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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3장 다섯번째 문턱 : 생명의 출현

3-1 생명이 출현이라는 말에 막연했던 빅히스토리에 조금 아는 것이 나와 반갑네요.

그리고 생명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새로운 관점을 반가웠어요. 최근 생물학잗르이 생명체들을 우열을 나누어 계층구조를 세우던 과거의 사슬구조를 이제는 다른 생물 및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본다는 것에서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떠올랐어요. 더이상 계층구조에 생명체를 줄 세워서 우열을 나누어서는 사고는 이제 벗어나야한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어요.



3-2 생명에 대한 인류의 관점은 지난 수 십년 사이에 상전벽해를 이뤘다. 이전의 수세기 동안 유럽인들은 '존재의 대사슬'을 이야기하며, 가장 불완전한 존재부터 가장 완벽한 존재에 이루는 생명체들이 계층 구조를 이룬다고 상상했다. ... 최근 생물학자들은 생명을 더 큰 맥락에 포함된 생물들의 집단으로 본다. 생물은 다른 생물 및 환경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다. 더 복잡한 생명체는 구성 부분들의 조합과 재조합으로 생겨나며, 형태가 새로워지고 창발성을 지닌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면, 생명은 개별존재들의 사슬이 아니라 지구 생명권에서 모든 생물과 상호작용하는 집단에 가깝다. 121쪽

자유를 넘어선 세상을...

정오가 가까울 무렵 미적거리며 새해의 신문을 집어들었다. 신문의 1면에는 자유를 위하여 이 시대의 병폐에 대한 외과수술이 집도되어야한다는 높으신 분의 메세지가 아주 큼지막하게 실려있었다. 글씨가 큰 이유는 아마도 그 분을 지지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고령층인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덜 늙은 나로서는 높으신 그 분이 최우선 수술대상 아닌가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시대의 모순을 지적한다는 무리들이 자기 편을 세상에서 분리시키는 것은 어디서나 있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신문 기사를 다 읽고 나니 그 분과 그 추종자들이 생각하는 자유와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같지 않으며 그것이 교집합을 가지게 될 순간은 결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소위 고등학교 윤리에서 배운 적극적 자유에 가깝다. 나는 무엇인가를 하기를 원하고 그것에 대한 결과물을 내가 직접 주도하기를 원한다. 물론 그것은 처참한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지금까지의 인생에서는 실제로 실패로 끝났다. 아마 앞으로도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내가' 실패하기를 원한다.


반면 정치인들이 말하는 자유는 계몽주의적 차원에서 논의된다. 백년 전 중국의 지식인이었던 량치차오의 말을 빌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사람은 단체를 떠나 생존할 수 없다. 단체가 자유를 보존하지 못하면 다른 단체가 외부에서 침입해 와서 압박하고 강탈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개인의 자유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즉 모두를 살리기 위해서 절단수술을 집행하듯 개인의 자유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희생되어야 마땅하다고 믿는다. 그들에게 있어 즉 개인의 자유란 굴종을 전제로 한 시혜일뿐, 어떤 누군가가 자신과 동일한 존중을 받으며 또 존중해주어야한다는 박애주의적 발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높으신 분의 수술계획에 따르면 기득권층은 '귀족'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는 말이다. 역사를 돌이켜보건데 사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대신 가공의 적을 상상해내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음모론은 언제나 있어왔다. 1930년대 소련에서 일어났던 일이 이것과 비슷했다. 밖으로는 반공주의를 모토로 삼은 파시즘이 전유럽을 휩쓸기 시작했고 내부에서는 급격한 공업화와 집단농장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들이 보고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온건파의 주장은 상식적이었다. 범사회주의 혹은 의회민주주의자들과의 연립전선을 수립해 파시스트들의 정권 장악을 막아내고 안으로는 중공업 발전의 속도를 늦추어서 국가의 기본적인 경제력을 다시 확충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련 공산당은 정반대의 노선을 취했다. 우선 사회파시즘이라는 이론을 통해서 사회민주주의자들과 파시스트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논리로 파시즘의 발호 책임을 그들에게 떠넘겼으며 또한 그들의 주요 지지자들이었던 서유럽의 노동자들과도 결별했다. 어디까지나 우연이겠지만, 당시 소련에서 서유럽 노동조합 간부들을 일컫는 멸칭은 노동귀족(Labour Aristocrat)이었다. 그리고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 책임이 조직의 부정부패와 기강 이완에 있다고 믿으며 적극적인 사회 단속에 들어갔다. 악명높은 대숙청의 시작이었다.


모두를 대변하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고한 희생자의 발생은 감수해야만 했다. 적어도 숙청을 담당하던 집행자들은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나치가 그들에게 갈 때 내가 침묵하면 나치가 나한테 올 때도 모두가 침묵하는 법. 숙청의 결과물은 결국 자기 자신마저 해치게 되는 법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참으로 기묘하게도 대숙청 시기를 다루던 '한낮의 어둠'이었다.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부터 원로당원으로서 활동해온 루바쇼프는 혁명의 대의하에 당의 노선과 대립되는 인물의 파멸을 방관한다. 그러나 당은 결국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서 자신의 죽음마저도 요구하고, 그 죽음의 속도는 자신을 심문하던 옛 동료마저도 죽일 정도로 빠르게 다가온다. 결국 당의 행동을 방관해온 루바쇼프는 자신이 해왔던 인생을 부정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그는 당을 위한 최후의 봉사로 역사의 흐름, 궁극적인 인류(당)의 승리를 위해서 자신의 죽음을 바치기로 마음먹는다. 마음 한 편으로 모든 개개인의 자아가 집결한 하나의 순수한 이상이 탄생할 희망을 품으며, 마음 한편으로는 그러한 시대가 도래하기까지 최소한 수천년이 넘게 소모될 시간과 그 가능성에 대한 회의를 품은채....


책을 덮으며 나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순정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집단은 개인을 희생시킬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닥칠 때에도 희생은 합리화되는 것일까. 그러한 결정에 거부할 자유는 존재하는 것일까. 개인과 집단이 충돌이 일어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자유는 이에 대하여 침묵하고 있다. 그리고 침묵을 통하여 자유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의향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하고 있다.

한낮의 어둠
한낮의 어둠
어른 그림책 사용기 - 살아 있는 모든 것은(Lifetimes)

- 생명의 시작과 끝에 관한 이야기(대상 나이 : 읽어주는 4세 ~ 혼자 읽는 9세 이상)

- 어린이 만이 아니라 어른에게도 큰 울림을 주는 "100세 그림책"

- Lifetimes, 1983년, 브라이언 멜로니 글, 로버트 잉펜 그림



오래 전에,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을 찾아 읽어주다가 “살아있는 모든 것은”이라는 그림책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룬 그림책을 처음 보고 놀랬던 거죠. 그때는 "이렇게 무거운 주제를 굳이 아이들에게 읽어줄 필요가 있을까?" 하고 의문을 가졌었었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동 교육이 발달한 서양에서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필연적으로 접하게 되는 할아버지, 할머니, 애완동물 등의 죽음을 쉽게 설명해주기 위한 문학, 그림책 등이 나름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Lifetimes"에서는 "시작이 있는 모든 것은 끝이 있다"고 나옵니다. 

시작은 끝을 전제로 만들어진 상대적 개념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따라서 시작이 없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어집니다.(예를 들어 인간의 세포 숫자는 37조개로 추정되는데, 37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인간이라는 존재가 잠시 잠깐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탄생과 죽음이 모임과 흩어짐으로 바뀔 수 있겠죠)


Lifetimes는 1983년에 호주에서 출간된 이후 1999년에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왔고 현재까지도 꾸준히(2010년에 12쇄) 팔리고 있는 진정한 그림책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림책이라고는 하지만 만들어진 지가 좀 오래되어서 그림이 주는 감동이 약하다는 게 단점입니다. 즉, 이 그림책의 내용(글)이 아주 탁월하게 좋은 것 같습니다. 세상의 이치, 생명의 원리랄까 ? 또 ... 종교적이기도 하죠.


그런데 쉬운 영어로 된 원문을 읽어보면 한글 번역과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어서 더 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표처럼 한글 번역과 원문을 좌우로 비교해서 보면, 원문의 맛을 더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는 시적이어서 원문을 반복해서 읽어보아도 좋았습니다.


최근에 "100세 그림책"이라고 해서 어른들이 보는 그림책이 뜨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흐름을 20년 전부터 이끌어오던 그림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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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단다.

그 사이에만 사는 거지.


우리 주위 어디에서나

항상 무엇인가는 시작되고

무엇인가는 끝이 나고 있지.

그 사이에만 살면서.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그렇단다.

풀도, 

사람도, 

새도, 물고기도, 

나무도,

토끼도,

아주 작은 벌레까지도.


살아있는 모든 것은 

영원히 살지는 못한단다.

살아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따라

그리고 생물에 따라

오래 살기도 하고 

짧게 살기도 하지.


가끔 살아 있는 것들은

앓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지.

대개는 곧 낫지만

너무 많이 다쳐서, 너무 많이 앓아서

더 이상 못 살고 죽기도 한단다.


어려서도, 늙어서도

그 사이 어느 때라도

끝이 올 수 있단다.


슬프지만 

모든 것이 그런 걸.

살아 있는 모든 것이 그런 걸.


풀도, 

사람도, 

새도, 

물고기도, 

나무도, 

토끼도, 

아주 작은 벌레까지도.


이 세상은 살아 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지.

얼마나 오래 사는가는 저마다 다르단다. ... (이하 생략)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4. 계속 쓰기: 나의 언어로 (대니 샤피로)

산만하다. 글쓰기에 관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했더니 절반 이상이 저자의 개인사, 특히 불행했던 유년의 회고다. (더욱이 ‘그 정도’가 대체 무슨 불행이라는 건지 읽을수록 갸우뚱) 작가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문장들을 비롯해 어떤 비장함 같은 게 묻어나 상당히 느끼하다. 어떤 작가가 되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을 때 한껏 고양된 감정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것.

계속쓰기: 나의 단어로
계속쓰기: 나의 단어로
2022년 한 해 읽었던 책들

올 한해는 읽은 책이 몇 권 안되는데, 바로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꾸준히 어느 정도 이상은 읽어치웠?던 것 같은데^^; 팬데믹 이후로 첫 해는 어찌어찌 가고 두번째 해부터는 아무래도 한 두 달 안에 끝나진 않을 것 같고 하여 어릴적 열심히 치다 공부한답시고 그만두었던 피아노를 집에 다시 들이며 덕분에 유투브도 프로그래스 체크 ✔️ 를 한답시고 열심히 하기도 했었다.

실은, 말과 글이 무얼 이룰수 있을까 싶어서 😑

세월호 특조위가 그냥 그렇게 마무리되고 또 의뭉스런 ㆍㆍㆍ이태원 할로윈 참사가 벌어지지 않았던가.

저어기 아래 첫 책이 <얼굴을 그리다>인데, 코로나 삼년차에 들어서는 피아노에 뭔가 한 개의 트랙을 더 깔아야 서로 상호작용하며? (예술가인척 ㅋ) 풍성해지겠다~ 싶어 코로나 첫 해에 북토크에 참석했던 한 미술가의 오프라인 강좌에서 열심히 배우기도 했는데 초상화가이시기에 짬짬이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었고.


 얼굴을 그리다

저자

정중원


책은 첫 책처럼 이년전에 북토크 참석했던 작가님의 신작 북토크에 갈 때 사인받았던 책으로 프랑스 🇫🇷 책벌레와 결혼한 생생한 국제결혼 이야기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그날 비가 엄청나게! 오는데도 기를 쓰고 거기까지 가서 정작 북토크는 지친 상태에서 참여했던 슬픈 날이었고~ 책 자체는 무척 재미있음^^

세번째는 역시 또 몇해전 아직 세월호의 여파가 슬픈 자장으로 우리에게 남아있을 그 때, 수강했던 김규보 교수님의 트라우마 강의를 책으로 보강하여 내신 훌륭한 책! 아껴서 한 챕터씩 소화해가며 읽는 중:)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저자

김규보


네번째는 여기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홈은님께서 거의 취재!에 맞먹는 자세한 후기를 남기시니 패스~ 책 자체는 도스토옙스키의 성덕인 석영중 교수님의 그의 발자취를 훑는 성지순례기라 할 수 있겠다.

다섯번째는 사실 오랫동안 품고만 있어서 외려? 주변 사람이 실은, 너 때문에 내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겸사겸사 타고 왔다는 소리도 들었던 바로 그! TSR_ Trans Siberian Railroad의 역마다의 짧은 소회가 책 📚


여섯번째는 예전에 읽었던 책이지만, 올해 그토록 원했던 세번째 책(중간에 엎어졌죠 ㅠㅠ)이라거나 번역관련 굵직한 경력이 올해 아예 없진 않지만; 이렇다 할만한 큰 건!은 결국엔 나오지 못했기에ㆍㆍㆍ 애닯은 마음으로 다시 읽은 오스힐먼의 강력한 책! <하나님의 타이밍>

그믐밤날 사인받은 대장강명 작가님 옛날 책사인해주시는데 영어로 써주신다고 말했다가 책을 아직 안 읽은게 딱; 티가 난 저 중요한 "Have a nice day (to me:)"를 다음날엔가 손에 잡자마자 거의 단숨에 다 읽었고, 작가님의 <오년만의 신혼여행>도 다 읽었고 왠지 모르게 <표백>에도 두 분의 이야기가 여러 캐릭터 속 자리잡았을 것만 같고~ 하므로 혼쟈 독자로서 두 분에 대해 내적친밀성을 쌓았네


마지막으로 50+ voices는 탈북하신 분들의 대한민국 정착기인데, 당시 성공적으로 정착하셨다고 기사에도 나오셨던 분이 백골로 발견되었다 충격적으로 보도되었을 때 참석했던 앰네스티 코리아 주최 오프라인 북토크:) 그들 이야기를 들으니, 코로나보다도 당장! 먹을게 없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했다는 증언을 들었을 때ㆍㆍㆍ우리 코로나 삼년 겪으면서 힘들다고 아우성대었던 것은, 저들의 아픔을 아주 그것도 한시적으로 겪었던 맛보기에 불과하구나! 하는 생각을. 남이건 북이건, 그냥 우리 모두에게 평화를!


"그믐" & "YG와 JYP의 책걸상" 콜라보를 소개합니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하여 그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나 해보기로 했습니다.

고품격 독서 팟캐스트 “YG와 JYP의 책걸상“ 시즌 5와 함께 하는 콜라보입니다.


YG는 지식큐레이터 강양구 기자의 이니셜이고, JYP는 청년의사 박재영 편집주간의 이니셜입니다.

기자와 의사, 서로 다른 분야의 이 두 사람이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하기 위해 2017년 “YG와 JYP의 책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BTS에게 ‘아미‘가 있다면, 책걸상에는 ‘독지가’들이 있습니다.

독지가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팟캐스트 “YG와 JYP의 책걸상; 책에 관한 걸쭉하고 상큼한 이야기“

YG와 JYP가 검증한 다양한 분야의 좋은 책들을 2023년에는 그믐에서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모임지기는 YG님 혹은 JYP님이 되실 수도 있고, 책걸상에 패널로 자주 출연하시는 김혼비 작가님이나 박혜진 문학평론가님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혹은 책걸상에 출연하시는 작가님이나 그 책을 만드신 편집자님이 되실 수도 있고요.


2023년, 그믐에서 열리는 책걸상 모임의 즐거운 책수다에 동참해보세요.

방송 전에 책을 함께 읽으면 팟캐스트가 더 재미있을 거에요.

또 YG와 JYP 두 진행자에게 궁금한 점들을 남겨주시면 방송에서 소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책걸상을 듣지 않으시는 분들은 그냥 그믐에서 함께 책만 읽으셔도 좋습니다.


책걸상 방송은 오디오클립, 팟빵, 애플 팟캐스트, 유투브를 통해 무료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벌써 그믐에는 2023년 초 책걸상에서 방송되는 책들에 대한 모임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목록은 계속해서 업데이트할게요.


[책걸상 함께 읽기] #1.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책걸상 함께 읽기] #2. <미키7>

[책걸상 함께 읽기] #3. <경청>

[책걸상 함께 읽기] #4. <보노보 핸드셰이크>

[책걸상 함께 읽기] #5.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책걸상 함께 읽기] #6. <로봇의 지배>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그믐의 홍보활동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참여 관련 궁금한 사항은 gmeum@gmeum.com으로 문의 주세요.

<빅 히스토리> 2장 네 번째 문턱 : 태양, 태양계, 지구의 출현

2-1

태양계가 완성되고 지구의 출현에 가슴떨리는 부분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무한하고 거대한 우주의 한부분인 태양계에서, 그 태양계의 중심인 태양보다 100분의 1에 불과한 지구의 크기를 알게되었을때 그 지구에서 아웅다웅살아가는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미미한가 느끼게 되네요.

우주와 대조되는 고립되고 허약한 지구라는 사실을 알고 겸손해져야 할 것같아요.


판구조론: 지구과학의 핵심 패러다임이라고 하네요. 학창시절 지구과학을 배우며 대륙이동설등 지각이 판으로 되었다는 것을 배웠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암기하듯 알게 된 지식이 헌대 과학의 과학의 주요패러다임으로 이전까지 무관하다고 여겨진 지질학적 과정을 하나로 엮어낸 이론이었군요. 빅뱅이론, 진화론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여겼는데 판구조론또한 이와 못지않은 빅 히스토리의 중요한 패러다임을 알게 되었어요. 빅 히스토리에 천문학, 생명학, 지질학등 모든 학문에 연관된 정말 큰 역사를 다루는 것같아요.



2-2

지구는 놀라도록 고립되고 혀약해 보였다. 드넓고 '텅 빈' 우주 공간과 선명하게 대조되며 생명이 우글거리는 자족적이고 작은 실체였다. 95쪽


판구조론 패러다임은 인류가 큰 관심을 두는 많은 현상을 설명하고, 이전까지 무관하다고 여겨진 많은 지질학적 과정을 하나로 엮었다. 또 산맥이나 화산, 지진이 왜 생겨나고, 대륙이 어떻게 움직이고, 대양이 어떻게 생겼고, 다양한 광물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세계가 왜 이런 모습인지도 설명한다. 다른 주요 과학 패러다임처럼 계속 진화하는 모형인 판구조론은 현대 지구과학의 핵심 패러다임이다. 115쪽

사서가 바코디언이라뇨 - 김지우

저자는 현직 사서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다. 사기업에서도 일을 해본 적 있지만 마치 당연한 결말처럼 도서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동료 사서들에게 쓴 소리가 될만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하지만 이 사람, 도서관을 정말로 사랑하고 사서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참 많구나 라는 게 진심으로 다가온다.

바코디언은 작가가 만든 말인가본데 사서를 얕잡아 부를 때 쓰는 말로 사서가 하는 일은 대출반납 때 바코드만 찍는 게 전부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 사서는 단연코 바코디언, 그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실제적인 방향과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사서가 바코디언이라뇨?
사서가 바코디언이라뇨?
한옥마을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는, 1인1상

1인 1메뉴라는 말은 요식업장에서 자주 듣긴 하는데 이게 가게 이름이라니 처음엔 좀 이상했다. 1인1상. 서울 은평구 연서로 534 4층/5층

건물의 모든 층에서 아마 음료를 팔 텐데 내 기준 4층이 제일 좋은 것 같다. 파스타가 2만 5천원이라 조금 비싸게 느껴졌지만 모든 음료 가격이 1만 3천 원 정도이므로 식사 뒤 원하는 음료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파스타 세트를 먹는 편이 따져 보면 더 낫지 않은가 한다. 

전망 값이겠지만 나름 파스타 맛도 좋고 커피도 괜찮았다. 외국인 친구를 데려오면 아주 좋아할 곳.

27. 칼스버그 대니쉬 필스너와 강아지 입양

설 연휴 셋째 날에 동생 차를 타고 의정부에 가서 새롱이를 받아왔다. 동생은 강아지 가정 분양을 하는 인터넷 카페에서 새롱이 소식을 듣고 신청했다고 한다. 그 카페는 분양업자를 막기 위해 회원들이 딱 한번만 새끼 강아지를 분양할 수 있게 허락한다고 한다.

동생이 운전하는 차는 처음 타봤다. 그렇게 강아지 입양을 도와주고 데려다주기까지 하는 것이 무척 고마웠지만 남매답게 차 안에서 별 얘기는 안 했다. 게다가 나는 차에 올라타고 나서 얼마 안 있어 금방 잠에 빠져버렸다. 깨어났더니 목적지인 의정부시 주택가였다. 동생이 준비한 동물 운반용 케이지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개를 분양해주려는 집은 빌라의 1층이었다. 친절하고 인상 좋은 젊은 여성이 대문을 열고 나와서 우리를 안내했다. 집에 들어가자 안에 있던 개들이 펄쩍펄쩍 뛰며 좋아서 난리가 났다. 현관과 마루 사이에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개를 세 마리 두고 있었는데 어미 개는 흰색, 두 어린 남매 강아지는 검은색이었다. 모두 토이 푸들이었다.

두 마리 강아지는 생각보다 컸다. 어미 크기의 3분의 2 정도는 됐다. 속털이 쥐색이었는데 자라면서 그렇게 색이 변할 거라고 했다. 장남인 새롱이는 인형처럼 귀여웠다. 눈이 까맣고 초롱초롱했고 약간 불쌍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런 인상과 달리 격하게 날뛰면서 어미와 싸웠다. 분양인은 “얘가 엄마를 자꾸 이겨먹으려고 해요”라고 설명했다. 어미가 새끼를 세 마리 낳았는데 한 마리는 이미 전날인지 며칠 전인지에 입양을 보냈다고 했다.

사교성 좋은 동생이 분양인과 대화하고 새롱이와 인사하는 동안 나는 한 걸음 뒤에서 어색하게 서 있었다. 그때서야 비로소 태어난 지 두 달밖에 안 된 새끼 개를 어미로부터 떼어내 낯선 사람이 있는 낯선 장소로 데려가는 것이 정말 잔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내가 하려는 일이었다.

어린 강아지한테 이 상황을 뭐라고, 어떻게 납득시켜야 할까? 사람이 하는 말로 사람 아기한테 하듯이 천천히 말해봤자 알아듣지 못할 테지 않은가. 가족과 헤어지는 법을 가르쳐주는 훈련 같은 건 없나? 개가 막연하게라도 입양 가족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할 의식 같은 건?

우리는 그냥 그 집에서 분양인과 10분 정도 담소를 나누고(그나마 나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새롱이를 운반장에 넣어 나왔다. 친절한 분양인은 새롱이와 어미에게 먹이던 사료와 간식을 비닐봉투에 담아 주었다. 우리에게 선물로 케이크까지 주었다.

강아지가 든 운반용 케이지를 가슴에 안고 조수석에 올랐다. 강아지도 나도 긴장하고 겁을 잔뜩 먹었다. 개가 겁에 질리고 흥분해서 울부짖거나 토하거나 기절하거나 똥오줌을 지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가는 길에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지는 않을까?

몇십 분 전까지 활달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새롱이는 애처롭게 낑낑댔다. 케이지 입구를 열고 안에 손을 넣어 강아지를 쓰다듬어주었다. 강아지는 머리를 입구 밖으로 내밀고 그 불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겁을 먹고 불안해하는 것은 틀림없었지만 짖지는 않았다. 몇 번인가 가슴까지 몸을 우리 밖으로 내밀기도 했지만 내가 다시 집어넣었다.

사람 아기에게 하듯이 개에게 계속 말을 걸라고 동생에 조언했다. 그러나 나는 쑥스러워서 그러지 못했다. 조카와 매제가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강아지 잘 데리고 오고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차창 밖으로 도봉산을 바라보다 강아지를 바라보다 했다. 새롱이는 마침내 잠이 들었다.

“눈을 뜨고 자네.” 내가 말했다.

“눈이 커서 눈꺼풀이 안구를 다 덮지 못하는 거야.” 동생이 설명했다.

동생은 나를 부모님 댁 앞에 내려주고 집으로 갔다. 부모님 댁 마루에 운반장을 놓고 문을 열었지만 겁을 먹은 강아지는 한참 동안 그 안에서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5분 정도 기다리다가 내가 케이지를 분해해서 강아지를 꺼냈다. 새롱이는 아직 주변 환경이 어색한 듯했고, 마룻바닥을 걷다가 종종 미끄러졌다.

부모님이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셔서 퍽 놀랐다. 나 때문에 억지로 키우는 건 아닌 게 확실했다. 특히 무뚝뚝한 아버지가 개를 보며 연신 웃으시는 모습이 뜻밖이었다. 사실 두 분 모두 나보다 개에 더 관심이 많았다. 조카들과 함께 있을 때면 부모님은 나에게는 거의 눈길을 주지 않는데, 새롱이와 있을 때도 그랬다.

개가 바닥에 똥을 싸자 내가 얼른 휴지를 들고 와서 치웠다. 오줌도 닦았다. 개똥이 예상보다 단단해서 별로 더럽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렇게 기꺼이, 자연스럽게 개똥을 집어 들고 바닥을 닦게 될 줄 나도 몰랐다. 어쩌면 나는 나이 든 개를 사랑할 수도 있고 개가 죽어가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을지 모른다.

저녁으로 떡국과 갈비찜을 먹고 부모님 댁에서 잤다. 밥을 먹으며 나는 7, 8월에는 내가 서울을 떠나 원주에 있게 될 거라고 (그러니 그 기간에는 부모님이 새롱이를 돌봐줘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어지간하면 7월 1일에 원주로 떠나 8월 31일까지 기간을 꽉 채워 머물면서 그 사이에 되도록 서울에 오지 않을 마음이었다.

냉장고에는 칼스버그 대니쉬 필스너 한 캔과 테라가 여러 캔 있었다. 칼스버그 대니쉬 필스너는 전에는 그냥 칼스버그라는 이름으로 팔렸는데 재작년에 로고와 포장, 이름을 바꿨다. 내게는 여태껏 깔끔하다는 인상 정도가 전부인 맥주였는데, 앞으로는 다르게 기억되겠구나 생각했다.

밤에 나는 손님방 침대에 누웠고, 새롱이가 깔고 잘 방석은 침대에서 좀 떨어진 자리에 뒀다. 개는 무서웠는지 낑낑대며 잠을 들지 못했고 나는 몇 번 침대에서 내려와 녀석을 안아주며 달랬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새롱이가 제 방석에서 나와서 침대 옆, 내 머리맡 아래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그걸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만난 지 하루도 안 된 사이인데, 내가 그렇게 믿을 만 해? 푹신한 방석 위에서 자는 것보다 딱딱한 방바닥이라도 내 옆에서 엎드려 자는 게 더 좋아? 나는 개 방석을 침대 옆으로 가져왔고 새롱이를 거기 눕혔다. 그렇게 다음날 아침까지 어린 개와 나란히 누워 푹 잤다.

 

강아지를 데리고 온 날

덴마크 왕실 공식 맥주를 마시고

행복한 기분으로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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