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이 넘는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생각들을 짧고 쉽게 늘어놓은 책인데, 제법 내실 있다. 윌리엄 클리퍼드가 주장한 ‘인식적 의무’라는 개념에 마음이 끌렸다. 증거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무언가를 믿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 이에 따르면 다정함이 무언가를 구할 것이라는 막연한 신념은 오히려 비도덕적이다.
오크리가 그려내는 나이지리아에서 밤과 낮은, 서로 대화하며 하나의 거대한 꿈이 된다. 태어나기를 원치 않았던 혼령 아이는 자기 어머니가 된 여인을 위해 계속 살아가기로 한다. 이야기는 뒤로 가면서 권투선수이자 정치인이 되는 아자로 아버지의 비중이 커진다. 부패하고 혼란스러운 아프리카의 정치 현실을 비판하는 듯싶지만 그 또한 환상이 섞여 있다.
소곤소곤한 이야기다.
속닥속닥 느낌이 아니라 소곤소곤.
차분히 따라간다. 상황도 감정도.
특이한 가족이지만 무엇보다도 평범하게.
호두와 두 아빠. 할머니와 엄마.
앞으로도 하루씩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소곤소곤한 인물들이기도하고 아니기도하지만 아무튼 소곤소곤하게.
좋다.
눈물도 찔끔 흐르고.
알라딘에서 반값도서로 구매한 책 치고는 정말 괜찮은 책이다. 얇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뇌의 판단에 잠깐 개입해서 다시 생각하는 연습을 함으로써 조금더 나은 사람, 삶이 될 수 있도록 바꿔보려는 시도를 한 번쯤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서랍에 한 켠 넣어둔다.
무의식에 숨어있는 편견과의 싸움, 타인을 점수화하여 행동하는 어리석음을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의 끌림이 항상 관심 사다
하지만 언제인가 싶을 만큼 끌림이 사라졌다.
살아온 내 인생길을 돌아보니 사람에 대한 끌림이 전혀 기록된 것이 없다.
정말 그럴까
다시 자세히 살펴보려한다
동료 작가들이 자신의 작가 생활에 대해 쓴 에세이를 읽는 건 나에게 길티 플레저다. 내 작가 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읽으면 다 재미있다. 저자가 솔직하면 솔직할수록 재미있다. 그리고 내가 여태껏 읽어본 한국 소설가들의 소설가 생활 에세이 중 이보다 더 솔직한 책은 없었다. 이렇게 솔직하게 쓰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