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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위협

원래 사람은 희망보다 절망에 매혹되는 법. 그런 암담한 미래 전망을 요소요소 짚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인 AI의 위협. 생각해보면 지금껏 인간의 창의성이라는 게 규정되지도 않았고 그 누구도 실체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AI와 인간의 방식과 존재 자체의 구분과 경계가 불명확해지는 순간. 


초거대 위협
초거대 위협
아마추어에 대한 짤막한 글

나는 생각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무언가에 관심가지거나 관찰하는 아마추어들에게 사회는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대접을 해주어야 마땅하다고. 그들은 불신과 증오에 사로잡힌 현대 사회에서도 추구해야할 존재가 있다고 믿으며 실천을 통해 그것을 증명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작업의 결과물이 아니라 그 자체에 기쁨을 느낀다. 세속의 풍랑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자신의 판단을 믿으면서 도도히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진주를 키워나가고 있다.


그러나 세상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자기 만족을 충족시키는 대가로, 그들에게는 약간의 뒤틀림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존재하는 것이기에 비단 그들에게만 그런 잣대를 지적하는 것은 너무 엄격한 잣대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면모를 보이는 그들에게는 그런 문제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우선 그들에게는 검증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추어들은 무엇인가를 한 번 확인하면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어버리고 만다. 믿음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그 믿음을 타인에게서 확인받으려고 한다. 자신은 이러한 것을 알고 있으니 자랑을 지금 해야겠다는 욕망이 과하게 표출시키는 행위. 물론 누구나 한 번쯤은 하는 행동이기에 언급했듯 우리는 조금 더 너그러워질 필요는 있으나 보통 이러한 사람들의 행동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다음으로는 뻔뻔함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연구하거나 만들어 놓은 것을 따라하거나 관찰하는 행동으로 그것이 자신의 것이라고 상상하고 믿는다. 이 또한 믿음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그러지 않으면 문제다. 마치 자신이 알아낸듯이 다른 사람들에게 뽐내는 데, 원 출처같은 것은 절대로 병기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경우에는 소설 전집에 해설을 의뢰받았는데 그 해설에 다른 단행본의 문장을 그대로 베껴서 수록한경우도 있었다. (하긴 출판사도 펭권 북스의 판본과 홍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내놓았으니 그 출판사에 그 해설자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문제점이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행위. 생각해본다면 어떠한 실수든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법인데 나는 아닌듯 다른 사람의 흉을 보는 것은 첫번째와 두번째보다 더욱 꼴사나운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첫번째와 두번째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은 반드시 세번째 실수를 하지는 않지만 세번째 실수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첫번째와 두번째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세상 사람들이 아마추어들에게 대접을 해주지 않는 것도 이러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쓰고나니 나 자신의 믿음과 뻔뻔함에 부끄러워진다.

고릴라를 지키기 위해 밀렵꾼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다이앤 포시

영장류 가운데서도 가장 가족적인 동물을 꼽는다면, 놀랍게도 그건 바로 고릴라🦍라고 해요. 이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운다고 합니다. 밀렵꾼이 동물원에 매매할 목적으로 고릴라 새끼 한 마리를 빼내려고 하면 성년 가족을 몰살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하죠. 다이앤은 고릴라를 지키기 위해 밀렵꾼들과 전쟁을 벌입니다. 『유인원과의 산책』에서 다이앤 포시와 고릴라 디짓의 이야기를 만나면 잠시 멈춰 서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페이지를 넘기는 게 괴롭기도 하거든요... (벌써 경험한 독자님들도 계시겠지요?🥺) 저자 사이 몽고메리가 '다이앤이 남성 지배적인 경험 과학의 가장 중요한 규칙, 자신의 연구 대상 동물과 분리의 선을 긋는 데 실패했다'고 쓴 문장을 천천히 곱씹어 봅니다.


📌 (p.101) 그러나 디짓은 결코 반려동물이 아니었다. “다이앤이 고릴라와 맺은 관계는 인간과 동물이 맺을 수 있는 관계에서 진정 최고 형태”라고 이언은 말했다. “동물을 우리에 가둔 채 먹이를 주거나 인간이 다친 동물을 도와주는 경우를 위시한 대다수 인간-동물 관계에서는 인간이 동물을 위해 뭔가를 합니다. 하지만 다이앤과 고릴라는 완전히 평등한 조건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서로 함께 있기만 원했습니다. 그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경지입니다.”

530.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 (더글라스 애덤스)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2편으로 끝났어야 한다’고 썼지만, 사실 4편에서 아서 일행이 신의 마지막 메시지를 찾으러 가는 에피소드도 좋아한다.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신의 섭리는 결국 인간 소설가나 시나리오 작가의 생각일 뿐이라 창작자의 철학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래서 신의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픽션은 대개 그 지점에서 맥이 풀리곤 한다. 히치하이커 4편은 드문 예외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
529.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 (더글라스 애덤스)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2편에서 마치는 게 적절했다. 물론 그랬다면 속편에 대한 요구가 아우성쳤을 테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어 3, 4, 5편이 나오게 된 것이겠지만. 3편은 줄거리가 어수선한데 원래는 닥터 후 대본용으로 썼다고 한다. 크리켓에 대해 보다 더 잘 알았더라도 그리 재미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
수림식당@부산 송정

가배원에서 커피를 마시고 인근에 있는 수림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사진은 순서대로 비빔탄탄면, 탄탄국밥, 가지만두.


유리창이 투명하니 꼭 야외 테이블에 앉은 듯 보이는데 건물 안이다. 바깥에 바다가 보이고 싱그러운 팝송이 BGM으로 어울릴 것 같은 화창한 날이었다.


찾아보니 이 곳도 그렇고 가배원도 그렇고 다 프랜차이즈 체인점이었다. 그닥 프랜차이즈 매장스럽지 않다고 느꼈는데... 하긴 생각해보면 음식 장사 경험이 없다가 뭐든 가게를 새로 낸다고 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모르는 것 투성이일 것 같다. 그나마 난이도가 높지 않은 작은 커피숍을 한다고 해도, 당장 커피컵, 커피홀더는 어떻게 주문하고, 메뉴 가격 결정은 어떻게 하고, 알바생은 어떻게 뽑아야 할지, 마케팅 방법은 뭐가 있을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 투성이인 상황에서 본사에서 나와서 그건 이렇게 하세요. 라고 알려주면 그게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맘은 참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체인점은 장사가 안 되도 프랜차이즈 본사는 돈을 번다던데 본사가 제공하는 건 커피 원두와 예쁜 인테리어가 아니라 무엇에든 기대고픈 사람들에게 기댈 어깨가 되어주는 것인 듯.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버닝 쇼어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DLC로 출시한 지는 일주일쯤 된 거 같은데 뒤늦게 플레이했다. 제법 잘 만들어진 DLC에도 불구하고 히로인 에일로이의 동성애 이슈 때문에 메타크리틱 유저 평점 테러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 중. 초반엔 2점 대였는데 그나마 지금은 4점대로 올라왔다.


에일로이의 성정체성은 이미 전작에서 그녀의 DNA 제공자인 엘리자베트 소벡이 이미 동성애자였던 부분이 있었기에 오버워치에서 솔저76의 커밍아웃과는 결이 좀 다른 거 같기도. 다만 파트너인 세이카와의 관계 형성이 8시간 남짓한 플레이타임에 담아내기엔 다소 버거운 감이 없지 않긴 했다.


수 년간 2개의 프랜차이즈 게임을 겪으며 거의 100시간 가까이 플레이했던 나의 아바타 혹은 에이전트가 유저의 의도에 상관 없이 커밍아웃한 부분에 대한 상처가 유저 반발의 어떤 지점이라고 짐작된다. 억지로 커밍아웃을 당한 듯한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PC 이슈에 대해 이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할만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5월 개봉 예정인 디즈니의 인어공주 무렵엔 또 어떤 대혼란이 기다리고 있을지...

호라이즌 제로 던 아트북
호라이즌 제로 던 아트북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최인아의 제일 기획 29년 직장 생활 회고록이지만 저자의 우려대로 자기 계발서로 분류될 듯. 근데 읽어보니 그냥 자기 계발서다.


저자는 직장 1년차 그리고 40대 초반 상무 시절 퇴사를 결심했다가 결국 50대 초반 사장 진급의 여지를 남겨둔 어느 시점에 퇴사한다. 일을 그만 둔다는 것은 일상의 어떤 루틴이 끊긴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개인으로서는 큰 변화지만 사실 따져보면 그 당사자에게만 절실하고 타인은 그다지 관심 없다. 결혼 축하와 같은 청첩장 덕담처럼 앞으로도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같은 의례적인 덕담 정도를 주고 받을 정도의 관심. 어쨌든 저자는 퇴사의 여정을 설명하기 위해 29년에 이르는 인생의 거의 대부분이었을 직장 생활의 기억을 떠올리고 기록한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동네 책방 운영이 쉽지 않은 시절에도 불구하고 최인아 책방은 2호점까지 열고 성업 중이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유령

씬이 많지 않아서 저렴하고 밀도 있게 제작 가능했을 원작에 미술과 액션과 CG를 덧대어 한우채끝 짜파구리를 만든 느낌. 스토리가 지니는 끈끈이풀 같은 속성을 발휘해 어떻게든 한우와 인스턴트 라면 사이의 간극을 메워보려했지만 풀의 유통기한이 지나서 접착력이 많이 떨어진다.

마치 어제처럼

그 때는 몰랐을지도 모르지만, 뒤돌아보면 인생의 어떤 한 계절은 마치 어제처럼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소설속 '내'가 무라이 설계사무소에 입사해서 처음으로 아오쿠리마을에 있는 별장의 사무소에서 보냈던 여름은 아마 그런 계절이었을거다. 눈앞에 펼쳐질 것 같은 아오쿠리 마을에 대한 상세한 묘사덕분에 신록의 푸르름과 여름이면 느껴지는 특유의 공기와 냄새까지 고스란히 맡아진다. 건축에 대한 세세한 묘사 역시 노건축가와 그의 건축에 대한 '나'의 마음 속 깊은 흠모를 그대로 전해주고, 노건축가가 건축에 담아내고자하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통찰 역시 세밀하지만 과하지않아 담백하게 전해진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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