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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가지 수수께끼 -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 마플과 함께하는 금요일 저녁의 즐거운 수수께끼 풀이 시간.
내가 느끼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하거나 악한 게 아니라 뭐랄까, 어리석게 보이거든.
늘 생각하는 거지만 인간은 기억력이 짧은 게 축복이지요.
제가 보기에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생각'을 할 줄 몰라요. 진상을 파악하려 들지 않는단 말씀이지요.
소화하기 힘든 우울한 정열과 씁쓸함
갑자기 모든 것을 다 내던지고 뛰어드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면, 정열에 화르락 불타오르는 인물들을 생각하게 된다. 이 책도 분명히 그런 인물들이 나오는데...온도가 너무 낮다. 꽁꽁 추운 건 아닌데 비오는 날 싸돌아다니다 몸 식을 때랑 비슷하다.
남자주인공의 태도는 종종 칙칙하기까지 하니 연애소설로 어디 추천하기에는 미묘하다. 만나자마자 목숨을 논하는 사랑 고백을 할 정도인데도, 한없이 방어적이고 사람에게도 정이 없으며 갑자기 보내놓고 갑자기 다시 찾아오고...여주인공도 끊임없이 전전긍긍하는데 행복을 논하는 순간에도 전혀 온기가 없다. 원래도 고독했지만 인연을 만나도 고독하고, 그렇게 11월, 언젠가를 위해 미뤄놓은 모든 것은 허무하게 끝나니...혼자서 아무도 없는 낙엽길 걷듯 책을 읽고 싶은 이에게는 꽤 좋은 선택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