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은 읽은 지가 채 일 년도 되지 않는데 전편의 엔딩이 기억이 안난다. 설정의 매혹은 1편을 읽는 동안 충분히 질린 감이 있었고 1/5쯤 읽다가 포기.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리그를 스타워즈 버전으로 옮겨놓으면 레벨 문이 된다.
비트코인이 고점을 향할 때마다 주기적으로 출간되는 책들 가운데 하나.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역사에 관한 내용을 절반쯤 복붙하고 현시점의 암호화폐 이슈들을 더하면 책이 한권 완성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승인이 예정된 시점에서 아무래도 고점인 듯 싶으니 팔아야할 듯.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급조한 책. 정치인들의 총선 출마를 앞두고 급조한 자서전같은 느낌이랄까. 이정후 화보집에 오효주의 팬심이 더해졌다.
문학동네시인선 190 (240107~240109)
❝ 별점: ★★★★☆
❝ 한줄평: 작은 나, 작은 신, 그리고 작은 희망
❝ 키워드: 천사 | 신 | 몬스터 | 고양이 | 죽음 | 유령 | 밤 | 사랑 | 희망 | 외로움
❝ 추천: ‘생의 동력이 되기도 하는 고통’에 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
❝ 도무지 근원을 알 수 없는 나의 태풍이
도망칠 수 없을 만큼 가까이 와 있다 ❞
/ 「조용한 여름」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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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괴롭히는 건 칠할 벽이 아니라 칠한 벽’(「결국 수정액도 페인트 아니겠어?」, p.25)이고, ‘생각하지 않아도, 선택하지 않아도 되고, 모래가 아니어도 되는 모래를 부러워하고’(「모래의 형식」, p.41), ‘여기는 춥고 저기는 덥지 말고 온전히 춥고만 싶다’(「이상한 사람의 이상한 밤」, p.55)는 화자. ‘희망이란 하늘에 떠가는 비행기 같은 것이라 나를 구할 모든 것을 갖췄지만 나를 보지 못한다’(「숲속엔 저녁이 없어요」, p.66)며 희망을 품지 않고, ‘외로움이 외로움인지 몰라 외로움을 너무 오래 방치’(「빌라라는 세계」, p.86)해두기도 하며, 어떤 날은 ‘내가 카프카의 소설에 나오는 그 유명한 벌레 같아서 밥을 먹지 못하기’(「파란 빈백이 있는 집」, p.106)도 하는 화자.
✦ 그럼에도 ‘죽고 싶지 않지만 죽음에 대한 농담은 통쾌하니까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기’(「수국이 창문을 들이받으므로」, p.22)도 하고, ‘죽고 싶은 날이 많아 살고 싶은 날도 많은’(「모래의 형식」, p.40) 화자. ‘오늘의 나를 데려가 달려가고 날아가고 달아나자’(「버드나무 그림자가 떨리는 손으로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p.44)고 말하기도 하며, ‘살아있는 것들은 밤에 자란다니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이상한 사람의 이상한 말」, p.54)고 소망하기도 하고, ‘외로움의 힘말고도 모르는 사람들의 힘으로도 사는’(「빌라라는 세계」, p.87) 화자. 이런 화자가 나는 좋았다. 원래 사람은 하나의 마음만 품지 않으니까. 죽고 싶다가도 살고 싶고, 외롭지만 또 그 외로움의 힘으로 살아가기도 하며, 나를 미워하다가도 사랑하곤 하니까.
✦ 해설에서 임지훈 문학평론가는 ‘고통, 그것은 나를 괴롭게 만들지만 결코 죽이지는 못하는 생의 동력’(p.126)이라고 다르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묻고 있다. ‘무서운 곳에서도 나는 낙천적일 것’이고, ‘오늘의 나는 무엇이든 다 이룰 것 같고, 누구에게든 이해받을 것 같고, 언제까지나 들뜰 것 같다’(「버드나무 그림자가 떨리는 손으로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p.44)는 화자. 그런 화자라면 ‘도무지 근원을 알 수 없는 태풍이 도망칠 수 없을 만큼 가까이 와 있어도’(「조용한 여름」, p.51) 우울과 불안, 외로움과 괴로움, 공포와 고통과 혐오로 몸집을 키운 태풍에 잠식되지 않고 버텨낸 후 다시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 24/01/10]
(*문학동네 우필사 특별반 이벤트 당첨자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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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매일 아침
절벽 아래 떨어진
참혹한 인간을 발견한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무것도 아닌 인간
제로의 인간
내 얼굴을 한 물거품의 인간
기다림은 그의 전문이 아니지만
그가 할 일은 그것뿐이다
2023년 3월
김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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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눈이 보이지 않아서
나는 아름다울 수 있었다
아름다울 수 있어서
착할 수도 있었다
/ 「몬스터 일기 1」 (p.32)
❝
무서운 곳에서도 나는 낙천적일 거예요
오늘의 나는 무엇이든 다 이룰 것 같고
누구에게든 이해받을 것 같고
언제까지나 들뜰 것 같아요
/ 「버드나무 그림자가 떨리는 손으로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p.44)
❝
나는 두 가지 때문에 놀란다
다시는 누구도 사랑하지 못할 것 같던 메마른 내게
이토록 진하고 무한한 사랑이 있다는 것과
결코 시간은 약이 아니라는 것
/ 「작은 동물의 방문」 (p.60)
❝
세상 어딘가에 머리통만한 장미꽃이 있다고 해도
죽기 전에는 이 꽃이 생각날 거야
/ 「찔레꽃」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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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 화장실은 몰라도 해당화는 있어야지
✎ 「들판의 트레일러」
✎ 「파랑의 감각」 ⛤
✎ 「수국이 창문을 들이받으므로」
✎ 「결국 수정액도 페인트 아니겠어?」 ⛤
✎ 「몬스터 일기 1」 ⛤
2부 | 모래 옆에 모래 모래 옆에 모래
✎ 「모래의 형식」 ⛤
✎ 「버드나무 그림자가 떨리는 손으로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
✎ 「조용한 여름」
✎ 「이상한 사람의 이상한 밤」 ⛤
✎ 「아스팔트 위의 지렁이」
3부 | 사랑 고백이 그렇게 시시한 거였나
✎ 「작은 동물의 방문」
✎ 「틈새 일기」 ⛤
✎ 「숲속엔 저녁이 없어요」
✎ 「카카의 기차역」
✎ 「빌라라는 세계」 ⛤
4부 | 슬픔은 걱정보다 잔잔해서
✎ 「나는 여기 없어」
✎ 「금요일 밤의 정체」
✎ 「다리 밑의 눈」
✎ 「파란 빈백이 있는 집」 ⛤
✎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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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청기간 : 선착순 마감 (~1/13)
2. 참여료: 15만원 -> 10만원(보증금 3만원 포함, 미션완수시 전액환급)
3. 신청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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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아래 링크나 댓글로 해주세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작가님 말씀;)
다음 작품을 벌써부터 기다려봅니다 ㅎㅎ
이 책부터 읽어야죠~ 참^^;;
스위밍꿀 (231229~240106)
❝ 별점: ★★★★★
❝ 한줄평: 마음의 흐름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
❝ 키워드: 사랑, 슬픔 | 마음, 감정 | 이해, 감각 | 욕망, 궁금증 | 호기심, 움직임
❝ 추천: ‘마음들의 이동 경로’가 궁금한 사람
❝ 나는 언제나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관찰자를 원했다. 누군가가 너 지금 그렇구나, 하고 아주 정확하게 말해주길 바랐다. 소설을 쓰며,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 작가의 말 (p.22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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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으로 시작해 두려움과 불안, 슬픔이 찾아오지만, 결국 사랑의 마음으로 끝맺음한 완벽한 연작 소설. 보통 이런 소설집, 특히 연작 소설은 모든 단편이 고루 좋다고 느끼기 쉽지 않은데, 주희, 솔아, 지원, 현우, 그리고 피망이까지 모든 단편이 참 좋았다. 그래도 특히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읽은 첫 번째와 마지막 단편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들의 마음을 따라 나도 흘러 흘러 나의 마음을 바라보게 되었다.
✦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해야’ 하므로, 마음들의 관찰자가 되어 마음들의 흐름과 이동 경로를 가만히 바라보는 소설을 쓴 사람. 앞으로 김화진이 그려 나갈 마음들이 기대된다. [📝 2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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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신」 ⛤
: 사랑과 슬픔은 한 몸인 걸까
| 소음 속에서 사락사락 사랑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슬픔 곁에는 왜 항상 사랑이 맴돌까. 우리는 왜 비슷하게 슬퍼야만 감춰둔 사랑을 꺼내게 될까. 나는 이 이야기를 어째서 현우나 솔아 언니에게는 하지 못하고 지원 언니에게는 하게 된걸까. 슬픔은 슬픔을 어떻게 알아보는 걸까.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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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친구에게」
: 마음대로 왔다가 마음대로 가버리는 마음에 슬픈 사람
| 그러나 그것도, 그 마음이라는 것도 내가 움직여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마음은 언제나 혼자서 생겨서 혼자서 죽어버리고. 나는 그 감정이 나를 채우도록 내버려두고 흔드는 대로 흔들릴 뿐이다. 이겨본 적이 없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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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
: 나 여기 있어, 하고 말할 수 있는 마음
| 그 감각을 알았다. 나는 가고, 너는 여기 남겠구나. 누가 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가고 내가 남겨진 것이기도 하겠지. 그러나 그런 건 의미가 없고 그저 우리가 함께가 아닌 순간에 대한 예감만이 또렷했다. 나는 언제나 그 감각을 알았다. 그런 감각이 스미는 순간을 알았다. (p.11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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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 애인」
: 누군가의 구슬이 되고 싶은 마음이란
| 나는 주희의 구슬이 되고 싶었다. 나는 되고 싶은 게 별로 없었다. 아주 오랜만에, 거의 최초로 정확한 욕망이 들었다. 어느 면으로 보자면 주희도 나의 구슬이 된 셈이다. 구슬을 갖는 일은 뿌듯하면서도 조바심이 나는 일이다. 언제라도 잃게 될까 전전긍긍하게 되니까.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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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이동 경로」 ⛤
: 솔아 곁에 언제나 머무르고 있던 공룡의 이동 경로는
| 솔아의 팔은 너그러웠고 그곳에서 고독하고 묵묵하게 살 수 있었으나, 결론적으로 나는 그곳을 떠나왔다. 그건 아주 힘들었지만. 나는 괜한 것이 궁금했고 그걸 참지 못했고 결국 솔아의 눈꺼풀 뒤로 올라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솔아의 시선이 궁금했다. 나는 너무 작았고 작은 채로 솔아의 팔목 안쪽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주로 목소리들을 들었다. 솔아를 둘러싼 목소리들. 솔아는 가끔 어떤 목소리나 어떤 순간을 마주하면 슬퍼지는 것 같았다.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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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금융, 미디어 등 모든 분야에서 지배 세력이었던 집단들의 영향력이 줄고 있는데, 저자는 그런 ‘권력 쇠퇴’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보진 않는다. 정치의 파편화와 그로 인한 무기력증, 선동적 단순주의자들과 ‘거부권 정치’의 득세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무망감’이라는 단어를 새로 배웠다. 희망이 끊어졌다고 느끼는 절망감과는 다른 개념으로, 원치 않는 결과가 발생할 거라고 예상하면서 그걸 바꿀 방법이 아무 것도 없다고 믿는 상태라는데, 잘 아는 기분이다. 그리고 우울증에 좋다는 방법들을 다 실천하다 보면 시간이 부족해서 일을 못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