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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6 | 김성중, 이슬라

현대문학 (231215~231215)


❝ 별점: ★★★★

❝ 한줄평: 어쩌면 죽음이 있기에 아름다운 삶

❝ 키워드: 삶 | 죽음 | 시간 | 영원 | 광기 | 공포 | 고통 | 절망 | 권태 | 사랑

❝ 추천: 죽음이 없는 삶을 꿈꿔본 적이 있는 사람


❝ ‘각설탕처럼 네 몸에 녹아들어가면 어떨까. 내가 누군지 알게 되면 너는 나에게 사랑 대신 죽음을 원하게 될까?’ ❞ (p.129)


⏳ 첫 문장: 내일이면 팔십사 세가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백팔십사 세가 되는 것이다. 나는 백 년간 열다섯이었으므로. (p.9)


📝 (23/12/17) 최근 읽은 소설집 『겨울 간식집』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김성중 작가님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져서 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선 9 『이슬라』를 읽어보게 되었다.


✦ 올해 읽은 책들을 돌아보니 ‘삶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우리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니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까.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도 삶과 죽음인데, 독특하게도 이 소설에서는아무도 죽지 않고 또 아무도 태어나지 않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 세상에서 열다섯 살로 백 년의 세월을 보낸 후 다시 시간이 흐르게 되어 곧 84세가 되고 죽음을 앞둔 ‘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 죽음이 없는 삶. 어찌 보면 굉장히 모순적인 말이다. 죽음이 없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삶을 얻으려면 죽음이 필요했던’ 열다섯의 ‘나’에게 영생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영원한 건 결국 익사하게 되어 있다’는, ‘오직 유한한 인간만이 무한에 대해 상상할 수 있다’는 ‘나’의 말에 여운이 남아 문장들을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되었다.


✦ 사랑하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세상의 생명들에게 죽음을 돌려주었고, ‘나’의 죽음의 순간에 찾아와 사랑한다고 이별의 인사를 건네는 이슬라. 각자 ‘자기만의 고유한 죽음’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죽어가는 모든 자들 역시 ‘고립되었다’는 뜻을 품고 있는 이슬라라고 할 수 있다는 말 또한 ‘모두가 각자의 고유한 죽음을 누리는 점에서 이슬라에게 인간은 신처럼 보였다’는 문장과 교차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은 많은 문학작품에서도 하는 이야기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유독 마음 깊이 다가왔다. ‘나’에 대한 이슬라의 사랑은 인간에 대한, 그리고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되었다기보다는 ‘나’라는 고유한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 ‘나’가 영생 대신 택한 죽음이 있는 삶. 어릴 적 맛본 설탕과자처럼 달콤한 기쁨과 달콤한 슬픔의 맛. 그는 절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걸 알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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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놀라운 사건 역시 잊힐 날이 올 것이다. 백 년의 인간들이 전부 죽고 그 위로 두꺼운 시간의 퇴적층이 쌓이면 모든 것이 망각의 늪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한 세기 정도야 세월의 원근법을 당해낼 수 없고 백 년의 인간들 모두 소실점너머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슬프면서 안도감이 든다. 만물이 소멸의 질서 속에 놓여 있다는 것은 얼마나 자비로운 일인지. (p.18)


| “네 몸에서 빼낸 가시들이 도로 자라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다 없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야. 네 마음이 슬픔에 삼켜지지 않도록 조심해라. 실뿌리가 단단한 땅을 으스러뜨리는 것처럼 언제든 너를 파괴할 가시가 자라날 수 있으니까. 슬픔을 좋아하는 것은 나쁜 버릇이란다.” (p.58)


| 무한히 감정을 증폭시키는 폭도들도, 영혼을 파괴시키는 중독자들도, 기존의 사유에 기대 의미를 찾으려 했던 학자들도, 모두 죽지 않는 시간의 권태를 이기지는 못한다. 아무리 달라지려 해도 달라지는 것이 전혀 없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김성중이 그려내는 죽음이 사라진 세계의 모습은 이처럼 재앙에 가깝다. 죽음으로부터 놓여난 완벽한 자유는 사실 무의미라는 더 큰 고통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 무의미한 시간의 공포와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구원은 어떻게 가능할까. 어쩌면 너무나 손쉽고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그 해결책을 김성중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애착과 사랑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p.148-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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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이슬라
아무튼 떡볶이를 이제야

이제야 읽었다. 작가 요조의 <아무튼 떡볶이>를.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열심히 듣던 시절의 책인데, 장강명 작가님의 <아무튼, 현수동> 그믐 모임에 열심히 참석했다고 서강도서관에서 근처에 계신 분들은 찾아가라는 시일이 지났음에도 김혜나 작가님 강연 때 방문했을 때 ㅡ 장강명 작가님께서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책에서 칭찬하셨던 그 서강도서관분들께서 챙겨주신 책이었다. 과연 친절하신 분들이셨다^^

그렇게 받아든 책을 오늘 책방송년모임에 가는 길에 나눔할 책을 들고 오라하여 가는 길에야 읽었네. 어린이 신수진은 사이가 너무도 좋은 부모님 사이에서 부모님과 따로 줏대있게 ㅋ 경양식을 먹던 아이였는데, 원래 어린이의 외식이란 부모님과 형제 자매와 함께 화기애애하게 하는 것임에도 그걸 모르고 자라났었다. 부모가 너무 싸워도 문제겠지만, 저토록 아직도 집밥지상주의자1,2로 현재의 모습이 될만큼 평생~ 금슬이 좋은 부모 아래에서 엄마와 함께 한 첫 식사경험이 떡볶이였어서 그렇게 떡볶이 지상주의자가 되고 말았는데, 누가 공룡을 그토록 좋아한다면 그래서 일까라는 생각이. 어쩌면 내가 피아노를 그토록 좋아하는 것도 그래서 일런지도~

아무튼, 떡볶이 - '이건 맛있는 떡볶이다'라는 확신이 왔다
아무튼, 떡볶이 - '이건 맛있는 떡볶이다'라는 확신이 왔다
마음성장 플랫폼 플레이라이프 인터뷰

아침 8시에 인터뷰 장소를 향해 출발하는데 왠 눈보라가 T.T

정말이지 너무 추웠다. 원래대로면 검정 롱패딩이 나의 겨울철 기본 착장인데 나름 인터뷰라고 코트를 입고 간 것이다. 그나마 다양한 사진 컷을 위한 촬영소품이라며 따로 챙겨간 털모자와 장갑이 길거리 촬영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실내 촬영은 '느긋한 서재' 와 '오케이어 맨션'이라는 합정의 멋진 공간에서 따뜻하게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


페어리 테일

1장까지 읽었는데 터무니없이 재미있다. 최근 빌리 서머스는 용두사미였고 나중에는 그저그런 소품이었지만 스티븐 킹 으르신 소설은 챙겨볼 수밖에 없다.

페어리 테일 1
페어리 테일 1
17회 그믐밤 뒷이야기

열일곱 번째 그믐밤은 비 내리고 바람이 세찬 밤이었습니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겨울치곤 온화했던 날씨가 갑작스럽게 나빠지고 추워져 오시는 분들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저 역시 들고 갈 짐이 있었기에 우산에 내어줄 손이 부족해 날씨가 좀 원망스러웠지요.


북티크 책방은 대흥역 인근 경의선 공원에 가까워 조금 일찍 가서 낙엽길을 산책하려던 계획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우산살을 뒤집는 바람 덕분에 산책보다는 뜨끈한 국물이 당겨 역 근처에서 쌀국수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덥힌 후 책방으로 향했습니다. ^^


23년도 마지막 그믐밤 주제는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내 맘대로에 큰 느낌표를 찍습니다. 누가 뭐래도, 세상의 유행과 상관없이 내가 즐겁게 읽은 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저부터 시작을 했어요. 사회자라는 권력을 이용해 시간제한 없이 마음껏 <동물권력>을 홍보하며 꼭 한 번 읽어주십사 매력 어필을 해 보았습니다. 이어지는 열 권 이상의 책 소개가 있었어요. 다들 출판사의 영업사원이라도 된 양, 한 분 한 분 가져오신 책들을 열정적으로 홍보하시는 모습에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그렇게 그믐밤에서 소개된 책들은 장르도 작가 군도 너무나 다양했어요. 자기계발 서적, 국내 SF 소설, 아름다운 문장의 산문집, 베스트셀러 소설, 경제학 도서, 심리학 서적 등등

마치 다른 사람이 소개하지 않은 책들을 골라 주세요 라고 사전에 부탁이라도 한 듯 매우 다양한 책들이 골고루 추천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한 권 이상씩 자신의 올해책을 소개한 뒤, 투표로 ‘내년에 나는 이 책을 읽겠다’ 싶은 책에 각자 한 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투표 결과 역시도 어느 한 쪽 쏠림 없이 골고루였어요.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책은 없었지만 그중 가장 많은 득표수 3표를 득한 <손을 꼭 잡고 이혼하는 중입니다>가 최종 도서로 뽑혔어요. 이 책은 브런치를 통해 작가로 데뷔하신 조니워커님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에세이인데요, 이 작품을 @알파핼릭스2 님이 소개해 주신 뒤 많은 분들의 질문 공세가 잇달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책도 책이지만 작품과 작가님에 대해 깊은 애정을 보여주신 알파핼릭스2님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물론 투표는 다른 책에 했습니다만…ㅎㅎ)


오늘 그믐밤에서 저는 예전에 읽었던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이 불현듯 떠올랐어요. 흔히들 사람은 평균적으로 그럴 것이다, 보통 이러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들은 뜯어보면 사실 얼마나 다른 사람들인가요. ‘내맘대로’ 올해책에 함께 하셔서 ‘내맘’의 속살을 살짝 내비쳐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 다시 마주친 비바람은 상쾌했습니다.

23-075 | 임유영, 오믈렛

문학동네시인선 203 (231211~231213)


❝ 별점: ★★★☆

❝ 한줄평: 이상하지만 부드러운, 오믈렛 같은 마음

❝ 키워드: 산 | 돌 | 밤 | 마음 | 호수 | 바다 | 천사 | 꿈 | 개 | 죽음 | 버섯

❝ 추천: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마음을 아는 사람


🫧 시인의 말


  나는 붓을 들어 이 이야기를 종이에 옮겨 적었고,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벽에 붙여두었다. 후에 그것을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있어 적당한 값을 받고 팔았다.


2023년 10월

임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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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12/13) 우필사 이벤트로 받은 문학동네시인선 203 임유영 시인의 첫 시집 『오믈렛』을 읽었다.


✦ 제목처럼 몽글몽글 부드럽고 따뜻한 오믈렛 같은 시들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시집이었다. 죽은 사람, 죽고 싶은 사람, 죽지 못하고 다시 깨어나 살아가는 사람 등 죽음 이야기가 꽤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체로 발견될 때를 대비해 머리를 하나로 묶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는 마음. (「방랑자」 (p.69) 부분) 죽음을 들키고 싶지 않으면서도 누군가는 나의 죽음을 알아차릴 것이란 것을 알고 있는 마음과 죽은 자의 얼굴을 발견하게 될 이가 누구일지를 궁금해하는 마음. 그러면서도 그 끔찍한 광경을 만나는 이가 아이는 아니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포노토그래프」 (p.74) 부분) 해가 뜨지 않는 아침을 찾으러 왔지만 호숫가를 따라 걸으며 깨끗하고 예쁜 조약돌을 찾아 주머니에 넣는 마음. (「빗금」 (p.73) 부분)


✦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마음을 다루면서도 이 시집은 그렇게 무겁거나 침울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보이지 않게 두어도 될까. 따뜻한 거 먹이고 싶다.’(「만사형통」 (p.55) 부분)라고 말하며 보이지 않는 죽음에 대한 불안함을 따뜻한 음식을 먹여 속을 뜨끈하게 만들어 마음을 달래주는 듯하다. 그래서 이 시집을 읽어 내려가는 마음이 힘들기만 하진 않았다. 오히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에서 시인은 제목을 설명하며 오믈렛이 ‘유연하고 부드러운 음식이면서 단순해서 무섭기도 한 메뉴인 한편, 편안하고 만만한 음식’이라고 말한다. 이 시집도 그러한 것 같다. 단순하거나 만만하다는 뜻은 아니고, 유연하고 부드럽고, 때론 무섭지만 어딘가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 태어난 이상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수없이 많이 잠들고 깨어남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해설 ‘이상한 마음’을 따뜻하게 다스리는 ‘완벽한 방법’에서 문학평론가 조연정은 임유영의 시에서 ‘깨어남과 태어남은 결코 기쁘고 충만한 일이 아니고, 갑작스러운 일이기도 하며, 실패한 일 혹은 잘못된 일처럼 그려지기도 한다’(p.108)고 말한다. 우리 인생이 늘 기쁘고 충만하고 성공적이기만 하진 않다. 때로는 아침에 눈 뜨기 두려울 정도로 괴롭고 힘이 들 때도 있다. 그럴때 이 시집은 ‘그런 순간도 있지만, 그래도 따뜻한 오믈렛을 먹고 기운내보자’고 말해줄 것만 같다.


(*문학동네 우필사 특별반 이벤트 당첨자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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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는 창가의 책상 앞에 홀로 앉아 있었다. 새도 혼자였다. 둘은 서로의 음성을 들었다. 안녕? 어린이가 물었다. 새는 새답게 고개를 앞뒤로 갸웃거리며 짹짹, 소리를 냈다. 어린이는 새의 행동을 오해했다. 어린이는 새가 없는 다리 한쪽이 그리워 운다고 생각해보았다. 헤어진 어미, 아비, 형제, 자매 새들이 그리워 운다고도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새에게는인간의 생각이 없다. 새는 새의 생각을 할 뿐이다.

/ 「생일 기분」 (p.38)


❝ 손잡아. 그냥 한번 꽉 잡아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보이지 않게 두어도 될까. 따뜻한 거 먹이고 싶다.

/ 「만사형통」 (p.55)


❝ 샴페인 잔을 들고 발코니에 나가니 호숫가의 야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재스민 향기와 잔디 깎은 냄새, 물비린내가 섞인 바람이 불어왔다. 검은 호수 위로 잔물결이 부서진 샹들리에처럼 반짝였다. 완벽한 밤이었다. 발코니 난간에 올라가그대로 떨어지고픈 강렬한 충동이 일었다. 충동을 억누르느라 애쓰던 중 내가 취했음을 깨달았다. 옷깃을 여미고, 글라스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종업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방으로 돌아왔다. 방문을 열자 나의 갈색 트렁크와 푸른 원피스, 잘닦아둔 검은 구두가 그대로 잘 놓여 있었다. 창밖에서는 아직도 호수의 물결이 반짝이고 있었기에 나는 책상 위의 펜을 집어 글을 쓸 뻔했다. “나는 매번 무거운 문을 밀면서 왔습니다······” 지금 내 앞에는 빈 종이가 한 장 있을 따름이다.

/ 「병정들」 (p.71)


❝ 그토록 조용하던 밤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쏟아내다니. 그래. 나는 해가 뜨지 않는 아침을 찾으려 이곳에 왔지. 숱한, 헛된 밤을 따라온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웃는 소리를 듣는다. 양산을 쓴 숙녀들의 속삭임도. 호숫가를 따라 천천히 걷는다. 깨끗하고 예쁜 조약돌을 찾아 주머니에 넣는다.

/ 「빗금」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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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 살아 계신 분을 묻어드릴 수도 없었고

✎ 「부드러운 마음」 (p.32-34)

✎ 「호수관리자들」 ⛤

✎ 「생일 기분」 ⛤


2부 | 가서 돌 주우면 재미있을

✎ 「꿈 이야기」

✎ 「유형성숙」 ⛤

✎ 「만사형통」


3부 | 한데 섞인 흰자와 노른자의 중립적인 맛

✎ 「방랑자」  ⛤

✎ 「오믈렛」

✎ 「병정들」 ⛤

✎ 「빗금」 ⛤

✎ 「포노토그래프」 ⛤


4부 | 어디 가는 어린애와 어디 갔다 오는 개

✎ 「무언가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는 생각」 ⛤

✎ 「움직이지 않고 달아나기 멈추지 않고 그 자리에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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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믈렛
오믈렛
적자의 본질Deficit Myth

적자의 본질 Deficit Myth


여기서 赤字(적자)라는 개념과 Myth 즉 神話(신화)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가계든 기업이든 민간 부문의 경제 단위에서 적자는 항상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정부 재정에 있어서 그 적자의 의미는 다르게 해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처럼 읽힌다. 그래서, 1차적으로 신화란 의미는 재정적자에 대한 誤解(오해)를 의미한다. 또, 신화myth의 어원은 logos, 즉, 이성과 상충되는 ‘신의 뜻’이라는 奧義(오의)에서 기원한다고 한다. 따라서 왜 재정적자가 통념과는 달리 이 책의 분석대상인 미국경제에 이로운지 그 深意(심의)를 설명하고 주장하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신화이며 내용이다. 


우선 적자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화폐’의 본질에 대해서, 즉 ‘돈’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 혹은 定義(정의)가 전제되어야 할 것 같다.일반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돈의 본질은 금,은과 같은 귀금속의 희소성에서 온다는 믿음myth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MMT(Modern Monetary Theory)는 chartalism이라고 하는 통화이론을 제시한다. 이 화폐이론은 20세기 초 독일의 경제학자 George Friedrich Knapp에 의해 처음 주장되었다. 그리고 케인즈가 그의 논문을 읽고 쓴 Treaties on Money에서 총수요 경제정책의 이론적 근거로 제시한다. 


chartalism에서 말하는 화폐는 fiat money를 말한다. fiat money란 금 또는 은으로 태환되지 않지만 국가가 이것이 ‘돈’이라고 定(정)해 credit이 생기고 유통되는 돈을 말한다. 


미국 달러에는 In God We Trust라고 하는 모토가 인쇄되어 있다. 돈의 의미는 트러스트, 크레딧이라는 단어에 온전히 내포되어 있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호모 사피엔스에서 인간의 특징을 ‘추상적 개념’을 창조해내는 것에 있다고 보았다. 인간 역사 속에서 대표적인 각각의 문명은 모두 종교라고 하는 추상적 신앙의 형태를 매개로 탄생한다. 종교, 이데올로기, 국가(민족국가;National State)와 같은 개념은 모두가 추상적이다. 예를 들어 ‘금’ 또는 ‘은’과 같은 귀금속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 역시 그것 자체의 사용 가치라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이 귀중한 금속이라는 의미에 동의하고 합의하는 데서 發源(발원)하는 힘에 의해서 화폐로서의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적자의 본질에 대한 오해는 아마도 전통적인 화폐경제학의 돈에 대한 서술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설명되는 화폐의 기원은 물물교환의 불편을 피하기 위해 발견 또는 고안되었다고 설명한다. 금본위제와 같이 실물 화폐를 사용하는 국제경제에서 어떤 나라의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금이 유출되어 금 보유고가 줄어들게 되고 그 나라 통화의 가치는 심각하게 흔들리며 환위험에 노출된다. 그러면, 이자율을 올려 금의 유출을 막으려 한다. 당연히, 고금리로 인해 경기 침체, 불황 등을 불러 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케인즈는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 영국이 금본위 화폐제도를 시행하면서 망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미국은 1971년 브레튼 우즈 체제가 붕괴되기 전까지 금과 달러를 연동시키는 금태환 통화제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 등으로 인한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금태환을 폐지하게 된다. 앞 단락에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실물화페 경제에서는 무역적자와 재정 또는 통화정책과의 연관성,즉, 정부의 살림과 민간의 회계원칙이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돈을 찍어낼 수 있는 fiat money는 훨씬 정책운용의 융통성과 탄력성을 부여해 줄 수 있으며 경기의 순환과정에서 고통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진통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만, 이 몰핀의 용량을 제약하는 한계는 오직 ‘인플레이션’이라는 스피드 리미트speed limit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저자 스테파니 켈튼은 민주당 상원 의원 버니 샌더스의 스탭으로 워싱턴에 입문했다. 그가 워싱턴에서 관찰한 결과,財政(재정)은 가계 또는 기업과 같이 주어진 예산에서의 지출이 아니라 지출이 선행한 뒤 세금과 차입으로 재정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재정운영 방식이었다고 말한다. (TAB)S;Tax and Borrowing,And Spending이 아니라 S(TAB); Spending And, Tax and Borrowing라고 파악한다. 일부에서는 버니 샌더스를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하지만, 그는 사회민주주의의 미국식 버전인 뉴딜리스트라고 봐야 한다. 당연히 미국 민주당의 적통 이념적 계승자라고 봐야 한다.


MMT이론은 사실, 20세기 뉴딜정책을 뒷받침했던 케인즈 이론의 21세기 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켈튼은 현대통화이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수 없다고 누차 강조한다. 그리고, 미국,영국,일본,호주와 같이 통화정책의 자율성이 담보되는 일부 국가에서만 이런 정책을 구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을 끝까지 읽다보면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을 대상으로 한 경제이론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팬데믹 이후 시행되고 있는 미국의 다양한 재정정책들은 모두 케인즈 혹은 현대통화이론에 입각한 정책들이 돈을 쏟아 붇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이 시의성을 가지는 것은 탈냉전 이후 불었던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지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미국 중산층의 삶은 상당히 피폐, 황폐해졌고 어떤 형태로든 그들의 삶의 조건을 재건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국사회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의 패권이 한동안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저력을 또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았다.

청소년은 어떤 서적을 읽어야하는가.

몇 달 전 청소년에게 유해한 서적을 금지해야 한다는 학부모단체의 신문기사가 올라왔는데 얼마 전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 나라의 성인 독서율을 볼 때 출생과 육아라는 어려운 작업을 하시는 그 분들이 서적을 읽었을 현저히 낮을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들도 중요시여기지 않는 독서를 자신들의 자녀들이 읽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일까?


그리고 학생들이 유해서적을 읽었을 때 그것들을 그대로 곧바로 믿고 수용할까? 정말로 그 정도로 순진한 아이들이라면 차라리 도서관을 없애는게 더 낫지 않을까? 이렇게 잠깐 생각해본다.

5회 그믐무비클럽 서독제 굿즈

49회 서울독립영화제는 지난 8일 폐막, 그리고 그믐의 영화 모임은 이틀 전에 끝났습니다.

그믐 무비클럽에는 20분을 초대했고 미션 수행하신 분들에게는 서독제 굿즈를 보내드리기로 했어요.


여태까지 무비클럽을 네 번 진행했고 미션 완수율이 약 50~60% 정도라 그렇게 예측하고 선물을 준비했는데요, 오늘 집계해 보니 무려 16분께서 꼼꼼히 영화 리뷰와 현장 스케치, '디어 라이프'라는 테마에 맞춰 올 한 해 회고까지 적어 주셨어요.


준비한 선물이 부족해서 부랴부랴 서독제 홍보팀장님께 SOS!!

다행히 아직 남아있는 굿즈들이 조금 있다고 하여 보내주십사 요청을 드렸습니다.


2023 “서울독립영화제” 출품작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믐보다 많은 영화 커뮤니티는 없다고 자부합니다. 짤막한 한 줄 리뷰 아니고요, 다녀오신 분들의 진짜 생각, 영화에 대한 사랑, 현장 중계가 살아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을 포함 영화를 만드신 분들이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창작자로서 정말 감동받으실 듯 합니다.


https://www.gmeum.com/meet/982

[모임] 수료증이 생겼습니다.

대화가 100개 이상 이루어진 모임의 경우, 모임지기는 활발하고 성실히 참여한 참여자를 선정하여 수료증을 발급할 수 있습니다. 수료증은 모임이 끝나기 3일 전부터 끝나고 난 29일 이내 아무 때나 발행하실 수 있어요. 

 

수료증을 받은 수료자는 ‘내 서재’와 '프로필' 화면에서 자신의 수료증을 바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수료증은 클릭하면 크게 확대가 되고, 하단의 다운로드 버튼을 이용하면 자신의 컴퓨터나 핸드폰에 저장하실 수도 있습니다.  

 

함께 격려해 가며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읽고 나누어요.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책 읽는 우리들이 더욱더 많아지는 그날까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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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김영사/책증정] 한 편의 소설과도 같은 <닥터프렌즈의 오마이갓 세계사>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책증정] [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함께 읽어요 [북토크/책 증정]경제경영도서 <소비 본능>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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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온감] 독립영화 함께 감상하기 #1. 도시와 고독[그믐무비클럽] 5. 디어 라이프 with 서울독립영화제
[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조영주 작가가 고른 재미있는 한국 소설들
[책증정] [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함께 읽어요 차무진 작가와 귀주대첩을 다룬 장편소설 <여우의 계절>을 함께 읽어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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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서 먼지만 쌓여 있던 이 책, 망나니누나와 함께 되살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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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제로도 독서모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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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믐 라이브 채팅 : 5월 16일 목요일 저녁 7시, 편지가게 글월 사장님과 함께
[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
🐷 꿀돼지님의 꿀같은 독서 기록들
권여선 소설집 『아직 멀었다는 말』(문학동네)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수전 팔루디 『다크룸』(아르테)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 봄, 시집 한 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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