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하우스 (240229~240229)
❝ 별점: ★★★★
❝ 한줄평: 비밀을 품은 여자애 혹은 소녀 혹은 여자
❝ 키워드: 학창 시절 | 사춘기 | 과도기 | 고민 | 단짝 | 우정 | 소녀 | 비밀 | 초대 | 원망
❝ 추천: 비밀스러운 소녀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
❝ 저 남자애는 알까? 팔짱을 끼는 여자애들은 잔망 떠는 연습을 내게 다 한 뒤에 진짜로 좋아하는 남자애에게 선보이러 떠난다는 걸. 나하고 연습했다고는 말하지 않으면서. ❞ (p.55)
💖 첫 문장: 나를 곁에 두길 즐겼던 여자애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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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픽 역대 조회수 1위라는데 홈페이지에 공개되었을 때는 아쉽게 놓쳐서 읽지 못했는데요. 단행본 출간 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읽어 보니 많은 독자들의 호평을 받은 이유가 이해되었습니다. 여자애도, 남자애도 될 수 없어 교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붕 떠 있는 아이. 교실 어딘가에 있었을 그 아이를 어렴풋이 떠올리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혹은 그 아이에게서 자신을 본 사람도 있었을 것 같아요.
✦ 저학년도 고학년도 아닌 어중간한 학년, 어린이도 청소년도 아닌 어중간한 나이, 여자애도 여자도 아닌 어중간한 소녀. 애매모호한 과도기의 어떤 심리를 정말 섬세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밀’ 이야기와 놀이를 하는 부분에서는 저도 함께 비밀스러운 여정에 동참한 것처럼 숨을 죽여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 ‘비밀이 고여드는 우물’인 ‘나’. 기억은 나지 않아도 누구나 어릴 적 친구와 속삭인 비밀 한 개쯤은 있겠죠. ‘비밀은 누군가에게는 말해야 비로소 비밀인 걸까?’(p.45)라는 ‘나’의 물음처럼 그때는 왜 그렇게 비밀을 만들어 서로에게 털어놓고 싶었던 걸까요. 그 시절의 교실로 돌아간 듯한 생생한 느낌이 생경하면서도 또 그립기도 했습니다.
✦ 지금까지 읽었던 위픽 시리즈 중에 가장 짧았던 것 같아요. 위픽 시리즈는 단행본마다 분량 편차가 좀 있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올해 홈페이지에 공개된 시즌 2는 분량이 좀 더 긴 거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중편 정도의 볼륨이면 책 구매 의향도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 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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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곁에 두길 즐겼던 여자애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머리를 양 갈래로 땋길 좋아하고, 업신여기는 표정이 기본인 애들. 그런 얼굴을 하도 많이 하다가 코도 조금 들창코가 된 것처럼 보이는 애들. 눈치도 안 보고 분홍이거나 주홍인 물건을 고르는 애들. (p.5)
✴︎ 여름방학의 어느 날 저들은 모두 한 번씩 혼자서 나를 찾아왔었다. 서로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말하기 위해서. 나는 뒷문으로만 내어놓는 비밀들이 고여드는 우물이다. 마음속에서 그 비밀들이 서로 닿지 않도록 분류하면서, 나는 누군가에게는 짜릿하고 누군가에게는 잔인할 그 작은 접촉이 내게 간접적으로 미칠 영향을 가늠해본다.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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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재상 감시관 불불낭이라~ 줄여쓰기 좋아하셨는 줄은^^;
Isaac Reznikoff (Ferguson's grandfather)
Yiddish : Ikh hob fargessen (I've forgotten) -> Ichabod Ferguson
Fanny Grossman (Ferguson's grandmother)
14 Louis - Lew married to Millie,
12 Aaron - Arnold,
9 Stanley - Sonny (Ferguson's father)
4th child?
Rose Adler (Ferguson's mother, youngest of 3 second-generation Ferguson sisters-in-law)
Ben Adler - Emma Bromowitz (maternal grandparents)
Mildred Adler (Rose Adler's older sister)
In the long run, stories are probably no less valuable than money, but in the short run they have their decided limitations.
Times were tough, and the threat of destitution filled the rooms of the apartment like a dense, blinding fog. There was no escape from fear, and bit by bit all three boys absorbed their mother's dark ontological conclusions about the purpose of life. Either work or starve. Either work of lose the roof over you head. Either work or die.
방 상태가 머릿속 상태랑 비슷하다고 어디선가 말하던데, 진짜라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서재를 둘 형편도 아닌데 책이 아까워서 처분도 못하니 창고가 따로 없다. 일단 좀 처분은 해야겠다 마음은 먹었으나, 아쉬움에 한 번은 더 읽고 정리하기로 해서 방에 숨통 트일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최근 메모리맨 시리즈가 한국에서도 잘 나간 듯 하고, 원래도 잘 나가는 액션 소설 작가인 발다치. 읽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원서는 알라딘 매장에도 많고 도서관에도 있다. (재고가 많은지 팔기는 어렵다...) 그 중에서 이제 꽤 묵은 시리즈 중 하나인 카멜클럽의 마지막 권 Hell's corner를 드디어 정리한다. 안녕...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아마 시리즈 중에서 당시 제일 팔렸는가 3권인 스톤콜드만 번역이 되었다. 미쿡 액션 소설이야 어느 권을 집어보더라도 이해가 되도록 항상 어느 정도 설명은 있지만, 3권만 보고 이해가 다 갈지 좀 의심스럽긴 하다. 특히 2권에서, 주역 중 한 명인 애너벨의 역할을 모르면 별로 와닿을 게 없지 않을까.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는 묘지 관리인 올리버 스톤과 다채로운 이력을 가진 친구들의 모임 카멜 클럽이 우연히 사건에 말려들면서, 해결 과정에서 스톤의 과거가 드러나고, 과거 때문에 사건이 꼬이지만 결국 해결하고, 시원한 액션도 보여주고, 조금 쓴 맛도 보지만 적에겐 더 쓴 맛을 보여주면서 진행되는 카멜 클럽 시리즈. 아무래도 액션 스릴러가 메인인 오락 소설이니, 가끔 진짜 놀랄 정도로 감정처리가 가벼운 부분도 있지만 - 1권 마지막에 나오는 정말 중요한 죽음이, 시리즈 마지막까지 다시 언급이 안 된다거나 - 발다치에게서 톨스토이를 바라고 읽는 사람은 없을테니 신경쓰지 말고 넘어간다.
5권 내내 별일을 다 겪다가, 마지막 권인 헬스 코너는 작가가 작정하고 시즌 파이널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관계되는 나라 숫자부터 다르고 나올 수 있는 관계자들은 다 나오고. 전혀 안 그럴 것 같다가 갑자기 캐릭터를 훅 보내는 경우도 있는 발다치라 한 두어명은 보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았음. 이 책이 나온지가 십 년이 넘었는데 이미 그때 나노머신 기술을 구사한다는 소재가 나온 걸 보면, 역시 국가 보안 쪽에서는 이런 쪽 운용하려는 시도가 빠르구나 느껴지기도 하고. (톰 클랜시 정도는 아니더라도, 자료 조사할 때 아예 언급이 안 된 걸 소재로 써먹지는 않겠지 싶다) 잠시나마 스톤의 왓슨 역할을 자처한 챕먼의 액션이 시원해서 스트레스도 좀 풀리는 느낌이고...카멜 클럽이 국가의 위기를 구했고, 나도 속이 좀 풀렸으니 이제 책과 작별할 시간이 왔다. 잘가 카멜 클럽...바이바이.
내가 좋아하는 소설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다: (1) 정말 쓰고 싶었던(=읽고 싶었던) 소설, (2) 절대 쓰지 못할 것 같은 소설.
『흰』은 후자에 속한다. 그래서 더욱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닿을 수 없는 정상을 바라보는 등반가의 심정이 이런 기분일까? 상실의 경험을 이토록 아름다운 언어로 형상화했다는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이 지극히 솔직한 나의 감상이다.
작가는 흰 것에 관해 썼다고 하지만 내게는 바르샤바의 차가운 겨울이 인상에 남는 그런 소설이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게 발견되는 좋음이 있다. 그러므로 책 속 문장을 인용하는 것 외에는 이 책에 대한 말을 더하기 어려울 것 같다. 「눈보라」에 나오는 대 목이다.
알 수 없었다. 대체 무엇일까, 이 차갑고도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 (64쪽)
소설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 느껴지는 감각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란 어렵다. 그런 감각으로 기억되는 소설이 있다. 묘사가 특별히 감각적이어서가 아니다. 어떤 소설은 다 읽은 후에 4D 영화를 보았을 때처럼, 피부에 닿는 현실의 감각이 남는다.
『움푹한』은 그런 소설이었다. 나만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인지 궁금해서 작가와 독자가 함께한 낭독회에 참석했다. 장대비가 내리는 초여름의 저녁이었다. 습한 공기가 감도는 책방에서 이 책의 문장이 소리내어 읽힐 때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나와 같은 대목을 읽은 독자가 나타났을 때 확신했다. 그것은 나만의 공상이 아니었다고.
곁이 생긴 기분.
다정한 세계는 위태로운 세계다. (104쪽)
‘아, 엄마가 좀비가 됐으면 이런 이야기들이 펼쳐지겠지’ 싶었지만 이야기가 꼭 그렇게 진행되지는 않아서 재미있었다. 주인공 소년은 문제아지만 공부를 잘하고, 아버지는 비록 바람은 피웠지만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학교 일진도 처음부터 주인공을 괴롭힌 것은 아니다. 좀비는 가끔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 영상화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일제가 만주국을 설립하며 군국주의를 본격적으로 펼치던 1932년, 경주 서악동 고분군의 한 묘에서 미라 상태의 머리가 발견된다. 이게 혹시 김유신의 머리일까? 그와 함께 마을에 기괴한 사건들이 벌어지다가 급기야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 그 정황이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들과 겹치는 듯하다. 서악동 고분군에 대한 자료를 계속 검색해가며 정신없이 읽었다. 김유신의 최후에 대한 가설이 정말 그럴듯했다.
정•경•언유착을 다룬 영화 <내부자들>은 2015년 11월 19일에 개봉했다. 이 책은 같은 해 11월 27일에 출간되었다. 시대적 흐름이란 게 정말 있어서 창작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소설에서 도파민 폭발을 경험할 수 있다면 믿겠는가.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경험했다. 250여 쪽 분량을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반전이 탁월하고, 꼬집고 있는 사회적 문제도 선명하다. 쉽게 말해 재미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는 소설이다.
이 책이 한 해에 두 개의 문학상을 받은 일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곧 있으면 <성실한 나라의 엘리스>의 안국진 감독이 연출하고, 손석구 배우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가 개봉된다고 하는데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