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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 432. 모던 타임스 1, 2 (폴 존슨)

보수주의 역사가가 쓴 1920~1990년대. 나더러 부제를 붙이라면 ‘사회공학의 비극’이라고 하겠다. 독재자들의 초상을 탁월하게 그려내며, 간디나 네루 같은 인물에 대한 평가도 신랄하다. 특히 2권 전반부는 정말 재미있다.

모던 타임스 세트 - 전2권
모던 타임스 세트 - 전2권
42. 제주 백록담 에일과 이중섭 거리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오전 10시에서 11시쯤 나가서 커피를 사 마시고, 돌아와서 숙소에서 쉬다가 점심을 먹고, 또 돌아와서 숙소에서 쉬고, 오후에 주변 산책을 나가고, 다시 숙소에서 쉬고, 또 나가서 저녁을 먹는다. 그렇게 한 숙소에서 3일이나 4일 가량 머물다가 자동차로 10분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다른 숙소로 옮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까지 제주에서 일정은 거의 매일 이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자동차가 없고 의욕과 정력은 부족하고 대신 시간이 넉넉한 우리에게 적합한 여행 방식인 것 같다. 그렇게 서귀포에서 시작해 반시계방향으로 돌고 있으며, 4월 중순에 제주시 부근에 이르게 될 듯하다.

이걸 한 달 여행이라고 불러야 할지 한 달 살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행과 생활의 중간인데, 바쁘지도 지루하지도 않아 좋다. 하루걸러 하루씩 오전에 근력 운동을 하고 있고, 그렇게 운동을 한 날 저녁에 맥주를 마신다. 총 비용은 500만 원 정도 들 것 같다. 이런 호사를 누려보려고 여태껏 그렇게 열심히 돈을 벌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제주 여행 4일차에는 하늘이 맑았다. 오전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그러자 바다 반대 방향으로 한라산이 제대로 보였고, 산의 거대한 규모를 그때서야 제대로 알게 된 나와 HJ는 크게 감탄하고 이제 남쪽이 아니라 북쪽을 바라보며 걸었다. 이날과 그 다음날에는 뜻대로 안 되는 일이 많았지만 이미 마음이 너그러워져 있어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허세 부리는 가게처럼 보여 HJ가 탐탁지 않게 여긴 숙소 근처 브런치 카페에 들어갔는데 내부 구조도 재미있었고 한라산 전망도 끝내줬다. 낮에는 택시를 불러 차로 5, 6분 거리인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 갔다. 1960년대에 설립된 재래시장이다.

시장 골목을 돌아다니며 이곳에서만 판다는 꽁치김밥, 우도 땅콩만두, 흑돼지 꼬치구이, 오메기떡을 사 먹었는데 오메기떡을 제외하고는 다 조잡한 맛이었다. 신기하니까 딱 한번, 이라는 기분. 서울이고 지방이고 유명하다는 전통시장에 찾아가서 젊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특이한 먹거리를 맛보고 나서 흡족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남쪽으로 이중섭로를 따라 1분 정도 걸으면 이중섭 거리가 나온다. 그 거리에는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 거주지, 이중섭 공원, 이중섭 창작 스튜디오가 있다. 이중섭로는 볕이 잘 드는, 소박하게 아름다운 언덕길이었는데 신카이 마코토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속 일본 소도시 배경을 연상케 했다. 금방이라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자전거를 타고 옆을 지나갈 것 같았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부터 천장에 이중섭의 소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중섭로에는 각각 ‘중섭이네’와 ‘중섭23’이라는 이름의 식당이 있고, 이중섭의 작품을 모티브로 해서 작품 활동을 한다는 ‘중섭공방’도 있다. 심지어 소고기구이 식당 앞에도 이중섭의 그림을 본 딴 소 조형물이 있었다. 이중섭이 지금의 이중섭로 풍경을 본다면 흐뭇해할지 “살아 있을 때 좀 잘해주지 그랬냐” 하면서 허탈해 할지 모르겠다.

정작 이중섭은 제주 출신이 아니고, 제주에 머문 기간도 1년이 채 안 된다. 6․25 전쟁 때 서귀포로 피난 와서 11개월 간 머물다 부산으로 올라갔다. 그 11개월 동안 작품 활동을 열심히 했다지만……. ‘서귀포에 그렇게 다른 인물이 없나’ 싶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예술가를 기리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자못 감동적이기도 했다. 한국에 이런 공간이 또 있던가?

이중섭 거주지는 방 세 칸짜리 초가집에 있었다. 관람객은 가장 오른쪽, 부엌 안쪽에 있는 협소한 방만 볼 수 있었기에 거기가 작업실이었나 보다 했다. 아무런 가구가 없는 1.4평짜리 공간이었다. 그런데 잠시 뒤에 안내문을 읽어 보니 그 방에서 이중섭과 이중섭의 아내, 그리고 두 아들까지 네 식구가 살았다는 것이다!

그조차 세를 얻은 게 아니라 그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집 주인이 그냥 내준 것이었다. 화가는 그 정도로 가난했다. 거기서 반찬도 없이 배급 쌀과 고구마로 연명하며 배가 고파 바닷가에서 게를 잡아먹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담뱃갑 은박지 등에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고 하니 예술은 뭐고 인생은 또 뭔가 싶었다.

이중섭 미술관은 정기 휴관일이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정방동주민센터에서 대로로 내려가는 인적 없는 계단 옆에 화가의 작품 수십 점이 작게나마 그려져 있어 그걸 천천히 감상하며 내려왔다. 길 떠나는 가족이나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그림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저렸다.

이중섭 창작 스튜디오에서는 어느 현대서예 화가의 전시전을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입구에서 우리에게 열정적으로 작품을 소개한 중년 여성이 화가의 아내이고, 안에서 다른 관람객과 대화 중이던 훤칠한 신사가 화가 본인이지 않나 싶었다.

가볍게 둘러보고 나와 그 옆 서귀포관광극장에 갔다. 1999년에 문을 닫은 옛 극장인데 지붕은 사라져 하늘이 보이고, 담쟁이 넝쿨이 벽 안쪽을 타고 올라왔다. 폐허가 되다시피 한 장소를 허물지 않고 조금 단장해 다시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 서운해서 동쪽으로 조금 더 걸어갔다. 소암기념관도 정기 휴관일이라 패스. 서복전시관은 입장료가 500원밖에 안 된다니 한번 구경해 보자고 결정. 그런데 서복이 누구더라? 어디서 들은 이름인데. 설마 진시황 불로초 설화의 그 서복? 장용민의 『불로의 인형』에 나오는 그 서복?

그 서복이 맞았고, 기실 서귀포(西歸浦)라는 이름 자체가 ‘서복이 서쪽으로 돌아간 포구’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변변한 유물도 없는, 출발지도 최종 도착지도 한국이 아니었던 외국 인물이다. 전시관을 짓고 공원까지 조성해 이곳에서 그토록 거창하게 기념할 일인가 싶었는데 아마도 중국인 관광객을 노린 시설인 듯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이제, 전시관 관람객이라고는 우리뿐이었다. 나는 서복이 진시황을 등친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는데 HJ는 그의 고생과 외로움을 상상해보라고 했다. 전시관은 시진핑이 저장성 당서기 시절 그곳을 다녀갔다는 점을 내내 강조하고 있어서 조금 코믹했다. 그냥 시진핑도 아니고 ‘시진핑 님’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서복전시관과 함께 조성된 서복공원은 절경이었고 입장료 500원 덕분에 다른 관광객도 없었다. 절벽 아래 푸른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택시를 불러 잡아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숙소 근처 게스트하우스 겸 치킨 카페라는 곳에 갔다. 꼬마전구로 옥상을 장식했는데 거기서 맥주를 마시면 근사할 것 같아서였다. 들어가 보니 과자나 음료수가 있는 잡화점이기도 했고 독립출판물과 그림, 엽서도 팔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진과 기념품이 곳곳에 걸려 있거나 놓여 있었다.

공기가 차가워 옥상에 앉을 수는 없었고 그냥 실내에서 순살 마늘치킨을 주문해 먹었다. 제주도의 전통 발효 음료인 쉰다리도 함께 주문했다. 남은 밥을 모아 뒀다가 거기에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켜 만드는 음료라고 한다. 쉰다리도 주인 부부가 직접 만드는 것 같았다. 전망은 즐기지 못했지만 치킨은 맛있었다.

다음날 오전에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서쪽으로 6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바닷가 펜션으로 방을 옮겼다. 호텔 맞은편 도로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펜션으로 가려 했으나 카페 문이 닫혀 있었다. 택시를 불러 펜션으로 갔는데, 체크인은 오후 3시부터임에도 불구하고 펜션 주인아주머니가 그냥 방을 내주었다. 거기까지는 운이 좋았다.

계속해서 돈가스니 치킨이니 하는 음식들을 먹다 보니 속이 거북했기에, 읍내에 들어가 현지인들이 다니는 식당에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서귀포 시내에서 그랬던 것처럼 읍내 거리를 몇 분 걸으니 쉬 피곤해졌다. 또 괜찮아 보이는 식당들은 모두 정기 휴일이거나 식사 준비 시간이었다. 우리는 신선식품을 사려고 마트에도 찾아갔는데, 규모는 작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갖춰 놓은 물품은 별로 없는 곳이어서 조금 어리둥절해져서 나왔다.

해안가 식당이나 카페도 들어가기 망설여졌다. 우리가 머물게 된 펜션의 전망이 그보다 더 나은 것 같았기 때문에. 우리는 2층 방을 잡았는데, 잘 가꾼 마당과 그 너머로 탁 트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근사한 테라스가 있었고, 거기에 앉아 있는 게 어지간한 주변 카페에 있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결국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펜션으로 가져와서 먹었다. 캔 맥주를 몇 캔 샀고, 그 중 제주 백록담 에일을 마셨다. 제주맥주에서 만든 화이트 에일로, 제주도 물을 사용하고 한라봉을 첨가해 오렌지 향을 냈다고 한다. 상큼하니 좋았다. 편의점에서 날달걀과 바나나도 사 와서, 펜션에 있는 조리기구로 계란을 삶아 먹었다.

이날은 낮 내내 전자도서관이 켜지지 않아서 지우고 다시 설치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데, 알고 보니 구글에서 업데이트한 안드로이드 시스템 앱이 기존에 설치된 앱들과 충돌했기 때문이었다. 주요 앱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전국 이용자들이 골탕을 먹었다고 한다. HJ는 이날 종이책을 읽었고, 나는 전자도서관 외에 다른 앱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서울에서 벗어나 제주까지 왔는데 멀리 미국에 있는 개발자들의 행동에 이렇게 타격을 입은 것이다. 그 사실이 초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어지간해서는 도시의 복잡한 사정에서 내가 벗어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구글은 사과는 커녕 제대로 된 대응 조치조차 하지 않았고, 한국 이용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국내 기업을 대할 때와는 온도 차이가 컸다. 거대 기업이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기도 했다.

저녁에도 어슬렁어슬렁 바닷가 산책로를 걸으며 술을 마실 만한 곳을 찾았으나 마땅치 않았다. 결국 들어간 곳은 어느 프랜차이즈 맥줏집이었다. 테라스 전망이 좋았으나 추워서 밖에 앉을 수는 없었다. 가게 안에는 신장개업을 축하하는 화환과 화분이 빼곡히 놓여 있었는데 코로나 탓인지 우리 외에는 손님이 없었다.

이 프랜차이즈는 ‘요리 전문 맥줏집’을 표방하고 있었는데 실제 모토는 ‘뭐든지 판다’인 듯했다. 메뉴 책자가 16쪽이나 됐다. 주류 사정도 비슷했다. 수입 맥주, 크림 생맥주, 국산 맥주, 수제맥주라고 주장하는 자체 브랜드 맥주, 칵테일, 칵테일 소주까지 다 마실 수 있었고, 그런 다양성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사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엠버 라거인 자체 브랜드 맥주의 맛도 좋았고, 안주도 만족스러웠다. 콘셉트가 문제였다.

아마도 원래 그 자리에서 오래 술집을 운영하던 사장님이 하던 장사를 접고 프랜차이즈에 가입한 게 아닌가 싶었다. 술을 마시고 있으려니 20대 취향의 가게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중년 남녀가 들어와서 직원에게 “마시던 거 주라”고 말했다. 그러자 직원은 키핑해 놓은 양주를 내왔고 손님들은 맥주를 함께 주문해 양주 폭탄주를 만들어 마셨다. 중년의 여성 사장님이 잠시 그 옆에 앉아서 얘기를 들어주었다. 그런 모습이 좋아 보이고, 또 어쩐지 쓸쓸해 보이기도 했다.

 

제주도 물에 한라봉 향

맛보다는 콘셉트려니 짐작합니다

내 인생 콘셉트는 뭘까

 

그다방@춘천MBC

춘천을 좋아한다. 십년 전쯤엔가 남편의 친구가 춘천에 살았다. 꼭 한 번 놀러오라는 말에 별 생각 없이 방문한 도시. 친구 부부는 구봉산 전망대를 소개시켜 주었고 밤에는 춘천MBC 근처 KT&G에서 운영하는 숙소로 데려다 주었다. 다음 날 아침 그 옆의 '댄싱 카페인'이라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남편의 친구는 더 이상 춘천에 살지 않은지 오래지만 우리 부부는 그 이후로 춘천을 자주 방문한다. 서울에서 ITX 청춘기차를 타고 1시간 정도 기차여행 분위기를 내다 보면 어느새 춘천역에 도착이다. 소양강 댐 부근은 춘천역에서 약간 거리가 있어서 우리는 주로 춘천 MBC 부근에 거점을 잡는다.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그냥 적당히 걷기도 한다. 닭갈비를 먹는 때도 있고 그냥 편의점에서 주전부리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다.


오늘은 '댄싱 카페인'이 공사가 한참이라 그 옆에 '그다방'이라는 카페 (이 곳도 종종 방문하는 곳)에 왔다. 언제 와도 고요한 의암호, 머리 위론 새가 난다.



건전한 '덕후'가 세상을 바꾼다

건전한 덕후와 불건전한 덕후는 분명 차이가 있다. 나는 그게 ‘선넘기’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건전한 덕후는 덕질을 향한 대상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그것의 존재와 가치를 지켜주고 싶어한다. 절대 선을 넘지 않는다. 반면 불건전한 덕후는 꼭 선을 넘고야 만다. 사랑을 넘어 집착과 소유욕으로 번진 욕구를 어찌하지 못해 상대를 괴롭히고 상대가 어떻든 말든 반드시 자기 옆에만 두려고 한다.

 

이 책은 ‘건전한 덕후’가 쓴 책이다. 그것도 ‘새’를 향한 덕후. 아니, 요즘 같은 세상에 새를 덕질한다니. 너무 귀엽고 건전하고 막 그렇잖아.. 흑흑.

 

새에 대한 정보도 신선했지만, 새를 이야기하는 작가님의 시선이 가장 좋았다.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아마 만나면 ‘새’ 이야기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얼굴이 되어 말이 많아지는 분이지 않을까.

 

새에 대한 정보는 기본이고 위트, 진솔함, 모든 걸 갖춘 책. 만화로 되어있어 부담 없이 읽히는 것도 매력 포인트!

 

건전한 덕후가 세상을 바꾸리라..

탐조일기
탐조일기
본격 전두환 씨 손자 등판!

셔터를 읽으며에 광주에서의 어린시절을 읽은지 얼마되었다고, 그간 무수히 매체를 통해 간접경험한 광주의 그 사건! 본격 가족등장 실체 폭로 진행중 on air

<2022 출판산업 컨퍼런스 - 결산과 전망>

2022. 12. 08.(목) 오후 2시~4시

마지막 발제자로 참가하였다.


유튜브 링크

간접체험의 묘미-자기계발서와 라이트노벨

온 베스트셀러가 자기계발서다.역행자와 악인론도 아직 채 읽지 못했는데 이번에 또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이 새로 나왔다고 한다. 가격이 매우 싸기에 약간의 생각 끝에 본인도 읽게되었다. 책 자체는 평범한 사람도 새겨들을 만한 경구가 많았다, 딱 하나 아쉬운 것은 추종자들의 홍보 능력이 저자의 내공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있었다. 책에서 저자는 독서를 많이 하라고 권유했는데 아마 그 부분은 돈이 안 되어서 무시한 것이 틀림없었다. 아니면 역행자와 악인론같은 책으로 때웠거나.


아무튼 추종자들은 자신의 교주의 위대함을 설파하고자 노력하지만 성공신화를 창조해내신 절대자의 능력을 미처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읽으면 성공한다고 말한다. 사람 하나 설득시키는 것도 성공 못하는 사람이 무슨 성공을 논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렇다고 한다. 그나마 근거라고 대는 것이 책의 판매량이다. 책이 많이 팔렸으니 좋은 책이라고. 그런 말을 들을때 마다 속으로 3천만권이 넘게 팔렸다는 라이트노벨인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우리 시대의 고전이냐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본인도 읽지 않은 책을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같아서 꾹 참고 말았다.


여기서 갑작스럽게 라이트노벨을 언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라이트노벨과 자기계발서의 논리가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0년대 후반 이후로 장르소설은 재경험(회귀),새로운 기회(트랩), 관계의 역전(빙의)를 이용해 정보적인 우위를 지니거나 소위 치트성 능력을 이용해서 자신이 세상을 바꾸거나 승리자가 되는 스토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러한 이점을 이용해 세상의 부조리함을 해결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근래 성공하는 라이트노벨의 특징이다.


그리고 자기계발서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자신도 성공하거나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에 빠진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사람의 성공을 간접체험함으로서 자신도 성공했다는 대리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실제로 변화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말은 EBS 교재로 명문대 간 사람이 있다고 현행 대학입시를 유지하자는 주장하고 다를바가 없다.) 그렇기에 독자가 이 책의 성공을 바라는 이유는 실제로 이 책이 유익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 책이 유익해져야만 자신도 유익해지라는 믿음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책들이 성공하는 것은 약간의 씁쓸함을 안겨준다. 최소한 힐링 에세이들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봄으로서 스스로에 대하여 희망을 안겨주는 가능성이라도 주었던 반면, 자기계발서 열풍은 이제 이 사회가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만인에 대한 투쟁을 권유한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성공하지 못한 실패자들이 위로받을 방법은 정말 이러한 가짜밖에 없는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본인도 분명하게 답을 내놓을 수 없는 것이 정말로 슬퍼질 뿐이다.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의 가르침
EBS 윤고은의 북카페 20230313 생방송 출연

EBS 윤고은의 북카페에 출연하였습니다.


방송 다시 듣기

피아노 덕후의 이야기

산발성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전공 미술, 성인이 되어 제대로 배운 피아노, 촬영에 글쓰기까지! 사회갈등에 대한 관심으로 다큐(단편)를 찍어 무려 칸까지 가셨다고~ 사비털어 참석하셨지만. & 무려 하콘의 주인장 박창수님의 선택!을 받고 무대에서 비디오와 피아노를 곁들여 보여주시기까지 wow 인상적이었음. 마지막에 단편도 ㅎㅎ 무릇 피아노덕후라면 저 정도는 못해도 무대에 다시 서봐야 하는건 아닌지; 소소클 아마콩쿨 예선탈락한 게 불과 몇 달 전이지만^^; 또모 아마콩쿨 공지를 봐버린 1인;;

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
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
430. 소멸의 땅 (제프 밴더미어)

몇몇 장면의 질감은 인상적이나 큰 줄기 자체가 새롭다거나 강력하다고 말하진 못하겠다. 그럭저럭 재미있었으나 이만하면 됐다 싶어, 속편에는 별 관심이 가지 않는다.

서던리치 1: 소멸의 땅
서던리치 1: 소멸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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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 그믐 라이브 채팅 : 5월 16일 목요일 저녁 7시, 편지가게 글월 사장님과 함께
[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
🐷 꿀돼지님의 꿀같은 독서 기록들
권여선 소설집 『아직 멀었다는 말』(문학동네)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수전 팔루디 『다크룸』(아르테)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 봄, 시집 한 권 🌿🌷
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2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0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9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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