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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모던

지은이 한석정은 사회학자이면서 현재 동아대학교 총장으로 재직중이다. 2016년 3월에 초판이 나왔다. 읽는 내내 이 책이 얼마나 탄탄한 내용과 구성으로 쓰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독서 내내 그가 선택하는 어휘와 역사, 철학, 사회학을 종횡으로 넘나드는 박식과 숙성된 지식 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전쟁 직후 국민소득 $100에 불과하던 한국이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지에 대해 대단히 설득력있는 분석과 논거를 제시하고 있다. 사실, 한국의 눈부신 성장은 세계사적으로 너무나 예외적인 발전과정이라 외부 세계에서는 驚異(경이)의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지만 정작 한국 사회 내부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과소평가를 넘어 때로 정신적 異常(이상) 내지 퇴행이라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자기 부정 내지 자기 학대처럼 보이는 행태를 적지 않게 관찰하게 된다.


마크 트웨인은 사람들에게 “속고 있다고 진실을 알리는 것보다 그들을 기만하고 이용하는 것이 더 쉽다”고 했다. 


19새기 서구 제국주의는 산업혁명의 성과를 등에 업고 압도적인 지배력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을 지배해 나갔다. 그런데 이 제국주의적 침략에 대한 대응 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갈렸던 것 같다. 하나는 반제국주의를 외치며 외부와 벽을 쌓고 자급자족적 폐쇄경제를 이루는 사회주의적 선택과 다른 하나는 후발 주자로서 선진경제로부터의 모멸감을 견디며 그들을 열심히 학습, 모방하며 추격하는 형태였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식민지 피침략 국가들은 反帝(반제)를 외치며 첫번째 사회주의적 발전 경로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 조류였다. 그런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후발 자본주의 발전 모델을 따라가며 근대화에 성공한 국가가 출현하기도 했다. 


그 후발자본주의의 대표적 국가는 1870년경에 통일 국가를 이룬 독일과 이탈리아에 해당한다. 그리고 북군의 승리로 끝난 남북전쟁도 또 다른 의미의 통일전쟁이라 한다면 미국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 영국은 자신의 압도적인 군사, 기술, 금융, 제조업 능력 등을 배경으로 전세계에 자유무역을 제창했다. 이들 후발자본주의 국가들은 영국이라는 선진경제를 따라 잡기 위해서 시장의 힘보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 자본주의적 발전을 도모하는 국가 중심의 발전 경로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독일의 발전 모델을 차용한 것이 비유럽 유색인종 국가 일본이었다. 


이것은 지난 번 읽었던 ‘아시아의 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같은 책에서 확인했던 것과 같이 ‘프리드리히 리스트’와 같은 경제학자가 주장했던 개발경제학의 논리에 부응한다. 그런데, 단순히 보호주의와 같은 무역정책 뿐만 아니라 교통, 교육, 환경, 위생, 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국가가 그 발전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했다. 


여기서 모던Modern이란 표현은 계몽주의적 근대성을 말한다. 그런데, 이 근대적 이성을 실현하는 주체가 부르조아와 같은 시민계급이 아니라 국가가 되어 서구의 발전을 모방, 이식, 변용, 체현, 발전시키는 전 과정을 모던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본은 서구의 제국주의적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메이지 유신이라는 혁명적 변혁을 통해 사회의 체질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타이완, 조선, 만주와 같은 식민지를 운영하게 된다. 나는 메이지 유신이 프랑스 혁명에서 나폴레옹 쿠데타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메이지 유신은 근대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쿠데타라고 생각하며 이후 제3세계 각국에서 청년 장교들이 쿠데타를 모의할 때마다 그들이 생각하는 혁명의 ‘典範(전범)’이 되었을 것이란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짐작하게 된다.


아무튼,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일본의 세번 째 식민지 경영의 경험에 해당하는 ‘만주국’의 근대화다. 경험이 쌓일 수록 시행착오는 줄어들고 만주국에서 젊은 군인들이 가지고 있던 이상을 더욱 효과적으로 속도있게 진행시킬 수 있었다. 본국에서는 기존의 기득권 세력에 의해 고착화된 사회질서 때문에 불가능했던 개혁 정책이 많았지만 만주에서는 그런 장애물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이 품고 있었던 원대한 계획을 마음껏 진행 시킬 수 있었다. “빨리 빨리”, “하면 된다”, “불도저 식 밀어 붙이기”의 원조는 바로 만주국에서 연원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을 점령했던 미군정의 엘리트 장교들이 본국 미국에서 보다 더 자유 민주주의적 정체를 일본에 확산시키려 했던 시도와 대단히 유사하다.)


식민지 조선 사람들이 만주로의 이민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 가뭄, 수해 등으로 인한 자연재난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들 만주에 정착한 조선인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었지만 때로 포주로, 장사로, 그리고 일부는 만주국의 중, 하급 관리로 일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만주 웨스턴이라는 판타지가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동만주에서의 독립운동과 별개로 만주에서 대부분의 조선인들의 삶은 가난하고 고단했으며 비적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중국인들로부터 차별과 학대를 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에게 기회의 땅이기도 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저자 한석정은 이들 만주의 경험자들이 해방 후 한국이라는 신생 국가 건설에 중요한 인적 자원이 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이승만 정권 하에서 이종찬 등과 같은 일본 육사 출신들에 비해 보다 고분고분했던 만주 군관학교 출신들이 군부 등에 중용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하이라이트는 박정희의 쿠데타 이후의 역사적 전개과정일 것이다. 무엇보다 이승만, 조봉암 등에 의해 실시된 토지개혁으로 이들 쿠데타 세력은 만주에서의 실험을 남한 사회에 모방, 이식, 변용, 발전시키는 커다란 장애가 없었다.


한국 록음악의 시조라 일컬어지는 ‘신중현’씨 역시 일본인 모친을 가진 만주 출신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경부고속도로의 건설, 포항제철, 월남파병, 산림녹화, 통일벼와 식량자급, 새마을운동, 중화학 공업 육성, 10월 유신 등 한국 현대사를 규정짓는 수 많은 내용과 사건들이 주마등 처럼 흐르게 된다.


총론적으로, 이 책은 ‘역사 사회학’이라는 익숙치 않은 학문의 영역에 속하는 저술이다. 그리고 사회학자가 본 한국 역사의 ‘식민지 근대화론’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 21세기 자칭, 타칭 선진국이라 일컬어 지는 한국 사회에서 식민지 경험을 ‘반일’이라고 하는 선악, 흑백의 이분법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기에 역사적, 시대적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라고 파악된다. 


돌이켜 보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 할 때도 월남파병 등 역사적 사회적 분기점에 해당하는 정책 결정이 있을 때마다 야당을 비롯해 많은 지식인들이 비판을 하고 그 무용성과 해악을 지적했지만 돌이켜 보면 그런 도전과 경험이 없었다고 한다면 오늘날의 한국이라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한 개인의 인격과 삶이 완전할 수 없듯이 모든 사회는 모두 불완전하고 나름의 모순과 문제점을 안고 있게 마련이다. 개인의 발달이 수많은 미숙함과 과오의 수정를 거쳐 성장, 성숙하듯이 우리 나라가 발전해 왔던 과정을 좀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격한 시선으로, 날 선 시선으로 비판하기보다 좀 더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완고함을 누르면서 우리 민족의 성취를 격려하고 보듬었으면 좋겠다.





불타는 마음

생생한 묘사, 기발한 상상력으로 마지막 장까지 놓지 않게 만드는 흡입력


로버트와의 식사 장면이 지루해질 즈음부터 안이지씨의 그림 구상이 시작되고 나면 신나게 모험 준비가 장착된 스키점프 선수처럼 휘몰아쳐 읽게 된다.


마지막의 허탈하고 허기진 마음?


이거 스포일러 아닙니다.

불타는 작품
불타는 작품
작가님 북토크를 못갔네

직접 그리신 그림까지 하사받고도 ㅠ

대역죄를 저질렀습니다.

책은 절찬리 읽는 중인데, 아니 이런 이상적인 이혼이 어딨어요? 😭

사랑이 가득담긴 에두아르 초상화 스케치들은 내가 주인은 못되는듯 하여 풍경 스케치 하나만 갖고, 프랑스 🇫🇷 책벌레의 명예를 고민하시는 작가님의 글을 보고 그렇담 다음 책 내실 때까지 고이 간직하다 돌려드리면 되겠다고 했는데 또 그리시면 된다셔서 잘 싸두었는데. 인간극장에 나오셔서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던 것이 코로나 첫 해에 모든 북토크들이 엎어지던 그 때 내 책 내놓고 내 맘대로 지인초청 ㅎ 북토크를 한다음에 전문가들은 어찌하나? 북토크마다 쫓아다니던 그 때 뵙게된 이주영 작가님의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북토크에서 참여자 모두가 돌아가며 발언할 때 ㅡ 내가 했던 멘트였는데. 어제를 놓쳤어도 생각해보면 이제 서울에 계시는가 싶기도 하고~ 다음엔 꼬옥 뵈어요! 세상 다정하신 작가님께♡

[세트] 프랑스 책벌레 시리즈 - 전3권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 여행선언문 + 오르부아 에두아르
[세트] 프랑스 �책벌레 시리즈 - 전3권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 여행선언문 + 오르부아 에두아르
24-018 | 정용준, 내가 말하고 있잖아

민음사 (240127~240127)


❝ 별점: ★★★★☆

❝ 한줄평: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치유받고

❝ 키워드: 언어 | 말 | 말하기 | 교정 | 마음 | 사랑 | 상처 | 글쓰기 | 복수 | 용서 | 삶

❝ 추천: 말하는 것이 어렵고 무서운 적이 있었던 사람


☃️ 첫 문장: 나는 잘해 주면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다. 누군가 한 손을 내밀어 주면 두 손을 내밀고, 껴안아 주면 스스스 녹아 버리는 눈사람이다.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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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28 정용준 작가님의 『내가 말하고 있잖아』를 읽었다. 매일과 영원 시리즈 중 한 권인 정용준 작가님의 에세이 『소설 만세』를 읽다가 이 책이 언급된 글이 나오길래 궁금해서 『소설 만세』는 잠시 덮어두고이 책부터 읽게 되었다.


✦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모인 스프링 언어 교정원. 말더듬증을 고치고자 그곳에 다니는 열네 살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자신에게 잘해 주면 ‘너무나도 쉽게 사랑에 빠져 돌멩이도 사랑하는 바보’라는 소년은 사람들에게 수없이 상처 받은 끝에 미워하고, 속지 않고,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 가장 예민한 시기에 말의 어려움까지 겹쳐 소년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가족, 친구, 선생님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어 드넓은 바다 위 홀로 떠 있는 외딴섬보다도 더 외롭지 않았을까. 본인이 가장 말하기 어려운 단어로 계속해서 별명을 바꿔 가는 스프링 사람들과 함께 소년은 조금씩, 천천히 말을 더듬지 않고 할 수 있도록 여러 훈련들을 해 나간다.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던 스프링 언어 교정원 사람들의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소년의 마음은 다시 사르르 녹아내린다.


✦ 말. 말의 무게. 말에 대한 어려움과 두려움. 말은 한 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말을 하는 게 힘들고 무서워지기도 한다. ‘마음의 세계에서는 막힘이 없는데 소리 내서 한마디 하는 것조차 힘든’(p.66)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정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려면 아무 데나 공격해서는 안 되고 약한 부분, 아킬레스건을 찾아야’(p.83) 한다던 소설가의 말. 누군가에게 제대로 상처를 주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건, 그렇게 상처를 받아본 적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이 말이 많이 아팠다. 책을 읽으면서 스프링에 다니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져서 짧은 분량이 아쉬울 정도였다.


✦ ‘작가의 말’이 정말 좋았다. 특히 ‘계속 쓸 수 있다. / 계속 살 수도 있다.’(p.163)라는 말. 쓰는 일이 사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말처럼 다가와서 마음에 남았다. 오래도록, 많이 많이 써주세요 🫶🏻


✦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에 궁금했던 작가님들이 참 많았는데 좋아하는 정용준 작가님으로 시리즈를 시작하니 다른 작품들도 완전 기대된다. 윤고은, 최진영, 박서련, 문지혁, 조예은 작가님 작품부터 천천히 읽어 봐야지! [📝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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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한 조각 빼곤 다 고쳤지. 이상하게 편한 사람. 더듬는 모습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 앞에서는 더듬어. 노력하지 않아도 되니까. 더듬는 모습 그대로도 괜찮으니까. 아마 무의식조차 아무 노력도 안 하고 자연스럽게 말하고 싶나 봐. 아! 24번은 무의식이 뭔지 알아?

  알아요.

  그리고······ 더듬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도 안 더듬는 건 아니야.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것도 아니야. 다들 어느 정도 말더듬이들이야. 우리는 보기에 조금 튀는 거고. 너도 나중에 더듬지 않게 되면 알게 될 거다. (p.75)


| 왜 사냐니. 무슨 질문이 그래. 아들. 알려 줄 테니까 잘 기억해. 왜 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냥. 그냥 살아. 나만 그런게 아니라 다 그래. 그냥 사는 게 사는 데 있어 가장 큰 이유야. 다른 이유는 없어. 돌멩이가 왜 딱딱한지 아니? 왜 나무는말을 못 하게? 몰라. 나무도 돌도 몰라. 사람도 그래. 사는 데 이유는 없어. 이유를 찾기 시작하면 사는 건 피곤해지고 슬퍼진단다.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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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고 있잖아
내가 말하고 있잖아
두 번째 도전은

턱걸이로 합격은 한 것으로^^

그리하여 마성의 피아노에 더 빠져있어 볼 생각인데~ 우선 일 년 전 북토크에 참석했던 백혜선 피아니스트님의 책을 이제라도 다 읽어볼참;)

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인생수업
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인생수업
<내일 또 내일 또 내일>과 존 케이지의 4′33″

책을 읽다 고유명사가 등장하면 꼭 찾아보는 편이다. 작품 속 주인공이 감명깊게 본 영화들 또는 미술 작품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패션스타일과 소품들.


책을 읽다 평소 내가 잘 몰랐던 것들을 마주치면 인터넷에서 따로 찾아보는 이런 소소함도 책 읽는 재미중의 하나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인터넷이 없었을 때는 참 답답했다. 개똥지빠귀가 영시에 그렇게 많이 나오던데 도대체 어떻게 생긴 새인지 몰라 참 궁금했다. 미트파이는 어떤 음식인지 (당시 내가 알던 파이는 ‘빅파이’가 전부) 냄새라도 맡고 싶었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섬에 있는 서점』을 쓴 개브리얼 제빈의 다른 장편이다. 그믐에서 모임할 때 재미있어 보였는데 그 때 참가를 못 하고 늦었지만 혼자 읽기 시작했다. 이 책 역시 게임, 음악, 고전 등 수많은 레퍼런스들로 가득차 있다.


책 속에 뮤지션 이름이 나오길래 그들의 대표곡을 플레이리스트에 걸어놓고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런데 어랏, 잘 나오던 음악이 갑자기 끊겼다. 스피커가 고장났나? 살펴보니 존 케이지의 4′33″가 플레이 되고 있었다. (4분 33초동안 침묵으로 구성된 바로 그 곡!)


소파에 누워 낮잠을 막 청하려던 남편에게 사실 지금 음악이 나오고 있다고 얘기 해줬다. 그랬더니 4분33초가 아무래도 존 케이지의 최고 명곡인 것 같으니 연속재생으로 계속 틀어 달라며 도로 눕는다.😂

현대 일본의 역사I,II

이산 출판사의 2015년 개정판을 읽었다.


앤드류 고든의 “현대 일본의 역사”는 도쿠가와 막부에서 부터 시작해 21세기, 최근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전에 읽었던 마리우스 B 잰슨의 “현대 일본을 찾아서”와 패전 이후의 일본 사회의 성격을 분석한 존 W 다우어의 “Embracing the Defeat”과 중복되는 부분도 있어 쉽게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 책의 장점은 21세기 최근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 오늘의 일본을 이해하는데 훨씬 더 유용한 관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야구가 1890년대 부터 인기를 끌고 있었고 戰前(전전)에 이미 프로 야구단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또, 가미카제 특공대원은 출격을 기다리며 “미국과 싸우는 녀석들이 재즈를 듣고 있네, 재즈가 그리워서라도 빨리 평화가 오면 좋겠다.”라는 시를 썼다고 한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일본의 대중문화가 미군정 점령 이전, 전전부터 미국문화의 수용 정도를 알게 해준다. 또, 자민당의 독주가 1955년부터 시작되었고 그것은 사회당 계열의 좌파의 모험주의 때문에 민심이 돌아선 결과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일본의 민주주의는 메이지 유신 이래 상당히 탄탄한 기반 위에서 착실히 성장해 왔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이 세계적 리더로서 UN의 상임 이사국 자리를 노리면서도 위안부 문제, 교과서 문제 등을 포함한 ‘과거사 문제’등에 대해서 퇴행적이며 옹졸한 태도를 보이면서 주변국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했던 這間(저간)의 사정도 시계열별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일제의 강점기와 내전 등을 거치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피해의식 또는 트라우마 만큼이나 후발 자본주의 국가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 갖고 있었던 필사적인 두려움과 그로 인한 팽창 동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와 공감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로 인해 어떤 국가는 포식자가 되고 또 어떤 국가는 먹잇감이 되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19세기의 역사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21세기의 세계화만큼이나 계급간, 국가간의 격차를 확대시키는 약육강식이 노골화된 시기였던 것이다. 


일본은 러일전쟁 이후 영미의 견제를 계속 받게 된다. 특히, 1차 대전 이후에도 승전국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견제를 받게 된다. 이에 내각은 신중했지만 일본 육군은 일본이 중국에 대한 배타적인 이해가 있다고 믿고 있었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중일전쟁을 시작한 것이었다. 즉, 중국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이해의 충돌이 중일전쟁의 원인이었다.


마리우스 잰슨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일본의 ‘천주교’탄압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지 않다. 스페인의 필리핀 총독은 일본을 다른 아시아 국가들처럼 무력으로 정복할 수 없다는 정세 판단과 함께 가톨릭의 세례를 받은 영주들을 포섭, 반란, 쿠데타 등을 통해 유럽의 세력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전략 등의 내용을 담은 서간을 본국에 보내게 되는 데 이런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대적인 탄압에 들어가게 되고 이후 기독교는 일본에 더 이상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미군정 하에서 재벌 해체의 노력은 실패로 끝난다. 개인 소유의 지주회사는 해체 되었지만 재벌계의 기업군은 해체된 연합체의 멤버였던 은행을 중심으로 해서 그룹으로서 재결성하게 되었다. 또한 이들 옛 재벌 기업군은 국가관료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이었다. 이렇게해서 그후 수십년간 존속하게되는 은행 중심의 자본주의와 관료의 결제활동 지도라는 하나의 패턴이 정착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은 아니지만 미국은 이와 같은 은행 중심의 일본 자본주의의 약점을 파악하고 바젤규제를 들고 나와 일본 자본주의의 발전을 막고 있다는 것이 일부 일본 사람들의 주장인 것처럼 보인다. 21세기 미국과 중국이 치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첨단산업을 이끄는 벤쳐 기업 등에 대한 투자였다. 그런데 일본은 미국과 같은 벤쳐 캐피탈과 같은 특수 금융기관이 아니라 전통적인 메가 상업은행에서 기업을 육성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현재 그 은행들이 해체되고 난 뒤 일본에서 혁신산업의 성장은 정체되고 있다는 진단인 것이다. 


일본은 세계 최대 순채무국이다. 즉, 돈이 아주 많다는 얘기다. 일본 경제의 정체가 금융시스템의 병목현상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 문제는 조만간 해결 가능한 문제일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전두환 대통령 시절 일본으로부터 40억 달러의 원조를 받았다. 1965년의 ‘한일협정’으로 더 이상의 배상 청구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명분으로 받아낸 것인지 미스테리일 수 밖에 없다. 아무튼, 88올림픽 이후 한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을 하는데는 이 돈이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생은 불확실한 일뿐이어서

알루보물레 스마나사라 라는 승려가 제창한 명상법이다. 이 명상법이 가장 좋운 것은 제일 먼저 자신의 행복을 기도한다는 점이다. 자기 자신의 행복을 모르는데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나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려는 생각 자체가 교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행복의 연장선에서 누군가의 행복도 있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가
황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하고 있는 콘크리트 유니버스의 마동석 액션물. 세계가 멸망 이후 트라우마로 사람들의 정신 세계가 이상해졌는지 80년대 대사들이 가득하다. 이런 식.


"짧은 인생 종 치고 싶어?"


80년대 대사라기 보다는 쓰다가만 대사 느낌.

황야
황야
뇌는 달리고 싶다 -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재우고 집중력과 창의성을 끌어올리는 운동의 뇌과학

운동이 뇌 건강(우울증, 노화, 기억력, 뇌세포 생성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스웨덴 정신과 의사의 책. 러닝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 두뇌의 생물학적인 개선에 전방위적으로 효과를 보인다는 이야기인데 너무 치트키 같아서 실증에 기반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주춤하게 됨.

뇌는 달리고 싶다 -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재우고 집중력과 창의성을 끌어올리는 운동의 뇌과학
뇌는 달리고 싶다 -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재우고 집중력과 창의성을 끌어올리는 운동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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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책증정] 한 편의 소설과도 같은 <닥터프렌즈의 오마이갓 세계사>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책증정] [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함께 읽어요 [북토크/책 증정]경제경영도서 <소비 본능>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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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온감] 독립영화 함께 감상하기 #1. 도시와 고독[그믐무비클럽] 5. 디어 라이프 with 서울독립영화제
[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조영주 작가가 고른 재미있는 한국 소설들
[책증정] [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함께 읽어요 차무진 작가와 귀주대첩을 다룬 장편소설 <여우의 계절>을 함께 읽어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6인의 평론가들이 주목한 이 계절의 소설!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2
책장에서 먼지만 쌓여 있던 이 책, 망나니누나와 함께 되살려봐요.
[Re:Fresh] 2.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어요. [Re:Fresh] 1. 『원미동 사람들』 다시 읽어요.
이런 주제로도 독서모임이?
혹시 필사 좋아하세요?문학편식쟁이의 수학공부! 50일 수학(상) 함께 풀어요.스몰 색채 워크샵
어서 오세요. 연극 보고 이야기하는 모임은 처음이시죠?
[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 그믐 라이브 채팅 : 5월 16일 목요일 저녁 7시, 편지가게 글월 사장님과 함께
[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
🐷 꿀돼지님의 꿀같은 독서 기록들
권여선 소설집 『아직 멀었다는 말』(문학동네)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수전 팔루디 『다크룸』(아르테)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 봄, 시집 한 권 🌿🌷
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2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0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9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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