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오의 모든 영화를 nn번 관람한 덕후로서,
극장에서 본 처음이자 마지막 지브리.
그의 탑도 무너져간다. 난 이제 어떻게 살것인가 ;-(
어릴 적 문화적 감수성의 토대는 지브리였다. 허구한 날 시간만 나면 DVD로 지브리 영화만 봤기 때문이다. 치히로가 눈물 젖은 주먹밥을 먹는 장면, 원령공주가 아시타카 목에 칼을 들이대는 장면... 유년 시절 속 문신처럼 새겨진 장면들이 있을 정도로 많이 봤다.
난해한 장면이 많아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증이 가득했다. 하지만 지브리의 마지막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
"그는 언제나 불행에 끌렸다. 벌써 오래전부터, 어쩌면 어린 시절의 놀라웠던 산천과 여우들과 붕어곰과 가즈랑집 할머니가 겨우 몇 편의 시로 남게 되면서, 혹은 통영까지 내려가서는 한 여인의 마음 하나 얻지 못하고 또 몇 편의 시만 건져온 뒤로는 줄곧."
2023 도서전에서 난 이 책을 미리 들었다. 작가의 목소리로!
이 책엔 그 자리의 떨림이 있다.
"소설은 순수해야한다는 생각 자체가 정치적이다."
그의 글쓰기는 정치적인 행위 중 하나였다
천-마르케스.
두꺼운 책이 하루만에 녹아내렸다. 문장들이 모여 시각적 연출을 만들어내고, 영화같다는 느낌을 준다. 3대의 고래잡이는 뜨거우면서도 덧없다.
그의 청춘에는 모밀잣밤나무의 냄새가, 연못의 습기가 베여있다.
마냐냐 정신을 배우다.
영국 하층민 슬럼가 하숙집, 탄광을 스케치하는 장면이 클라이막스.
현실의 이야기는 그 어떤 소설보다 강력하고 벅차오른다.
작가는 자원 봉사 프로그램에서 느꼈던 허위의식과 무력감을 영감삼아 이 책을 탄생시켰다. 세상의 진면목을 눈앞에서 바라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그 처절하고 무력한 마음이 상처가 되지 않고 아니, 상처가 되더라도 다른 무언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세상에 대한 실험정신은 나를 어디론가 끌고가고, 그 유령같은 호기심에 홀린 듯 끌려가면서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나를 의심하고 뒤돌아본다.
글쓰기 재능을 의심하기 전에 쓰고 또 써라.
구체적인 이야기가 가장 문학적인 이야기다! 메모 또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