기 때문입니다!!

트레버 메이시가 제작했구요 (힐 하우스의 유령 제작한 분)

각 화 제목은 :


1.음울한 한밤중.

2.붉은 죽음의 가면

3.모르그가의 살인 사건

4.검은 고양이

5.고자질하는 심장

6.황금벌레

7.함정과 진자

8.갈까마귀


입니다.


애드거 앨런 포의 현대적 재해석.

엄청 흥미진진하지 않나요.

아직 “힐 하우스의 유령”을 넷플릭스에서 보지 않으셨다면 한 번쯤 보시기를 권합니다.


이렇게 호러의 붐은 차근차근 오는가 봐요.


어셔가의 몰락
어셔가의 몰락
744. 사흘 그리고 한 인생 (피에르 르메트르)

카미유 베르호벤 형사반장 시리즈나 ‘프랑스 현대사 역사 스릴러 연작’과는 별개의 길지 않은 소품. 리안 모리아티의 『허즈번드 시크릿』과 살짝 비슷한 분위기의 드라마다. 사람을 다치게 할까봐 운전도 꺼리는 나에게는 정말 무서운 이야기였다.

사흘 그리고 한 인생
사흘 그리고 한 인생
743. 화재의 색 (피에르 르메트르)

『오르부아르』의 속편이지만 전편을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 『오르부아르』에서 10년이 지난 1920년대 말을 배경으로 한다. 르메트르는 이런 식으로 프랑스 현대사를 10년 단위로 쪼개 그에 해당하는 장편소설을 한 편씩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엄청난 야심이 부럽다. 소설은 전편만큼 흥미진진한데 그래도 복수는 조력자 없이 홀로 해내야 제 맛이지 않나 싶다.

화재의 색
화재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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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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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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