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7. 가을비 이야기

D-29
반갑습니다. @홍정기 작가님 ^^
반전의 키를 초반부터 줄기차게 보여주는데도 전혀 예상하지 못하게 만드는... 미스터리는 이렇게 써야 하는데 말이쥬.
끄덕... 동의합니다 ㅠㅠ
전 네 편 다 재밌었지만 <고쿠리상>이 아무래도 반전도 있고 익숙한 분신사바도 떠올리게해서 재밌었어요. 호러의 귀재답지 않게 이번 책은 너무 순한맛이 아니었나 싶다가도 뒤끝이 역시 공포를 유발시키는..제 상상력이 지나친거 아니죠?
맞아요. <고쿠리상>은 제가 고등학교 때 애들이랑 많이 하고 놀았던 분신사바 게임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이었어요. 분신사바 게임 애들이랑 같이 할 때 정말 기가 막히게 질문에 대한 답을 잘 알아맞혀서 애들이 비명을 지르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고쿠리상>도 아주 재미있게 읽은 단편이지요. :-) 클리셰를 따르는 듯하면서도 빗겨간 듯한... 고급진 호러소설 같아요.
저는 처음 읽는 작가인데 이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것이 무섭지 않은데 무섭고 으시시 하지 않은데 으시시 해요. 뭔가 평범함에서 길어올린 공포랄까.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뒤늦게 덮처오는 공포의 느낌. 생각하면 할 수록 오싹해지는 그런 느낌~
슬며시 ... 뒤에서 덮쳐오는 공포랄까요?
왜 코믹도 나중에 생각해보니 너무너무 웃긴것처럼 가을비 이야기도 읽을때는 하나도 안무서운데 결말 부분에서 돌이켜보면 소름끼치는 이야기 같아요..
맞, 맞아요. 읽는 순간은 이게 뭐지? 뭔데 이런 느낌이지? 하는데 읽고 난 다음에 되새김질 하면서 흐악! 하게 되는...
‘아귀의 논’, 짧은 분량임에도 탄탄한 스토리와 의외의 반전에 머리가 띵했습니다. 바로 이어서 ‘푸가’ 읽기 시작했는데요. 출판사 직원의 원고 독촉 전화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답변을 듣고,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판단하는 대화에서 혼자 빵 터졌습니다.
<푸가>에 나오는 작가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하면서 쓰셨구나 싶었습니다. 하핫!
와.. 실시간으로 답글을 달아주시네요, 가을비 이야기 덕에 즐거운 휴일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작가님도 즐거운 일요일 오후되시길~
때가 맞으면... ? ^^ 네... 다음주는 라이브 채팅이 예정된 주인만큼 더 활발한 댓글들 기대할게요.
그는 곧바로 다른 작가에게 원고 독촉용 전화를 걸었다. 그 작가한테서는 겨우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녀석, 아직 시작도 안 했군.
가을비 이야기 p.37,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이건 아마 많은 편집자들이 읽으면서 빵 터졌을 문장!!!!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가을비 이야기. 모두 비가 내리는 배경의 스릴러물의 반전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특히 <푸가>는 가장 오싹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예상하지 못하는 곳으로 순간이동할지 모르는 두려움에 온갖 수단을 강구했지만 차라리 그대로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맞은 것 같아요. 아니 결국 운명은 이런 저항까지도 알고 있었는지 모르죠.
@메이플레이 님 안녕하세요? 역시 <푸가>가 제일 좋다는 분이 많군요. :-)
아껴읽고 있습니다. <아귀의 논>은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한편의 어느 장면을 연상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공포의 깊이가 너무 깊지도 그렇다고 너무 얕지 않게 그 맛을 절묘하게 유지하는 단편이었습니다. <푸가>는 와~! 마지막 한 페이지를 읽고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절묘한 빌드업, 오컬트와 SF를 넘나들 듯 전개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면 그 끝은 분명 문제의 해결 혹은 트릭의 비밀을 알게 될 거라 생각하겠지만 크게 뒤통수를 맞은 느낌입니다. 정말 제대로 텐션을 올렸다 한 번에 날려버리네요.. 저는 <푸가>가 올해 최고의 미스터리! <백조의 노래>를 읽다 음악을 한 번씩 찾아봤습니다. 사실과 허구가 헷갈릴정도네요. 그런데 저는 역시 작가의 음악적 지식에 탄복했습니다. 일본 작가들은 하루키 처럼 한구석에 매니악한 취미를 가지고 있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번 편은 음향기기와 음반, 그리고 음악에 대한 작가의 소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최고의 음질을 찾기위해 전못대도 세웠다는 본문의 이야기는 음향기기 매니아들 사이에 재미있게 회자되는 논쟁거리 중 하나인데 이걸 가져온 걸 보면 보통취미가 아닌 것 같네요. 전체 스토리보다는 작가의 자기자랑?이 흥미로웠던 단편이었습니다. 고쿠리상은 남겨두었습니다.
@엘데의짐승 길고 정성어린 감상평 잘 봤습니다. 감사해요. 엘데의 짐승 님도 <푸가>가 제일 좋으셨군요? 전 이제 완독을 앞두고 있는데 오직 <푸가>만 남았습니다. 제일 맛있는 만찬을 앞두고 읽기 전에 긴장되네요. ^^ 이번 <가을비 이야기>를 읽고서 기시 유스케 작가님은 진정 프로구나, 정말 노련하시구나 느꼈거든요. 어깨에 힘을 풀고 쓴 것처럼 부드럽게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이야기에 감탄 또 감탄... 전 진심으로 작가님이 존경스럽습니다. 하지만 독자가 재미있게 읽는 소설을 쓰느라 작가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엄청나게 고뇌한다는 사실... 작가가 노력한 만큼 작품은 달라지니 10년 집필의 노고가 확연하게 느껴지네요. 10년...! ㅠㅠ 하긴, 장아이링의 <색, 계>란 단편은 30년을 퇴고한 작품이라지요? ㄷㄷㄷ 제 감상문은 <푸가>까지 읽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박소해 맞습니다. 그렇게 10년간 갈고 닦은 작품을 1주일만에 읽어버리는 건 예의가 아닌 듯 해서요..^^ 일본쪽 인터뷰 기사였나? 거기서 작가는 저 제목 <가을비 이야기>가 너무 좋아 출판 전 까지 다른 사람이 저 제목으로 책을 출간하면 어쩌나 하고 엄청 마음졸이며 기다리셨다고 하네요. 그 만큼 이번 책에 대한 애정도가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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