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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자의 혼을 터는 페투슈키행 알콜 열차

적당한 알콜로 삶의 긴장을 풀고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다. 동시에 죽지 못해 사는 삶에 알콜을 필터삼는 사람들도 많다. 술에 대한 글들도 찬가부터 읽는 사람에게 숙취 후의 타는 목마름을 전염시키는 글들까지 수두룩하니, 나름 어느 정도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또 좀 새롭다. 긴 시간을 거주 증명서도 없이 떠돌이 노동자로 보냈다는 작가의 이력, 구소련 체제 러시아 작가에 그 동네 기준으로도 알콜 중독자라는 설명이면 이미 또 다른 차원(...)의 글이리라 예상은 하게 된다. 그리고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일은 일어나고...

구소련의 각종 애환과 부조리를 정성담긴 각주와 더불어 곰씹으며 진지하게 읽어야겠지만, 이렇게 마시고 인간이 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들이부으며 현실과 미친 환상을 오가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내 혼도 동시에 빠져나가는 듯 하다. 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고리키랑 성경을 또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다. 미친 알콜 칵테일 레시피들은 실재를 믿고싶지 않으며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 알콜 중독이 되어야 메틸알콜이나 제동오일을 마실 정도로 판단력이 떨어질까?) 주인공과 함께 열차를 탄 사람들의 알콜 섭취와 썰도 결코 뒤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취한 상태에서 계속 술을 찾는 모습이나 술 깨고 느끼는 추위가 참으로 실감나니 중독의 힘(...)이 놀라울 뿐이다. 대단한 책이지만, 이런 책이 나오기 위해 알콜과 찌든 현실이 필요하다면 그냥 이 책이 독보적인 존재로 계속 남는 것이 좋은 일이겠지...책을 덮은 지금은 그저 단 한 방울의 알콜도 사절하고 싶다.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
상자 속 우주

현대 물리학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적용하면서 발생하는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제안하여 해결하고 있으나 그 실제에 대한 실질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암흑물질이나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기보다는 방정식 자체의 불완결성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지만 문외한으로서 하는 추측일 뿐이고, 현대물리학이 쌓아온 기초에서 바라보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한 것 같다.

이 책 상자 속 우주는 우주에 대한 연구를 시물레이션을 통해 연구하는 저자가 이 분야 역구의 역사 및 최신 현황을 소개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물리학 연구에서의 시물레이션의 의미, 장래 전망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유체역학 시물레이션 연구를 한 경험이 있어 이 책 내용이 무척 흠미로왔으며, 유체역학 시물레이션에서 사용하는 기법을 우주를 연구하는 시물레이션에서도 사용하는 부분도 있어 무척 흥미로왔다.

다른 우주에 대한 교양서적과 다른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오히려 기존의 설명보다 암흑물질이나 암흑에너지의 의미에 대해 이해를 더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시물레이션을 연구하는 저자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이나 그래프 같은 자료가 책 내용에는 거의 없어서 아쉬운 느낌이 든다.

우주공간을 시물레이션하기 위해 사용하는 격자계 내부의 세세한 물리현상을 서브그리드 모델을 이용하여 모사한다고 하는데 유체역학에서도 비슷한 장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척 흥미로왔는데, 그 모델의 타당성은 어떻게 증명하는지 궁금하였다. 시물레이션 결과가 단순히 관측한 결과와 비슷하기만 한 것인지 타당한 설명을 줄 수 있는지도 궁금하였는데, 다양한 경우를 시물레이션할 수 있는 공학 문제에 비해 우주현상은 다양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책 내용이 무척 흥미로왔고, 저자의 연구결과를 자세히 소개하는 보다 전문적인 책이 출간되어도 좋을 것 같다,


상자 속 우주 - 우주론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상자 속 우주 - 우주론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현재의 미국과 중국의 경쟁 체계를 이 책의 저자인 투키디데스의 이름을 따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하는 것을 접하면서 꼭 한 번 읽어보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시간을 내지 못하다가 드디어 읽게 되었다.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이 진행되었기에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이해하는 시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소 어려웠지만 내용은 무척 흥미로왔다. 영화 300 시리즈로 알려진 것처럼 페르시아라는 강국에 서로 힘을 합쳐 대항하였던 두 도시국가가 왜 서로 경쟁하게 되었는지 안타까왔고, 마지막에 스파르타의 승리가 당나라라는 왜세와 힘을 합쳐 한 민족인 백제를 망하게 한 신라와 겹쳐 보여 씁쓸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두 도시국가가 경쟁하게 된 이유가 자세히 나와 있지는 않지만 민주정과 과두정이라는 두 국가의 서로 다른 정치체계에 따라 동맹하게 되면서 전쟁을 하게 된 것 같다. 즉, 이데올로기가 전쟁의 주요한 원인이 된 것이다.

아테네가 더 힘이 강했지만 스파르타가 강성해지면서 전쟁의 기운이 피어나기 시작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테네의 리더였던 페리클레스, 그리고 그 이후의 리더 니키아스가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질질 끌면서 수동적으로 대처를 했다는 점이다. 평화를 선호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들의 대처를 보면 (특히 니키아스)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 이후의 리더인 알키비아데스는 그들과는 달랐지만 개인적인 욕심을 국가의 안위보다 우선을 생각하여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에 반하여 스파르타의 경우는 마지막 순간 페르시아의 왕자 키로스와 스파르타의 리더 리산드로스가 서로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면서 효과적인 공격을 하면서 승리를 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가장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는데, 위에 이야기한 것 같이 아테네에는 리더가 약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전에서 대승을 했지만 그 이후의 나쁜기후로 인한 희생자에 대한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테네에서 가장 중요한 장군 8명에 대한 징계를 내리게 된다. 이와 반하여 스파르타의 경우는 흠이 있는 리더라도 승리를 위해 그의 결점을 눈 감아주는 조치를 취하는데, 결국 승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조치가 비효율적인 결정을 하게 될 수도 있는 민주정의 단점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인 것 같다. 왜냐하면, 패전이후 빠른 시일 내에 트라시불로스를 중심으로 민주정을 복귀하였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보면, 위에서 언급된 민주정의 어이없는 결론은 자신의 정치 체계와 국민성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익숙하지 않은 이름과 지명이 쏟아져 나와 읽기 쉽지 않은 책이었는데, 필요한 부분마다 지도가 나와 이해를 도와줘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음에 다시 한번 읽어서 존 더 이해를 잘 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고생물학자 메리 애닝과 엘리자베스 필봇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규 교과 과정 등 따로 이 전공에 교육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그들이 살고 있는 라임의 집에서 가까운 해변에서 화석을 채취하면서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그 전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고생물의 화석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범차 이름을 알리게 되는 스토리가 담담하게 진행된다.

이야기는 메리 애닝과 엘리자베스 필복이라는 두 사람의 시각이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하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은 메리 애닝이고 엘리자베스는 메리 애닝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조력자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두 사람이 모두 여자이기에 이 들의 노력의 산물을 빼앗아 자신의 명예와 부를 추구한 많은 남성들이 등장하는데, 엘리자베스의 도전으로 이러한 시도는 끝이 나고, 메리 애닝은 이름을 떨치게 된다.

화석을 발굴하는 이야기보다는 두 여인 사이의 한 남자에 대한 두 사람의 갈등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어 삼각관계 같은 느낌이 조금 있었지만, 위에서 언급한 엘리자베스의 노력으로 끔이 나게 된다. 그렇다하더라도 애닝이 명예를 얻게 되는 동기가 남성들의 시혜에 의해서 얻어진 것 같이 보이는 것은 당시 시대가 가지는 한계였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재미있는 점은 진화론이 나오기 전 시대이기에 화석의 의미에 대해서 사람들이 논하는 모습이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현재에서 보면 그들의 생각이 진실과는 거리가 있기에 씁쓸한 느낌도 준다. 하지만 실제로 과학은 그런 경로를 거쳐 발전해 왔으리라 생각된다.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하고 한 길을 걸으면서 자신의 영역과 능력, 명성을 널히는 메리 애니의 모습은 무척 감동적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994. 일꾼의 말 (강지연, 이지현)

새내기, 주니어 일꾼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진솔하고 도움 된다. 짠한 대목들도 있다. 꾸역꾸역 밥값을 벌며 버티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 철학이든 가치관이든 요령이든 이런 말들이 꼭 필요하다.

일꾼의 말 - 나다운 방식으로 일하고 먹고살고, 개정판
일꾼의 말 - 나다운 방식으로 일하고 먹고살고, 개정판
993. 인간의 조건 (한승태)

꽃게잡이에서 돼지농장, 편의점, 주유소까지 한국 사회의 밑바닥 노동 체험기. 생생하고 힘 있는 르포이고,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글도 굉장히 잘 썼다. 2013년에 나온 책인데, 지금은 얼마나 바뀌어 있을지….

인간의 조건 - 꽃게잡이 배에서 돼지 농장까지,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
인간의 조건 - 꽃게잡이 배에서 돼지 농장까지,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노화와 장수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동물과 식물은? 그들이 그렇게 오래 살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의 세포는 살아가는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분열하고 소멸할까? 무엇이 인간의 노화를 촉진하고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더 오래 살 수 있을까?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을 읽으며 이런 것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고 생각하게 됐다. 장수와 노화뿐 아니라 실험실 안 동물들, 새로운 것을 연구하는 학자들, 그 학자들을 외면하는 주류 의/과학계,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등에 대해서도.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
20240429-낭독기초반-송정희성우-5

🚩5주차 완료/이번주 미션(★복독★필수)


📍<나에게, 낭독> 책에서 '가끔 서툰 나에게'를 녹음파일로 만들어주세요.


+ "내가 말을 이렇게 하고 산다고요?" 20~30번 다르게 연습 후 가장 딱 맞던 버전으로 녹음!

(다음주 월요일(5/6) 오후 3시전까지)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녹음파일로 만들어주세요.

(다음주 월요일(5/13) 오후 3시전까지)


1. 각각 적어도 한 개의 녹음파일을 단톡에 올려주세요.(여러 개의 녹음파일을 자유롭게 올리셔도 괜찮아요) 

2. '어떤 문장'이 내 마음에 와닿았는지 알려주세요.

3. 그 문장이 '왜' 내 마음에 닿았는지 알려주세요.

4. 읽으면서 '느낀 점'을 나눠주세요.(길어도 짧아도 괜찮아요)


 ⚠다음 수업은 5월 13일(월)입니다.

A4 종이 4~5장(스케치북도 좋아요)

크레파스, 색연필을 준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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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서툰 나에게>


1. '그때의 꼬맹이에게 엄마의 품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였다.'


2. 이번에 엄마가 집에 와서 오래 머물고 있다. 성인이 됐지만 엄마 품에서 어리광을 피우며 살을 부빈다. 살면서 점점 이런 감각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꼭 필요하다. 글 속 화자도 사랑하는 이와 몸을 맞대고 목소리로 연결되어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 듯해서 좋았다. 그 부분을 낭독하면서 나도 그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3. 이번에 낭독을 하면서 내용에 더 집중이 됐다. 제대로 체화되려면 멀었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 좋았다.


<나를 사랑하는 시간>


1. "말을 하고 사니까 이렇게 속이 후련하구나"


2. 엄격한 아버지와 가부장적인 남편과 살면서 억압 받으며 살아온 어머니 학생의 일화가 마음이 아팠다. 우리 엄마도 종종 집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우리를 보면 신나서 계속 떠들게 된다고 하신다. 말이라는 게 결국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인데, 그걸 못하면서 사는 일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어머니 학생과 우리 엄마가 겹쳐보였다. 어머니 학생이 '자신의 말'을 되찾으셔서 너무 다행이다.  


3. 좀 잘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 때마다 오독이 난다. 낭독도 헬스 같다고 생각이 든다. 데드리프트를 할 때, 들어올린 바벨을 내려 놓을 때에도 방심하지 말고 힘을 유지해야한다. 낭독도 그렇다. 끝날 때까지 집중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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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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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후 생각한 것들


  • 소리를 : '오이으' 모음이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 읽는: 잉는
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로즈웰 가는 길(코니 윌리스)

(내 기준) 독특하고 참신한 SF소설을 쓰는 코니 윌리스의 소설.

외계인을 믿지 않는 여자가 외계인 덕후와 결혼하려는 친구를 말리러 외계인덕후들의 도시 로즈웰에 갔다가 진짜로 외계인을 만나 모험(?)에 휩쓸리는 이야기이다. UFO 출몰 지역, 51구역 등 외계인에 대해 미국에 떠도는 온갖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알고보니 절반은 진짜라는 설정도 웃기지만, 코니 윌리스 소설답게 수다와 말장난, 농담이 넘쳐나고 당연히 아주 상투적인 로맨스도 있다. '인간들은 말도 못하게 한심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워'라고 말하는 것 같은 코니 윌리스의 소설을 나는 참 좋아한다. 심심할 때 읽어볼 것을 추천, 그런데 매우 취향을 탈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 해본다.

로즈웰 가는 길
로즈웰 가는 길
그림책 읽는 나는, 특수학교 교사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와 독자의 상호작용이다. 같은 텍스트라 하더라도 읽는 이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글은 모두 다르게 읽힌다. 만약 당신이 그림책을 아이들만이 읽는 ‘쉬운’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할지 모른다. 능동적인 독자라는 전제 하에, 이 책은 글밥이 얼마 되지 않는 그림책들로도 인간의 사유는 확장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오랜 기간 특수학교에 재직해 온 경험을 다양한 국적의 그림책들과 연결짓는다. 보편적이고 선형적일 수 있었던 그림책의 교훈들은 저자의 개별적인 경험과 만나면서 그 의미와 해석이 더욱 풍부해지고 다채로워진다. 이중에는 J에게 읽혀주었던 것들도 있어서 이 책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다양한 관점으로 얘기해 볼 수 있었을텐데 싶어 조금은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았다. 


책을 다 읽고나면, 우리가 그리고 사회가 대답하지 못한 몇 개의 질문들이 가슴 속 깊이 무겁게 자리한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충분한 배움과 경험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그 아이들이 자랐을 때 최소한의 일자리조차 사회가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그리고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공감과 인식이 지난 이 십년간 계속 뒷걸음질 하고 있다는 것도. 


내가 사는 동네에는 인터넷에서 꽤 유명한 특수학교가 있다. 특수학교를 지으려하자 집 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주변 주민들이 항의한다는 기사에 댓글로 종종 등장하는데, 무려 강남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주변 집 값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근거로 언급된다. 특수학교를 짓자는 말이니 언뜻 보면 진보적인 주장인데 그 당위가 집 값이라니 조금 이상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누군가가 설득된다면 다행이겠지.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이 학교를 떠올린 건 조금 다른 이유에서였다. 책에서는 저자가 학교 아이들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해 체험 등을 다녀오는 경험이 몇 번 등장한다. 그런데 나는 동네에서 단 한 번도 장애아동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십 년 넘게 단 한 번도. 아마도 대부분 학교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겠지만 초등학교 근처에는 초등학생들이, 중학교 근처에는 중학생들이 많이 보이는 게 당연한데 왜 특수학교는 그렇지 않은가 싶어서 안타까웠다. 부디 내가 못 본 것이길, 동네에 있는 배리어프리 공원이나 산책로를 이 친구들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기를.


전 직장에서 좋아하던 선배의 전자메일 서명에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고 적혀 있었다. 사십 대에 들어선 지금 그 말의 무게를 실감한다. 일상에서 신념을 가지고 사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래서 그런 이를 보면 자연스레 존경심이 생긴다. 오늘이 그랬다.

그림책 읽는 나는, 특수학교 교사입니다
그림책 읽는 나는, 특수학교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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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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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동물"을 읽습니다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하루키'라는 장르
[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오늘의 문장 - 은화
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7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1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3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0월 31일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한길사 - 김명호 - 중국인 이야기 읽기] 제 1권[서울국제작가축제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인생> 함께읽기 챌린지
🎨 책으로 그림 읽기!
[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6기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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