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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무신론자의 시대 (피터 왓슨)

최근 150년 동안 서구의 철학, 문화, 예술, 정치운동을 832쪽짜리 책 한 권에 담아낸다고 치자. 어떤 키워드를 써야 그 모든 움직임을 다 엮을 수 있을까? 그러면서 2020년의 우리에게도 현재진행형인 주제는 뭘까? 박학다식의 대명사 같은 작가인 피터 왓슨은 그 열쇠말로 ‘신의 죽음’을 내세웠다.

『무신론자의 시대』(책과함께)는 종교를 믿으라거나 믿지 말라고 강요하는 책이 아니다. 특정 종교에 대한 책도, 종교학 서적도 아니다. 니체 이후 서양의 사상가와 예술가, 운동가들이 ‘세계의 의미’를 붙잡기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어떻게 도전하고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설명하는 지성사다. 저자는 사실 그런 노력들이야말로 현대 문화의 핵심적 요소라고 풀이한다.

저자의 시야는 현상학과 실존주의에서 뉴웨이브와 사이키델릭에까지 이른다. 이 사조(思潮)와 유행들을 저자가 제공하는 독특한 렌즈를 통해 보면서 새로운 특징을 발견하고 본질을 다시 이해하는 즐거움이 짜릿하다. 책은 프로이트의 의의를 이전까지 종교가 독점했던 인간 내면을 생물학으로 이해하려 했다는 데서 찾는다. 카프카의 작품을 대안 종교가 되려하는 거대 담론 일체에 대한 거부로 읽는다.

현대 문화와 사상의 맥락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저자의 유려한 솜씨 덕분에 책은 뒤로 가면서 하나의 거대한 질문이 된다. 그래서 이 시대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에 대한 희망과 따뜻한 공동체에 대한 답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종교도 과학도 여전히 불충분해 보이는 이때, 어떤 시도와 상상력이 필요할까? 책장을 덮은 뒤에도 깊은 여운이 남는다.

곳곳에서 교회 십자가와 점집을 찾을 수 있는 나라지만, 종교적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책은 안 팔리는 곳이 한국이다. 류종필 책과함께 대표는 초판 수량을 놓고 ‘제목에 무신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벽돌책이 얼마나 팔릴까’ 하고 망설였다고 한다. 책은 류 대표의 예상을 뒤엎고 5개월 만에 1쇄가 다 팔렸다. 인터넷 서점들의 평을 보면 ‘피터 왓슨의 책이라면 무조건 본다’는 팬들이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그 중 한 사람이다.


무신론자의 시대 - 신의 죽음 이후 우리는 어떤 삶을 추구해왔는가
무신론자의 시대 - 신의 죽음 이후 우리는 어떤 삶을 추구해왔는가
[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온라인 북토크에 초대합니다.

2월의 그믐밤은 여태껏 그믐에서 열렸던 다른 그믐밤과 달리 온라인 화상 형태로 함께 합니다.


그 동안 수도권 오프라인 장소에서 주로 이루어졌던 책방 북토크에 참여가 어려우셨던 지방분들과 해외 거주 회원분들도 모두 모여 즐겁게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2월 8일(음력 그믐날)에 열리는 열아홉 번째 그믐밤은 앤솔로지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요.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앤드, 2023)는 ‘술과 인생’을 테마로 한 단편집입니다. 소주, 맥주, 탁주, 와인, 위스키까지. 서로 다른 주종만큼이나 다채로운 인생 이야기를 담은 이번 앤솔러지는 쓰기만 한 인생에 지친 독자들에게 달콤 쌉싸름한 위로를 건넵니다. 김혜나,박주영,서진,정진영,최유안. 5명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다섯 빛깔 이야기. 여러분의 취향은 무엇인가요?


열아홉 번째 그믐밤 2월 8일(목) 20시 29분에는 온라인 화상 북토크가 펼쳐집니다. 김새섬 그믐 대표의 사회로 서진 작가님 , 정진영 작가님 두 분을 모시고 북토크를 진행해요. 이 날은 설 명절 전날이라 고향에 내려가는 분들, 멀리 여행을 떠나시는 분등 많이 분주하실텐데요, 긴 연휴의 시작 전 설레임, 외로움, 그 어떤 감정이 되었던 한 잔 술, 토크 한 모금으로 우리 함께 해요.


☾ 열아홉 번째 온라인 그믐밤


- 온라인 화상 북토크 : 2월 8일 (목) 저녁 8시 29분 ~ 10시 (약 1시간 30분)


- 참가비 : 각자 마음에 드는 음료 한 잔 🍷을 컴퓨터 앞에 준비해 주세요.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 논알콜 맥주나 따뜻한 차 한 잔도 좋아요. 북토크 시간이 되면 한 잔씩 들고 컴퓨터 또는 핸드폰 앞에 앉아 주세요.


- 진행방식 : 책을 사전에 읽지 않아도 참여 가능합니다. 길고 어두운 겨울 밤 서로의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게요.


- 링크 : https://meet.google.com/fdg-dpix-vnw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 위 주소를 클릭하면 바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책과 바다가 있는 풍경

제주 조천에 있는 꿈꾸는섬게스트하우스에서 비내리는 바다를 보면서 책을 읽고 있다.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감이라서 기록을 위해.

Eye Love You

TBS의 화요 드라마. 사람의 마음을 읽는 텔레페스라는 능력자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로맨스물이다. 이 초능력 덕분에 주인공은 사업으로 승승장구하지만 상대의 불필요한 생각까지 필터링 없이 접해야하기에 오직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결과가 좋지 않다. 그런 그녀가 음식 배달 알바하는 한국인과 만나서 (한국어라 마음을 읽어도 해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


나카이도 후미라는 재능을 가진 배우가 기이한 일본식 드라마 시나리오를 만나 기괴한 연기를 펼치며 수시로 도게자를 한다.

성인 ADHD 해설서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언급되어있는 ADHD에 관한 언급을 보면 이 증상이 발현된 게 비단 현대 이후부터가 아니라는 걸 짐작하게 된다. 일단 읽고 보니 나 스스로가 ADHD는 아니었다는 진단을 하게 되면서 안도하게 되었다.

성인 ADHD 해설서
성인 ADHD 해설서
호주물리치료사의 13가지 체형교정법

사람의 몸이 유기체이고 모든 단위 근육과 뼈마디가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재상기시키면서 온갖 문제 체형에 관한 교정법이 기술되어있다. 그럼에도 실천은 쉽지 않을 듯.


언젠가 의사 선생님에게 들었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람은 양손잡이가 아닌 이상 시간이 흐르고 노화가 진행될 수록 몸이 한쪽 방향으로 비틀어질 수밖에 없는 과정을 겪게 된다. 게다가 이족 보행이라는 무리수를 두는 방식으로 진화한 덕택에 필연적으로 중력의 대미지를 다른 포유류보다 더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호주물리치료사의 13가지 체형교정법
호주물리치료사의 13가지 체형교정법
24-020 | 허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문학과지성사 (240124~240203)


❝ 별점: ★★★★☆

❝ 한줄평: ‘사랑해. 그렇지만 불타는 자동차에서는 내리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p.41)

❝ 키워드: 슬픔 | 내일 | 이별 | 사랑 | 그리움 | 두려움 | 미움 | 지옥 | 중심

❝ 추천: ‘푸른색의 꿈’이 담긴 시들이 궁금한 사람


❝ 그러니까 다시는 가슴 덜컹하지 말기.

   이별의 종류는 너무나 많으니까. 또 생길 거니까. ❞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p.41)


———······———······———


✦ 민음북클럽 에디션 도서 『불온한 검은 피』로 허연 시인을 알게 되고, 우리끼리 독서모임으로 시 낭송과 시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시집들도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어졌다. 다섯 번째 시집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의 제목이 제일 끌려서 이 시집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 ‘떨어져 봤기에 날아오르는 몇 초의 달콤함을 알 수 있고’(「트램펄린」, p.12), ‘이별의 종류는 너무나 많고, 또 생길 수 있는 것이기에 가슴 덜컹하지 말자’(「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p.41)고 하며, ‘그리움 같은 건 들키지 말고, 처음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으며, 중심을 잡으라’(「우리의 생애가 발각되지 않기를」, p.43)는 화자. 3부의 거의 마지막 시 「중심에 관해」(p.132-133)에서 ‘중심’이라는 단어를 통해 중심을 지켜야 날아오르고, 흐르고,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오고, 도착할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주는 것처럼, 시집 전체에서 ‘중심’을 지키는 법을 차근차근 배워가는 느낌이었다.


✦ 그래서 ‘사랑해. 그렇지만 / 불타는 자동차에서는 내리기.’(「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p.41)라는 구절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내일을 모르고, 곧 부서질 것 같고, 아무리 가져도 내 것이 아닌 것 같고, 어떤 단어도 모두 부정확해 반은 사랑이고 반은 두려움인‘(「이별의 서」, p.89) 무언가. 그럼에도 중심을 잡으며 계속 사랑하는 우리. 그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과 사랑은 그래서 노래가 되는 것일까. [📝 24/02/04]


———······———······———


🫧 시인의 말


소식은 없었다

밤에 생긴 상처는 오래 사라지지 않는다

도망치지 못했다


2020년 6월

허연


———······———······———


❝ 

  가끔씩 그리워 심장에 손을 얹으면 그 심장은 이미 없지.

  이제 다른 심장으로 살아야 하지.

/ 「슬픈 버릇」 (p.20)


 

  그해에는

  적절치 않은 음표들이

  자신의 처지를 저주하다

  무한대로 아름다워지곤 했다

/ 「트랙」 (p.67)


 

  기뻐서 했던 말들이

  미워하는 이유가 되지 않기

/ 「이별의 서」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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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 「트램펄린」 ⛤

✎ 「슬픈 버릇」

✎ 「상수동」

✎ 「새벽 1시」 ⛤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

✎ 「우리의 생애가 발각되지 않기를」 ⛤


2부

✎ 「누구도 그가 아니니까」

✎ 「트랙」

✎ 「이별의 서」 ⛤


3부

✎ 「해협」

✎ 「지옥에 관하여」

✎ 「중심에 관해」 ⛤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픽션들

상상의 세계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과 정교한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은 역시 인간의 능력안에 있다는 왠지 뿌듯함이 깃들어 오네요.

클리는
클리는
홍학의 자리 - 정해연

어딜 가나 재미있는 책 추천에 꼭 들어가 있는 <홍학의 자리>

나도 이번에 읽었다. 

작품 속 경찰들이 CCTV 를 주요하게 챙기며 수사한다. 이것 만으로도 일단 가점을 주고 싶다.  

트릭과 반전을 생각해 내느라 현대의 추리소설 작가들은 너무 힘들 것 같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문이과 통합형 천재가 아닐까. 

 


홍학의 자리
홍학의 자리
892. 과학철학의 이해 (제임스 래디먼)

과학철학 입문서이고 대학에서 교재로도 사용되는 책이라고 해서 집어 들었다.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서는 귀납주의, 반증주의, 과학혁명 같은 과학철학의 중심 주제와 관련 논쟁들을 설명한다. 2부는 저자의 연구 분야인 과학적 실재론을 다룬다. 저자는 구조적 실재론을 옹호하는 입장.

과학철학의 이해
과학철학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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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2
책장에서 먼지만 쌓여 있던 이 책, 망나니누나와 함께 되살려봐요.
[Re:Fresh] 2.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어요. [Re:Fresh] 1. 『원미동 사람들』 다시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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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 봄, 시집 한 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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