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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댓글부대»

"그렇게 인터넷을 오래 할수록 점점 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돼. 확증 편향이라는 거야. TV보다 훨씬 나쁘지. TV는 적어도 기계적인 균형이라도 갖추려 하지. 시청자도 보고 싶은 뉴스만 골라 볼 순 없고.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달라. 사람들은 이 새로운 매체에, 어떤 신문이나 방송보다도 더 깊이 빠지게 돼. 그런데 이 미디어는 어떤 신문 방송보다 더 왜곡된 세상을 보여주면서 아무런 심의를 받지도 않고 소송을 당하지도 않아.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최악의 신문이나 방송사 보다 더 민주주의를 해치지."


- 장강명, «댓글부대», 은행나무(2015), 57쪽


* 위의 글은 하나의 공식이다. 인터넷과 커뮤니티 사이트를 유튜브나 유튜브 채널로 바꿔 넣으면 2015년이 2023년으로 스르륵 바뀐다. 시차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장강명 작가의 사회파 공식이랄까.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 대열에 합류한 지 꽤 오래다. 힐링을 위해 전원주택 부동산 채널 영상을 주로 보는데, 나도 모르게 확증편향이 생기는 건 아닐까. 

눈을 감으면 전원주택이나 프리미엄 복층 농막이 막 아른거린다.


2023/02/14


�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스타벅스 바닐라 플랫화이트

진한 커피가 필요하다면 샷이 무려 4개가 들어가는, 스벅 바닐라 플랫화이트, 콜!

382. 레이먼드 카버 (캐롤 스클레니카)

전체적으로 평전의 분위기가 카버에게 우호적임에도 불구하고 카버의 삶 자체가 읽기 고통스럽다. 그는 적어도 한동안은 그냥 술꾼이 아니라 상습 가정폭력범이었다. 첫 번째 부인 메리앤에게 행사한 폭력의 수위는 간담이 서늘할 지경이다. 옮겨 적기 끔찍할 정도.

레이먼드 카버
레이먼드 카버
381. 퍼스널 (리 차일드)

잭 리처 시리즈 『네버 고 백』 다음 편. 영국 작가가 만든 미국 영웅이 영국에서 영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처럼 활동하고, 주연이나 엑스트라나 ‘여기는 영국이니까’ 같은 말을 많이 한다. 그런데 범인 추적 과정도 상당히 엉성하고, 흑막의 동기도 너무 억지스럽다.

퍼스널
퍼스널
최강의 인생

데이브 아스프리는 길티 프레져처럼 또 읽게 된다. 건강 염려증 환자들에게 묘한 자극을 주는 포인트가 있는 듯.


선택에 드는 정신 에너지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이걸 줄이도록 신경쓰라는 스티브 잡스의 터틀넥 이야기가 또 나오는데 최근 채용을 위해 사람들을 선별하고 있는 기간이라 이런 뻔한 이야기에 또 공감하고 내 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할 수 있을지 골몰한다.


한편으로 일주일 내내 같은 데일리 루틴에 식단도 정해진 것만 먹고 있는데 이런 패턴화된 인생이야말로 AI에 의해 대체되기 가장 쉬운 개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역으로 에너지를 방만하게 흥청망청 랜덤하게 소진해야 AI를 상대로 그나마 몇 년 더 오래 버티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최강의 인생
최강의 인생
AI 2041

원서는 2021년에 출간되었는데 국내 번역이 2023년에 이뤄졌다. 불과 만으로 1년 전에 쓰여진 책인데 낡아보인다. 요즘의 AI 속도감. 


AI 2041
AI 2041
380. 걸 (오쿠다 히데오)

1959년생 남성 작가가 도시 여성들의 속내를 이렇게 그럴싸하게 묘사할 수 있다니. 별 사건이 없는데도 흡인력이 강해서, 작가가 도대체 무슨 재주를 부린 건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걸
걸
379. 무한 공간의 왕국 (레이먼드 탤리스)

뇌를 제외한 머리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과학적, 철학적, 문학적 고찰. 박물학자 기질이 있다면 매우 즐거울 책이다. 그런데 귀지는 다루면서 코딱지는 왜 빼먹는가!

무한 공간의 왕국
무한 공간의 왕국
36.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화상회의

새 회사에 출근하고 나서 HJ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일주일을 보냈다. 처음 2, 3일은 무척 흥분했고 열의에 불타 있었다. 여러 면에서 전에 다닌 회사와 반대라고 했다. 업무량은 늘어났지만 권한과 책임도 그만큼 커졌다. 일의 우선순위도 명확했고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도 논리적이라고 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사장도 합리적인 성격인 듯했고, 이상한 동료도 없었고, 부하 직원도 성실한 편이었다. ‘그만 하면 기대 이상인데?’ 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사는 집의 전세 계약이 끝나면 HJ의 새 회사 근처로 이사를 가게 되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사실 더 일찍 이사를 가고 싶었는데 HJ가 반대했다.

안양 아파트 가격을 알아보면서 근처 기타 학원과 술집도 찾아봤고, 동네에 보틀숍이 있는지, 부모님 댁까지 어떻게 가면 좋을지까지 찾아봤다. HJ의 새 회사 근처 아파트에서 부모님 댁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도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고 자전거를 타고 가도 비슷했다. 그러면 그냥 자전거를 타고 가면 되겠군.

그런데 3일가량 지나자 HJ가 회사에 대해 ‘뭔가 이게 아닌데?’ 하고 느끼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전임자가 주말을 포함해 하루도 쉬지 않고 야근을 하다가 석 달 만에 그만두고, 전임자의 전임자가 사장에게 계속 새로 직원을 뽑아달라고 요청하다 넌더리를 내고 그만둔 이유가 그것이었다. 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둘이서 하고 있었다.

HJ도 매일 야근을 했다. 노트북을 가져와서 집에서도 밤에 일했다. 새 회사의 장부를 보니 허술한 구석이 너무 많았고 전임자들이 기본적인 처리를 하지 않은 채 손 놓아 버린 대목도 많다고 했다. 그들이 게으르거나 도덕적으로 해이했던 게 아니다. 너무 바빠서 맡은 일을 다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전임자도, 전임자의 전임자도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완전히 소진된 상태에서 회사를 욕하며 떠났다.

그녀는 금요일에 재택근무를 했는데 자리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고 14시간 동안 집중해서 일했다. 저러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 쓰러지는 게 아닌가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내가 저렇게 소설을 써야 하는 건데. 그런데 옆에서 지켜보면 HJ는 정말 똑 소리 나게 일을 잘한다. 같이 일을 하고 싶을 정도다.

HJ가 토요일에도 12시간 가까이 일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내가 “그래봐야 회사에서는 자기가 열심히 일하는 줄 몰라”라고 말하고 그녀의 노트북을 덮어버렸다. 그녀는 아무래도 회사가 이상한 것 같다고, 사람을 더 뽑아주지 않으면 더 다닐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주말에 그녀는 우울해 했고, 근육통을 앓았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 토요일에 그녀는 자낙스를 한 알 먹었다. 전에 불안장애로 병원에 갔을 때 받은 약이었다. 다음 주 월요일에 사장과 면담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때 인원 충원을 건의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계속 다니지 말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HJ도 나도 사장이 그 요청을 들어주리라, 최소한 ‘검토해보겠다’는 식으로 대응할 거라고 예상했다.

이 회사의 회계 부서는 HJ가 오기 전까지 엉망이었고, 한국인 사장도 호되게 혼이 난 상황이었다. 전전임 팀장이 밤과 휴일에 아르바이트 식으로 꼭 필요한 업무만 처리하고 있었다. 직원 채용 요구를 계속 거부한 사장에게 화를 내고 다른 회사로 이직한 바로 그 사람 말이다. 사장이 고개를 숙여 몇 번이나 사과하고 본사의 외국인 상사가 어르고 달래 간신히 그렇게라도 급한 일이나마 처리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HJ의 외국인 상사도 그녀가 맡은 일이 너무 많다며 업무를 줄여주려 했다. 내가 밤에 부엌에서 온라인으로 독자와의 만남 행사에 참여할 때 그녀는 자기 방에서 외국인 상사와 사장과 화상회의를 했다.

내가 참여한 화상 북토크는 이메일로 에세이를 보내주는 회사가 기획한 이벤트였다. 사회자들이 맥주를 마시며 캐주얼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나는 무알코올 맥주인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마셨다.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하이트제로보다 거품이 곱고 좀 더 달큰하다. 하이트제로를 계속 마시다 보면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가 더 나은 것 같은 느낌이 들고,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계속 마시다 보면 정반대의 생각이 든다.

 

아내가 아프니

내가 정신이 번쩍 든다

이직 참 힘들구나

 

그 사이에 케이트 아이크혼의 『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마크 모펫의 『인간 무리, 왜 무리지어 사는가』, 이언 모리스의 『가치관의 탄생』을 읽었다.

『Z세대 부모를…』은 주로 ‘잊힐 권리’의 차원에서 소셜미디어가 청소년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망각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 소셜미디어의 악영향 중 이 문제는 가장 중대하고 시급한 것은 아니다.

『인간 무리…』는 인간이 익명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영장류보다 오히려 곤충 군집과 더 닮은 구석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그런 것 같다. 사회는 구성원의 불만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걸 외부로 향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그 말도 옳은 것 같다.

『가치관의 탄생』은 수렵채집 시대, 농업 시대, 화석연료 시대마다 가치관이 달랐고, 그 가치관들은 큰 틀에서 1인당 에너지 획득 수준에 의해 결정됐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조금 거친 구석은 있지만 이런 커다란 주장을 읽는 건 늘 재미있다.


번역 문체가 춤을 추다니!

고수로고~♡

백영옥, 연애의 감정학

How to break up like a winner 🏆

그런데 이걸 Emotionology of love 정도는 어땠을지? 없는 단어 막 만들어가며 ㅎㅎ

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3233343536373839404142434445464748495051525354555657585960616263646566676869707172737475767778798081828384858687888990919293949596979899100101102103104105106107108109110111112113114115116117118119120121122123124125126127128129130131132133134135136137138139140141142143144145146147148149150151152153154155156157158159160161162163164165166167168169170171172173174175176177178179180181182183184185186187188189190191192193194195196197198199200201202203204205206207208209210211212213214215216217218219220221222223224225226227228229230231232233234235236237238239240241242243244245246247248249250251252253254255256257258259260261262263264265266267268269270271272273274275276277278279280281282283284285286287288289290291292293294295296297298299300301302303304305306307308309310311312313314315316317318319320321322323324325326327328329330331332333334335336337338339340341342343344345346347348349350351352353354355356357358359360361362363364365366367368369370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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